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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5-23 10:09:43
  • 수정 2018-05-23 12:3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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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에게 성의를 보여주려 했던 문재인 대통령
-그럼에도 고개 흔드는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에게 사실상 최후통첩
-신뢰를 잃어버린 남과 북, 앞길이 험난하다


▲ 22일(현지시각) 열린 한미정상회담, 트럼프대통령의 표정이 지금 상황을 말해준다. [뉴시스]


한미정상회담, 엄격히 따지자면 북한 김정은의 입장에서 김정은의 심기를 전하려는 한국의 대통령과 한국의 대통령을 통해 김정은에게 최후통첩성 메시지를 전하려는 복합다중의 정상회담이 예상했던 대로 마무리되었다.


한국의 대통령이 앤드류 공군기지에 도착했을 때 마중나온 의전 책임자에 대한 논란이 일기 시작하면서 미국이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어떤 시각으로 보는지 이미 드러난 바 있고, 22일(현지시각) 오전의 배석자 없는 단독회담이 주는 의미를 우리는 이미 읽은 바 있다.


[북한 김정은에게 성의를 보여주려 했던 문재인 대통령]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어떤 방법으로든 김정은을 위한 한미회담으로 만들어 보려고 애를 쓴 것같이 보인다.


4월 27일의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선언은 이미 암초를 만나 파선 위기를 겪고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쇼에도 한국은 초청을 받지 못했다.

대신 북한의 관영언론들을 통해 ‘맥스선더훈련’을 핑계로 화풀이의 대상이 되고 있다.


23일자 노동신문에도 “평화에 역행하는 위험한 도발행위”라는 기사를 통해 “대화와 전쟁연습은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22일 베이징 공항에서 혹시나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에 갈 수 있을까 대기하던 한국 기자들에게 북한 안내원이 했던 말이 지금 북한의 분위기를 대변해 준다. “혹시 잘되면 올 수도 있지 않겠는가?“

”한미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보고 판단할 수 있지 않는가?“라고 들리는 것은 왜일까?


아니나 다를까 북한은 23일 아침 한국 기자들의 명단을 수령했다.

문재인의 성의를 김정은이 받아준 것이다.


한국은 미국편이라기보다 북한 편이라는 생각을 갖게 해 주었기 때문에 북한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아닐까?


정의용 실장은 ”99.9% 미북회담이 성사될 것“이라고 밀어 붙이면서 미북회담을 기정사실화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모양이다.


결국 이번 한미회담의 한국측 입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여 미북회담이 열리도록 하고 김정은을 배려하는 미북회담이 되도록 하라“는 미션을 최대한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고개 흔드는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에게 사실상 최후통첩]


그러나 문대통령의 설득이 그렇게 약효를 발휘한 것 같지는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언어로 말했지만 미국의 분위기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 새라샌더스 대변인의 기자 브리핑 내용이다.


새라샌더스 대변인은 ”미북회담 성사 가능성을 99.9%라고 설명한 한국측 관계자의 발언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고 답했다. 사실상 ”동의하지 않는다“는 대답인 것이다.


”회담이 준비가 되어 있고 지금도 준비를 하고 있지만 미북회담의 전제조건인 북한의 비핵화가 제대로 충족되지 않는다면 회담은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문대통령과 별도로 면담을 가졌던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미국은 북한 비핵화를 달성하고 북한 정권이 전 세계를 더 이상 위협하지 않는 여건을 만드는 데 전념하고 있다“면서도 ”자신은 낙관적이지만 끝에 가서는 열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말로 미북회담에 대한 미국측 입장을 대변했다.


한마디로 김정은의 다롄 북중정상회담 이후 돌변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북한비핵화의 원칙’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으며 ‘비핵화 일괄타결’의 방침에도 변화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이 말은 곧 문재인 대통령의 트럼프 대통령 설득은 원활치 않았으며 미국과 한국간의 북한비핵화 방식 조율이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더불어 미국의 비핵화 일괄타결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미국은 그 다음 행동으로 넘어갈 것을 시사하는 사실상 최후 통첩을 북한에 보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신뢰를 잃어버린 남과 북, 앞길이 험난하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으로 다시 확인된 것은 김정은의 태도돌변으로 인해 한동안 호감을 가졌던 김정은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사라졌으며 그 김정은을 대변했던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신뢰도 거두어들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이 한국을 지원해 준 덕분에 한국이 지금 이만큼 성장했다는 말을 했었다.

미국으로 인해 지금의 한국이 존재한다는 말을 암시한 것이다.


그러한 한국이 문정인 대통령 특보의 말처럼 ”미국이냐, 중국이냐“를 고민하고 ”남북화해에 방해가 된다면 미국도 나가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시대로 변한 것에 대해,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말해 주었던 김정은에 대한 잘못된 정보 등이 결합되어 한국의 문재인정부에 대한 신뢰까지 싸구려로 넘겨지게 된 것이다.


미국이 최근들어 부쩍 ‘한반도비핵화’라는 말을 언급하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김정은은 행복해질 수 없다“고 말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한국에도 적용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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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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