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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HP 너 마저..." 탈중국 러시에 당황한 중국 - HP등 빅테크기업들 줄줄이 탈중국 - 모건 스탠리도 200여명 직원 탈중국 - 시진핑 일방적 정책이 탈중국 초래
  • 기사등록 2023-07-21 12: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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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탈중국 움직임에 당황한 중국]


세계적인 PC 제조기업인 HP마저도 탈중국 움직임을 보이자 중국 당국이 당황하면서 다양한 사탕발림의 약속을 제안하고 있지만 중국의 뜻을 이루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 쯔유(自由)시보는 19일, “예상보다 경제 회복이 더딘 데다 글로벌 대기업의 ‘탈중국’ 움직임까지 겹치자 중국 정부는 일본과 미국 기업인들에게 좋은 투자 환경을 약속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쯔유시보에 따르면, HP는 중국에 있는 노트북 생산시설 가운데 최대 500만 대까지 생산 가능한 설비를 태국과 멕시코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HP의 연간 노트북 생산량은 지난해 기준 5520만 대다. HP는 지금까지 중국에 있는 생산시설을 중국 밖으로 옮긴 적이 없다.


쯔유시보는 이에 대해 “태국에는 이미 상당수 PC 제조 관련 기업들이 포진해 있어 HP가 이전하더라도 원자재 수급에 타격이 없을 것”이라면서 “HP가 멕시코에서 노트북을 생산할 경우 북미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이날 “HP와 경쟁하는 델(DELL)이 중국산 부품 사용을 대폭 줄이는 등 미국 정부의 대(對)중국 수출 규제 강화 움직임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상황도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탈중국과 관련해 HP는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동남아 지역과 멕시코 등에서 영업을 확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며 “갑작스러운 전략 변경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보낸 이메일에서 “중국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여전히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며 “HP는 중국에서 공장 운영에 깊이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빅테크기업들도 줄줄이 탈중국]


HP의 탈중국은 가장 최근의 일이라 눈에 크게 띄었지만 사실 빅테크 기업들의 탈중국은 이미 이루어졌거나 현재 진행형이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아이폰제조업체 애플이다.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인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은 아이폰에 이어 이젠 휴대용 미디어 플레이어 아이팟도 인도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애플은 지난해 출시한 스마트폰 새 모델 아이폰 14를 이미 인도에서 생산을 시작했고, 아이패드도 중국에서 인도로 생산 이전을 검토 중이다. 또한 애플워치도 베트남으로의 생산 이전이 추진 중이다.


또한 세계 1위 카메라 제조업체인 캐논이 3대 해외 생산기지 중 하나인 광둥성 주하이 공장의 철수를 전격 발표했다. 캐논 주하이 공장은 디지털 카메라와 캠코더, 렌즈, 이미지센서 등을 생산하는 곳으로, 공장 면적만 20만㎡에 달할 정도로 대규모이고, 직원도 한 때 1만명을 넘기면서 연간 13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캐논에게 있어서는 핵심 공장이었는데 이를 철수하기로 한 것이다.


이뿐 아니다. 일본 제조의 상징이었던 도시바도 중국 사업을 지난해 말까지 모두 정리했다. 중국 내 첫 생산공장인 다롄(大连) 공장을 지난해 9월 폐쇄한 데 이어 24개 도시에 진출한 33개 공장도 모두 철수했다. 도시바가 중국에 진출한 지 30년 만의 대철수다. 연구개발 기구와 정밀 공장은 일본으로 돌아가고 나머지 자동차용 전장과 가전은 베트남으로 옮겼다.


더불어 지난해 1월 IBM도 중국 연구소를 폐쇄했고, 독일 대형 전기회사인 한닝(Hanning)도 선전(深圳)공장을 인도로 옮겼다.


[모건 스탠리도 200여명 직원 탈중국]


이러한 생산공장 뿐만 아니라 금융업 등의 연구 및 사무직들도 탈중국 대열에 합류하고 있어 중국 당국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18일(현지시간)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인 모건 스탠리도 기술 개발자들의 1/3에 해당되는 200여명의 전문직들을 중국 밖으로 내보내기로 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주로 홍콩과 싱가포르 등으로 이전하게 되는 이들 직원들은 지난 7월 1일부터 중국이 시행한 반간첩법 등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모건 스탠리는 더불어 중국의 시스템도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면서 사실상 분사에 가까운 개혁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내에서의 데이터 처리로 인한 반간첩법 등에 저촉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흐름은 모건 스탠리 뿐만 아니라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취하고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이른바 차이나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에서의 기업경영 방식을 전면적으로 개편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아시아 증권 산업 및 금융 시장 협회에 따르면, 많은 은행과 자산 운용사가 글로벌 운영의 일환으로 중국 데이터를 중국에 보관하기 위해 온쇼어 센터를 설립했으며, 이로 인해 비용이 추가되고 중국 비즈니스 관리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 일방적 정책이 탈중국 초래]


그렇다면 이렇게 탈중국 바람이 거세게 부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방적 정책 때문이다.


중국 시장의 높은 수익률과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들의 약진 등에 이끌렸던 외국 펀드 등 투자자들이 이제는 '빅테크 때리기' 등 예측할 수 없는 규제 정책, '코로나 제로' 정책에 따른 경제적 피해 등 갖가지를 중국 시장 외면의 이유로 꼽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 침체와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중국 경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지지하는 정책 등도 우려를 한층 키우고 있다.


시 주석은 2013년 집권 이후 상하이·홍콩 증시 교차 매매(후강퉁) 허용, 위안화 자산의 국제화 추진 등 외국 자본 유치 정책을 펴왔다. 그러나 근래 들어 일방통행식 정책을 강행하면서 중국이 더는 세계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매력포인트들이 사라지면서 탈중국을 불러왔다는 얘기다.


[탈중국 기업 달래기 나선 중국]


이렇게 기업들의 탈중국 바람이 잠잠해지기는커녕 더욱 거세지자 중국 당국도 당황하면서 연일 기업인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17일 발표된 2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치(7.1%)보다 낮은 6.3%에 그치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새다.


이에 따라 18일 왕원타오(王文濤) 중국 상무부장(장관)은 파나소닉, 히타치, 도요타 등 일본 기업인들과 만나 애로사항 등을 청취했다.


왕 부장은 이 자리에서 “중국의 개방은 확고부동한 원칙”이라며 “중국에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장윈밍(張雲明) 공업정보화부 부부장(차관)도 미국 기업 대표들을 만나 “외국 기업이 중국에서 사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넓은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당국의 이러한 시도가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지난 20년 넘게 누려왔던 세계 자유무역 체제도 무너지고 있고, 여기에 ‘기업은 ‘가장 값싸게 제품을 생산하는 나라에 투자하면 된다’는 세계화의 환상이 깨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더해 중국이 연일 대만에 대해 위협을 가하면서 전쟁 일보 직전의 위기로 몰고가는 것도 자충수다.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러시아에 가해지는 서방진영의 제재를 학습한 글로벌기업들이 당연히 탈중국만이 살 길이라고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들어 더욱 강력해진 중국의 안보중심 체제는 글로벌기업들이 중국내에서 기업활동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다. 이러한 자충수들이 결국 글로벌기업들의 탈중국을 불러온 것이다. 그러니 아무리 기업 달래기를 한다고 해서 탈중국 흐름이 개선될 리가 없다. 모두 다 시진핑 주석이 자초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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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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