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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 부동산 시장, “예상보다 훨씬 더 심각” - 부동산업체 완커의 위량 회장, 중국 부동산 경기 비관적 - WSJ, “중국의 부동산 시장, 새로운 국면에 진입” - 시진핑 주석, 부동산 정책에서 손 떼야 살아날 수 있을 것
  • 기사등록 2023-07-04 12:3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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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주택시장 예상보다 훨씬 더 심각]


중국 경제의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는 부동산 시장이 예상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사실상 중국 경제 부활의 키를 쥐고 있는 부동산 시장 상황이 이렇게 심각하다면, 이는 당장 경기 진작을 위한 대규모 부양책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블룸버그는 3일(현지시간) “중국 내 매출 2위 부동산개발업체 완커(萬科·Vanke)가 중국 주택시장이 ‘예상보다 더 나쁘다’고 말했다”고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지난달 30일 진행된 완커의 주주총회 의사록에 따르면, 위량 회장은 지난 3월 중국의 주택시장 회복이 빠른 시일 안에 이루어질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에 대해 중립적인 평가를 한 바 있었는데, 이를 철회하면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완커의 위량 회장 발언이 이렇게 부정적으로 변화했다는 것은 부동산 개발업계의 우려를 그대로 표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사실 투기거래를 억제하려는 정책 당국은 가격 상승 둔화를 한편으로는 환영하고 있지만, 문제는 그러한 당국의 정책이 거시경제 모멘텀이 약화하는 시점과 맞물리면서 예상보다 깊은 침체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부동산 정보업체 중국부동산정보회사(CREIC)가 지난달 30일 공개한 자료를 인용해 “중국 100대 부동산 개발회사들의 월간 신규 주택 판매 금액이 작년 동기 대비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 5월 반등했으나 지난달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그런데 완커의 위량 회장은 구체적인 자료 출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신규와 기존 주택 모두에서 지난달 주택 조회율이 추가로 하락했으며, 이는 지난달 판매량이 낙관적이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지적한 것은 부동산 경기 회복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는 점에서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위량 회장은 “중국의 도시인구가 향후 10년간 7천만명 가까이 늘어나는 등 주택에 대한 장기수요는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노후 건물의 리모델링 수요도 크다”고 덧붙이면서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미래에도 절망적인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는 했다.


또한 JP모건체이스가 지난 2일 “중국이 비핵심 지역의 주택 매수 규제와 선금 조건을 일부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는 점도 부동산 경기가 일부 살아날 수도 있을 것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일각의 희망섞인 관측과는 달리 골드만삭스는 “미지급금과 정책 불확실성이 중국 부동산 업계에 지속해서 부담을 주는 가운데, 중국 하이일드 부동산 달러 채권의 디폴트(채무불이행)율이 앞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12월 디폴트율이 28%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금융완화 정책과 신규 주택 판매의 초기 반등에 힘입어 지난 2월 19%로 낮췄다가 최근 지난해 12월 수준으로 수정하는 등 중국 부동산 시장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WSJ, “중국의 부동산 시장, 새로운 국면에 진입”]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6월 30일(현지시간), “중국 부동산 시장은 공급이 늘어나면서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현상은 이미 취약한 경제에 새로운 위험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중국 부동산 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중국 정부에게는 매우 중요한 과제”라면서 “부동산 시장은 중국 경제의 1/4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며, 중국인들에게는 중요한 부의 원천이라는 점에서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지금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코로나 봉쇄 해제 이후 조금 살아날 듯 하다가 최근들어 상하이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판매가 감소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중국 시장에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으면서 신규 매물 수가 수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실제로 리서치 기관인 이하우스 차이나 연구소가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 항저우 등 13개 주요 도시에서 5월 기존 주택 매물 수가 지난해 12월보다 25% 증가했으며, 상하이에서는 82%, 우한에서는 7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증가는 일단 많은 사람들이 결혼, 출산, 이사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집을 팔아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경제활동의 정상화라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반면 그만큼 재정적 압박이 거세지고 있거나 시장에 대한 불신 때문에 상황의 악화를 대비해 집을 매물로 내놓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문제는 너무 많은 주택 소유자가 동시에 부동산을 처분하려고 하면 공급 과잉 우려가 가중되고 중국 주택 가격에 새로운 하락 압력이 가해져, 경제에 대한 취약한 신뢰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존스 랑 라살의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인 브루스 팡은 WSJ에 “주택의 공급 과잉 현상은 가격에 부담을 주게 될 것”이라며 “자칫 주택가격이 바닥을 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게 되면 정말 심각한 사회현상들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주택가격 하락이 아직까지는 중국 전체로 확산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인 제갈닷컴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중국 주요 100개 도시의 평균 기존 주택 가격은 0.7% 하락했다. 미국에서는 2008년 주택 경기 침체 이후 3년 동안 주택 가격이 14% 하락했었다.


중국 지방정부는 급격한 주택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지난 한 해 동안 개발업체의 급격한 할인을 금지하는 등 가격 하락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로 주택 가격 하락을 어느 수준까지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지금 중국에서는 가격을 생각보다 더 많은 수준으로 낮춰도 정작 구매자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메물은 쌓이는데 거래는 거의 없는 그런 상황이 지금 중국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전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다.


실제로 금융 데이터 제공업체 Wind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월 30개 주요 도시의 신규 주택 판매량은 2019년 수준 이상으로 증가했지만 5월에는 2019년의 약 77% 수준으로 떨어졌다.


투자은행 노무라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의 4대 부동산 시장으로 꼽히는 도시들, 곧 상하이, 베이징, 선전, 광저우의 수요 수준이 특히 우려스럽다고 말한다. 외국인의 이탈과 오랜 인구학적 문제가 심화되면서 2022년부터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인구 감소가 기록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동산 리서치 회사인 중국 인덱스 아카데미의 데이터에 따르면, 100대 도시의 기존 주택 평균 가격의 전월 대비 하락세가 2월 이후 가속화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 당국은 주택 수요를 촉진하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모기지 금리를 낮추고 개발업체에 대한 자금 규제도 완화했다. 또한 정책 입안자들은 수요를 촉진하기 위해 중국 대부분의 도시에 대한 구매 한도를 폐지하는 계획도 고려하고 있다.


[과연 중국의 부동산 부양책이 성공할 수 있을까?]


중국의 부동산 경기는 반드시 살려내야 한다. 그래야 중국 경제 성장도 견인할 수 있기 떄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부동산 경기 부양책은 시진핑 주석의 공산당 정책 이념과 번번이 배치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사실 지금의 부동산 경기 악화의 일차적 책임은 시진핑 주석에게 있다. 이미 언급했지만 중국인에게 있어 부동산은 부를 축적하는 주요 수단이다. 이는 세계 공통의 개념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진핑의 공동부유 정책은 이러한 인식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데서 출발한다. 부동산은 소유가 아닌 단순한 주거의 개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부동산을 통해 부를 축적하는 행위는 근절시켜야 한다는 것이 시진핑의 확고한 생각이다.


그러한 시진핑의 생각을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결국 이런 사단이 난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시진핑의 생각은 아직도 바뀌지 않았다. 물론 경제 위기가 너무 심각하다 보니 어느 정도 완화해 주려고 하고 있지만 눈치빠른 중국인들은 아직도 시진핑의 생각이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부동산에 대해 머뭇거리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진핑의 부동산 정책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일어선 이가 바로 중국의 저명한 경제 전문가 우샤오보다. 그는 지난 6월 2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글을 올려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분양가 상한제 철폐 등 규제를 풀어야 부동산 시장을 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이 회복돼야 내수가 살아날 수 있으며 내수 부진의 구조적인 요인은 부동산 침체”라며 “부동산 산업은 지방정부와 은행을 포함해 수많은 기관·기업이 연관된 거대한 산업 사슬이자, 1억명 이상의 종사자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 규제 이후 지난 3년간 집값이 급락해 수십조위안(수천조원)이 증발했다”며 “작년 11월 당국이 부동산 부양 정책을 내놨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우사오보는 “부동산에 대한 믿음이 없어 매수세가 실종되고, 부동산 개발업계가 총체적인 붕괴 위기에 몰린 것은 사상 초유의 상황”이라며 “당국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샤오보도 지적했지만 한마디로 시진핑의 중국 공산당이 부동산 시장을 쥐락펴락하려는 그 욕심을 버린다면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다시 살아날 수 있다. 다시말해 시진핑이 부동산 정책에서 손을 떼면 시장도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단순한 해법을 중국 지도부만 모르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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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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