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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폴란드-러 정면충돌 고조. 푸틴 뭘 믿고 큰 소리칠까? - 바그너그룹이 벨라루스로 간 이유 밝혀졌다! - 바그너그룹+벨라루스군, 수왈키회랑 공격 가능성 - 수왈키회랑 공격은 나토에 대한 정면도전
  • 기사등록 2023-07-24 05: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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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각 드러낸 푸틴, “폴란드 서부는 옛 러시아 영토”]


폴란드와 러시아가 정면 충돌할 가능성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벨라루스에 있는 바그너그룹의 폴란드 침공 가능성에 더해 푸틴까지 “폴란드의 서부 영토는 원래 소련 소유”라고 주장하고 나섰기 떄문이다.



블룸버그는 22일(현지시간) “폴란드가 자국 영토 일부를 '스탈린의 선물'이라고 표현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발언에 반발해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폴란드가 과거 소련의 옛 영토라면서 폴란드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한 것에 대해 ”파벨 야블론스키 폴란드 외교차관은 이날 세르게이 안드레예프 폴란드 주재 러시아 대사를 초치한 뒤, 기자들과 만나 “푸틴 대통령의 해당 발언이 ‘허구적인 역사 주장’이라고 비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야블론스키 차관은 이어 “'선물' 운운한 그의 발언이 푸틴이라는 오늘날의 또 다른 전범이 스탈린이라는 전범의 무죄를 주장하려는 시도”라며 거칠게 항의했다.


야블론스키 차관은 또한 푸틴 대통령이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서부 영토를 되찾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각국의 국경은 절대로 침범할 수 없는 것이며, 폴란드는 어떠한 종류의 (국경) 변동에도 반대한다”고 일축했다.


푸틴은 전날 정례 국가안보회의에서 “폴란드 지도자들은 아마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내에서 어떤 연합을 형성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개입해 그들이 믿는 역사적 영토로서 우크라이나 서부 영토를 되찾으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사이에 이간질을 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면서 푸틴은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서부 영토가 (세계 2차대전 당시 옛 소련 지도자) 스탈린의 선물임을 잊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도 “폴란드 지도부는 군대를 파병해 우크라이나 서부 영토를 통제하려는 의도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또한 “폴란드가 이번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의 패배가 시간 문제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벨라루스 공격설 또 꺼낸 푸틴]


푸틴은 이어 “(동맹국인) 벨라루스에 대한 어떤 공격도 러시아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된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뜬금없이 폴란드의 벨라루스 공격설을 꺼내면서 이에 대해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푸틴은 이어 “폴란드가 리투아니아, 우크라이나와 연합 부대를 창설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는 단순히 용병을 모으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들은 우크라이나 서부의 안보 보장이 목표라고 하지만 사실은 해당 영토의 후속 점령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발언은 최근 러시아에서 무장반란을 시도한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이 벨라루스로 본거지를 옮기고, 벨라루스 군대를 교육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폴란드는 최근 바그너 그룹과 벨라루스가 힘을 합쳐 폴란드를 침공할 가능성에 대비해 벨라루스 방면 국경 지역에 2개 여단을 추가 배치하는 등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수왈키회랑 노리는 러시아]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22일(현지시간), “폴란드가 바그너그룹의 지역 내 존재에 대한 우려로 벨라루스 국경 근처로 병력을 이동시킨 후 러시아와 폴란드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이어 “벨라루스와 북동쪽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폴란드는 바그너그룹이 ‘수왈키회랑(Suwalki Gap)’을 장악하면서 발트해 연안의 국가들을 다른 유럽 국가들로부터 차단하는 작업을 할 수 있다는 러시아 하원의원의 주장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이러한 우려로 인해 폴란드는 방어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서 ‘수왈키회랑’이란 리투아니아와 폴란드 사이에 위치한 약 100km 길이의 국경지대를 일컫는 말로, 현재는 폴란드 영토인 이 지대는 러시아의 동맹인 벨라루스와 러시아 영토인 칼리닌그라드와 닿아 있기 때문에 전략적 중요성이 크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칼리닌그라드와 벨라루스를 잇기 위해 수왈키회랑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러시아가 수왈키 회랑을 점령한다면, 폴란드와 발트 3국(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 사이가 차단되기 때문에 나토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사실 푸틴과 바그너그룹 수장 프리고진간에 합의가 이루어진 것도 바그너그룹을 벨라루스에 진주하게 하면서 바그너그룹으로 하여금 수왈키회랑을 점령하도록 미션을 주었다는 설이 나돌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푸틴이 폴란드의 벨라루스 공격설을 꺼낸 것도 바로 바그너그룹의 수왈키회랑 공격을 염두에 두고 그 경우 폴란드가 바그너그룹의 본진이 있는 벨라루스를 공격하는 경우를 상정해 그런 말을 꺼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수왈키회랑의 장악은 푸틴의 절대적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나토국가들을 분리시킬 수도 있는데다 러시아의 고립된 영토인 칼리닌그라드를 러시아본토와 직접 연결할 수 있어서다.


[수왈키회랑 공격은 나토에 대한 정면도전]


어떤 면에서 보면, 벨라루스에 전술핵을 배치한 것도 푸틴이 수왈키회랑을 노리면서 벨라루스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책략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의 군 정보 당국은 러시아가 전술핵을 벨라루스에 이동 배치했다는 푸틴 대통령의 주장을 사실로 판단하고 있다”고 미 CNN 방송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여기에 더해 바그너그룹이 벨라루스 군대를 훈련시키면서 조련을 하고 있는데, 이 역시 단순한 훈련 차원을 넘어 수왈키회랑 공격에 벨라루스 군대를 동원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바그너그룹이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와 불과 5km 정도 떨어진 브레스트 시 근처에서 벨라루스군을 훈련시키고 있다”면서 “폴란드는 이러한 위협을 고려해 폴란드군을 전진배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CNN도 23일(현지시간) “현재 벨라루스에 주둔중인 바그너그룹의 용병 수가 약 5천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엄브라 위성 이미지로도 바그너그룹 용병 수의 증가가 확인된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엄브라의 위성 이미지를 보면 바그너그룹 용병들의 텐트와 차량들의 수가 확연하게 늘어난 것이 확인된다.


이러한 위협에 대비해 “나토군이 유사시 폴란드에 10만명의 병력을 배치하는 계획을 확정했다”고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밝혔다.


두다 대통령은 이어 “이 같은 계획이 유럽 방위 계획의 일환으로 나토에 의해 승인됐다”면서 “나토군의 신속한 배치를 위해 폴란드에 무기고도 세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폴란드 공영방송 TVP는 이와 관련, 두다 대통령이 “브레스트 지역은 전략적·군사적 위협 지역으로 평가돼 나토의 특별 감시를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현재 폴란드에는 미군을 중심으로 약 1만명의 나토군이 배치돼 있다. 이런 점에서 만약 러시아가 벨라루스와 바그너용병그룹을 앞세워 수왈키회랑을 공격한다면, 이는 미국은 물론 나토와의 정면충돌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푸틴의 다음 수가 궁금해진다.


어쩌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패배 위기가 커지는 가운데 대국민용으로 큰소리를 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있지만, 실제 전선을 분리시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약화시키려는 전략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바그너그룹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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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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