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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에서 확산되는 反시진핑 움직임 - 중국내 시진핑 규탄 시위 확산, 브리지맨은 젊은이들의 아이콘 - 망명 엘리트들도 반 시진핑 목소리에 힘 보태 - 차이샤, "시진핑 10년은 경제적 퇴보와 이념 투쟁으로 점철된 기간"
  • 기사등록 2022-10-25 13: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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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역에서 反시진핑 움직임 확산]


시진핑 주석이 3연임을 확정하며 사실상 종신집권의 길로 들어선 가운데 중국과 세계에서 反시진핑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CNN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다리 현수막에 내걸렸던 ‘반(反)시진핑’ 메시지를 중국 젊은이들이 화장실 벽에 쓰거나 대학 캠퍼스에 대자보로 붙이면서 시진핑 규탄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CNN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다리 현수막에 내걸렸던 ‘반(反)시진핑’ 메시지를 중국 젊은이들이 화장실 벽에 쓰거나 대학 캠퍼스에 대자보로 붙이면서 시진핑 규탄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뉴스는 CNN 인터넷판의 머릿기사로 24일(현지시간) 아침까지 게시되고 있다.


CNN은 이어 “중국 동부 지역의 한 대학교에 다니는 레이번 우(가명)는 지역 내 화장실 벽에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그는 화장실 벽에 영어로 ‘제로 코로나 정책이 아닌 일상의 삶, 봉쇄가 아닌 자유, 거짓말이 아닌 품위, 퇴행이 아닌 개혁, 독재가 아닌 선거, 노예가 아닌 시민을 원한다’고 썼다”고 전했다. 그가 쓴 이 내용은 제20차 당대회를 앞둔 지난 13일 베이징 시내의 한 다리 난간에 걸린 현수막에 쓰였던 것과 같다.


CNN은 더불어 “당시 ‘펑리파’라 불린 남성이 현수막을 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중국 젊은이들은 다리에 현수막을 내걸었다고 해서 그를 ‘브리지맨(bridge man)’이라고 부르고 있다”면서 “톈안먼 민주화 시위 당시 진압군의 탱크 행렬을 맨 몸으로 막아선 ‘탱크맨’에 빗댄 별칭인데, 브리지맨은 최근 시진핑 규탄 시위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당국은 소셜미디어에서 관련 단어 검색 기능을 차단했으며, 이를 연상할 수 있는 모든 단어와 사진들까지도 곧바로 막고 있다.


CNN은 “레이번 우가 글귀 밑에 왕관을 쓴 곰돌이 푸를 그린 후, 그 위에 사선을 그었다”면서 “중국에서 푸는 시 주석을 풍자하는 캐릭터로 곧잘 사용되는데, 시 주석의 장기 집권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이번 우는 이어 “브리지 맨이 내세운 가치를 공유하고자 화장실에 영어로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며 “나는 중국 시민으로서 내 인생에 처음으로 옳은 일을 했다는 만족감을 느낀다. 시 주석은 중국을 나락으로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진핑 비판은 지금 베이징·상하이·선전 등 중국 주요 도시에서 화장실 벽면 등에 시 주석 지배 체제를 비판하는 문구 남기기 운동으로 확산하고 있다.


트위터·인스타그램 등 해외 소셜미디어엔 중국내에서 촬영한 ‘반(反)시진핑’ 관련 문구가 담긴 사진과 동영상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베이징에 있는 중국영화자료관 화장실 벽면엔 검정색으로 쓴 ‘반독재’ ‘반핵산(코로나 검사)’ 문구가 발견됐다.


또 당 대회 개막일인 16일 베이징 중심 도로 장안가(창안제)에서 자동차 경적 울리기 운동을 하자는 포스터도 등장했으며, 상하이·선전·광저우 등에서도 공공장소에서 유사한 문구가 발견됐다.


CNN은 “중국 남서부의 대학을 졸업한 천치앙도 같은 메시지를 화장실 칸막이 문에 적었다”면서 그는 “나는 중국을 사랑하는 것이지 공산당을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 화장실에 와서야 정치적 견해를 표현할 수 있는 이 나라의 현실이 슬프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지난 19일(현지시간) “3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중국 민주화 지지 인스타그램 계정인 '보이스CN(citizensdailycn)에 따르면 베이징 이외에 선전·상하이·광저우·홍콩 등 중국 내 7개 이상의 도시에서 몰래 시위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시진핑 국가주석에 반대하는 슬로건을 찍은 사진 또는 영상 20건을 받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들이 벌이는 시위는 대개가 ‘몰래 시위’인데 이는 인적이 뜸한 시간대에 화장실 내부에 스프레이로 구호를 적은 뒤 재빨리 달아나는 식으로 하는데, 중국의 경우 공공장소에서 시진핑 반대 의견을 얘기하거나, 특히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내건 시위를 하면 곧바로 체포돼 장기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이렇게 중국내에서 몰래시위가 확산되는 것은 오랫동안 억눌렸던 분노를 표출하는 수단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 밝혔다.


[해외로 확산되는 반 시진핑 움직임]


반 시진핑 움직임은 중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활발하게 퍼져 나가고 있다. CNN은 “외국에서 유학 중인 중국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골드스미스런던대학교에 다니는 졸리라는 유학생은 이른 아침 등교해 브리지맨의 메시지가 담긴 인쇄물을 학교 게시판에 붙였다. CNN은 “중국 당국의 탄압에도 젊은이들이 작지만 강한 불꽃처럼 맞서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반중공 활동 단체들은 중국 외 소셜미디어에 세계 각지 대학에서 촬영한 시 주석 통치 비판 문구를 올리고 있다. 또한 지난 16일(현지시간)에는 영국 맨체스터 중국 영사관 앞에서는 30여 명의 영국 거주 홍콩인과 중국계 영국인이 반중 시위를 벌이다 시위대 중 한 명이 집단 구타를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는 중국 정부를 대표하는 인물이 주재국 법 제도를 무시하고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이어서 문제가 됐다.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동영상을 보면, 영사관 직원 4명이 시위 중이던 남성 한 명을 영사관 담장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이후 4명이 더 가세해 총 8명이 이 남성을 주먹과 발로 무차별 폭행했다. 시위대는 이날 ‘하늘이 중국 공산당을 멸(滅)할 것(天滅中共)’이라고 적힌 깃발을 들고 시 주석의 제왕적 통치와 영구 집권 시도, 중국 공산당의 일당 독재 체제 등을 집중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는 사건 직후 “시위대가 총영사관 안전을 먼저 위협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영국 외교당국은 “이번 사건은 중국 영사관이 조직적으로 벌인 일”이라면서 “정시위안 중국 총영사가 직접 나서 시위대 폭행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사건 이후 중국 당국은 포털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폭행 사건에 대한 정보를 차단하는 것은 물론 자국민이 관련 정보에 접촉할 수 있는 통로를 철저히 사전에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망명 엘리트들도 반 시진핑 목소리]


이런 가운데 중국을 탈출해 망명한 인사들도 반시진핑 대열에 합류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7일(현지시간) 현재 미국에 머무는 차이샤 전 중앙 공산당 학교 교수, 경제학자 쉬천강, 역사학자 쑨페이동의 발언을 소개했다.


중국공산당의 이론을 가르치는 학교인 중앙당교의 교수를 맡았던 차이샤는 먼저 “국제사회가 중국을 '테러와 이념'으로 통치하는 전체주의 사회로 봐야 한다”면서 “후퇴의 시대가 왔다”고 밝혔다. 차이샤 교수는 이어 “지난 10년은 "경제적 퇴보와 이념 투쟁으로 점철된 기간”이라고 평가했다.


차이 전 교수는 그러면서 “시 주석과 같은 사람이 계속 중국을 이끌면 그 끝은 비참할 것”이라며 “이대로 둘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시 주석은 다른 지도자로 교체돼야 한다”고 NYT에 주장했다.


또한 '중국 개혁·발전의 기본 제도' 제하의 논문으로 2012년 중국 최고의 경제학상을 받았고, 현재는 미국 스탠퍼드 대학 연구원으로 합류한 경제학자 쉬천강은 “마오쩌둥 전 주석 사후 민간 기업이나 비정부기구가 살아나는 등 중국의 전체주의가 잠시 완화됐지만 시 주석이 집권한 다음 다시 득세해 지금은 당이 모든 것을 틀어쥐고 있다”고 비판했다.


NYT는 2013년 상하이 푸단 대학교에서 중국 현대사를 가르쳤던 역사학자 쑨페이동이 “시진핑의 전체주의는 인류에 바이러스이자 암”이라 주장했다고 전했다.


NYT는 이들의 반시진핑 흐름을 전하면서 “민간 기업과 여론의 다양성을 조금이나마 용인했던 중국이 이제는 단일한 이념과 한 명의 지도자만을 추종하는 체재로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비록 작은 불꽃이지만...]


사실 시진핑 1인 지배체제하에서 반시진핑 운동은 어찌보면 금방이라도 꺼질 것같은 작은 불꽃 하나일지도 모른다. CNN은 이와 관련해 런던대학교 게시판에 붙어있는 이른바 ‘브리지맨(Bridge Man) 사진이 들어있는 포스터를 소개하면서 빨간색으로 인쇄된 중국어 문장을 소개했다.


“이 한 사람의 용기에 메아리가 없어서는 안된다.”


CNN은 이러한 움직임 자체가 중국을 향한 한줄기 빛이라 판단했다. 아직 그 힘은 너무나도 미약하지만 이러한 반 시진핑 분위기는 날로 확산되어 가면서 언젠가 중국을 뒤흔들 날이 올 수도 있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반시진핑 움직임은 해외의 중국인들을 중심으로 멀리 확산되어가고 있다. 이들의 움직임은 동시에 중국내 젊은이들에게도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CNN은 “많은 학생들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는 사실은 시진핑 10년 집권에 대한 분노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고 했다.


이들은 비록 소수이지만 희망을 가지고 있다. 우리 역시 이들을 적극 응원한다. 중국에 자유가 도래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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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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