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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해임-실종-의문사, 혼돈에 빠진 러시아군부 - 러시아 군부 대혼란, 자중지란에 빠졌다! - 반란 후 러군 고위 장교 10여명 줄줄이 구속·해임 - 러시아 군부내에 마녀사냥이 벌어지고 있다!
  • 기사등록 2023-07-15 04:2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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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군부 대혼란, 자중지란에 빠졌다!]


러시아 군부가 대혼란에 빠졌다.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인해 러시아군 장성이 사망했는가 하면 이 사건과 관련해 군 지도부를 비판한 또다른 장성은 즉각 해임되는 일이 발생했다. 하룻만에 러시아군부의 두 장성의 신변에 이상이 생기는 초유의 사태를 맞으면서 자중지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CNN은 13일(현지시간) “전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장성 한 명을 잃는 것은 불행한 일로 보일 수 있지만 24시간내에 두 명의 장성이 손실을 입게 된다면 이는 문제가 심각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전쟁이 벌어지는 우크라이나 남부지역에서 벌어진 두 사건은 러시아군 지도부의 문제점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새벽, 러시아가 점령중인 우크라이나의 남부 해안 마을 베르단스크에 우크라군이 발사한 미사일 한 방이 러시아 제58합동군이 본부로 삼고 있는 한 호텔을 명중했다. 이로 인해 러시아 남부군 부사령관이자 핵심 책임자인 올레그 쇼코프 중장이 사망했다. 그는 현재까지 우크라이나 작전에서 사망한 약 10명의 러시아 장군 중 가장 고위급에 해당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피격 사건 이후 불거졌다. 서부 자포리자 지역 방어를 책임지고 있는 58합동군의 사령관인 이반 포포프(Ivan Popov) 소장은 12일(현지시간) 4분 분량의 음성 메시지를 통해 러시아 군 지도부의 배신과 부적절함으로 인해 부하들이 대량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러시아 방어에 중대한 결함이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포병의 공격과 관련해 러시아군의 방어전략 부재로 인해 심각한 손실을 입고 있다”고 지도부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미국의 전쟁연구소(ISW)는 “포포프는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대비해 병력을 순환 배치할 수 있는 작전 예비군이 부족하다는 점, 러시아군 방어선이 너무 취약하다는 점 등을 강력하게 비판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포포프는 한 발 더 나아가 러시아군 참모총장 발레리 게라시모프를 겨냥해 “우크라이나 군대는 전방에서 우리 군대를 돌파하지 못했지만, 우리의 고위 사령관은 후방에서 우리를 공격하여 가장 어렵고 긴장된 순간에 배신적이고 사악하게 군대를 참수했다”면서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포포프의 이러한 발언이 나오자 러시아 국방부는 즉각 그를 해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이래 처음으로 불복종을 이유로 해임된 것이다.


그러나 포포프에 대한 해임은 러시아 군부내에서 엄청난 후폭풍을 야기했다. 우선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은 쇼코프와 포포프가 부하들에게 충성심을 불러일으킨 유능한 군인이었다고 평가했다. 올해 51세인 쇼코프는 러시아 군에서 떠오르는 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2021년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참석한 크렘린궁에서 열린 육군 사관생도 임관식에서 연설하기도 했다.


군사 블로거 라이바(Rybar)는 논평을 통해 “포포프는 장병들의 엄청난 지지를 받고 있다”며 “‘단순하고’ ‘분명한’ 정직한 포포프 장군의 해임 소식에 전선의 전투원들은 크게 사기가 떨어졌다”고 언급했다.


포포프는 해임 이후, 작별 메시지에서도 병사들을 “내 사랑하는 검투사들”이라고 부르면서 “나는 거짓말 할 권리가 없다. 그래서 현재 군대 내 모든 문제에 대해 말했다”고 주장했다.


중요한 것은, 포포프 소장의 메시지가 작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군이 보여온 졸전의 원흉이란 비난을 받아 온 군지휘부에 타격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텔레그래프는 “포포프 소장의 발언이 지난달 23∼24일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무장반란을 일으키면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을 비난했던 내용과 맥이 닿는 듯 보인다”고 짚었다.


바그너그룹 용병들을 이끌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던 프리고진은 러시아 국방부의 탄약 부족과 열악한 군수품, 무능을 비난해왔으며, 급기야 지난달에는 쇼이구 장관과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의 처벌을 요구하며 반란을 일으켰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포포프 소장이 “크렘린궁에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의 우크라이나 작전 지휘권을 부분적으로 혹은 완전히 박탈해 달라고 요구하려고 시도했을 수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또한 더타임스는 “포포프 소장의 메시지가 러시아군 내 불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했다.


나아가 텔레그래프는 “이러한 메시지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권좌를 흔드는 '지진'이 될 수 있다”면서 “포포프는 신망이 있는 지휘관이기 때문에 그의 불만은 프리고진의 과잉 흥분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텔레그래프가 이렇게 평가한 것은 잡범 출신인데도 푸틴 대통령을 등에 업고 영향력을 키워 온 프리고진과 달리, 군 내부에서 신망을 쌓아 온 지휘관인 포포프 소장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것은 러시아군의 혼란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입증한다는 이유에서다.


[반란 후 러군 고위 장교 10여명 줄줄이 구속·해임]


포포프 장군의 해임 사건이 러시아군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군 고위 장교들이 줄줄이 구속되거나 해임되면서 파문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용병단 반란 여파로 러시아군 장성이 줄줄이 숙청되고 있다”면서 “구속돼 조사받은 고위 장교는 최소 13명인데 이들 중 일부는 나중에 풀려났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반란 여파로 직무가 정지되거나 해임된 고위 장교는 15명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 소식통은 “더는 믿지 못할 인사들을 쓸어버리는 게 구속의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숙청 대상에 오른 대표적 인사는 러시아군의 2인자인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이다. 이에 대해 WSJ은 “수로비킨 총사령관이 반란 개입 여부를 두고 모스크바에서 여러 차례 조사를 받았으나 현재로서는 범죄 혐의가 없다”고 보도했다.


수로비킨 총사령관은 프리고진과 친한 군부 인사로, 바그너그룹의 반란 계획을 미리 알았지만 무장 반란에 연루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수로비킨 장군의 행적에 대해서는 아직도 미궁이다. 그가 마지막으로 얼굴을 내비친 것은 지난달 23일 곤궁에 빠진 모습으로 동영상에 나와 프리고진에게 봉기를 멈추라고 촉구한 게 마지막이었다.


이에 대해 NYT는 “수로비킨 러시아군 통합 부사령관(대장)은 당분간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국방위원회 위원장이 12일 “수로비킨은 현재 쉬고 있다. 당분간 그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안드레이 유딘 항공우주군 부사령관, 블라디미르 알렉세예프 군사정보 부사령관 등도 구속됐다 풀려났으나 직위가 해제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일들과 관련해 WSJ은 “우크라이나 침공 뒤 1년 넘게 고전한 러시아군에 누적된 불만이 보인다”며 “프리고진 반란 뒤 비판론자들이 대담해진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한 러시아 고위 장교들이 돌연 숨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 10일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시에서는 러시아 해군 2급 대위인 스타니슬라프 르지츠키가 조깅 중 의문의 총격을 당해 사망했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그가 군 작전에 불만을 제기해 살해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러시아 군부내에 마녀사냥이 벌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프리고진의 반란 이후, 이렇게 러시아 군부가 혼란에 빠져든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러시아의 저명한 블로거 중의 한 사람인 라이바(Rybar)는 “프리고진 반란 이후 러시아 군부내에서 마녀사냥이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러시아내에서는 러시아군부내에서 사실상의 내전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러시아군 지도부가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자신들을 거부하는 자들을 쳐내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다보니 지금 크렘린궁에서 불확실성과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의 랜드연구소의 러시아 군사전문가인 다라 마시코트(Dara Massicot)는 “쇼이구 국방장관이 최근 갑자기 군부대 시찰 사진을 공개한 것은 아주 의도적인 것”이라며 “일부로 건재함을 과시함으로써 자신에게 향하는 부정적 의견들을 차단하기 위함”이라고 해석했다.


군사불로거인 라이바도 12일(현지시간) “쇼이구 장관이 자신을 향한 부정적 의견들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포포프와 게라시모프 사이의 갈등은 러시아 군부가 완전히 분열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이며, 이로 인해 러시아군은 혼란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러시아군 지도부내에 만연한 부패와 무능이다. 사실 군부내 갈등과 분열도 이러한 군 지도부 내의 부패와 무능 떄문에 벌어진 일들이기도 하다. 사실 프리고진의 반란도 그런 이유로 일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푸틴은 현재의 러시아 군부를 손을 볼 생각은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그들 군 지도부와 푸틴이 이미 한 통속이 되어 있어서 그럴수도 있고 자칫 그들을 손댔다가는 또다른 반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이유로 텔레그래프는 이번 포포프 장군의 해임 사건이 프리고진 반란보다 더 큰 사태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이렇게 지금 러시아 군부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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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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