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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남중국해 反中연대’ 격화, 뒤통수 맞은 중국 -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남중국해 反中연대’, 공동 대응 움직임 - 필리핀에 中견제 美軍기지 추가 2곳, 대만 방어력 강화 - 반중연대 선봉에 선 인도네시아, 중국 무시할 수 없어
  • 기사등록 2023-02-02 06:2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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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反中연대’, 공동 대응 움직임]


새해들면서 다시 남중국해가 뜨거워지고 있다. 중국의 위력적인 군사적 압박에 위협을 느낀 남중국해 연안의 국가들이 이른바 ‘反中연대’를 결성하며 공동대응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월 21일, “새해들어 군사력 증강으로 남중국해의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중경쟁이 치열한데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 사이에 자원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위기 또한 가속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SCMP는 이어 “중국은 남중국해를 포함한 인근 지역에 강력한 군사력을 투사하고 있으며, 미국 또한 새해에는 강력한 미군 전력을 포진시킬 것으로 보여 충돌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의 자원개발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갈등 역시 가속화될 것”이라 예상했다.


SCMP는 또한 “남중국해에서의 미군 자산 증가는 중국의 반발을 불러올 것”이라며 대표적인 국가로 필리핀을 지목했다.


[필리핀에 中견제 美軍기지 추가 2곳]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월 30일(현지 시간)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대만과 인접한 필리핀 루손섬 카가얀, 남서부 팔라완섬 등 필리핀 내 2곳의 미군 기지를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고 보도해 관심을 모았다. 이 내용은 한국 방문 후 1일 필리핀을 찾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을 통해 현지에서 공식 발표됐다.



이와 관련해 미 국무부 당국자는 “최근 몇 달 동안 필리핀의 여러 군 기지에서 미군의 활용 가능성을 평가하는 작업이 광범위하게 진행된 끝에 최소 2곳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중 필리핀 루손섬 최북단의 카가얀 지역은 대만 남부와 불과 약 43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전략적 요충지로 중국의 대만 침공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은 이곳에 순환 배치되는 병력을 주둔시킬 계획이다.


카가얀 지역에의 미군 주둔이 의미를 갖는 것은 지난달 미일 외교·국방장관 ‘2+2’ 회담에서 대만과 가까운 일본 남부 오키나와에 대함미사일과 드론으로 무장한 미군 해병연안연대(MLR)를 전진 배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필리핀의 최북단에 미군이 주둔하게 되면 중국의 대만 침공을 견제하기 위한 해안 상륙부대 주둔지와 군수 기지를 모두 갖추게 된다.


또한 남서부 팔라완섬 지역은 중국과 필리핀 간에 영유권 분쟁지역인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 군도)’ 바로 코 앞이다. 중국은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있지만 자신들이 실효 지배하는 스카버러 암초를 포함해 이 군도에 3곳의 군사 기지를 건설하고 필리핀 어민을 몰아내고 있다. 이렇게 중국의 남중국해 유린을 막는 전략적 요충지여서 이곳에 미군기지를 만드는 이유가 분명해진다.


이에 대해 미 전략국제연구소(CSIS)의 동남아시아 책임자 그레고리 폴링은 “대만이나 남중국해에서 위기가 발생할 때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중요한 합의”라고 평가했다.


1951년 미국과 동맹관계를 맺은 필리핀에는 최대 규모의 해외 미군기지 2곳이 있었으나 1991년 동맹관계를 해체하면서 미군기지가 철수했다. 미국은 2014년 안보협력 강화 합의(EDCA)에 따라 필리핀의 공군 기지 4곳과 육군 기지 1곳을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는 카가얀 등 루손섬 북부가 포함되지 않았다.


필리핀은 두테르테 전 대통령 시기에는 집권 내내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비판하고 중국을 중시했다. 그러나 지난해 마르코스 주니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필리핀과 미국의 관계가 개선됐다. 여기에는 중국의 필리핀에 대한 안보 위협이 커진 것이 작용했다.


시드니대학교 미국연구센터장 마이클 그린은 “이번 합의는 미국 및 일본을 크게 고무할 것이며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치를 대가가 클 것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친미 행보를 강화하는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대만은 필리핀 북부에서 40분 거리에 있다”며 필리핀 또한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의 당사자라는 뜻을 나타냈다.


기지 제공 외에도 양국은 안보, 경제 협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으며, 올해 미국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체결도 추진하는 등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반중연대 선봉에 선 인도네시아]


동남아시아 국가 중 반중연대의 깃발을 들고 흔드는 국가가 바로 인구(人口) 대국 인도네시아이다. 인도네시아가 남중국해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대한 본격적인 개발에 돌입하면서 중국과 외교적·물리적 격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웃한 베트남 등과 손을 잡고 공동 대응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1953년 남중국해를 혓바닥 모양으로 둘러싼 남해구단선(南海九段線)을 긋고, 남중국해 90% 이상의 해당 해역을 자국 영해(領海)라고 주장해왔다. 2000년 전 한(漢)나라 때부터 이 해역의 섬들을 관리해 왔다는 것이다.


중국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가 지난 2016년 구단선에 대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지만 중국의 공격적인 진출은 멈추지 않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도발적 행동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네시아는 이 수역에 대한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다른 동남아 국가들과도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면서 반중(反中) 전선을 만들어가고 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하순 응우옌쑤언푹 당시 베트남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최대 현안이었던 EEZ 확정 협상을 타결했다. 두 정상은 이와 함께 인도네시아 측 EEZ 안에 있는 나투나 제도 인근 대륙붕 ‘투나 블록’ 개발 프로젝트에도 최대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나투나 제도 인근 해역도 중국의 구단선 안에 들어가 있다. 이 제도는 중국의 하이난섬에서는 1500㎞, 인도네시아에서는 270㎞ 떨어져 있다.


나투나 제도 투나 블록에는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 약 1억배럴(원유 환산 기준) 이상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 지역 개발에 인도네시아가 총 30억달러(약 3조7000억원)를 투자해 이 지역 가스전을 개발하고, 2026년부터 이 천연가스를 베트남에 수출하기로 한 것이다.


양국은 지난 10여 년간 EEZ 범위를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심지어 군사적 충돌 일보 직전까지 갈 정도로 갈등이 심각했었다. 인도네시아는 나투나 제도 인근에서 조업하는 베트남 어선 수십척을 나포하고, 때론 어선들을 박살내기도 했다. 지난 2017년에는 인도네시아가 베트남 어선 5척 나포에 나서자 베트남 해군 함정들이 나서 구출하기도 했다.


그랬던 양국이 EEZ 협상을 타결하며 대륙붕 개발에 나섬에 따라 중국에 맞설 대항 세력으로서의 존재감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일본의 닛케이는 “인도네시아가 베트남과 EEZ 협상 타결로 중국 대응에 탄력을 받게 됐다”며 “인도네시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교훈 삼아 (중국의 도발 등) 남중국해에서의 예상치 못한 사태를 경계하고 대비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트남과 대 중국 공동전선을 펴기로 한 인도네시아는 남중국해 주변의 다른 동남아 국가들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필리핀과 해양 안보 강화를 위한 방위협력 협정에 서명했다. 양국은 테러 대응과 국경 관리 등 안보 분야는 물론 에너지, 해상 개발, 교육, 보건 등의 분야에서 5개년 계획을 세우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는 또한 말레이시아 및 브루나이와도 나투나 제도 인근 해역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추진하고 있다. 아마도 올 상반기 중에는 실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인도네시아군은 더불어 미국·일본·호주·인도 간 다자(多者) 안보협의체 ‘쿼드(Quad)’와 공동 군사훈련도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8월, 미군과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이 훈련은 매년 실시되는데 지난해 훈련은 역대 최대 규모였으며 영국, 캐나다, 파푸아뉴기니, 동티모르, 호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일본 등이 옵서버로 참여했다.


인도네시아가 이렇게 미군과의 대규모 훈련을 하게 된 배경에는 역시 중국의 구단선이 있다. SCMP도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대만 등은 그동안 중국 구단선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간의 EEZ협정에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나 인구 2억7300만명에 이르는 인도네시아를 함부로 무시할 수도 없다. 여기에 필리핀(1억1400만명)·베트남(9700만명)·태국(7200만명)과 연대하게 된다면 중국 입장이 난처해질 수 있어서다.


이렇게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중국과 본격적으로 거리두기를 하고 있으며, 아예 군사적 연대까지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은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업자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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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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