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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핵훈련하는 러시아, 강력 경고한 미국 - 러, 美에 핵훈련 통보, 26일부터 시작할 듯 - 러시아, 핵훈련 기회에 실제 사용 가능성 촉각 - 러시아의 ‘더티밤’ 사용 가능성도 있어 주시중
  • 기사등록 2022-10-27 06:2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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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美에 핵훈련 통보]


러시아가 이른바 '더티 밤'(dirty bomb·방사능 물질이 든 재래식 폭탄)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러시아가 미국에 대규모 핵전쟁 훈련인 '그롬'(Grom·우뢰)을 실시하겠다고 통보했다.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러시아로부터 그롬 훈련에 대한 통보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통지를 받았다”면서 “이전에 강조한 대로 이는 러시아가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일상적 훈련”이라고 말했다.


패트릭 라이더 대변인은 이어 “러시아는 투명하게 공지를 해야 하는 군비통제 의무를 따르고 있다”면서 “현시점에서 이 이상 더 제공할 정보는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매년 10월 말 그롬 훈련을 하고 있으며 올해 훈련 일정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CBS 방송은 “러시아는 매년 이맘때쯤 그롬 훈련을 해 미국 관계자들은 몇 주 전부터 훈련 통지를 기다려왔지만 최근에야 통지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이번 훈련이 핵미사일을 포함할 가능성이 있으며, 26일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정례적 핵훈련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이번 훈련이 연례 훈련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번 훈련에도 사실상 핵전쟁을 벌이려는 러시아의 의도가 숨겨져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러시아가 과거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전례가 있어서 이번에도 혹시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할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신(新)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 따라 미국에 사전에 통보해야 하는 사항”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핵훈련 기회에 실제 사용 가능성 촉각]


또 하나, 미국이 러시아의 핵훈련에 관해 주목하는 점은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를 상대로 핵무기 사용 위협 발언을 해온 러시아가 핵 연습에 들어가면서 군사훈련을 핑계로 핵무기를 이동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물론 미국이나 나토당국은 러시아가 실제로 핵무기를 사용하려 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보다 언제든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기회로 이번 훈련을 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라이더 대변인은 “나토는 군 준비태세를 변경하지 않았으며 현 시점에서 전략 태세를 바꿀 어떤 필요성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 백악관은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증거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더티 밤’ 사용 가능성은?]


미국 정부가 또 하나 러시아의 핵훈련을 주시하는 가장 중요한 이슈는 러시아의 ‘더티 밤’ 사용 가능성이다. 러시아는 연일 우크라이나에 의한 '더티 밤' 사용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를 부인하는 서방의 입장을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더티밤은 재래식 폭탄에 방사성 물질을 결합한 무기로, 핵폭발과 같은 파괴적인 위력은 없지만 광범위한 지역을 방사능으로 오염시킬 수 있다. 따라서 군사적 목표물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공포를 조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 테러리스트를 위한 무기로 불려진다.


러시아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진영은 이를 전형적인 깃발전략(위장)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시말해 러시아는 지금 우크라이나가 더티밤을 쓸 것이라며 떠들어대고 있지만 사실 러시아가 이를 사용하기 위한 연막전술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면서도 이러한 깃발전략을 종종 사용해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의한 더티밤 사용 가능성을 제기하자 우크라이나측은 즉각 러시아의 주장을 일축하면서 유엔 사찰단에게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25일(현지시간) “유엔 핵감시 사찰단이 우크라이나에 도착해 더티밤 사용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을 증명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이렇게 우크라이나의 더티밤 사용 가능성을 주장하는 배경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그 하나는 지난 2월의 전쟁 개시때부터 러시아가 주장해 왔던 ‘우크라이나의 화학무기 공장 존재’와 연계해 우크라이나가 불법적으로 화학무기를 러시아군을 향해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변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명분을 다시 확인하려 한다는 의미다.


또 하나는 러시아가 실제 더티밤을 사용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를 우크라이나군을 향해 사용하고도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가 사용한 것이고, 그러면서 러시아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우크라이나의 수작이라고 선전하려 한다는 것이다.


CNN도 25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주장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에 더티밤을 만드는 화학무기 공장이 존재한다는 것을 선전하려 함과 동시에 더티밤이 만약 사용되었을 경우, 그것이 우크라이나에 의한 범행이라는 것을 덮어 씌우려 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 재차 경고한 미국·영국]


지금 미국이 러시아에 대해 특히 주목하는 것은 더티밤 사용 여부와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한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이른바 '더티 밤' 사용 가능성과 관련, “만약 전략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러시아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실수를 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영국의 벤 월러스 국방장관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더티밤을 사용할 것이라 말하지만 이를 구실로 러시아가 더티밤을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러시아는 거짓 주장을 하지 말라”고 엄중 경고했다.


월러스 장관은 이어 “우크라이나가 더티밤을 사용할 것이라는 거짓 선전으로 전쟁 확대의 구실로 삼아서는 안된다”면서 “푸틴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심각한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강조했다.


[핵훈련 진행 중인 나토군]


한편, 러시아의 핵위협이 계속 되는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지난 17일부터 미국의 B-52 장거리 폭격기와 전투기, 감시 및 급유기 등 60여대의 항공기들이 참가하는 '스테드패스트 눈'(Steadfast Noon) 연례 핵 훈련을 시작했다.


이 훈련은 원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부터 계획된 것이기는 하지만 러시아의 핵위협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열린다는 점에서 핵전쟁 발발시 대응이나 러시아에 대한 역공격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훈련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훈련에 대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우리의 핵 억지력이 효과적인지 확인하려는 연례 훈련을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유로 취소한다면 이것은 매우 옳지 않은 신호를 (러시아에) 보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나토는 이번 훈련 내용 자체를 일체 언론에 공개하지 않고 있고, 언론의 접근 자체를 전면 통제하고 있다. 그만큼 러시아의 핵위협에 대응하는 기밀 성격의 훈련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분명한 것은 이번 나토의 핵훈련 강도가 예상보다 높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한 대학 연설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핵 사용 시 (우리는) 군사적 면에서 강력한 대응으로 러시아군을 전멸(annihilated)시킬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도 (핵 사용에 대해) 엄포가 아니라고 했는데, EU와 회원국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엄포가 아님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보렐 대표의 이날 발언은 러시아 핵 위협에 대응하는 서방 지도자들 중 수위가 가장 높았다.


다만 보렐 고위대표는 러시아와 똑같이 핵무기로 대응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고, 다른 서방 지도자들 역시 핵무기 사용에는 선을 그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나토 국방장관회의 후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을 감행할 경우 심각한 후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은 매우 중요한 선을 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지난 12일 자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핵무기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해도 프랑스는 핵무기로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나토 회원국 중 핵무기 보유국은 미국·영국·프랑스 등 3개국이다.


서방의 군사전문가들도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한다고 해서 반드시 핵무기로 대응할 필요는 없다”면서 “러시아 군사시설을 미사일로 파괴하거나 우크라이나군에 더 치명적인 무기를 지원하는 방법 등을 통해 얼마든지 러시아를 초토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러시아의 핵위협에 서방진영은 똘똘 뭉치고 있다. 동시에 러시아를 향한 제재에도 유럽 각국의 여론은 아주 우호적이다. 반면 러시아내에서는 푸틴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비판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 이렇게 갈수록 푸틴은 선택의 여지가 점점 좁아드는 형국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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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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