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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핵무력 시위하는 러시아, 크렘린 내부는 혼돈상태 - 러시아, 핵장비 수송·북극해 핵실험 준비 - 갈수록 외통수로 몰리는 러시아 푸틴 - 푸틴, 핵무력 시위통해 서방은 우크라에서 손떼라 요구
  • 기사등록 2022-10-05 06:4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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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핵장비 수송·북극해 핵실험 준비]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수세에 몰리면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러시아가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 사용 의지를 드러낼 준비를 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영국 더 타임스(The Times)는 3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의 핵 장비 전담 부서의 열차가 우크라이나 전방을 향해 이동하는 모습이 지난 주말 사이 러시아 중부 지역에서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 더 타임스(The Times)는 3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의 핵 장비 전담 부서의 열차가 우크라이나 전방을 향해 이동하는 모습이 지난 주말 사이 러시아 중부 지역에서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이어 폴란드의 국방 전문 분석가인 콘라트 무시카(Konrad Muzyka)의 말을 인용해 “이 열차가 러시아 국방부에서 핵 장비와 그 유지·관리, 수송, 부대 배치를 담당하는 제12총국과 연계돼 있다”면서 “러시아가 (푸틴 대통령의 핵 경고와 관련해) 위세를 높이고 있다고 서방에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친러시아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인 리바르는 대형 화물열차가 신형 병력수송차와 장비를 싣고 이동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더타임스는 또한 한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남부와 접한 흑해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의지를 더 내비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타임스는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실제로 우크라이나에서 위력이 약한 전술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고 보기는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이 러시아의 무력시위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타임스는 “한편으로는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 의지를 더 선명하게 드러낼 핵실험을 계획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더타임스가 이렇게 보도한 것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회원국과 동맹국들에 러시아가 '지구 종말의 무기'라고 불리는 핵 어뢰 포세이돈을 실험할 계획을 하고 있다고 경고하는 첩보를 보냈다”는 것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에 대해 더 타임스는 “포세이돈을 탑재한 러시아 잠수함 K-329 벨고로드는 북극해를 향해 출항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신문 라레푸블리카(La Repubblica)도 이와 관련해 “러시아 북극해의 카라해(Kara Sea) 지역에서 실험이 임박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흐름과 관련해 핵 전문가인 앤드루 퍼터 레스터대 교수는 “핵잠수함은 단순한 수송 플랫폼이 아니라 다양한 전술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제12총국 열차의 경우에는 서방국가들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개입을 멈추라는 경고”라고 해석했다.


[갈수록 외통수로 몰리는 러시아 푸틴]


결국 러시아가 이렇게 핵무력시위까지 하게 된 것은 우크라이나 전황이 러시아에게 매우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계속해서 우크라이나군에 밀리고 있으며 이젠 군부에서 혼란의 조짐조차 보인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루한스크주로 향하는 관문 도시를 탈환한 데 이어 이번에는 남부 헤르손주 전선을 깊숙이 파고들며 러시아군 보급로 완전 차단을 목전에 두게 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도 전날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에 쳤던 방어선이 우크라이나 포병부대에 뚫렸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헤르손의 친러시아 행정부 수반인 블라디미르 살도는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드니프로강 서안 마을 두차니를 우크라이나군이 점령했다”고 말했다.


두차니는 기존 전선에서 약 30㎞ 남쪽에 있는 드니프로강 서안의 마을로, 우크라이나군은 이곳을 수복함으로써 헤르손주 내 드니프로강 서쪽에 주둔한 러시아군의 보급로 완전 차단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갔다.


현재 드니프로강 서쪽에 주둔한 러시아군은 적게는 수천 명에서 최대 2만5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여름부터 계속된 포격을 통해 드니프로강 교량과 철도 통행을 차단했고, 이에 따라 러시아군은 도하 선박에 보급을 의지해왔다. 그만큼 러시아군의 보급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가 올레 즈다노프는 “우리가 전선을 돌파했다는 것은 러시아군이 이미 공격 능력을 잃었고, 오늘이나 내일이면 방어 능력도 잃을 것이라는 뜻”이라며 “한 달간 보급로를 끊고, 전투 효율성을 억제하기 위한 우리의 작전으로 인해 러시아군이 식량과 연료, 탄약 모두 최소한의 보급으로 작동 중”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이에 대해 “이번 진격이 개전 이후 남부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이 거둔 가장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남부 전선은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대승을 거둔 동북부 전선과 달리 전선이 정체된 상태였다.


우크라이나군은 동부지역의 도네츠크주 병참 요충지 리만을 탈환한 후, 루한스크주 수복을 위해 진격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푸틴이 합병을 선언한 지역들이 다시 우크라이나로 넘어갈 위기에 처하자 국면전환을 위한 충격적 시도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갈수록 푸틴이 외통수에 몰리고 있고, 그러한 위기를 탈출하는 방법으로 핵무력 시위를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 그러한 시위의 첫 번째로 북극 또는 흑해에서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핵무력 시위를 하는 푸틴의 속내]


결국 핵무력시위 카드를 꺼낸 푸틴의 마음속에는 유럽 전역에 핵무기를 통한 피해가 갈 수 있으니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더 이상 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월 30일 우크라이나 4개 점령지 합병을 선언한 뒤, “러시아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영토를 지킬 것”이라며 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이 일본에 핵폭탄을 떨어뜨린 선례를 언급해 핵 사용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중요한 것은 이에 대한 서방세계의 대응이다. 미국을 비롯한 나토(NATO), 그리고 유럽진영이 푸틴의 협박에 어떻게 대처해 나가는가에 달려 있다. 그런데 지금 서방국가들의 푸틴의 협박에 대한 대응은 매우 강경하다. 미국은 연일 푸틴이 핵무기를 사용하게 될 경우의 후과에 대해 경고하고 있고, 나토 역시 푸틴의 핵무기 사용에 대해 강력한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이는 푸틴의 핵위협이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푸틴의 결정, 러시아 군부도 과연 지지할까?]


그렇다면 남은 것은 푸틴의 결정이다. 갈수록 외통수의 길로 빠져들고 있는 푸틴의 결정을 크렘린 지도부나 군부까지 모두 적극 찬성 대열에 설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 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의 연이은 차질에 직면하면서 성급한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의 연이은 차질에 직면하면서 성급한 결정을 내리고 있다”면서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에서의 개전 이래 최대 패배는 러시아 내부의 상황을 극적으로 변화시켰으며, 부분 동원령 선포와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4개 지역(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의 병합 결정도 푸틴의 일방적인 결정에 따른 것”이라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푸틴의 그러한 결정은 패전을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을 급반전시킬 카드가 필요했기 때문”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계획을 제대로 공유하지 않아 각계의 불만을 샀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또한 한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그렇게 중요한 결정을 햐면서도) 그 누구도 푸틴의 조치와 관련한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고, 다른 소식통도 “푸틴은 모든 사람에게 다른 것을 말한다. 경제뿐 아니라 전쟁도 그렇다. 협조 체계가 없어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라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그러면서 “대다수 내부 소식통은 이미 러시아가 동원령을 내릴 것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그 계획이 구체적으로 조정되지 않아 혼란을 불렀다”면서 “러시아 정부의 고위 직책자 중 누구도 푸틴 대통령에게 전쟁을 멈춰야 한다는 의견을 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더불어 “이번 전쟁에 대한 러시아 지배층의 진심어린 지지는 거의 없다”며 이들이 사임하지 않는 이유를 묻자 “국외로 가는 편도 비행편을 구할 수 있겠지만 그다음은 무엇인가.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할 수 있나. 1만 달러(약 1441만원) 이상은 들고 나가지도 못한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텔레그래프의 이러한 보도가 러시아 국적의 전 BBC 기자이자 독립 언론인인 파리다 루스타모바가 최근 몇 주 동안 러시아의 공무원, 의회 관계자, 공기업 및 사기업 임원 등과 푸틴 대통령의 현 상황에 대한 인터뷰를 종합해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신뢰가 있어 보인다.


이렇게 지금 러시아 크렘린궁 내부는 아주 혼란스럽다는 것을 한 눈에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이 러시아의 존망을 좌우할 수 있는 핵무기 사용을 결정할 때, 과연 아무 생각없이 순종할 수 있을까?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일단 핵실험 단계까지는 갈 수 있겠지만 실제 전술핵무기를 포함해 핵폭탄을 사용하는데는 상당한 저항에 부딪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푸틴 입장에서는 현재 군사동원령을 통한 강제징집도 효과가 거의 없음이 드러나고 있어 핵무기 사용외에는 패전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엄청난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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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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