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8-05-01 17:57:42
기사수정


▲ -Robert Gallucci [C-Span Capture]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은 모호하며 실제로 이를 검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 핵 특사가 VOA를 통해 밝혔다. 


갈루치 전 특사는 30일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의 핵 실험장 폐쇄 결정은 ‘쇼’에 불과하다며, 1992년 남북 비핵화 선언에 포함된 ‘핵 재처리 시설과 우라늄 농축시설 금지’ 문구가 북한 비핵화의 로드맵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언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다정한 이미지로 묘사하고 있다며, 미국은 인권을 유린하는 국가와는 관계를 정상화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판문점 선언’에 대한 평가


과거 이런 상황들을 본 적이 있기는 하지만 확실히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남북한 뿐만이 아니라 미-북 관계 정상화로 향하는 매우 중요한 단계였다고 본다.


과거에도 이런 상황에 온 적이 있다. 

이런 상황이라는 건 비핵화와 관계 정상화를 하겠다는 ‘의도’를 담은 선언들을 이미 봤다는 것이다. 

과거 우리는 북한이 실제로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게 하는 검증 등의 세부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거기서부터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과거에 이런 상황이 있었느냐고 물어보면 대답은 ‘예’가 될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비핵화로 나아가는 조치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대답은 ‘예’일 수 있다. 


과거에 사로잡혀 잘 되지 않을 것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실수라고 생각한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이미지에 사로잡혀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 역시 과거로부터 교훈을 전혀 배우지 못한 것이다.


*판문점 선언에 북한의 비핵화가 아닌 한반도 비핵화라고 표기한 것에 대한 의견


북한이나 미국이 지금 말하는 한반도의 비핵화가 무슨 뜻인지 정확히 모르겠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뜻은 북한을 비핵화하는 의미여야 한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필수적인 핵 물질과 관련 시설들을 포기하는 것이다. 


핵 프로그램을 해체하는 과정을 밟아나가야 하는데 일부는 검증이 되겠지만 모든 사안들을 검증하기는 어렵다. 


북한이 핵무기와 핵 물질을 포기한다고 가정해보자. 

미국은 이를 원하겠지만 모든 걸 다 검증할 수는 없다. 

핵 물질은 매우 작다. 


북한이 자국 내에 ‘콜라 캔’이 없다고 말할 수 있지만 하나도 없는지 직접 확인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며 어떤 게 가능할지 알아봐야 한다고 본다.


*현실적인 목표를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핵 동결이나 제한에 두어야 하는지에 대해


목표가 동결이 돼야 한다고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동결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 모두에게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남아 있으라고 요구해왔다. 

북한에게도 같은 것을 요구해야 한다.


*북한은 폐기 계획을 밝힌 핵 실험장에 미국과 한국의 전문가들을 초청하는 것에 대해


이런 행동 역시 본 적이 있지만 긍정적인 조치라고 생각한다. 

저는 ‘쇼’에 그친다고 생각한다. 


핵 실험장에는 핵 실험 당시 사용하는 갱도들이 설치돼 있다. 

하지만 이런 시설들은 다시 지을 수 없는 것들이 아니다. 

불가역적인 게 아니라는 뜻이다. 


북한이 이런 행동에 나선 게 기쁘긴 하지만 이를 통해 너무 안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1992년 남북 비핵화 선언 언급 관련


1992년 남북 비핵화 선언은 한국과 미국에게 매우 중요한 문서이다. 

북한과 한국 모두 핵무기는 물론 핵 물질을 생산하는 역량을 제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재처리 시설과 우라늄 농축 기술 등을 말하는 것인데, 해당 선언과 1994년 제네바 합의를 북한에 상기시키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재처리 시설과 우라늄 농축 시설 둘 다 없다. 

북한 역시 같은 상황이 돼야 한다. 

북한은 현재 두 시설 모두 갖고 있다.


*존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의 ‘리비아 모델’ 방식에 대해


볼턴 보좌관이 사용한 단어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리비아의 지도자 무아마르 가다피에 생긴 일을 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과거에도 리비아 사례를 언급하며 핵무기를 포기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볼턴 보좌관이 정확히 원하는 비핵화 방식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리비아 식’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표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판문점 선언에는 확성기와 대북 전단 살포 금지 내용이 담겼는데, 한국만 양보한 것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한국이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생각한다. 

서로에게 공격적인 행동은 중단될 수 있다. 

양쪽이 같이 말이다. 


북한도 벌써 많은 양보를 했다고 생각한다. 

확성기와 대북 전단 살포가 중단되는 것은 괜찮다고 본다. 

이를 포기한다고 해서 한국의 안보가 크게 위협받는 것도 아니고 북한에게도 그리 큰 선물은 아니다. 

상징적인 측면이 크다고 본다.


*최근 김정은은 자상하고 귀여운 지도자라는 언론 보도들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북한 정권과 지도자가 따듯하고 다정하다는 이미지를 만든 데는 언론에 일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 문제를 오랫동안 봐온 사람들은 이 정권의 잔혹함을 잘 알고 있다. 


북한은 자국민의 인권을 심각하게 유린하고 있으며 정치범들은 가장 참혹하고 폐쇄적인 정권의 피해자들이다. 


이 점을 잘 인지하고 있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은 관계 정상화를 요구할 갓이다. 


정상화는 서로가 서로의 조건을 맞춰야 한다. 

미국은 이런 인권 유린 정책을 펼치는 국가와는 관계를 정상화하지 않는다. 


정전협정을 끝내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려는 사람들의 노력은 칭찬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북한 사람들이 처한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평화협정이 갖는 의미 역시 매우 적다고 본다.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406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장 추부길 편집장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기구독
교육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