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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원샷 원킬’. 우크라 저격수 역대 최장 거리 저격성공 - 우크라 저격수, 3.8㎞에서 러군 명중, 역대 최장 - 전설적인 우크라이나 저격부대, 실력 그대로 드러내 - 우크라 여성들 전투 투입 자원, ‘죽음의 숙녀’로 활약
  • 기사등록 2023-11-22 12:2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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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저격수, 3.8㎞에서 러군 명중, 역대 최장]


우크라이나 저격수가 무려 3.8㎞나 떨어진 거리에서 러시아 군인을 명중했다. 이러한 공격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역대 최장 저격 거리 기록이 되는 것으로 다시한번 우크라이나 저격수의 명성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현지매체인 ‘키이우인디펜던트’는 19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소속 저격수가 3800m 떨어진 거리에서 적군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전 세계 기록인 3540m를 넘어선 기록이다.


그동안 세계 저격 거리 1위는 2017년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주요 표적을 3450m 거리에서 저격, 명중시킨 캐나다 합동작전군(JTF)이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2위는 지난해 전까지만 해도 2009년 아프가니스탄 전투 당시 2475m 거리에서 탈레반 전사 2명을 저격한 영국인 크레이그 해리슨이었다.


그런데 이 기록 역시 지난해 11월 14일, 우크라이나 특수부대 ‘오메가’ 소속 저격수가 2710m 떨어진 거리에서 러시아군을 저격하면서 기록을 갈아 치운 바 있다. 이로써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세계 최장 저격거리 1위와 2위를 모두 차지하는 기록을 갖게 됐다.


이번에 새롭게 작성한 3800m의 저격거리는 서울역에서 한강철교 북단에 서 있는 표적을 맞춘 셈이 된다. 그만큼 놀라울만한 기록이라는 의미다.


SBU가 엑스(트위터) 등을 통해 공개한 영상을 보면 확대돼 흐릿하고 흔들리는 화면 속에 세 명의 병사가 보이는데, 그 중 한 명이 총격을 받은 듯 쓰러지고 뒤에 있던 두 명이 놀란 듯 몸을 숙이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대해 SBU 측은 “저격수가 놀라운 거리에서 효과적으로 작전할 수 있는 탁월한 능력을 선보였다”면서 “SBU 저격수는 성공적인 사격으로 세계 기록을 세웠다. 이전 세계기록을 약 260m나 깨뜨렸다”고 밝혔다.


한편, SBU 저격수는 우크라이나에서 자체 제작한 ‘호라이즌 로드’(Horizon’s Lord)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총은 공식적으로 알려진 유효사거리는 2.5㎞이며, 스톡을 펼친 소총 길이는 182cm에 달한다고 한다. 이 소총은 산악 지역, 사막 및 기타 접근하기 어려운 작전 지역에서 효과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SBU 측은 “보안국 특수요원이 우크라이나에서 제작된 소총을 사용해 (기록을 세웠다는 점은) 매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설적인 우크라이나 저격부대]


우크라군의 저격부대가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은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한달여만인 지난해 4월, 우크라이나 당국이 러시아의 장성급 지휘관 7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하면서 부터다. 당시 우크라 국방부는 “우리 군은 러시아 야코프 랴잔체프 중장(한국의 소장급)을 사살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망한 두 번째 중장”이라며 “러시아군의 장성들이 우크라이나에서 불명예스러운 죽임을 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랴잔체프 중장은 러시아 남부군구 제49 연합군 사령관이었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지난해 4월 3일 러시아군의 안드레이 수호베스키 제7공수사단장 겸 제41연합군 부사령관(소장)이 우크라이나군 저격수에 의해 사망했다고 밝혔다. 장성급 지휘관으로 첫 희생양이었다. 이후 하르키우 전투에서 비탈리 게라시모프 제41연합군 참모총장(소장)을 비롯해 4명의 러시아 지휘관들이 연이어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에 의해 사살당했다. 이로써 우크라전에 투입된 러시아 장성 20명중 3분의 1 이상이 사망하는 치욕적 결과를 낳게 된 것이다. 이 밖에도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지난 4월, 우크라이나 저격병에 희생된 러시아의 사단장이 13명이고 장성이 20명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측근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우리 군은 러시아 고위 지휘관들을 전담으로 하는 특수부대를 별도로 운용하고 있다”며 “이들은 러시아군의 유명 장군과 조종사, 포병 지휘관의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이 부대는 러시아군의 통신 장비 등을 감청해 고위 장교의 위치를 파악하고 저격이나 포격 등으로 공격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우크라이나의 저격부대는 그 명성이 자자하다. 사실 우크라이나의 저격부대의 이면에는 두 명의 신화가 된 영웅이 있다. 그중 한 명은 바실리 자이체프(Vasilii Zaizev, 1915-1991)로, 그 시대의 국적으로 말하면 소련연방의 우크라니아공화국 국민이었다. 그는 본디 우랄산맥의 사냥꾼이었는데, 2차 대전 당시 흑해함대 저격수로 발탁되어 전쟁이 끝날 때까지 독일군 242명을 저격했다. 사용한 총알은 모두 243발이었다.


그 뒤를 이은 사람이 류드밀라 파블리첸코(Lyudmila Pavlichenko, 1916-1974)인데 키이우 인근에서 태어난 그는 156㎝의 작은 키에 키이우대학 역사학과를 졸업한 평범한 여학생이었다. 그는 키이우 야간학교를 다니면서 병기창 직공으로 학비를 번 것이 인연이 되어 총잡이가 되었다. 2차 대전이 일어나자 그도 당연히 징집되어 간호병이 되었으나, 그의 경력을 보이면서 저격병이 되기를 자원했다. 파블리첸코가 저격병에 응모한 것은 사랑하는 남편이 독일군에 사살된 원한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는 오데사 전투(1940)에서 187명을 저격한 것을 시작으로, 세바스토폴 전투(1944)에서 대공을 세웠는데 그가 복무 중에 저격한 독일군은 모두 309명이었다. 물론 이 숫자에는 그가 교전 중에 사살한 적군의 숫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로써 그는 ‘죽음의 숙녀(Lady Death)’라는 별명을 얻었다. 바로 이 두 사람, 곧 자이체프와 파블리첸코는 종전과 더불어 우크라이나 저격학교의 교관이 되었고 후배들을 양성했다.


중요한 것은 훌륭한 저격수란 단순하게 훌륭한 사수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저격병은 초인적으로 예민한 감각을 갖춰야 한다. 시력은 새삼 이야기할 것도 없다. 기온, 풍향과 풍속, 강우량을 포함한 습도, 기압, 안개의 농도, 구름에 의한 태양의 밝기와 방향, 탄적(彈迹)이 그리는 포물선의 각도(5.45도), 적과 자신과의 거리를 목측(目測)하는 능력 등을 동물적 육감으로 갖추어야 한다. 여기에 강인한 체력은 기본이다.


우크라이나는 그야말로 초인적 능력을 갖춘 저격수들을 그동안 꾸준히 양성해 왔다. 여기에 최근에는 세계 최강의 ‘겨울 전쟁’의 ‘백색 공포’인 핀란드의 퇴역 저격수들이 자원하여 우크라이나로 들어오고 있다는 정보도 있다. 이들 역시 과거 러시아와의 겨울전쟁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슬픔을 가슴 깊이 느끼면서 동지적 마음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우크라 여성들 전투 투입 자원, ‘죽음의 숙녀’로 활약]


이렇게 최전방에서 저격수로 활약하는 이들이 언론에 노출되는 경우는 사실 거의 없다. 그러나 지난해 전쟁 발발 직후 자원입대한 미스 우크라이나 아나스타샤 레나(Anastasia Lenna)가 자신의 SNS에 올린 근황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SNS를 통해 현지 소식을 전하고 있는 아나스타샤 레나는 당시 라이브 방송을 통해 군인으로서의 강인한 모습을 당당하게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레나는 당시 라이브방송에서 “러시아군이 널 잡으면 성폭행당할까 봐 두렵지 않으냐”는 질문을 받자 “그럴 때를 대비해서 수류탄을 들고 다닌다”면서 “러시아군을 가까이 오게 해도 된다. 그들은 이미 지옥을 기다리고 있다”고 당당하게 답했다.


지난 2015년 24살의 어린 나이로 '미스 그랜드 우크라이나'에 선정된 레나는 세계 미인대회에 우크라이나 대표 자격으로 참가한 바 있다. 마케팅과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5개 국어가 능통한 수재로 통번역가와 모델, 전쟁 전에는 터키에서 홍보 매니저로 활동하다가 러시아의 침공이 본격화하자 “침략할 의도로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는 사람을 죽이겠다”며 입대 사실을 밝혔다.


우크라이나를 지키는 또다른 영웅적 여성도 있다. 바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투에 뛰어든 여성 저격수다. 지난해 4월 5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New York Post)'는 “'키이우의 유령'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새로운 영웅이 등장했다”며 '우골리오크(Ugoliok)'로 불리는 여성 저격수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우골리오크'는 우크라이나어로 숯(charcoal·차콜)을 뜻한다.


뉴욕포스트는 이날 “차콜이 우크라이나 국민들 사이에서 '21세기 죽음의 숙녀'(Lady Death)로 칭송받고 있다”면서 “우크리아나 방어군의 새로운 영웅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특히 차콜의 사진은 우크라이나군이 지난해 4월 3일 페이스북에 "현대전의 영웅"이라는 소개와 함께 공개해 더욱 주목을 끌었다. 페이스북의 사진은 터번 형태의 스카프로 입을 가리고, 위장천으로 두른 자신의 저격용 총을 어깨에 걸치고 걷는 모습이 담겨 있다. 다만 ‘차콜’은 그의 ‘전투명’으로, 우크라이나군은 그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페이스북 글에서 “‘차콜’은 2017년 남동생이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해병대에 입대했으며, 친(親)러시아 반군세력과 러시아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싸우다가 지난 1월 전역했다”면서 “그러나 2월24일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되자, 재입대 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군은 ‘차콜’의 구체적인 전투 결과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이렇게 우크라이군의 저격수는 지금 이 시간에도 전장의 최전선을 굳게 지키고 있다. 이들이 노리는 대상은 러시아군의 최고위층이나 핵심 인물이라는 점에서 러시아군에게 주는 타격도 크다. 이렇게 자신의 모든 것을 국가를 위해 바치는 이들이 있기에 우크라이나가 지금도 강건하게 버티고 있는 것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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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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