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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푸틴의 핵무기 허세, “그는 지금 두렵다!” - ‘미국식 핵 선제타격’ 또 언급한 푸틴 - “푸틴의 과잉스러운 행동 자체가 불안하다는 메시지” - 러시아 국민들과 지도부로부터 팽 당할 위기에 처해 있는 푸틴
  • 기사등록 2022-12-12 13:3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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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핵 선제타격’ 또 언급한 푸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식 선제타격' 개념을 언급하면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과 관련한 위협을 이어갔다.


푸틴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열린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핵무기 사용 여부에 대해 질문을 받자, “미국은 선제타격의 개념을 갖고 있고, 무장해제 타격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자국 안보를 위한 미국의 이런 개념을 (러시아가) 채택하는 것을 생각해보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푸틴이 말한 ‘무장해제 타격’이란 “상대방이 보유한 핵무기 등 위협을 제거하거나 무력화하기 위해 선제적인 공격에 나서는 것”을 의미한다.


푸틴은 이어 “잠재적인 적이 선제타격의 개념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우리는 그렇지 않고 있다면, 이런 타국의 방어태세가 우리에게 어떤 위협을 미칠지 생각하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선제타격이란 지휘 시설 파괴를 의도하는 것으로 러시아의 순항미사일과 극초음속 시스템은 미국보다 더 현대적이고 더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CNN 방송은 “푸틴 대통령이 갈등 상황에서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는 않겠다는 러시아의 기존 독트린을 변경할 수 있음을 거듭 내비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푸틴의 핵무기 선제타격 발언, 우려하는 서방진영]


푸틴의 이러한 핵 선제타격 발언에 대해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노르웨이 공영방송 NRK 인터뷰에서 “자칫 잘못하면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이 나토와 러시아 사이 전면전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그는 이어 “확전으로 유럽의 더 많은 국가가 참전해야 하는 상황은 피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도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오펏 공군기지에서 열린 행사에서 푸틴 대통령을 겨냥해 “핵보유국은 도발적인 행동을 피하고 핵전쟁 및 핵무기 확산을 방지해야 하는 중대한 책임이 있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잔인하고 명분 없는 전쟁을 하는 가운데 전 세계는 푸틴의 무책임한 핵 위협을 목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푸틴은 왜 이렇게 강경발언을 할까?]


여기서 의문이 드는 것은 푸틴이 왜 이렇게 핵무기 선제타격이라는 과격한 발언까지 꺼내면서 위기를 조성하는 것일까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일주일여 동안에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인해 파괴된 크름대교를 찾고 곧바로 TV연설로 대중 앞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며, 곧이어 미국과의 포로교환, 크렘린 궁에서의 3시간에 걸친 회의, 샴페인을 들고 우크라이나를 계속 공격하겠다는 의지 피력, 그리고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특수군사적전이 잘 진행되고 있으며 모든 것이 안정적’이라 말하는 등 아주 바쁜 행보를 보였다”고 전했다.


푸틴의 이러한 행보는 사실 평상시와는 아주 다르게 지나치게 많은 일정과 또한 TV를 통한 외부노출을 하고 있다는 것이 NYT의 시각이다. 그렇다면 푸틴은 왜 이렇게 자신을 대대적으로 내보이는 행동을 하는 것일까?


NYT는 “푸틴이 지난 일주일여 동안에 말한 내용들은 대부분이 과거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고, 그 내용들은 사실 대부분이 거짓말이었다”면서 “우크라이나를 전혀 존중도 하지 않으면서 ‘우리는 합의에 도달해야 할 것’이라는 엉뚱한 발언도 했다”고 꼬집었다.


NYT는 이어 “푸틴의 이러한 과잉스러운 행동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라면서 “서방진영의 제재로 인해 경제는 침체에 빠졌고, 우크라이나와의 전투에서는 심각한 손상을 입고 있어 모든 것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하고, 자신이 아직도 러시아의 모든 것들을 통제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적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푸틴의 행동은 지난 11월 10일부터 20일까지 단 한번의 공개행사가 없었던 것과는 지극히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유럽 대학의 정치학 교수인 그리고리 골로소프는 “지금의 푸틴의 행동은 러시아 지배계층에 자신이 러시아의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이라면서 “푸틴이 말을 많이 한다는 것에 너무 신경쓸 필요가 없다. 내용 자체가 별로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푸틴의 실행 의지다. 푸틴은 사실 핵무기를 사용할 의사가 별로 없다.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은 다른 나라에도 피해를 입힐 수 있지만 그로인해 러시아 제국은 멸망의 길로 갈 수 있어서다. 그렇게 핵이라는 것은 공격용이 아닌 방어용이고, 또한 핵보유국끼리의 전쟁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한다.


그럼에도 푸틴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계속 설파하는 이유는 그만큼 자신이 불안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지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너무나도 많은 국력을 소비했다. 이젠 우크라이나를 향해 쏠 미사일도 부족하고 심지어 포탄도 동이 났다. 여기에 전쟁을 치를 육상병력마저 고갈되었다. 그러다보니 이젠 이란에서 드론과 미사일을 수입해올 처지가 되었고, 심지어 북한에게 손을 내밀 정도로 국방력이 완전 바닥난 상태다.


지난 9일(현지시간)에는 푸틴이 직접 “우크라이나와 싸우기 위해 소집된 30여만명의 병사들을 위한 군사장비와 입을 옷조차 공급하는데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영국의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이렇게 사실상 전쟁을 치를만한 여건도 안되고 전투상황도 밀리는 가운데 푸틴의 러시아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별로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으로서는 최대한 빨리 휴전을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푸틴이 지금 하는 일이 있다. 그 하나는 원래 핵탄두를 장착하도록 설계된 미사일에서 핵탄두를 빼고 일반 미사일 탄두로 개조한 후 우크라이나를 향해 발사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우크라이나에 위협을 가하면서 우크라이나인들로부터 휴전 협상이 거론되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핵전쟁을 거론하면서 유럽사회가 나서서 우크라이나에게 확전 위험성 때문에서라도 휴전협상에 나서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지금 푸틴이 핵무기를 통한 선제타격을 거론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떄문이다.


그런데 푸틴의 첫번째 노림수는 별로 효과가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미사일 포격으로 에너지 시설이 문제 생기더라도 반드시 이를 극복하고 승리의 길로 가겠다는 의지로 불타 오르고 있어서다.


남은 것은 두 번째 핵카드다. 그런데 이에 대해 독일의 올라프 숄츠총리는 8일(현지시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위협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핵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은 국제적 압력에 의해 감소됐다”고 말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일, 이같이 보도하면서 “숄츠 총리는 이날 푸틴 대통령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 단정적으로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푸틴의 핵무기 사용 철회는 자신의 중국 방문이 영향을 주었다”고 전했다. 이는 시진핑 주석이 푸틴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해 경고한 것이 푸틴이 핵무기 사용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한 것이다.


그러나 숄츠 총리 역시 자신의 입장에서만 말했다고 볼 수 있다. 핵무기 사용은 푸틴 혼자서 결정할 일이 아니다. 러시아의 지도부가 모두 합의해야 하는데 그들이 지금 푸틴의 행동을 제어하고 있다. 그들도 푸틴과 함께 죽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


[푸틴은 지금 불안하다!]


사실 푸틴은 지금 불안하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이미 실패했고, 그러한 후유증은 아직 본격화되지도 않았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0일(현지시간) “푸틴에 의해 강제징집되었다가 부상으로 고향으로 돌아가는 이들로 인해 푸틴의 러시아는 깊은 후유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전장에 파견되었다가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은 징집병사들이 고향에 돌아오면서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이러한 문제는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징집된 병사들의 사망 소식과 행방불명 소식들이 고향집에 전달되면 러시아는 엄청난 파국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 WP는 이와 관련해 “그들의 삶을 망친 것은 국가이기 떄문에 러시아인들은 국가를 향해 분노를 쏟아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어쩌면 러시아가 갑자기 모든 방송을 통해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선전 활동을 강화한 것도 이러한 국민적 분노를 누그려 뜨리기 위한 전술인지도 모른다.


또 하나, 푸틴이 갖는 두려움은 러시아의 핵심 지도부로부터 버림받는 것이다. 푸틴이 지금 지나치게 많은 일정을 소화하면서 아주 많은 말들을 쏟아내는 것도 이들을 안심시키려는 선전선동 전략일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가 전쟁에서 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불식시키려는 푸틴의 오버액션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푸틴은 러시아 국민들로부터, 그리고 러시아의 지도부로부터도 팽 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러한 몸부림이 지금의 과잉스러운 푸틴의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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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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