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독배 마신 김정은, 시진핑-푸틴 파트너십 무너졌다! - 북러 밀착이 부른 중러관계의 위기 - 김정은이 쏘아 올린 정찰 위성, 독배될 수도.. - 러시아의 북한 기술 지원 이어진다면 중국의 외교방향이 바뀔 수도
  • 기사등록 2023-11-23 12:07:43
기사수정




[북러 밀착이 부른 중러관계의 위기]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고 러시아로부터 각종 기술지원설이 나도는 가운데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이 중국의 불만을 키우면서 러시아와 약속했던 ‘무제한 협력’ 약속마저도 훼손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2일, “글로벌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이 러시아와의 동맹적 관계를 재고할 수 있다”며 “'한계가 없는' 파트너십이 몇 가지 한계에 부딪히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SCMP는 또한 “전문가들은 중국이 '혼란'을 억제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중동에 대한 아젠다에서 미국의 입장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고 밝혔다.


SCMP에 따르면, 미국에서 열린 미국외교정책협의회(NCAFP) 주최 포럼에서 최근까지 국무부 중국 및 대만 담당 차관보를 지낸 릭 워터스(Rick Waters)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중동 분쟁이 더해지며 중국 외교에 부담이 커지면서 중국이 러시아와 동맹을 재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정치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에서 중국 담당 상무이사로 일하는 워터스는 그러면서 “이스라엘-가자 분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중국은 어떤 맥락에서든 혼란의 주범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러시아가 혼란의 주범이라고 생각하는데다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까지 제공하면서 북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에 대해 중국이 다소 불안해 하고 있다”고 한 뒤 “실제로 중국은 중국의 이익을 훼손할 수 있는 '혼란'을 억제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에 관하여 미국의 입장에 더 가까워지고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워터스는 이어 “모스크바가 평양에 일부 첨단 기술을 제공하는 것에 대해 베이징이 불만을 표시함으로 인해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 강화가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러시아를 방문해 북러 군사협력 강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김정은은 당시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했고, 이후 전투기를 생산하는 유리 가가린 공장을 비롯해 크네비치 군 비행장, 태평양함대 기지 등 해·공군 부대를 방문했다.


앞서 러시아와 중국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 '무제한 파트너십'(no-limits partnership) 관계를 국제사회에 과시한 바 있지만, 최근의 러시아-중국 관계를 보면 '무제한 파트너십'이 몇 가지 한계에 부딪히기 시작했다는 것이 워터스의 진단이다.


워터스는 이와 관련해 “중국에서는 적어도 학자들과 일부 하급 관리들 사이에서 푸틴이 중국의 뒷마당에서 놀 수 있다는 생각에 대한 일부 명백한 불만이 있다”면서 “북한의 무기 제공에 대한 대가로 러시아가 기술 형태로 북한을 지원하는 것은 내년에 북한을 대담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중국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을 억제하고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을 제한하기 위해 중국에 두 이웃 국가를 압박할 것을 반복해서 촉구한 바 있다.


특히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당시 푸틴의 싸움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한 바 있는데, 미국은 이러한 김정은의 발언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새로운 탄약 공급원으로서 역할 수행을 약속한 것이라 파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수전 손턴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대행은 “중국이 우크라이나와 중동 분쟁이 현재 수준 이상으로 확산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과 대만을 둘러싼 긴장도 억제하길 바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외교정책협의회(NCAFP)에서 일하는 손턴은 “중국은 언제나 질서와 통제를 추구한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관리들은 경제 등 국내 문제를 해결할 더 많은 여지를 확보하고자 국제 사회에서 상황이 악화하지 않도록 노력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샌프란시스코에서 APEC을 계기로 열렸던 미중정상회담에서도 읽혀졌다.


[김정은이 쏘아 올린 정찰 위성, 독배될 수도...]


이런 가운데 북한 김정은은 20일 밤 늦게 군사정찰위성을 쏘아 올렸다. 북한당국은 발사 세시간만에 관영 선전매체를 통해 ‘발사 성공’을 알렸고,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앞으로 빠른 기간 내에 수 개의 정찰위성을 추가 발사할 계획을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 제출하게 된다”고 밝혀 추가 위성발사가 이뤄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눈여겨볼 것은 이러한 정찰 위성이 현재로서 성공했느냐의 여부가 아니라, 이번에 발사한 정찰 위성에 관련 러시아의 기술지원이 있었느냐 없었느냐의 여부다. 미국은 일단 러시아로부터의 기술이전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이미 미국을 비롯한 서방진영에서는 만약 정찰위성 발사가 성공한다면, 여기에 러시아 기술이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에 대해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가 앞으로의 국제정세 흐름을 판단하는데 아주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어떤 측면에서는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가 실패하는 것이 중국과의 관계에 더 이로울 수도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는 러시아로부터 기술이전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단계라고 판단할 수 있어서다.


분명한 것은, 중국이 러시아의 첨단기술이 북한 손으로 넘어가는 것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북러 정상회담 직후 왕이 외교부장이 모스크바로 건너가 러시아로부터 푸틴-김정은 만남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을 들은 것도 바로 이러한 문제 때문이었다.


이런 측면에서 김정은의 정찰위성 발사는 북러관계 밀착의 증거를 보여주는 케이스가 될 수도 있지만, 이로인해 중러관계 및 북중관계가 상당한 이질감과 거리감을 동시에 느끼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사실 중국이 북러관계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있는 것은,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핵심적 기술지원을 받아 미사일을 포함한 핵무기 등의 능력이 고도화된다면, 즉각 중국에도 위험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이 이러한 고도화 무기 기술을 바탕으로 더 이상 중국의 손길에서 벗어나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다는 우려도 가지고 있다.


실제로 북한이 완전한 핵무기를 보유하고 동시에 미사일은 물론 정찰 위성까지 보유하게 된다면, 제일 피곤해 할 국가중의 하나가 중국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덩치가 큰 중국이 오히려 북한에 대해 ‘갑(甲)’이 아닌 ‘을(乙)’의 위치에서 북한의 눈치를 보는 경우도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 주석은 북중관계가 역전되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최악의 수로 받아들인다. 그럴바엔 차라리 남쪽의 한국과 가까워지는 것이 중국의 국익에 더 긍정적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북러관계의 말착을 통한 첨단기술 이전이 김정은에게는 독배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또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김정은의 정찰위성 발사는 북한의 외교적 고립을 더욱 압박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번 정찰위성 발사가 중국이 북한을 보호하는데 있어 한계를 드러내는 모멘트가 될 수도 있음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특히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대한 위반이자 도전이란 점에서 중국도 엄청난 압박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당장 미국의 대북압박은 한층 강화될 것이다. 또한 그동안 중국과 러시아의 방임으로 무의미하다고 할 정도로 방치되어 있던 대북제재도 더욱 촘촘하게 가해질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대북 압박은 당장 북한 내부의 민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북한 내부의 심각한 식량 부족과 기근에도 불구하고, 미사일을 쏘아대는 것에 대한 내부의 불만은 물론이고, 해외 공관에 근무하는 북한 외교관들의 이탈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남과 북이 합의했던 9.19남북군사합의 효력 정지도 북한으로서는 매우 신경쓰이는 부분이 될 것이다. 당장 9·19 남북군사합의서로 묶인 군사분계선(MDL) 인근 대북정찰을 정상화하면서 최전방에서 공세적 작전이 가능해졌다는 점은 사실 북한에겐 뼈아픈 대목이다.


특히 비행금지구역에 묶여 있던 사단급·군단급 무인정찰기를 가동해 북한 장사정포 감시 활동에 나서는 한편, 완충구역에서 포 사격과 해상 훈련을 실시하는 등 순차적 대응 조치에 나설 것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받는 압박은 상당할 것이다.


동시에 북한의 위협에 단호한 대응을 할 것임을 천명했다는 점도 눈여겨볼만 하다.


북한은 최근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영철 전 노동당 대남비서가 북한 노동당 정치국 요직에 다시 기용되면서 북한이 한국을 대상으로 과거 수준을 넘는 테러를 획책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도발에 강력 대응한다는 우리군의 방침은 북한의 의사결정에 상당한 압박을 주게 될 것이다.


결국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는 성공 여부에 관계없이 북한이 대내외적으로 오히려 코너에 몰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 악화로 중국의 외교적 기반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점에서 북중관계의 움직임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6921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