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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다급해진 러시아, 최악상황 만나자 출구 모색 - 외교채널 통해 다급하게 휴전 추진하는 러시아 - 러시아의 속내, 휴전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 - 프랑스 마크롱, "휴전 조건은 우크라가 결정해야 한다"
  • 기사등록 2022-10-25 06:4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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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채널 통해 다급하게 휴전 추진하는 러시아]


러시아가 다급해졌다. 러시아군이 크름반도를 보호하기 위한 핵심 점령지였던 헤르손에서 전면 철수를 앞두고 있는데다가 겨울이 닥치게 되면 전장 상황이 더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최대의 위기를 맞은 러시아가 다급한 나머지 대대적인 외교전을 벌이면서 전쟁 종결을 시도하고 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23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미국, 영국, 프랑스, 튀르키예(터키) 국방장관 간 연쇄 전화 통화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또한 러시아 국방부가 이날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전화 통화를 통해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발표한 사실도 전했다.


러시아가 얼마나 다급한 상황인지는 러시아가 미국 국방장관과 전화통화를 한지 불과 사흘만에 또다시 통화를 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미-러 국방장관간 전화통화는 지난 21일, 5개월만에 성사된 바 있는데 또다시 러시아의 요청으로 전화통화를 하게 된 것이다. 물론 양 국방장관간 대화 내용에 대해 러시아는 공개하지 않았다.


반면 미국의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전화통화 후 “러시아가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어떤 명분에 대해서도 배격한다”면서 “러시아의 불법적이고 정당화될 수 없는 전쟁 중에 계속되는 소통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또한 미 국방부는 “이번 통화가 러시아가 후속 통화를 요청하면서 성사됐다”고 밝혔다.


이뿐 아니다. 미국 국방장관과 통화하기에 앞서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영국의 벤 월리스, 프랑스의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튀르키예의 훌루시 아카르 국방장관과 연쇄 통화를 했다.


이들과의 통화에서 쇼이구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 상황이 급속히 악화하면서 통제되지 않는 국면으로 향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분쟁지에 '더티밤(dirty bombs)'을 쓸까 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더티밤은 재래식 폭탄에 방사성 물질을 가득 채운 일종의 방사능 무기를 말하는 것으로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주로 러시아가 이를 사용해 왔다. 그런데 존재하지도 않은 사실을 러시아가 되려 주장한 것이다.


외신들도 이와 관련해 “러시아 국방부는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고, 더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속내, 휴전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


그런데 이렇게 미국을 포함한 4개 나라 국방장관과 러시아 국방장관이 회담한 배경에 대해 다른 나라들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으나 프랑스는 상당히 상세하게 공개를 해 지금 러시아가 처해있는 현실을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일단 르코르뉘 프랑스 국방장관은 쇼이구 장관과의 전화통화후 성명을 내고 “프랑스는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평화적 해결을 원한다는 뜻을 러시아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핵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갈등이 고조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면서 “우크라이나 국방장관과 곧 회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국방장관은 알 듯 모를 듯 러시아와의 대화 내용을 극히 일부만 공개를 했는데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평화회담을 한다면 그 시점과 조건은 우크라이나가 정할 일”이라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이 부당한 것이고 부풀려진 민족주의의 소산”이라 강조하면서 “서구가 러시아를 파괴하려 한다는 망상에 러시아가 사로잡혀 있다”고 비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한 “우크라이나 정부가 평화협상에 나설 시점을 택할 때 국제 사회가 함께 있을 것”이라고 분명히 못 박았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러시아가 만약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휴전을 원한다면 그 조건을 러시아가 제시할 것이 아니라 침략을 당한 우크라이니가 내 놓아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러시아는 더욱 곤혹스러워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마크롱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발언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러시아는 지금 전장 상황이 최악으로 몰리면서 어떤 방식으로든 휴전을 해야만 하는 막다른 길로 몰리고 있다. 그렇지 않고서는 ‘러시아의 전쟁 패배’라는 상황이 도래할 수밖에 없고 이 경우 러시아 국내상황은 푸틴정권의 유지가 어려워지면서 일대 혼란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쇼이구 장관은 미국을 비롯한 4개국 국방장관과의 전화회담에서 우크라이나의 더티밤 문제와 전쟁 확대시 핵무기 사용 문제들을 꺼내들면서 전쟁을 빨리 마무리해야 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전역이 전쟁 확대의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휴전이 성사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다.


[러시아가 이렇게 다급한 이유?]


그렇다면 러시아는 왜 이렇게 다급하게 휴전을 추진하는 것일까? 우선 러시아가 그동안 점령해 있었던 헤르손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서다. 영국 국방부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최근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밀려 러시아가 점령지에서 계엄령과 주민 대피령을 잇따라 내리는 가운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서 바지선을 이용해 임시교량을 만들어 대규모 병력을 드니프로강 이남으로 후퇴시킬 것”이라 분석했다.


영국 국방부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군이 파괴된 안토니우스키 대교 옆에 바지선으로 교량을 완공했다”며 “러시아군이 이런 방식으로 다리를 활용해야 할 상황에 놓인 것은 구소련 시절 이후 수십 년 만에 처음일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국방부는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교량 설치를 위한 군사 장비와 공병 인력의 상당량을 잃은 상태”라며 “헤르손의 드니프로강 도강(渡江) 지점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압박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헤르손을 지나는 드니프로강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다리인 안토니우스키 대교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러시아군이 점령한 남부 크름반도 등에서 헤르손 전선으로 물자를 보급하는 전략적 핵심 통로이기 때문이다. 길이는 1366m인데 이 다리를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7월부터 지속적으로 공격해 현재는 정상적 통행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문제는 드니프로강 북쪽에 주둔중인 러시아군이 남쪽으로 철수하려면 안토니우스키 대교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이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대교 밑에 바지선으로 임시 부교를 만들었다. 이는 러시아군이 대대적으로 철수를 해야 하는 상황을 지금 마주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만큼 전세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CNN도 23일(현지시간) “헤르손에 주둔중인 러시아군이 드니프로강 동쪽으로 대대적으로 철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더더욱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추운 겨울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러시아군은 겨울을 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당장 군인들이 잠을 잘 숙소부터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다 전투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물품조차 전무한 상황이다.


▲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22일(현지시간) SNS에 올라온 영상들의 분석을 통해 “새로 동원된 러시아군인들이 어떠한 장비도, 탄약도, 보급품도, 명령도 없이 개처럼 내던져졌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22일(현지시간) SNS에 올라온 영상들의 분석을 통해 “새로 동원된 러시아군인들이 어떠한 장비도, 탄약도, 보급품도, 명령도 없이 개처럼 내던져졌다”면서 “밤이 되면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잠 잘 곳도 없는데, 땅을 팔 삽조차 보급되지 않아 맨손으로 땅을 파서 구덩이를 만든 다음 억지로 잠을 청하는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전쟁에 투입된 병사들이 가족들이 낸 군복값으로 옷을 입어야 했고, 하루에 두 번 주는 음식으로 겨우 살아간다”면서 “현재 자신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전투를 하라는 명령도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러시아군의 현실이 이러한 반면 우크라이나군에 대해서는 서방진영의 지원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영국은 우크라이나군에 겨울용 피복 2만5000벌을 전달하기로 했으며, 캐나다와 에스토니아 정부 등도 방한복과 방한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국제 구호기구는 발전기를 지원할 예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러시아군은 올 겨울 고전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렇게 되면 러시아가 현재 점령중인 4개 지역 방어는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이들 4개 지역중 한 두 개라도 러시아가 전면 후퇴를 하게 된다면 당장 푸틴의 지위가 흔들리게 될 것이고, ‘러시아의 패배’라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처지로 몰리게 될 것이다.


그래서 러시아가 다급해진 것이고, 현재 상황에서 동결하는 방식으로 휴전을 요청하고 있지만 마크롱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휴전 조건을 우크라이나가 정해야 한다는 원칙론 때문에 러시아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져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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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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