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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4-22 00:5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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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문제, 경합성이 낮고 배제성이 높은 클럽재 성격의 정규직 강제로는 해결 어렵다
–고부가가치 산업의 장벽에 들어가지 못하면 정규직이 평생 누리는 후생•행복 포기해야
–암묵지가 폐쇄적으로 형성되고, 가장 중요한 미래자본인 지식이 썩고, 산업 전반 도태도


PC방 자리와 일자리는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같을까?


우선 공통점을 살펴보자.

 둘 다 ‘자리’다. ‘자리’의 공급자는 자본을 들여 ‘피씨방’ 혹은 ‘기업’이라는 시스템을 구축해 ‘자리’를 마련한다.

그 자리는 이용자에게 효용이 있다.


피씨방의 자리는 이용자에게 재미를 주고 일자리는 이용자에게 돈을 준다.

이용자는 효용을 위해 자리의 대가를 지불한다.


피씨방 10시간에는 10,000원을 지불하고, 평일 편의점 10시간 풀타임 일급 약 80,000원을 위해서는 10시간의 근로를 지불한다.


다른 점은 무엇일까?

매우 다르다.

‘재미’가 없이는 살 수 있지만 ‘돈’이 없이는 살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일자리는 웬만하면 우리 모두가 가져야 할 자리다.

그러므로 국민의 근로안정성, 혹은 소득안정성은 높이는 게 좋다.


그 해결사가 공공이든 민간이든 지속 가능하게 해결하면 좋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자리가 클럽재가 되어서는 안된다.


클럽재는 경합성이 낮고 배제성이 높은 것을 말한다.


헬스클럽을 생각하면 쉽다.


▲ 헬스클럽은 경합성이 낮고 배제성이 높은 사례이다.


민간 헬스클럽은 가입자에 한해서 상대적으로 낮은 경합성의 운동기구를 제공한다.

반대로 비가입자는 운동기구 사용 자체가 불가능하다.

배제성이 높은 것이다.


자연상태에서 특정 기업의 일자리는 일반적으로 경합성이 높고 배제성이 낮다. 타자수를 예로 들어보자.

정규직 제도가 없으니 일자리는 유연하게 발생한다.

좋은 보수를 주는 기업의 타자수 자리는 경합성이 높을 것이고, 낮은 보수를 주는 기업의 그것은 경합성이 낮을 것이다.


타자를 빠르고 정확하게 치는 타자수는 원하는 높은 보수의 기업으로의 이직이 자유롭다.

배제성이 낮다.

이 상황에서, 낮은 보수를 주는 기업엔 타자를 상대적으로 느리고 부정확하게 치는 타자수만 남아서 기업 자체의 경쟁력이 낮아지고 도태된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상태는 근로자의 협상력이 낮아 기업에 의한 착취 위험성이 있다고 알려져있다.

이에 근로안정성 등을 위해 근로기준법이 있고, 그 규범 내에서 근로계약이 이루어진다.


개인의 행복에는 안정성이 매우 중요하기에, 이러한 개입은 어느정도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개입은 근로자의 협상력에 힘을 실어주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양측 계약 당사자가 모두 수긍할 수 있는 정당성을 보장해야 한다.


다시 말해 근로자 뿐 아니라, 기업의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근로자 없는 기업은 가능해도, 기업 없이는 근로자도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기업은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으나 개인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잘못된 개입의 피해는 개인이 입을 공산이 크다.


정규직 확대를 이야기해보자.

안정성을 높이고자 정규직 제도를 무차별적으로 확대하면 무슨 일이 일어나나?


앞서 말한 것처럼 일자리가 클럽재처럼 되어버린다.

경합성은 낮아지고 배제성은 높아진다.


한번 고부가가치 산업의 거대한 장벽에 들지 못하면, 평생 고소득자가 누리는 후생과 행복을 누리지 못한다.

일자리의 분절화가 발생하는 것이다.


좋은 헬스클럽에는 운동에 대한 의지와 지불의사가 높은 사람들이 유입되고, 이들은 더 좋은 기구와 트레이너의 도움으로 더욱 건강한 몸을 갖게 된다.


그럼 그 헬스클럽은 유명세를 타고 돈을 더 많이 벌고, 더 좋은 기구를 사서 배치하고, 더 유능한 트레이너를 고용한다.

선순환 구조가 작동하는 것이다.


반대로 영세한 헬스클럽엔 운동을 제대로 하고자 하는 사람이 점점 더 유입되지 않는다.

3달치 끊어 놓고 하루이틀 나오다 마는 사람들만 있어서 발전이 없다.

이것은 악순환 구조가 정착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일자리도 마찬가지다.

정규직을 강요하면, 좋은 일자리는 고부가가치 산업 취직자에 한해서 비경합적으로 제공된다.


그러면 기업 내부적으로는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외부적으로는 일자리 양극화가 강화된다.

내부적으로 생산성을 높일 방법이 제한되기 때문에, 애초에 채용시의 진입장벽을 높일 수 밖에 없고, 점점 폐쇄적이 된다.


장벽 내의 근로자에게는 자신의 인적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이직할 유인이 사라진다. 장벽 외의 근로자들은 장벽 내로 들어가기도 힘들어진다.


일자리 분절화는 눈앞의 문제다.

지금도 물론 매우 심각하다.


그러나 미래의 상황은 더욱 우려스러운 문제가 될 수 있다.

암묵지가 폐쇄적으로 형성되고, 사회 전반으로 퍼지지 않는다.


소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가장 중요한 자본인 지식이 고여서 썩거나, 효율적으로 사용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면 국가의 산업 전반이 도태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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