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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카운트다운 들어간 푸틴의 종말 - 크렘린의 이너써클에게도 버림받는 푸틴 - 딜레마에 빠진 푸틴, 제2반란 가능성 - 푸틴 몰락, 카운트다운은 시작됐다
  • 기사등록 2023-06-29 12: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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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너써클에게도 버림받는 푸틴]


바그너그룹의 프리고진에 의한 반란이 마무리되었지만 그 후폭풍은 이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향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젠 크렘린의 이너써클에서도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으며, 이로인해 권력의 공백이 생길 수도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의 종말도 시간문제라는 분석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은 수십 년 동안 러시아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 파벌을 관리하며,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어진 제국주의 비전을 뒷받침할 방대한 보안 장치를 구축하기 위해 자신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의 안보 참모들로 내각을 구성해 왔다”면서 “그러나 바그너의 반란 이후 푸틴의 이미지는 크게 훼손되었고, 심지어 리더로서의 약점까지 드러내면서 갈수록 궁지에 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물론 권력 내부의 핵심인사들은 위기를 감지하고 뭉치고 있기는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신뢰하락에 바그너의 반란까지 겹치면서 푸틴의 정치적 위상도 흔들리고 있으며 이에 따라 권력의 공백도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 WSJ의 진단이다.


문제는 푸틴이 그동안 법의 지배가 아닌, 충성과 공포에 근거해 러시아 엘리트들을 서로 경쟁하도록 하면서 지배해 왔는데, 그러한 지배체제가 오히려 지금의 위기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프리고진의 반란도 따지고 보면 푸틴이 키운 괴물이 주군에게 대든 사건이라 할 수 있는데, 그가 반란을 일으킨 직접적인 요인은 바로 푸틴이 애지중지 키워왔던 군부 핵심과의 충돌 때문이었다.


중요한 것은 푸틴이 그렇게 감싸왔던 러시아 군부 지도자들의 부패가 상상 이상으로 심각했고, 또 전장에서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무능했지만, 푸틴은 이들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서 지금의 사태를 불러왔다.


이러한 과정에 대해 2000년부터 2004년까지 푸틴의 총리를 지낸 미하일 카시아노프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엘리트들이 푸틴을 그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권위자가 아니라 이젠 약한 지도자로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우유부단한데다 난관에 부딪쳤을 때, 이를 헤쳐 나가는 능력 또한 전무한 지도자였음이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났다는 것이다.


사실 이번 프리고진의 반란 사태에 대해 누군가에게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푸틴은 그럴 생각도, 또 그렇게 할 능력도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을 비롯한 크렘린 핵심들은 이번 반란의 배후에 서방세계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 하고 있다. 이는 분명한 책임회피이고, 이번 사태에 대해 아무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회피적 발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러시아는 지금 크렘린궁의 핵심 이너서클마저도 혼돈의 상태에 빠져 있고, 서로 눈치만 보고 있으며, 그러면서도 분란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WSJ의 분석이다.


[딜레마에 빠진 푸틴, 제2반란 가능성]


WSJ은 27일(현지시간)에도 “프리고진이 반란을 시도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푸틴 대통령이 갈수록 위험해지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면서 “푸틴의 우크라이나 전략은 자신이 여론에 크게 좌우되는 서방 민주국가 지도자들보다 장기전쟁을 더 잘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바그너 그룹의 반란으로 러시아 독재자 역시 전쟁의 수렁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이 드러났다”는 것이 WSJ의 설명이다.


푸틴은 과거 서방 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주의 체제의 권력 불안정성에 대한 경멸감을 감추지 않았었다. 특히 미국과 유럽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를 감수하지 못할 것으로 확신했다. 그런데 이러한 푸틴의 생각은 모두 빗나갔다. 현재까지 서방국들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러시아 예상보다 강력하게 유지되고 있고, 각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지지 여론도 오히려 강해졌다.


이에 대해 프랑스의 전략연구재단 자문관인 프랑스와 에이스부르는 “푸틴은 최소한 다음 미국 대통령 선거 때까지 장기전을 펼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그런데 지난 주말 오판이었음이 밝혀졌다. 서방보다 러시아가 먼저 무너질 확률이 크다”고 말했다.


문제는 푸틴이 전쟁을 끝내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유지한 채 휴전하기도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지금 당장 휴전 협상이 시작된다 하더라도 러시아가 승기를 잡은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수세적 입장에서 협상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그 말은 곧 러시아가 이번 전쟁의 패자라는 입장에서 협상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프리고진도 지난달 “우리가 우크라이나를 전세계 모두가 아는 나라로 만들었다”면서 “우크라이나에 정당성을 부여했다”고 개탄하기도 했던 것이다.


푸틴이 바그너그룹을 키운 것은, 국내 정규군의 반란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정작 바그너그룹이 반란을 일으켰다. 반란으로 프리고진이 제외되더라도 전쟁이 길어지면 다른 엘리트들이 들고 일어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물론 푸틴이 아직도 군부와 보안세력의 지지를 얻고 있어서, 앞으로 상당 기간 권력을 지탱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부터의 푸틴은 과거의 푸틴이 아니다. 힘을 잃어버리고 권위도 사라져 버린 ‘털 빠진 사자’의 모습으로 근근히 권력을 이어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게 권력을 유지하는 것도 푸틴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푸틴의 주변에 있는 엘리트층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함일 것이다.


[푸틴 몰락, 카운트다운은 시작됐다]


이런 가운데 BBC는 28일(현지시간) “푸틴정권이 종말을 향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라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BBC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드리 예르막의 발언을 인용해 이렇게 전하면서 “바그너 반란과 크렘린궁의 전쟁 정당성에 대한 프리고진의 비난은 푸틴이 버틸 수 있는 가능성을 사라지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 대통령실의 미하일로 포돌야크 고문은 “러시아에서 권력을 잡으려는 여러 집단이 있다”면서 “푸틴 대통령이 구축한 하향식 권위주의 체제가 권력의 중심에서 거의 진공 상태에 가까운 공백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금 상황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참모총장을 푸틴이 해임할 것인가의 여부다. 이 두 사람의 해임은 프리고진의 핵심 요구사항이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고위관리는 “프리고진의 요구를 푸틴이 들어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그러면서 “프리고진을 결코 만만하게 봐서는 안된다”는 말도 했다.


[푸틴 이후를 준비하는 서방진영]


이런 상황에서 서방진영은 이미 푸틴 이후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5일(현지 시간) “러시아에 전례 없는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며 “모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미 CNN 등 4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푸틴의 권위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 공개적으로 표면화됐다”며 “분명한 것은 균열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목할 대목은 러시아 내부의 누군가가 푸틴의 권한과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직접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무장반란 사태가) 어디로 갈지 추측하기 어렵다. 우리는 아직 (이번 사태의) 마지막 장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23년간 장기 집권해온 ‘스트롱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실각설까지 거론되면서, 이번 반란이 러시아를 비롯해 국제질서에 큰 변화를 초래할 ‘티핑 포인트’(변곡점)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또 다른 편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에서 거론되던 ‘포스트 푸틴’ 체제에 대한 대응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블링컨 장관은 ‘푸틴 정권 붕괴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항상 모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직 크렘린궁 고문이던 세르게이 마르코프는 NYT에 “러시아 국민이 푸틴 대통령을 사랑한 이유가 국가의 견고함과 정치적 안정이었다”며 “이제 그런 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드러났다”고 했다. 렘추코프 편집자는 “푸틴 대통령 측근들이 내년 봄 대선에서 그에게 불출마를 권할 수 있다”고 봤다.


물론 지금 상황에서 푸틴 정권의 붕괴를 말한다는 것 자체가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부 장관도 “러시아 내 권력 투쟁이 끝나지 않았다”며 "러시아 내 다양한 행위자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푸틴정권이 예전같이 그렇게 강하지 않다는 것이고, 이는 조그마한 내부의 충돌에도 쉽게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까지 다다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푸틴의 미래를 불안하게 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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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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