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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러 미사일 보복 이후 푸틴이 예상하지 못했던 2가지 - 러 미사일 보복 이후 서방진영 결속, 무기지원 늘어 - '피의 보복' 이후 우크라군은 남부에서 더 진격 - 러 미사일 보복으로 러시아군 실체만 더 드러나
  • 기사등록 2022-10-14 06:36:18
  • 수정 2022-10-14 06:5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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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풍 분 푸틴의 미사일 보복]


지난 8일(현지시간)의 크름대교 폭발사건 이후 이에 대한 보복차원에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대량의 미사일 보복을 나흘째 실시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러시아가 전혀 의도하지 않은 역풍이 불면서 러시아가 당황해 하고 있다.


일단 유엔총회에서는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불법적 병합 시도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찬성 143표, 반대 5표, 기권 35표의 압도적 찬성으로 채택해 국제사회에서 러시아가 완전 고립되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유엔총회는 지난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모두 4건의 반(反)러시아 결의안을 통과시켰는데, 이번 결의는 그중 가장 많은 회원국의 지지를 받았다. 반대한 국가는 러시아와 북한, 벨라루스, 니카라과, 시리아만뿐이었다. 반면 러시아의 우방국이라 할 수 있는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은 기권했다. 이렇게 이번 유엔총회의 러시아 비판 결의안은 느슨해졌던 서방진영을 다시 재정비하고 결속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서방 주요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무기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BBC가 13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의하면, 영국 국방부가 “미국의 첨단지대공미사일체계(나삼스, NASAMS)와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중거리 공대공미사일(암람, AMRAAM)이 수주 안에 우크라이나에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영국이 처음으로 제공하는 중거리 공대공미사일(AMRAAM)은 순항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는 로켓이다.


앞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미사일과 항공기를 모두 방어할 수 있는 NASAMS 2기를 서둘러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지난 4일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6억2500만 달러(약 8900억원) 규모의 무기를 추가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바이든 정부 들어 22번째 안보 지원으로, 바이든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군사 지원 규모는 175억 달러(약 24조9900억원)로 늘어났다.


BBC는 “프랑스도 몇 주 안에 레이더와 방공 시스템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캐나다는 위성통신, 드론 카메라, 동복 등 4천700만 캐나다달러(약 485억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네덜란드 또한 1천500만 유로(약 209억원) 규모의 대공미사일 추가 지원을 결정했으며, 독일은 이번 미사일 공격 이후 기존에 약속한 방공무기체계 IRIS-T SLM 4기 중 1기를 먼저 보냈다”고 BBC는 전했다.


이러한 대규모 군사지원 외에도 13일까지 열리는 나토 국방장관회의 이후 군사 지원 방안이 더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적으로 나토가 직접 1만 5천명 이상의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군사훈련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훈련대상의 규모는 4만5천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도 2027년까지 100억∼120억 유로(약 13조8천억∼16조7천억원) 규모로 확대한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투입한 액수는 26억 유로(3조6천억원)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서방세계의 대응이 푸틴이 우크라이나애 대한 대대적인 미사일 보복공격을 단행한 직후 들불처럼 지원 흐름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푸틴이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첫 번째 움직임이다.


사실 푸틴이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내놓으면서 우크라이나를 위협할 때는 아마도 유럽국가들이 위축될 것을 기대했을지 모르나 실제로 나타난 반응은 정반대다. 전 세계에서 전쟁범죄를 저지르는 러시아 푸틴에 대한 비난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며, 오히려 서방진영의 단결력도 높아지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흐름은 미국의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발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러시아의 최근 미사일 공격으로 '악의와 잔혹성'이 드러났다”면서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확보하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며 지원 의지를 강조했다.


CNN은 이러한 서방진영의 군사지원 확대와 관련해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 직후 미국·독일 등이 우크라이나에 첨단 방공 시스템 지원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이번 공격으로 우크라이나군의 전투 의지를 키우고, 서방의 군사 장비 공급 속도를 높이는 ‘전략적 판단 오류’를 저질렀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군, 헤르손에서도 철수 시작]


러시아의 푸틴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사일 보복공격을 하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두 번째는 우크라이나군의 보복 공격 또한 더 강력해졌다는 점이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13일(현지시간) 영국정보당국의 발표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결국 헤르손에서도 철수하기 시작했다”면서 “10월초에 약 20km정도 후퇴한 바 있었는데 또다시 러시아군이 약 21km정도 후퇴했다”고 보도했다.


CNN도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대가 헤르손 남쪽 지역으로 계속 진격하면서 5개 지역을 해방시켰으며 최근에만 약 2400㎢를 탈환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우크라군의 진격이 의미가 있는 것은 푸틴이 우크라 점령지역의 합병을 발표한 핵심 지역이 바로 헤르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은 사실상 푸틴의 ‘피의 보복’을 뚫고 반격을 감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푸틴에게는 아주 뼈아프다고 할 수 있다. 다시말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에도 우크라군이 전혀 움츠려들지 않고 공세를 펼치면서 반전을 꾀하고 있어서다.


헤르손 지역만 우크라군이 진격하는 것이 아니다. 남부 자포리자주의 멜리토폴에서도 거센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또다시 드러난 러시아군의 실체]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우크라이나를 향한 푸틴의 보복공격에서 또다시 러시아 국방력의 실체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러시아군이 발사한 미사일과 공격용 드론 절반 이상이 우크라군의 구식 방어망으로도 격추되었다. 이는 러시아군의 무기조달 능력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준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병사가 사용한 휴대용 무기에 러시아 순항 미사일 2기가 추락한 사실이 전해지며 굴욕을 당하고 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 시각) 영상 연설을 통해 “오늘 러시아군이 발사한 미사일 28발 중 20발을 격추했다”며 “러시아군 순항 미사일 2기를 명중시킨 드미트리 슘스키 병사에게 경의를 표한다. 훌륭한 기술을 보여준 한 사람이 수십 명의 생명을 구해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언급한 슘스키 병사는 북동부 체르니히우 전선에서 싸우는 대공 미사일 소대 소속으로 전날 스팅어 미사일을 사용해 러시아군 크루즈 미사일 2기를 격추하는 데 성공했다. 스팅어는 미국의 대표적인 단거리 휴대용 대공미사일이며 어깨 위에 올려놓고 쏠 수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지난 9일에도 “러시아가 오늘 아침 우크라이나에 75기의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그중 41기가 격추됐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면서 대거 투입하고 있는 이란산 드론도 그 능력이 형편없는 것으로 속속 확인되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이번 러시아의 ‘피의 보복작전’에 투입된 이란산 드론 중 37대가 우크라이나 전역의 도심에 투입되었지만 대부분이 목표물을 공격하기도 전에 파괴되었다”면서 “드론이 우크라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러시아의 희망은 이미 사라져 버렸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영국 정보 당국에 따르면, 2400여대의 드론이 이란으로부터 수입되었는데 이 드론의 출력이 워낙 낮고 속도도 느려 우크라군이 파괴하기가 손쉽다”면서 “대공방어시스템까지 동원하지 않더라도 아주 작은 무기만으로도 격추할 수 있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실제로 우크라이나군은 기관총으로 이란산 드론 샤헤드(Shahed-136)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런 측면에서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최소 19명이 사망한 러시아의 미사일 및 드론 공격은 충격적이고 광범위했지만 현대전의 특징인 대규모 살상이 없었다는 점에서 치명적이지는 않았다”면서 “이로 인해 러시아군의 무기와 전쟁수행 능력에 대한 의문이 또다시 제기됐다”고 보도한 것이다.


특히 이번 러시아의 미사일 보복에 사용된 것들이 대부분 유도 기능이 없어 정확도가 떨어지는 재래식 미사일이라는 점에서 서방의 전문가들은 러시아 군대에서 정밀 미사일이 고갈되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순항 미사일과 탄도 미사일 등 폭격 정확도가 높은 무기를 많이 사용한 것과 대비된다.


그래서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군사전문지 제인스의 수석분석가인 리즈완 라맛은 “자원과 군수물자 면에서 러시아가 얼마나 궁핍한지 고려하면 러시아는 10일에 (우크라이나에서) 보여준 전투 템포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푸틴의 계산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는 우크라이나 전쟁, 그래서 푸틴은 이미 패배했다고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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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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