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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모든 옵션 사라진 푸틴, “선택의 여지가 없다!” - 막다른 길에 내몰린 푸틴, 선택할 카드 사라져 - 푸틴, 전쟁 아닌 전쟁을 하는 장기전 노릴 것 - 우크라에 무기지원 확대하는 서방, 푸틴에게 최악의 상황
  • 기사등록 2023-01-14 06:4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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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길에 내몰린 푸틴]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의 패배가 사실상 확고해진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현재의 상황을 돌파해 나갈 수단이 고갈되면서 막다른 길로 내몰리고 있다.



미국의 의회전문매체 ‘더힐(The Hill)’은 12일(현지시간) “전쟁 개시 11개월여를 맞는 모스크바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려는 서방의 결의를 무너뜨릴 방책을 찾고 있지만 도저히 그러한 방도는 찾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푸틴이 전쟁 확대를 공공연하게 위협하고 있지만 그러한 선택 역시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미 우드로 윌슨 센터 케난 연구소의 러시아 전문가 조셉 드레센(Joseph Dresen)은 “러시아 정부가 기본적으로 우크라이나와 서방 지원국들 사이의 결속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수단을 찾으려 했지만 사실상 실패했다”면서 “지금 러시아의 상황이 좋지 않으며, 이런 상황 악화는 한동안 지속되는 것은 물론이고 날이 갈수록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힐은 이어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당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크게 저항하지 못하고 금방 항복할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항전 의지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지도력, 러시아군의 형편없는 실력에 맞닥뜨렸다”고 밝혔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이 신속하게 수백억 달러의 무기 및 인도지원에 나서면서 러시아는 갈수록 궁지에 몰리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길을 가로막고 동시에 사이버 공격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흔들었으며, 유럽을 향한 가스 동결과 모든 에너지 수급 방해 등의 압박을 가하면서 유럽을 ‘얼려 버리겠다’고 위협함으로써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려는 미국 및 유럽 사회의 결의를 약화시키려 했지만, 국제사회가 사이버 안보를 강화하고 에너지 수입원을 교체하거나 경제적 제재를 가하는 등 집단적으로 맞대응하면서 푸틴이 수세에 몰리고 있다고 더힐은 밝혔다.


실제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 11일 “우리는 언제까지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해왔다”면서 “동맹국 및 협력국들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단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역전 카드를 모두 상실한 푸틴]


더힐은 그러면서 러시아 정부가 당초 1주일 이내에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전쟁이 320일을 넘으면서 러시아 정부가 지금의 상황을 반전시킬 카드가 모두 사라졌다고 봤다.


미 애틀랜틱 카운슬의 러시아 전문가 브라이언 위트모어(Brian Whitmore)도 더힐에 “지금은 러시아가 달리 힘쓸 여력이 없다고 본다”면서 “러시아가 겨울에 유럽을 얼려버리겠다고 공언했지만 실패한 것이 분명하고, 또한 러시아는 서방의 지원 결의가 약해질 것을 기대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그런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러시아가 더욱 코너에 몰리는 것은 수십 년에 걸쳐 끈질기게 구축해온 서방의 경제 관계가 차단되고, 서방 내 정보망도 무력화됐다는 점이다.


위트모어는 이에 대해 “러시아가 무력 이외의 분야에서 힘을 쓸 수 있었던 것은 러시아가 금융시스템에 통합돼 있었기 때문이고, 또 서방의 정보망 내부에도 깊이 침투했기 때문인데, 제재로 인해 모든 것이 다 막히면서 러시아는 힘을 쓸 수 있는 여력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러시아는 그동안 허상 위에 서 있는 국가였다는 것이다. 서방과 손을 잡고 서방의 경제틀 안에 있다보니 강대국이라는 말도 들으면서 나름대로 대국을 유지해 올 수 있었는데, 서방과의 관계가 중단되다 보니 그 모든 러시아의 위상들이 사실은 서방의 시스템을 깔고 누려왔던 것임이 확인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비빌 언덕이 사라져 버린 러시아의 실체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의미다.


러시아의 대 유럽 에너지 위협도 마찬가지다. 러시아가 에너지 수출을 무기로 위협하면 유럽사회가 굴복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손해는 러시아가 보고 있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원유 수입을 금지하고, 러시아산 석유에 상한선을 부과하면서 러시아는 하루 1억7200만 달러를 손해보고 있다.


더더구나 EU가 다음 달에 제재를 추가하게 되면 손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핀란드의 에너지 및 맑은 공기 연구소가 11일 밝혔다. 연구소는 성명에서 “EU의 러시아 석유 금수는 유럽이 러시아에 대해 역공격을 하는 것으로 푸틴의 전쟁비용에 타격을 주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위트모어는 “러시아가 위기 상황을 만나 중국, 인도 등 강대국과 관계를 강화하는 것으로 대처하고 있으나 시간이 갈수록 이 나라들과 관계도 취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중국과 인도의 러시아 석유 수입으로 러시아 화석 연료 수출은 하루 6억8800만 달러에 달하지만 러시아와 두 나라 사이에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러시아가 국제적으로 외교적 소외를 당하고 있는데 그러한 사태가 자국들에게 밀려들지 못하도록 사실상의 거리두기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일례로 시진핑 중국주석은 지난 12월 말 푸틴과의 화상 회담에서 “국제정세가 복잡하고 매우 어렵다”면서 푸틴의 일체화된 선린관계 구축 주장에 거리를 두었다.


러시아의 사이버전 능력도 마찬가지다. 러시아의 사이버전은 악명이 높지만 여러 차례 공격을 당했던 서방이 지금은 대처할 수 있게 되면서 사실상 무력화됐다.


이에 대해 드레센은 “사이버 공격은 한 번 사용하면 전술을 노출시켜 어떻게 막을 수 있는지 알 수 있어서 다시 공격하기 어려워진다”면서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 능력은 예전만큼 힘있는 무기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전세 역전 시도하는 러시아]


이렇게 모든 면에서 수세에 몰린 러시아는 주력부대를 우크라이나 동부의 바흐무트라는 작은 지역에 집중하면서 그곳에서라도 승리하는 모습을 연출하려 하고 있다. 탈환당한 영토 일부라도 다시 차지해 지난해 가을의 대패배를 만회하려는 전략이다.


더힐은 지난 여름부터 전투가 지속돼온 바흐무트가 러시아군에 넘어가면 러시아는 도네츠크 지역에서 진격할 수 있겠지만 전쟁 흐름을 바꾸는 데는 역부족이라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우크라이나가 끈질기게 버티고 있어 러시아가 핵위협을 동원해도 병력을 다른 곳으로 투입하기 어려울 것으로 평가했다.


이에 대해 위트모어는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눈을 크게 뜨고 방심하지 말아야 하지만 러시아가 옛 소련의 다른 지역이든 어디든 새롭게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가 승리하면 푸틴이 끔찍한 일을 벌일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것은 우리가 그렇게 생각하길 바라는 푸틴의 의도”라 전제한 후, “푸틴이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건 신화에 불과하다는 것이 역사적 사실이다. 푸틴은 자기보다 우월한 상대 앞에서 거듭 물러섰다”고 지적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스티븐 파이퍼(Steven Pifer)도 “러시아 정부가 핵위협을 실행할 생각이 있다고 서방이 생각하도록 원하고, 또 그러한 생각이 서방을 지배하도록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파이퍼는 이어 “재래식 무기로 러시아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으며, 발트해 국가를 공격할 능력도 없다”면서 “러시아군 참모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충돌을 어떻게든 피하려 한다. 그렇기 떄문에 러시아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고 강조했다.


[푸틴, 전쟁 아닌 전쟁을 하는 장기전 노릴 것]


더힐은 그러면서 “푸틴이 새로운 재앙을 시도하기보다는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라고 정리했다. 다시 말해 지금 상황에서 러시아가 애당초 원하던 목표 달성은 물론이고, 최악의 국면으로 접어든 지금 상황의 반전을 꾀할 수 있는 어떠한 카드도 존재하지 않다보니 일단 휴전도 아니고 그렇다고 전쟁을 하는 것도 아닌 ‘휴전같은 전쟁’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초와 같은 대대적인 공세는 앞으로 러시아군이 하기 힘들 것이고, 지금 바흐무트 등에서 하는 식으로 아주 국부적 소모전을 치르는 방식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의미다. 그렇게 전쟁을 지속해야 푸틴이 러시아 국민들을 속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파이퍼는 “푸틴은 러시아 국민들에게 장기전을 각오하도록 시도하고 있으며, 장기전을 치르면서 시간이 지나면 유럽이 지칠 것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에 무기지원 확대하는 서방]


이렇게 러시아의 푸틴이 장기전을 획책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서방진영은 그동안 확전을 우려해 지원을 기피해 오던 ‘게임체인저’ 무기들의 지원을 본격화하기로 해 푸틴의 좌절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독일의 주력 전차인 레오파드 전차를 지원하기로 했고, 독일과 영국 등도 이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그것만으로도 러시아가 봄날의 대공세 계획을 주춤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다.


이렇게 우크라이나를 향한 서방세계의 군사적 지원은 날로 강화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푸틴의 꼼수 또한 통하지 않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상황은 푸틴에게 최악의 상황으로 흘러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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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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