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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5-23 10:31:35
  • 수정 2018-05-23 12: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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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 국제기자단을 태울 고려항공 편명(JS622)이 22일 오전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 출국 여객기 정보가 게시되어 있다. [뉴시스]


북한의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에 앞서 전문가들이 들어가 갱도를 사찰한 뒤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얻어야 한다고 미국의 대량살상무기 폐기 전문가가 밝혔다.


35년 동안 미국 로스 알라모스 국립연구소에 재직하며 여러 나라의 핵무기와 생물학무기 해체 과정에 참여했던 셰릴 로퍼 씨는 22일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진지하다면 핵무기 과학자와 제조 시설에 대한 접근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미 로스 알라모스 국립연구소에서 35년간 재직하며 여러 국가의 비핵화 과정에 참여했던 핵 과학자 셰릴 로퍼 씨. [베키 배츠/리폰대학교 via VOA]



셰릴 로퍼 씨는 “북한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가 곧 이뤄질 전망인데 국제원자력기구(IAEA)나 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는 이번 절차에서 배제된 것에 대한 우려”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만약 북한이 투명성에 관심이 있었다면 CTBTO를 초청하는 게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 기구는 핵 실험장 폐기 문제 등을 조사하는 데 매우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니면 핵 실험장의 갱도를 마음대로 처리하기 전에 전문가들이 조사를 하게 했으면 좋았다고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셰릴 로퍼 씨는 만약 본인이 풍계리를 간다면 무엇을 확인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우선 갱도를 육안으로 살펴보고 싶다”고 답했다. “북한은 이 핵 실험장의 (폐기) 작업을 밟아왔고 관심이 집중될 수 있는 배선이나 다른 장비들을 대다수 빼냈을 것”이라면서 “지질학자는 아니지만 지질학자가 직접 들어가 갱도 안에 있는 돌을 조사하면 매우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실험장이 위치한 산에 대한 정보를 조금 알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샘플을 채취해 (과도한 핵 에너지를 갖는 원자인) 방사선 핵종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고 싶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렇게 강도의 돌이나 방사선 핵종을 확인하는 것은 “갱도의 돌을 통해 알 수 있는 정보는 핵 실험장이 위치한 산에 다시 되돌이킬 수 없을 정도의 피해가 생겼는지 여부”이기 때문이라면서 “갱도의 돌을 통해 과거 핵실험 이후 수집한 지진 관련 정보들을 분석할 수 있다”고 했다.

“방사선 핵종은 과거 핵실험 과정에서 생기는 것인데 이를 통해 실험에 사용된 핵무기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조금 알 수 있지만 이를 확인하기 위한 최상의 조건인 방사성 핵종은 수명이 짧기 때문에 지금쯤 모두 사라졌을 것”으로 보았다.


문제는 “이런 부분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기 전에 핵 실험장이 폐기된다면 추후 검증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셰릴 로퍼 씨는 “북한이 갱도를 어떻게 닫는지에 달려 있기는 하지만 만약 북한이 갱도의 입구 부분만을 폭파하고 갱도의 10m~20m만을 무너지게 하는 것이라면 나중에 다시 갱도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이렇게 갱도로 다시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은 북한 역시 다시 갱도에 들어가 핵실험을 위해 다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풍계리 핵 실험장을 다시 사용하거나 새로운 갱도를 만드는 것은 매우 쉽다면 과거 영변 냉각탑 폭파 때와 마찬가지로 보여주기 위한 행사에 그칠 수 있다고 보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셰릴 로퍼 씨는 ‘그렇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는 ‘쇼’ 성격이 큰 것 같다”고 했다.


문제는 “북한이 실제 핵무기를 포기할 것인지가 핵심인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했다. “북한이 정말 비핵화에 진지하다면 우리가 확인해야 하는 정보는 실제로 핵무기를 설계하고 만든 과학자들과 핵 시설들에 대한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셰릴 로퍼 씨는 “정치적인 측면에선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하는 게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았다.


“만약 비핵화에 대한 협의가 이뤄진다면 현장에서 이 과정을 진행하는데 필요한 절차”를 묻는 질문에 대해 셰릴 로퍼 씨는 “만약 합의가 이뤄진다면 사찰단이 현장에 들어가 북한의 다양한 시설들에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라 했다. “원심분리기 시설이나 원자로, 재처리 시설, 그리고 무기고에도 접근해야 될 텐데, 만약 ‘동결’이라는 합의를 한다면 사찰단이 무기고에는 접근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란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핵 관련 시설들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원심분리기 등에 센서를 붙이는 작업을 하며 또 어떤 추가 장비들이 필요한지 확인하는 데는 빠르면 1년이 걸릴 것 같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완전한 비핵화까지 검증하기 위해서는 수 년이 걸릴 텐데 아주 빠르게 한다면 2년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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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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