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내년 3월 대선준비하는 푸틴, 우크라 전쟁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 혹독한 ‘겨울전쟁’에 대비하는 우크라이나 - 3월 대선 대비하는 푸틴, 선택의 기로 섰다 - 올 겨울 전황, 큰 변화 없을 듯
  • 기사등록 2023-11-25 05:13:16
기사수정



[돌아온 ‘잔인한 겨울전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겨울 눈이 내렸다. 지난 겨울 러시아가 전력 시설에 가한 집중 공격으로 전기 없이 혹독한 겨울을 보내야 했던 우크라이나에 또 한 번의 겨울이 닥쳐온 것이다.



영국의 가디언은 23일(현지시간) “키이우에 첫눈이 내려 우크라이나 국토를 하얗게 덮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비축한 미사일로 전력 시설 등을 집중 공격할 가능성에 대비하면서 고된 겨울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추위가 찾아온 가운데, 러시아군이 지난해 겨울 발전 시설에 벌인 대규모 공격이 재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올 겨울 공습이 시작도 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전력 상황은 지난해보다 나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러시아는 수 개월간 지속된 우크라 주요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고, 이로 인해 우크라인 수백만 명이 겨우내 난방과 전기, 물 공급을 받지 못했다. 올해 1월까지 약 4개월 동안 우크라 에너지 기반시설 40%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됐다. 문제는 파괴된 우크라이나의 전력 시설 대부분은 아직 복구되지 못한 상태라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 국가안보·국방위원회(NSC) 서기(사무총장 격)는 이날 키이우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따뜻한 가을이었고 러시아는 이런 공격을 연기했지만 분명히 올 것”이라면서 “우리는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닐로우는 최근 영국 런던을 비공개로 방문하고, 팀 배로 국가안보보좌관과 토니 라다킨 국방참모총장 등 영국 안보·국방 관계자들을 만났다. 그는 논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러시아의) 겨울 인프라 공격에서 우크라이나를 보호하기 위한 전략들이 주요 의제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 에너지 시설 공격과 관련해 영국 국방부는 지난 21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일일 군사정보 브리핑에서 “러시아는 두 달여 동안 중폭격기 함대에서 최고 수준의 공대지 순항 미사일 발사를 자제했고, 이 무기들을 상당량 비축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난해 겨울과 같이 우크라 핵심 기반 시설을 파괴하려는 시도를 반복한다면 이 미사일들을 사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혹독한 ‘겨울전쟁’에 대비하는 우크라이나]


이러한 상황과 관련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민들에게 “11월의 절반 정도가 지났고, 적군이 우리 인프라에 드론이나 미사일 공격을 늘릴 수 있다는 사실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겨울을 극복하고 군의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면서 방어에 집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전국 각지의 우크라이나 기업들은 정전 시 사용할 발전기를 준비하고 기타 비상 계획을 세우라는 명령을 받았다. 우크라이나 전기 엔지니어링 회사의 올렉산드르 프로코렌코 대표는 “사람들은 겨울을 나려고 발전기, 휴대용 발전소, 축전지 등을 계속 구입하고 있다”며 충전식 전지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방 지원 규모에 따라 겨울 전쟁 승패가 결정될 것]


현재 우크라이나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으로 인헤 우크라이나 전쟁이 무관심 가운데 방치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남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을 상대로 작지만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 치열한 교전 경계선이던 드니프로강 건너 동쪽으로 진출해 러시아군을 밀어내고 교두보를 확보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진전에 대한 서방의 관심은 무덤덤하다.


특히 겨울 시즌이 다가오면서 더 이상의 육로 공격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전선은 어차피 교착될 수 밖에 없다. 방어전쟁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이다.


계절의 벽 앞에 선 우크라이나는 이제 드론이나 미사일 등을 이용한 작전에 치중해야만 한다. 그것도 전세를 역전하기 위한 작전이 아니라, 더 이상의 러시아 공격을 억제시키기 위한 방어적 성격의 공격을 가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이다.


일단 미국의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해 지속적인 안보지원을 약속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스틴 장관의 이번 방문은 우크라이나에 매우 중요한 신호”라면서,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번 방문에서 스팅어 대공미사일과 고속기동포병로켓체계(HIMARS∙하이마스), 155mm∙105mm 포탄 등 1억 달러 규모의 추가 안보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오스틴 장관은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 군이 겨울전투에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들은 훨씬 더 공격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도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예고없이 방문해 13억유로(1조8천400억원) 상당의 무기 지원을 추가로 약속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이 취임 첫 해외 방문지로 16일 키이우를 찾은 뒤, 전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에 이어 독일 국방장관이 방문해 서방의 '변함없는' 지원을 부각했다.


이날 피스토리우스 장관이 약속한 추가 지원 규모는 전날 미국의 1억달러(약 1천290억원)의 14배 이상이다. 독일이 내놓은 추가지원 패키지를 보면, 독일은 이리스-T 방공체계 4대를 추가해 총 지원대수를 12대로 늘릴 예정이다. 이에 더해 155㎜ 포탄 2만발을 추가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대전차지뢰 PARM 8천발도 제공한다.


[3월 대선 대비하는 푸틴, 선택의 기로 섰다!]


이런 가운데 중요한 변수는 내년 3월로 다가온 러시아 대선이다. 당연히 대선에 출마할 푸틴은 선거일 시점으로 본다면 사실상 2년 넘게 진행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어떤 식으로 국민들에게 각인시킬 것인지가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러시아 독립매체 메두자의 러시아 정치분석가 안드레이 페르체프는 “전쟁이 지속되는 상황 자체가 푸틴 대통령의 재선 노력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현지 여론조사 기관 러시안 필드가 최근 진행한 조사에선 응답자의 거의 3분의 2가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합의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안 필드 조사에서 종전 지지 여론이 과반수를 차지한 건 이번이 첫 사례다.


페르체프는 크렘린궁도 이런 분위기를 아는 까닭에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보다는 국내 기반시설 개발 등 보다 일상적인 사안을 의제로 삼는 양상을 보여왔다고 전했다.


일례로 이달 20일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내 12개 지역에 버스 570대를 전달하는 행사를 직접 주재했다. 대선을 앞두고 최근 모스크바에서 열린 대규모 전시회에는 푸틴 대통령의 각종 치적을 소개하는 대형 설치물이 세워졌지만, 전쟁과 관련해선 어떠한 내용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NYT는 지적했다.


이런 점에서 이번 겨울의 전쟁을 크게 확대하지 않고 조용한 유지전략으로 갈 가능성도 점쳐진다. 섣불리 우크라이나를 공격했다가 러시아가 되치기를 당한다든지 모스크바가 공격당하는 경우가 생기게 되면 오히려 푸틴에게 좋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푸틴 대통령이 지난 22일 G20화상정상회의에서 러-우 전쟁을 ‘비극’이라고 부르면서 전쟁을 끝낼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보인다


[올 겨울 전황, 큰 변화 없을 듯]


러시아군은 현재 우크라이나 동부와 북동부에서 공세를 취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여전히 남부에서 아조우해로 진출해 러시아군 진지를 양분하려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전황과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양측 모두 탈진한 상황이어서 올 겨울 전황에 큰 변화가 생기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한 고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당국자는 러시아가 병력과 자원 부족으로 겨울 공세를 강화하기 어려우며 기동력이 우수한 우크라이나가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올 여름 대반격전을 위해 서방으로부터 장비와 훈련을 지원받은 우크라이나군도 대반격전이 정체되면서 주목할 만한 전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현재 우크라이나는 크름반도 공략에 집중하고 있고 상당한 전과도 올리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현재의 전세를 완전히 뒤집을만한 상황은 결코 아니다. 러시아 역시 국내 상황 때문에 장기전을 대비하고 있어서 일단 올 겨울 전쟁을 크게 확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휴전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희박하다. 결국 우크라이나 전쟁은 현재의 상황이 사실상 교착된 상태로 당분간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다만 3월의 러시아 대선이 끝나면 그때 푸틴도 본격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확대할 것인지 아니면 마무리하는 수순으로 들어갈 것인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러시아 대선이 우크라이나 전쟁 전개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6941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