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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또 휴전카드 꺼내든 푸틴, 속내는 무엇일까? - “이젠 전쟁 멈춰야 한다”고 말한 러시아 푸틴 - 푸틴의 전쟁 휴전 거론, 전쟁 도발 후회? - 젤렌스키, “푸틴은 거짓말쟁이, 말 안통한다!” 일축
  • 기사등록 2023-11-24 12: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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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전쟁 멈춰야 한다”고 말한 러시아 푸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G20 정상들에게 “우크라이나의 비극을 어떻게 멈출지 생각해야 한다”고 촉구해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제3자인 듯한 태도로 전쟁 중단을 거론했다는 점에서 러시아가 당장이라도 휴전을 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게 했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23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은 전날 인도 주재로 열린 화상 G20 정상회의 연설에서 ‘군사 행동은 항상 개인과 가족, 국가 전체에 비극’이라며 전쟁 중단을 거론했다”고 보도했다.


푸틴의 이같은 발언은 G20 일부 정상들이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에 충격받았다고 언급한 데 대해 대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푸틴은 이어 “이번 전쟁과 사람들의 죽음이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유혈 쿠데타와 뒤이어 돈바스에서 자국민을 상대로 한 우크라이나 정권의 전쟁은 충격적이지 않은가”라고 되물었다.


푸틴은 그러면서 “오늘날 팔레스타인과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민간인 학살도 충격적”이라고 했다. 푸틴은 또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평화 회담을 거절한 적이 없다”며 “우크라이나가 협상을 공개적으로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세계 경제가 겪는 문제에 대해서 푸틴은 “'일부 국가'의 잘못된 거시 경제 정책의 결과로 인한 것이지 전쟁으로 인한 것은 아니다”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정의를 이루려는 러시아의 시도와는 관계가 없다”며 서방에 책임을 돌렸다.


푸틴은 더불어 “세계 최대 경제국(미국)의 행동으로 기준금리가 인상되고 가장 가난한 나라들이 최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하고, “국제 경제 협력 정신과 글로벌 경제 거버넌스 시스템을 되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이한 것은 푸틴이 우크라이나와의 분쟁을 소개하면서 자신이 그동안 써 왔던 ‘특별군사작전’이라는 용어 대신에 ‘전쟁’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부터 20개월이 넘도록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작전'을 벌이고 있다. 이로인해 수만 명이 사망하고 마을과 도시 전체가 초토화됐으며 1400만 명 이상의 우크라이나 주민이 고향을 떠나야 했다.


러시아는 2014년에 합병한 크름반도와 함께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의 약 18%를 장악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들 영토가 이제 러시아의 일부이며 연방 주권자로서의 지위를 헌법에 명시했다고 밝혔다.


[푸틴의 전쟁 휴전 거론, 속뜻은 무엇일까?]


이 시점에서 궁금해지는 것은 푸틴은 왜 휴전을 G20정상들에게 꺼내 들었을까 하는 점이다. 사실 푸틴이 전쟁 휴전을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 아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0월 5일(현지시간)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 '발다이 국제토론클럽' 본회의에서 연설하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소위 '전쟁'을 시작하지 않았다. 그 반대로 우리는 그것을 끝내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당시 “세계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가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빼앗을 필요는 없다”면서 “이번 분쟁은 제국주의나 영토 문제가 아니라 세계 질서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이어 “서방이 지나치게 '오만하다'”고 비판하면서 “러시아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실 앞뒤도 맞지 않고 논리적으로도 전혀 말도 안되는 말들을 생각도 없이 쏟아내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만큼 푸틴이 자기만의 세계에서 아무런 비판적 능력없이 독재자로 군림하고 있어서 그렇다고 보면 될 것이다.


지난 9월 18일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푸틴과 회담을 한 후 “푸틴 대통령도 실제로 이 전쟁을 가능한 한 빨리 끝내려는 편에 서 있다”면서도 “아주 분명하고 솔직히 말해 이 전쟁이 오랫동안 지속될 것은 자명하다”고 말한 바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한다고 믿는 이유가 무엇인가'란 질문에 “푸틴 대통령은 이 전쟁을 가능한 한 빨리 끝내고 싶어 한다고 말했으며 그의 말을 믿는다”고 설명했다.


푸틴은 또한 지난해 11월에도 대대적인 외교전을 벌이면서 전쟁 종결을 시도한 바 있다. 실제로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지난해 11월 23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미국, 영국, 프랑스, 튀르키예(터키) 국방장관 간 연쇄 전화 통화에 나섰다”고 보도했는데, 이 과정에서 러시아가 주요 국가들과 통화를 통해 전쟁 종결 의사를 강력하게 내비쳤다는 것이다.


이러한 라시아의 시도에 대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평화회담을 한다면, 그 시점과 조건은 우크라이나가 정할 일”이라면서 러시아의 전쟁 종결 시도에 못을 박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이 부당한 것이고 부풀려진 민족주의의 소산”이라 강조하면서 “서구가 러시아를 파괴하려 한다는 망상에 러시아가 사로잡혀 있다”고 비판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러시아가 만약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휴전을 원한다면 그 조건을 러시아가 제시할 것이 아니라, 침략을 당한 우크라이나가 내놓아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러시아는 더욱 곤혹스러워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유야무야되었던 휴전안이 이번에는 푸틴의 입을 통해서 또다시 나온 것이다.


푸틴이 이렇게 말도 되지도 않는 시점에 휴전을 꺼내든 것은 그만큼 지금 러시아의 상황이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그리고 크름반도에서도 상황이 별로 좋지 않다. 더불어 이젠 전쟁이 러시아 본토로까지 밀려들어 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 경제는 아직도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러시아는 지금 무기 부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러다보니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구걸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러시아가 그동안 이집트 등에 수출했던 무기부품들까지 적극적으로 회수하는 상황으로 번져가고 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출신으로 유명 군사 블로거인 이고르 기르킨은 지난 8일, 향후 6개월간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이 진격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만큼 상황이 열악하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푸틴이 지난 9월 12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EEF)에서 “옛 소비에트연방(소련)이 헝가리와 체코슬로바키아를 침공한 것은 실수였다”고 말했던 대목이 다시금 화제로 부상하고 있다.


푸틴은 당시 “우리는 오래전에 소련의 해당 정책이 잘못됐고 관계에 긴장만 초래했다는 것을 인정한 바 있다”면서 “외교 정책에서 다른 나라 국민의 이익을 침해하는 어떤 일도 옳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사실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향해 전쟁을 일으킨 것 자체에 대해 후회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정을 낳게 만들었다. 어느 누가 보더라도 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 제2위의 군사대국이라는 허상을 완전히 발가벗겨 버렸으며, 이로인해 군사대국 이미지도 완전히 땅에 떨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더불어 러시아는 이제 핵을 제외하면 경제적 측면은 물론이고 군사적 측면에서도 더 이상 강대국이 아니라는 점을 여실히 드러내 보였다. 결국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의 미래까지 완전히 파괴해 버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외교적으로 완전히 고립된데다 전쟁 범죄자로 낙인찍힌 푸틴이 해외로 마음대로 여행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도발 자체를 뒤늦게 후회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보인다는 설명이다.


[젤렌스키, “푸틴은 거짓말쟁이, 말 안통한다!” 일축]


그렇다고 휴전이 제대로 추진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전쟁으로 인한 피해국인 우크라이나가 전쟁 이전의 영토로 회복되지 않는 한 휴전 거론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완강한 자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이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EU도 마찬가지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푸틴이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우크라이나 영토의 환원은 그동안 푸틴이 일으킨 전쟁의 명분 자체를 없애는 것이어서 자신의 2선 퇴진까지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러시아와 평화 협상 문제와 관련, “우리는 테러리스트와 어떤 대화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방영된 미국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및 유럽연합(EU) 당국자들이 우크라이나 정부와 평화협상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는 최근 언론 보도에 대한 질문을 받고 “미국은 내가 테러리스트와 대화할 준비가 안 됐다는 것을 안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그는 “우리는 테러리스트를 믿을 수 없다. 그들의 말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앞서 NBC 방송은 “미국과 EU 당국자들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러시아와의 전쟁을 끝낼 평화협상에 수반될 사항들을 언급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렇게 우크라이나 전쟁은 푸틴의 발목을 거세게 잡고 있고, 동시에 러시아의 미래까지 완전히 파괴해 버리는 참혹한 결과를 낳았다. 그래서일까? 미국 일부에서는 푸틴을 제거하지 않는 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은 있을 수 없다는 매우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왔다. 이것이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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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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