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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대담해진 우크라, 러 순항미사일 드론으로 파괴 - 우크라 공격하려던 칼리브르-NK 순항 미사일, 되려 피격당해 - 크름반도 미사일 폭발 시점도 주목, 푸틴 전선 방문후 사흘만 - 동부 바흐무트도 우크라 다시 승기 잡아, 러군은 전력 감소
  • 기사등록 2023-03-22 12:33:06
  • 수정 2023-03-22 12:3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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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크름반도에서 러 미사일 파괴”]


러시아가 불법 점령중인 우크라이나의 남부 크름반도에서 철도로 수송중이던 러시아의 미사일이 폭발로 파괴됐다. 영국의 BBC는 20일(이하 현지 시각) “러시아가 점령한 크름반도 북부 도시 잔코이(Dzhankoi)시가 이날 드론 공격을 받았다”면서 “이로인해 러시아의 칼리브르-NK(함정용) 순항 미사일이 철도로 수송되던 중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도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명시적으로 공격의 배후를 자처하진 않았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국방부 주요정보국은 “칼리브르-NK 순항 미사일은 러시아 흑해 함대에서 사용하도록 설계된 미사일로, 사거리는 대지 버전은 2500㎞ 이상, 대함 버전은 375㎞ 이상”이라면서 “그동안 우크라이나 발전소와 민간 시설 등을 타격해 상당한 피해를 줬다”고 설명했다.


칼리브르-NK 순항 미사일은 1발 가격이 100만 달러(약 12억원)에 달한다. 속도는 비행 중에는 마하 0.8의 아음속이지만, 목표 근처에서 최대 마하 3 초음속으로 가속할 수 있다.


현재 상황을 볼 때, 우크라이나 당국이 러시아가 철도를 통해 자국을 공격할 수도 있는 미사일이 이동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를 폭파시킨 것이 아닌가 판단된다.


이에 대해 BBC는 “만약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확인된다면, 러시아가 크름 반도를 강제 병합한 2014년 이래 우크라이나군이 크름반도를 급습한 이례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성명에서 “이번 폭발은 러시아의 비무장화 과정을 돕고, 우크라이나 크름 반도의 점령 해제에 대비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BBC는 “러시아측이 추락한 드론의 파편으로 인해 부상당한 33세 남성이 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측이 열차로 운송중이던 미사일이 폭발했다는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크름 자치공화국 행정부의 올레그 크류츠코프 고문은 “환상에 젖은 광대들”이라며 “철도 및 기반 시설은 손상되지 않았고, 열차는 시간표대로 운행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근처에 군사 시설이 없다. 드론은 주거 지역에서 격추됐다. 드론 중 한 대는 학교 근처에서 격추됐고, 교육 시설과 숙박 시설 사이에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이번 공격으로 여러 건물에 불이 났고 전력망이 손상됐다”고 보도했다.


[계속 이어지는 크름반도에서의 폭발 사고]


크름반도에서는 지난해부터 의문의 폭발 사고가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16일에는 잔코이 지역 군부대의 임시 탄약고가 폭발했는데, 당시 화재는 주변 변전소로도 번졌고, 최소 민간인 2명이 다쳤으며 3000여명이 대피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국방부는 “사보타주 공작으로 군용 창고가 손상됐다”며 “다수 민간시설과 전력선, 발전소, 철로, 주거 건물이 부서졌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탄약고 폭발 배후에 우크라이나의 지원을 받은 이슬람 테러 단체가 있었다”고 밝혔다.


[크름반도 미사일 폭발 시점도 주목]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이번 폭발 사고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름반도 병합 9주년을 맞아, 크름반도 남부 항구도시 세바스토폴을 예고 없이 방문한지 사흘 만에 벌어졌다는 점이다.


푸틴 대통령은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 발부 다음날인 18일 육군 헬리콥터를 타고 마리우폴로 날아간 후, 주민들을 만나기 위해 직접 차를 운전해 재건된 아파트 블록을 찾았다. 19일에는 작년 5월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도네츠크주의 마리우폴도 방문했다. 푸틴 대통령이 교전 중인 돈바스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었다.


푸틴의 마리우폴 방문과 관련해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 고문인 미하일 포돌야크는 “범인은 항상 범죄 현장으로 돠돌아간다”면서 “마리우폴 가족 수천 명을 살해한 살인범은 도시의 폐허와 무덤을 감상하러 왔다”며 비꼬았다.


이렇게 푸틴이 마리우폴을 방문한 지 사흘만에 크름반도에 배치하려던 미사일이 운송 도중에 폭발되었다는 것은 우크라이나군의 사정권내에 있으면 푸틴도 언제든지 공격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어서 크렘린 당국은 움찔했을 것으로 보인다.


[맹활약중인 우크라의 자폭드론]


그런데 눈여겨봐야 할 것은 우크라이나군 자폭드론의 맹활약이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SU)은 지난 11일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자국 자폭드론이 러시아 탱크를 타격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뉴욕포스트가 13일 보도한 해당 영상은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하르키우 지역에서 촬영된 것으로, 드론 시점에서 보이는 장면이 담겼다. 이 영상에는 명랑한 분위기의 음악인 ‘미실루’(Misirlou)가 삽입됐다. 이 음악은 영화 ‘펄프픽션’ 등 여러 작품에 쓰였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영상을 보면, 원격으로 조종되는 드론이 하르키우의 황량한 도로를 지나는 러시아군 탱크를 포착하자마자 빠르게 방향을 바꿔 탱크를 추격한다. 탱크도 드론을 발견하고 속력을 높여 달아나려고 했으나 끝내 실패했다. 결국 드론이 탱크 가까이 접근한 뒤, 폭탄이 터졌고 순간 화면은 까맣게 변했다.


“우크라이나 드론 대 러시아 탱크”라는 제목이 붙은 이 영상에 대해 SSU는 “특수작전센터 소속 특수요원은 자폭 드론으로 점령군의 또 다른 탱크를 파괴했다”며 “러시아군은 탈출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완전히 승리할 때까지 계속해서 침략자를 파괴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뉴욕포스트는 “드론 공격을 받은 탱크가 러시아군 주력 탱크인 T-80BV 전차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해당 전차 한 대의 가격은 약 300만 달러(약 39억2000만원) 정도 된다.


[지금 동부전선은...]


한편, 금세기 사상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바흐무트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반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20일 “우크라이나 군대가 바흐무트 남서쪽에서 반격을 시작하여 포위된 도시로 가는 마지막 남은 보급로에서 러시아 군대를 밀어냈다”면서 “우크라이나 군대는 지금 한때 러시아의 바그너 용병들이 점령하고 있던 소금 광산 마을 중심에서 거의 4 마일 떨어진 이바노우스케 정착촌까지 진격해 들어가 점령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으로 바그너그룹 용병들은 바흐무트에 진주한 러시아군에게 보급로로 아주 중요해 '생명의 고속도로'라고 불리는 T0504 고속도로에서 더욱 멀리 밀려났다”면서 “러시아의 권위있는 군사블로거들조차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에 대해 러시아군의 저항능력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바흐무트와 가까운 시베르스키도네츠 운하 인근 지역에도 우크라이나군이 도착했다는 내용의 동영상이 현지 소셜미디어에 확산됐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전쟁연구소(ISW)는 “바흐무트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날로 강화되면서 러시아군이 바흐무트에서 주도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갈수록 불확실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바흐무트를 방어하는 우크라이나 군대를 포위하기 위해 몇 주 동안 단일 전투로는 최장 기간 동안 포위 공격을 시도해 왔다.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이 바흐무트에 지나치게 몰입하기보다는 전략적 철수를 권고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흐무트 사수를 외치면서 적극적 방어와 함께 반격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전황과 관련해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은 “이제까지는 바흐무트에서 러시아군이 주도권을 잡아왔지만, 러시아군의 공격능력이 소진되면서 앞으로의 전세는 우크라이나군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바흐무트에 이어 인근 도시 아우디이우카에서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군의 격렬한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어, 이 도시가 '제2의 바흐무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타우리야 군 사령부는 20일 “적이 꾸준히 아우디이우카 포위를 시도하고 있다”며 “아우디이우카가 곧 제2의 바흐무트가 될 수 있다는 영국 동료들의 말에 매우 동의한다”고 말했다.


앞서 영국 정보당국은 이날 트위터에 공개한 일일 정보분석 보고서에서 “러시아군이 아우디이우카 인근에서 최근 3주 사이 조금씩 이득을 봤다”면서 “(아우디이우카의) 상황은 더 큰 도시 바흐무트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아우디이우카는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도네츠크시에서 북쪽으로 13㎞ 떨어져 있으며,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보다는 약 60㎞ 남쪽이다.


최근 러시아는 매일 미사일 십수발을 쏟아부으며 아우디이우카를 초토화하고 있지만, 아우디이우카가 쉽게 함락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도시는 러시아군이 전면 침공하기 전부터 이미 강력한 요새가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은 “러시아군이 매우 심각한 손실을 입었다”면서 “러시아군은 3개 중대, 450명에 달하는 병사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러시아군의 희생자가 많은 것은 아직도 러시아군이 ‘인간 파도’식의 인해전술을 펼치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의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동부 공세가 상당히 둔화했고,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는 위치에 놓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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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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