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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결정적 순간에 직면한 시진핑, "위기탈출, 시간이 없다!" - 벽에 부딪친 시진핑 정책, 과연 백기 들까? - 마이동풍 시진핑, 전략 수정은 권위 손상 의미 - 이미 병든 중국 경제, 치료할 시간이 별로 남아 있지 않다
  • 기사등록 2023-09-07 12:2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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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부딪친 시진핑 정책, 과연 백기 들까?]


공산당 주도의 강력한 통치정책을 펼쳐왔던 시진핑 주석이 최근의 경제 둔화로 인해 시진핑 정책의 전면적 재고(再考) 요구가 봇물 터지듯 분출하면서 시진핑 주석의 입지도 심각한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한 결정적 순간에 직면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중국의 경제적 고통이 시진핑 주석의 통제력을 테스트하는 시험대에 오르게 했다”면서 “시진핑 주석은 집권 10년 이래 가장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어 “최근 중국 부동산 기업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와 소비·민간투자·고용 등 경제지표 부진, 지방정부들의 부채 문제 등으로 인해 시 주석이 기존의 통제권을 일부 포기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면서 “중국내 경제적 어려움은 시진핑 주석의 제왕적 통치 이미지를 약화시키고 있으며, 10년 넘게 집권한 시 주석의 의제에 대한 가장 지속적이고 가시적인 도전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작년 10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계기로 '시진핑 집권 3기'가 시작된 이후, 중국은 '제로 코로나'를 해제하고 경기 부양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경제지표가 줄줄이 부진하게 나오는 가운데 최근에는 대형 부동산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등의 디폴트 우려까지 부각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과 관련해 아시아 소사이어티 중국 분석 센터의 닐 토마스 연구원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시진핑 정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가장 큰 순간이며, 신뢰도가 가장 낮은 순간”이라면서 “중국 경제가 악화될수록 시진핑 주석이 방향을 수정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마스 연구원의 지적대로 시진핑 정부는 참으로 어려운 선택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한편으로는 민영기업에 더 많은 재량을 주고 부채 문제로 허덕이는 지방정부에 재정지원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경제와 국가재정을 바로잡기 위해 더 많은 권한을 행사해야 하는 상황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고통스러운 조치를 추진해야만 한다.


중국 경제 문제의 핵심은 주택 판매 부진이며, 이는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시 주석의 선택에 따른 결과이다. 부동산 부문은 20년 이상 중국 성장의 주요 동력이었지만, 개발업자들은 엄청난 수준의 부채를 쌓아왔고 시 주석은 이들의 과도한 차입을 단속했다. 문제는 이로 인한 부동산 위기가 경제 전반에 파급되면서 중국 당국은 주택 판매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만 했고, 앞으로 더 큰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민영기업 위축 문제도 당장 중국 당국이 풀어야 할 엄청난 과제다. 이 역시 시진핑의 국진민퇴(國進民退) 정책으로 인해 민영기업이 쇠퇴하면서 중국 경제에 심각한 주름살을 안겨주었다. 그런데 지금 중국 경제 상황은 다시 민간기업을 살리지 않고서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이 이미 입증되었다.


민영기업 위축은 알리바바를 비롯한 빅테크(거대 기술기업) 뿐만 아니라 민영기업이 해야할 일들마저 국영기업이 포식함으로써 민영기업들이 설 자리를 잃게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이러한 정책의 후유증을 이제야 깨닫고 다시 민영기업 활동을 장려하려 하고 있지만, 이미 망가져버린 민영기업의 재활은 사실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금 여건에서 민영기업을 살리려면 과감하게 국영기업이 포식하고 있는 이익들을 상당부문 민영기업들에게 돌려주어야 하고 권한까지도 이양해야 하지만 중국 공산당의 돈줄인 국영기업의 이권을 내려 놓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과 관련해 코헨 그룹의 수석 고문이자 전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 부참사관 데이브 랭크(Dave Rank)는 “시진핑은 통제를 좋아하지만, 이러한 변화의 상당 부분은 통제권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시진핑 주석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된 상황에서 이 어려운 시기를 벗어나기 위한 결정을 과연 누가 내릴 수 있을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짚었다.


현실이 이렇기 떄문에 지금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중국의 경제 문제가 관리 가능한 수준이며 전기차와 청정 에너지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현실을 직면하기롤 한사코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중국내에서는 최근의 심각한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출하는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으며, 과감한 경제정책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 NYT의 설명이다.


그러나 그렇게 위기감을 조성하는 이들이 늘어날수록 시진핑은 되려 서방의 위협에 대응한다면서 국가안보를 강조하고 또 스파이 색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마도 중국의 위기 자체를 말하는 것조차 엄단하려는 시도가 아닌가 보여진다.


그렇다보니 민간 부분에서 경제의 현실을 놓고 토론하는 목서리도 아주 조심스러워지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 인터넷 사용자들은 “문제는 경제이고, 그 뿌리는 정치에 있다”는 내용이 담긴 은퇴한 홍콩 사업가인 루몬훙(Lew Mon-hung)의 에세이를 유포하며 중국 경제 문제에 대한 책임을 시 주석에게 돌리고 있기도 하다.


또한 베이징의 강경파 학자인 후싱더우는 “시 주석이 여러 나라와 긴장을 고조시킨 중국의 '늑대 전사' 외교를 중단하고, 자유 시장의 중요성을 재확인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더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마이동풍 시진핑, 전략 수정은 권위 손상 의미]


이러한 경제적 위기와 중국내에서의 우려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시진핑 주석은 자신의 광범위한 전략에 큰 변화를 주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어려움에 처한 개발업체와 지방 정부를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는 것도 피하고 있다.


이에 대해 나티시스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는 “중국 지도부는 중앙 정부가 구세주가 될 것이라는 인식을 조장하고 싶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게 도움을 줄 사항이 사실 없기도 하지만 지방정부의 문제는 지방정부가 책임지고 해결하라는 무언의 압박인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는 지방정부가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그러니 중앙과 지방이 서로 핑퐁을 하면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결국 지금 흘러가는 상황을 보면 시진핑의 중앙 지도부는 현재 닥친 중국 경제 위기를 당장 해결할 방법도 없고 또 손을 대려 하지도 않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뚜렷한 대책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니 아예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배경에는 그동안의 시진핑 10년 정권에 대한 실패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속셈도 깔려 있다고 봐야 한다. 문제에 대한 대책을 내놓으려면 그동안의 문제점 분석을 한 다음 개선책을 내놓아야 하는데, 문제점 분석에는 당연히 시진핑 10년 정책에 대한 비판이 들어가야 해서 이를 꺼리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니 어느 누구도 선뜻 나서서 지금의 경제상황이 갖는 문제점 분석을 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고, 그러는 사이에 시간만 계속 흘러가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미 병든 중국 경제, 치료할 시간이 별로 남아 있지 않다]


문제는 지금의 병든 중국 경제를 치료할 시간이 얼마 남아있지 않다는 점이다. 시간이 갈수록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고 그럴수록 경제를 살리기도 쉽지 않아질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싱크탱크 아시아소사이어티의 중국분석센터 연구원 닐 토머스는 “지금 중국은 매우 불확실한 시기로, 분명히 시 주석 행정부를 둘러싼 자신감이 바닥인 순간”이라면서 “중국 경제가 더 악화할수록 시 주석이 경로를 더 수정해야 할 것”이라며 빠른 결단을 촉구했다


여기서 시진핑의 빠른 결단이란 결국 시진핑 자신이 주도해 왔던 지난 10년간의 정책을 사실상 뒤집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공산당 주도의 경제가 아니라 민간에게 과감하게 경제의 주체를 넘겨주는 대대적인 개혁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개혁하려면 중국 공산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신들의 밥그릇을 넘겨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중국 경제의 밥그릇을 공산당이 계속 쥐고 있는 한 중국 경제의 패러다임 변환은 결코 가능하지 않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NYT는 이런 측면에서 시진핑은 더 강해져야 한다고 봤다. 공산당을 이길 힘은 오직 시진핑에게만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는 시진핑 주석이 그러한 결단을 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특히 시진핑의 스타일이 문제를 직면해 과감하게 돌파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문제를 회피하고 결정적 순간에 뒤로 숨어버리는 행동양식을 갖고 있어서 시진핑이 개혁을 추구할 것이라고 결코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시진핑 주석이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중국이 되살아날 수 있는 시기는 점점 멀어져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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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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