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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 주변국 괴롭히는 독재국가”, 직격탄 날린 나토 - NATO, 자유주의 국가들의 방패 역할을 자임 - NATO, 일본에 사무소 개설하면서 지역 안정 도모 뜻 - 中, 나토의 중국 비판에 강력 반발, 한국도 비난
  • 기사등록 2023-07-13 12: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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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조준한 나토정상회의]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가 중국을 정조준하면서 중국의 대만 침공 및 주변국가 위협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표명했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보면, 나토가 단순하게 북대서양을 위한 기구가 아니라, 전세계를 지키는 보안관 역할까지도 감당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내비치는 것으로 보여 주목을 끈다.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개막한 나토정상회의 테이블에 대만해협 갈등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슈와 함께 사실상 주요 의제로 올랐다. CNN은 11일(현지시간) “나토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대만이 크게 떠올랐다”며 “아시아·태평양 4개국 정상이 참석한 것은 유럽-북미 군사동맹 의제에 우크라이나만이 주요 안보 이슈가 아님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나토의 이러한 움직임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중국과 러시아의 어깃장으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유주의 국가들의 방패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러한 나토의 역할 확대는 31개의 나토 회원국 외에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크리스 힙킨스 뉴질랜드 총리 등을 초청한데서도 그 의도를 읽을 수 있다. 한마디로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일은 태평양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중국을 주시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미 평화연구소(USIP)의 수석 정책분석가 미르나 갈릭은 아시아의 4개국 초청을 가리켜 “나토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갖는 관심에 있어서 중국이 동맹에 제기하는 도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토의 이러한 관심은 실제로 개막일에 발표된 총 90개항의 공동성명에서 6개 항목을 중국 관련 이슈에 할애할 정도로 중요하게 다뤘다.


워싱턴포스트(WP)도 나토의 공동성명을 설명하면서 “중국은 우리(나토)의 이익과 안보, 가치에 도전하는 야망과 강압적인 정책을 공표했다”며 “전략, 의도, 군사력 증강과 관련해 불투명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세계에서 입지를 키우고, 힘을 발휘하기 위해 광범위한 정치·경제·군사적 수단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상호적 투명성을 만들어가는 것을 포함해 중국과 건설적인 관계에는 열려 있지만, 사이버, 우주, 하이브리드 등 비대칭적 위협과 부상하는 파괴적 기술의 악의적 사용에는 맞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이번 정상회의에 앞서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태평양 역내 국가들과의 협력 필요성에 공감대를 이룬 바 있었는데,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알다시피 나는 한국, 일본, 태평양 국가와 논의한 것을 당신에게 완전히 알려왔다”며 “유럽에서의 침략에 대처하기 위해 태평양 주요 국가들이 관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10일(현지시간) 미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더 위험한 세상을 위해 더 강력한 나토가 필요하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인도-태평양 파트너들과 협력을 늘려 세계의 규칙 기반 질서를 수호하기를 기대한다”며 아시아 안보 이슈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정부는 갈수록 강압적이 되어가는 대외적 행동, 억압적인 국내 정책 등으로 인해 나토의 안보와 가치, 이익에 도전하고 있다”며 “중국은 이웃 국가들을 위협하고, 타국을 괴롭히고 있는 독재국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나토국가들의 중요한 공급망과 인프라를 장악하려 하고 있다”며 “중국의 이러한 도전에 대해 현명하게 대처해야 하며 결코 경제적 이익을 위해 안보를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또한 “중국을 포함한 독재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벌이는 행동을 주시하고 있다”며 “내가 올해 초 방문한 일본과 한국의 지도자들은 오늘 유럽에서 벌어지는 일이 내일 아시아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분명히 했다”고도 말했다.


CNN은 이와 관련해 “스톨텐베르그가 '대만'을 명시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중국 공산당이 대만섬을 본토에 통일시키고자 한다는 점에서, 이곳의 자치적 민주주의야말로 가장 중요한 비교점”이라고 부연했다.


이런 관점에서 나토는 일본에 나토 연락사무소를 신설해 나토가 인도-태평양에서 수행해야 할 역할을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완전한 합의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에마뉴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반대하고 있어서다. 그는 나토동맹이 글로벌 동맹이 아니라, 북미와 유럽 동맹이라는 한계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 집단방위 개념을 규정한 나토 조약 5항은 '회원국 일방에 대한 무력공격을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 피침략국에 원조를 제공한다'면서도 '유럽 및 북미 회원국 영토에 한정한다'고 적용 범위를 명확히 해두고 있다는 점에서 마크롱의 주장은 일견 타당성이 있다.


이에 대해 CNN도 “일본이나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 미국의 영토인 태평양 괌 등에 대한 군사행동 역시 나토의 집단적 자위권이 발동할 수 있는 요건에 미치지 못한다”고 해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토 회원국들은 태평양 우방국들과 합동훈련 등 군사 협력을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영국군은 일본과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해 왔고, 캐나다도 미국 구축함과 함께 남중국해에서 훈련하다가 중국군과 충돌 일보직전까지 간 적이 있었다.


나토의 도쿄 사무소 설치를 반대하는 프랑스도 이번 나토정상회의 직전에 태평양 섬에 전투기 10대를 보내 훈련을 한 바 있다. 또한 독일도 내년에 해군 함정 2척을 태평양으로 파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사실을 가리켜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기고문에서 “나토는 유럽과 북미의 지역 동맹이지만, 우리가 직면한 도전은 세계적”이라며 “태평양 국가들을 이번 회의에 초청한 이유를 설명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라고 CNN은 덧붙였다.


[中, 나토의 중국 비판에 강력 반발]


이렇게 나토가 중국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발표한 것에 대해 중국은 “사실을 무시한 의도적인 먹칠”이라며 “단호히 반대하고, 거부한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주재 중국 대표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계정을 통해 “나토의 발표는 냉전적 사고와 이데올로기적 편견으로 가득 차 있으며, 중국의 입장과 정책을 자의적으로 왜곡했다”며 이같이 반발했다.


대변인은 이어 “현재 국제 안보 정세가 끊임없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나토는 지역적 군사 집단으로서 자신의 책임을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타국에 대한 비난만 일삼고 역외 문제에 계속 손을 대며, 대립을 조성하고 그 허위의 본성과 확장 야심, 패권 도모를 여실히 드러냈다”고 비판하면서 “중국 측은 자신의 주권, 안보 및 발전 이익을 확고히 수호하고, 나토의 '아시아·태평양으로의 동진'을 단호히 반대할 것임을 나토에 경고한다”며 “중국의 정당한 권익을 해치는 모든 행위는 결연한 반격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도 12일 '오만한 나토에 두 가지 엄중한 경고를 보내야 한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아·태 지역에 개입하려는 나토의 전략적 충동이 임박했다”며 “'나토의 아·태 지역으로의 동진'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이어 한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뉴질랜드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나토 정상회의에 초청된 것과 관련해 “나토는 4개국을 단단히 연결하기 위해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를 모방해 AP4(아·태 파트너 4개국)라는 명칭을 만들었다”며 “이것은 4개국과 나토의 협력을 제도화해 아·태 지역에서 사실상 '나토 플러스'의 새로운 동맹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견제의 목소리를 냈다.


이 매체는 또한 한국과 일본 등 정상이 2년 연속 나토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에 대해서도 “중국을 봉쇄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움직임에 양국이 긴밀한 관계를 모색하는 신호”라면서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전차에 탑승하는 것은 근시안적이고, 위험한 행동이며 중국의 강력한 반대를 촉발하고, 지역 국가들의 경계를 고조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과 나토의 연계, 의미 크다]


중국의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2년 연속 나토정상회의에 초청되고 또 나토에 한국사무소까지 개설하면서 깊은 유대관계를 갖게 된 것은 상당히 의미가 크다. 나토가 자유진영의 최대 안보기구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더더욱 나토가 세계 패권국가를 지향하는 중국에 대해 “구조적 도전이자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하면서 “중국이 대만해협 등에서 현상 변경을 추구할 경우 나토가 군사적 관여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는 점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우리가 아시아의 핵심 자유주의 국가로서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나토와 어깨를 나란히 한 한국의 선택은 유엔 안보리가 형해화되면서 무기력해진 가운데 북한의 핵 위협 대응과 함께 중국의 시진핑 독재를 견제해야 한다는 점에서 나토의 인도-태평양으로의 영역 확대가 시의적절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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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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