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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푸틴에게 닥친 진짜 위기, 고립무원에 빠졌다! - 푸틴의 진짜 위기, 러 정보기관이 진짜 위험요인 - ‘反푸틴’ 러 민병대, 또 다른 공격 예고 - 프리고진도 푸틴에게는 여전히 위협요인
  • 기사등록 2023-07-11 12: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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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진짜 위기, 러 정보기관이 진짜 위험요인]


바그너그룹의 반란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직면하게 될 진짜 위협 요인은 푸틴이 그렇게도 신뢰하고 의지하는 연방보안국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러시아 반군의 봉기도 푸틴의 지위를 위협하는 중대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지난 6일(현지시간) 러시아 바그너 용병 그룹의 반란이 실패로 돌아간 뒤, 푸틴 대통령이 봉착한 위기를 분석하는 기사에서 “무장 반란 사태의 가장 중요한 교훈은 바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의 실패”라면서 “정권의 안정을 지켜줄 것이라 믿어왔던 거대 조직들이 무장 반란 사태를 사전에 막거나 진압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됐다”고 분석했다.


사실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의 후신 기구 중 하나인 FSB는 러시아 국내 정보활동부터 테러 대응과 국경 보안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1998∼1999년 FSB 국장을 역임했으며, 권력을 쟁취하고 유지하는 데 이런 배경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FSB는 바그너 그룹 내부에 정보원을 두고 있었음에도 무장 반란 발생 전에 이를 막지 못했고, 또한 프리고진이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지를 크렘린궁에 미리 경고하는 데도 실패했다”고 포린어페어스는 꼬집었다.


심지어 바그너 부대가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의 러시아군 남부군관구 사령부를 점령했을 때조차 해당 지역 FSB 요원들은 지역본부 건물에 들어가 방어 태세만 유지하고 있었을 뿐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포린어페어스는 지적했다.


이뿐 아니다. 반란 당시 러시아군 정보기관 총정찰국(GRU)이 보였던 반응도 놀라웠다고 포린어페어스는 소개했다. 앞서 바그너 그룹은 로스토프나도누 사령부를 장악했을 때, 프리고진이 유누스벡 예프쿠로프 국방부 차관과 러시아군 정보기관 총정찰국(GRU)의 부국장인 블라디미르 알렉세예프 중장 사이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동영상으로 공개했다.


이 동영상에는 프리고진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의 신병을 원한다고 말하자, 알렉세예프 중장이 웃으며 “당신은 그들을 가질 수 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담겼다고 포린어페어스는 전했다.


이 영상을 지켜본 러시아 특수부대 관계자도 "알렉세예프 말이 맞다"라고 동조하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 포린어페어스가 전하는 내용이다.


더불어 바그너그룹이 모스크바로 진군하며 헬기를 격추하는 동안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국장 등 FSB 최고위 간부들은 공개석상에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진압할 생각이 아예 없었다는 의미다.


포린어페어스는 이와 관련해 “이러한 행동들이 무장 반란 사태가 얼마나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었는지를 보여준다”면서 “알렉세예프 중장은 러시아군 수뇌부 리더십에 대한 공식적인 침묵을 깼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반란을 성공적으로 끝냈을지는 몰라도 군 수뇌부 장성들로부터 나온 비판 목소리는 계속 남아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러시아 정보기구가 국가 위기 순간에 기능을 멈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포린어페어스는 “소련 시절인 1991년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개혁에 반발한 공산당 강경 보수파가 쿠데타를 시도했을 때도 KGB 관료들은 본부 건물에 들어가 방어 태세를 유지하며 사태 진행 상황을 지켜보기만 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2004년 러시아 남부 베슬란 학교에서 인질극 사건이 벌어졌을 때도 FSB 수뇌부는 책임을 회피한 채 대테러 작전 능력이 부족한 지역 FSB에 대응을 맡기기도 했다. 체첸 반군이 벌인 이 사태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어린아이를 포함해 모두 330여 명이 사망하는 참극이 벌어졌었다.


포린어페어스는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의 KGB 출신 배경이 그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권력에 오른 지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며 “과거 그 자신이 KGB 장교로서 정권을 보호하는 데 아무 일도 하지 않았던 것처럼, 오늘날 FSB 장성들이 벌인 일들을 애써 무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 매체는 그러면서 “단기적으로는 푸틴 대통령이 위기를 무시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군 내부에서 비판에 입을 열고 심지어 리더십에 도전하는 새로운 현실 앞에서 안보 기관들이 그를 구해주기는 어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反푸틴’ 러 민병대, 또 다른 공격 예고]


이렇게 막강한 조직인 FSB가 푸틴의 정권 유지에 별로 도윰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 가운데, 바그너 그룹의 무장반란이 야기한 크렘린의 혼란을 이용해 반(反)푸틴 성향의 민병대가 러시아 본토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인 옵저버는 지난 8일(현지시간) 러시아자유군단(FRL) 지휘관이자 대변인인 막시밀리안 안드로니코프와의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자유군단(FRL)은 러시아에 대한 또 다른 공격을 계획하고 있으며,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반란 이후 크렘린 내부의 혼란을 이용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다음 달 정도에 또다른 기습이 있을 것이며, 이건 우리의 세 번째 작전이 될 것이고, 네 번째, 다섯 번째가 잇따를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우리에겐 야심찬 계획이 있으며, 모든 영토를 해방시키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바그너 반란 이후 러시아내부의 혼란을 틈타 푸틴 대통령을 흔들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수백 명의 러시아 지원병으로 구성된 FRL은 5월과 6월 초에 공격을 수행했다. FRL은 러시아 벨고로드주 부근 국경 마을들을 점령했고, 러시아군과 교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10명의 러시아 군인들을 포로로 잡았으며 반크렘린 민병대원 2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셰베키노 지역 부근의 침입에 대해 “현지 급습과 정찰 작전”이라고 설명하면서 러시아 여권을 챙겼지만 “국경 경비원들은 도망쳤다. 그것을 보여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농담했다.


소치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전 피트니스 코치 출신으로 ‘카이사르’라는 별칭을 사용하는 안드로니코프는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반란으로 푸틴 대통령의 힘이 약해졌으며, 현 정권은 2024년 말을 넘기지 못하고 붕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군의 사기가 떨어지고 내부 균열이 커지고 있다”며 “돈 때문에 입대한 러시아 군인들이 돈을 받지 못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이오시프 스탈린처럼 23년 장기 집권으로 피해망상에 사로잡힌 푸틴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해선 ‘말이 아닌 무기’가 필요하다”면서 “약한 상대를 짓밟으려는 푸틴의 성향을 고려할 때 정치적 대화는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안드로니코프는 바그너그룹에 대해서도 “러시아의 가장 유능한 군사 장비였다. 나는 바흐무트에서 그들과 싸웠다. 그들은 거의 도시를 점령하는 데 성공했다. 그들의 퇴각은 러시아군의 사기를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그너의 해체는 전장에서 우크라이나의 전망을 높여준다”고 주장했다.


안드로니코프는 푸틴에 대해서도 “작고 비겁한 ‘범죄 소년’”이라면서 “푸틴은 적들을 공포에 떨게 하여 굴복시키려 했지만 무력에 직면할 때마다 후퇴했다”고 전했다.


또한 안드로니코프는 “그(푸틴)는 러시아 국민들을 타락시키고 그들(러시아 국민)은 어리석고 공격적으로 되었다”며 “그는 그들에게 진실보다는 서방 때문에 형편없이 살고 있다고 말한다. 그들의 열악한 생활 환경은 러시아의 도둑질과 마피아 정부의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푸틴은 23년간 집권한 후 편집증적이고, 겁에 질려 말년의 스탈린처럼 커졌다”면서 “푸틴을 제거하는 유일한 방법은 무기를 사용하여 전복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드로니코프는 옵저버 인터뷰에서 자신을 ‘입헌 군주론자’라고 불렀다. 그는 윈스턴 처칠과 마가렛 대처를 존경한다고 말했고, FRL의 대원 중에는 좌파와 우파 관점을 가진 사람들 뿐만 아니라 현재 감옥에 있는 러시아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낙담한 지지자들도 포함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관영 언론들은 49세의 안드로니코프를 극단주의자이자 나치라고 비난했다. 현지 검찰은 그를 조국에 대한 반역죄를 포함한 범죄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자신의 민병대가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도움을 받아야만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했지만 FRL의 기갑 차량은 대부분 우크라이나에서 포획된 러시아군에서 압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리고진도 푸틴에게는 여전히 위협요인]


푸틴을 위협하는 또 하나의 요인이 있다. 바로 바그너그룹의 수장 프리고진이다. 물론 반란 5일 후 푸틴과 프리고진이 크렘린에서 비밀회동을 한 것이 확인되었지만, 이로써 두 사람 사이에 완전한 화해가 되었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지난 6월 29일 프리고진이 바그너 용병대 지휘관 35명이 함께 크렘린으로 가 푸틴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패스코프 대변인은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고 우리가 말할 수 있는 내용은 대통령이 6월24일 (무장반란) 사건과 용병대의 '우크라 특별군사작전' 내 활동에 대한 평가를 말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푸틴은 지휘관들의 설명을 들었으며, 이어 이들에게 전투 계속 참여의 옵션을 제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만남으로 푸틴과 프리고진 간 관계가 예전처럼 복원되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프리고진을 배신자라 부르면서 반란이 종결되었다고 큰소리쳤던 푸틴이 또다시 프리고진을 만나 협상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푸틴의 권위를 실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반응도 주목된다.


그렇기 때문에 바그너그룹은 반란이 종료되었지만, 이는 사화산이 아닌 휴화산이라는 점에서 푸틴에게는 또다른 위협이 될 수 있다. 이렇게 푸틴은 지금도 칼날 위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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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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