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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푸틴에게 치명타! 크름대교 폭발이 주는 의미 - 이미 기운 전황, 핵무기 사용 고심하는 푸틴 - 러시아 내부 및 군부에서의 균열 더 심해질 듯 - 크름대교는 푸틴의 상징, 다리 붕괴는 심각한 타격
  • 기사등록 2022-10-10 06:20:11
  • 수정 2022-10-10 06:3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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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름반도 생명줄, 크름대교 큰 폭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가 반드시 파괴해야 할 1순위로 꼽혀 왔던 크름대교(케르치해협 대교)가 8일 오전(현지시간) 트럭에서 폭탄이 터지고, 철도로 운송되던 유조차에 불이 옮겨붙어 폭발하면서 다리 일부가 붕괴되는 일이 발생했다.


▲ 영국의 더타임스(The Times)는 8일(현지시간) “이날 오전 6시 7분께 이 다리의 자동차 통행 부분을 지나던 화물열차에 실린 유조차에서 폭탄이 폭발했다”면서 “이로인해 다리가 불덩아리에 휨싸였고 최소 2곳의 콘크리트 강관이 무너졌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더타임스(The Times)는 8일(현지시간) “이날 오전 6시 7분께 이 다리의 자동차 통행 부분을 지나던 화물열차에 실린 유조차에서 폭탄이 폭발했다”면서 “이로인해 다리가 불덩어리에 휩싸였고, 최소 2곳의 콘크리트 강관이 무너졌다”고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건설한 이 다리가 대규모 폭발로 심각하게 손상되었는데, 이는 푸틴에 대해 상징적이고도 전략적 타격을 입혔다”고 전했다.


러시아 타스통신도 “다리의 일부분이 손상돼 부분적으로 붕괴됐다고 러시아 당국은 밝혔다”면서 “현재 크름대교를 건너는 양방향 차량 통행이 중단된 상태이며, 크름반도로 향하는 철도편의 운행이 당분간 모두 중단된다”고 전했다.


[당장 크름반도에 주는 영향은?]


일단 이러한 폭발사고에도 불구하고 부분적인 통행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외교부는 트위터를 통해 다리 일부가 붕괴는 되었지만 부분적으로 통행이 재개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번 크름반도의 폭발사고는 러시아에게 상당히 치명적인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크름반도에 군수물자 등을 공급하려는 러시아 측 계획에 당분간 차질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크름대교가 러시아 본토와 크름반도를 잇는 유일한 군사보급로이기는 하지만 이 다리가 없으면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 일부를 점령하고 우크라이나군과 교전중인 러시아군이 보급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와 관련해 더타임스는 “크름대교는 연간 1300만t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었는데, 이번 폭발로 구간이 수리되더라도 상당한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 내다봤다.


물론 크름대교가 아니더라도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주에서 아조프해로 이어지는 몰로치나 강 하구에 있는 항구도시 멜리토폴에 연결된 철도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고, 또 다른 항구들을 통해 해로로 보급하거나 항공편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남부 전선에 대한 보급을 지속하는 데 있어 크름대교를 통하는 것보다 안전성, 신뢰성, 수송 용량 등에서 상당한 격차가 생기는 것은 불가피하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또한 멜리토폴을 통과하는 우크라이나 남부 철도 등도 언제든지 공격받을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크름대교 폭발에 따른 손상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즉각 평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이 다리를 통한 통행에 지장이 생기면 우크라이나 남부에서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의 능력에 심대한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반응은?]


일단 크름반도 폭발사고를 대하는 우크라이나의 반응은 뜨겁다. BBC는 이날 “크름대교 폭발장면이 담긴 영상이 우크라이나 내에 들불처럼 퍼지고 있다”면서 “이는 지난 4월 러시아의 자존심이라 불렸던 모스크바함의 침몰과 비교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렉시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보좌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날 사고로 불타는 크름대교 모습과 할리우드 여배우 마릴린 먼로가 “대통령님, 생일 축하합니다”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합성한 영상을 올렸다. 이는 전날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70번째 생일이었음을 겨냥한 조롱으로 받아들여진다.


[누가 크름대교 폭발에 관여했을까?]


우크라이나는 올해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당한 후 크름대교를 파괴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시사해 왔지만 이번 폭발이 우크라이나 측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크름대교가 우크라이나가 통제하는 지역에서 190마일이나 떨어져 있어 현재 보유중인 무기로는 타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동안 시도 자체를 하지 않았었다.


그래서 우크라이나는 사고 책임을 인정하지 않지만 교량 파괴에 반색했고, 반면 러시아는 사고 조사를 마치기도 전에 우크라이나를 배후로 모는 분위기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이번 사건이 시작”이라며 “(러시아가 만든) 불법적인 것은 모두 파괴되어야 하며, (러시아가) 도적질한 모든 것은 우크라이나에 반환되어야 한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다만 포돌랴크 보좌관이나 군 모두 이번 사건이 우크라이나와 연관이 있다는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또한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 권력의 악명 높은 두 가지 상징, 모스크바함과 케르치대교(크름대교)가 추락했다”고 썼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크름대교에서 불탄 트럭이 러시아 남부에 등록된 차량이고, 크름대교까지 무사히 진입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사건의 배후에 누가 있는지 헷갈리게 만든다. 이런 점에서 우크라이나 공작원의 소행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르고 있어서 러시아 내부의 반푸틴 세력의 소행이 아닌가 하는 추정도 나온다. 그렇다면 당장 연방보안국(FSB)의 실패가 부각될 수도 있다.


[푸틴에게 미칠 영향은?]


이번 사건은 러시아와 푸틴 측에 상징적으로도 상당한 타격이다. 특히 크름대교 개통을 정치적으로 십분 이용해 온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70세 생일 바로 다음날 벌어진 이번 사건을 개인적인 모욕으로 여기면서 강력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푸틴의 명성에 치명타를 안긴 만큼 그를 회복할만한 강력한 대응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 2014년 푸틴은 크름반도를 합병한 후 곧바로 러시아 본토와 크름반도를 잇는 다리 건설에 나섰고, 2018년 5월 18일 이 다리의 개통식을 주재하면서 오렌지색 카마즈 트럭을 직접 몰아 다리를 건너는 이벤트를 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당시 푸틴은 이 다리를 건설하는 것이 제정 러시아 시절을 포함해 여러 시대에 걸쳐 꿈이었고, 1930년대, 1940년대, 1950년대 등에도 아이디어가 나왔으나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여러분들의 노고와 재능에 힘입어 기적이 성취됐다”고 개통의 역사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만큼 크름대교가 전략적·상징적으로 가치가 크기 때문에 러시아는 이 다리가 공격당할 경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폭격하겠다고 올해 6월 공언하기도 했다.


당장 크름반도 주민들의 불안을 어떻게 잠재우는가 하는 문제가 푸틴에게 닥친 첫 번째 숙제다. 이는 지난 8월의 크름반도 흑해공군기지 타격과는 비교할 수가 없을 정도로 주민들의 심리적 타격은 심각하다. 당장 크름반도내 생필품 수급에 어려움이 생겼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으로는 아무런 방해가 없을 경우, 크름대교 복구에 최소 한달 이상이 걸릴 것이기에 그동안 주민들의 동요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이번 크름대교 폭발사건이 우크라이나 남부지역에서의 러시아군 패퇴와 맞물려 크름반도까지 우크라이나가 장악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다. 이는 한마디로 푸틴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이다.


이에 대해 러시아의 타블로이드 신문인 코모소몰스카야 프라우다(Komsomolskaya Pravda)의 종군기자인 알렉산드로 코츠(Aleksandr Kots)는 “크름반도가 공격 당했다는 것은 남부 헤르손을 장악하려는 러시아의 계획을 무너뜨릴 수 있는 좋지 않은 징조”라면서 “우크라이나가 크름반도를 직접 공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보도했다.


러시아의 국영 RT도 “더이상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이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심각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래서 푸틴은 이런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서라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대적 공격을 해야만 한다. 물론 핵무기도 포함해서다. 문제는 그 어느 것 하나 만만치 않다는 데 있다. 이미 전세는 우크라이나에게로 넘어가 있다.


이에 대해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8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은 이미 하루키우와 리만, 헤르손에서 패배를 거듭하고 있어서 전황의 반전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교량은 수리할 수 있지만 이미 무너져버린 러시아군의 사기와 균열 확대는 또다른 차원의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CNN도 “(푸틴 입장에서) 실패를 인정하는 것은 이 단계에서 내키지 않는 일일테고, 더 큰 도박을 하는 것이 더 쉬운 길처럼 보일 수도 있다”며 “푸틴이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판을 더욱 키울 경우 우크라이나 침공 시도나 푸틴 정권 자체가 '완전한 붕괴'를 맞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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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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