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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이나, 개전 후 최대 승리, 러시아 참담한 퇴각 - 우크라, '서울 4배 탈환'...러, 하르키우주 철수 결정 - 내친김에 도네츠크까지 공략하려는 우크라이나 - 우크라이나전쟁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
  • 기사등록 2022-09-12 06:3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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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서울 4배 탈환'...러, 하르키우주 철수 결정]


우크라이나가 전쟁 발발후 서울 면적의 4배 수준의 영토를 회복하는 최대 승리를 거두었다. 반면 우크라이나의 공세에 밀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주 일부 지역에서 병력을 철수시키겠다고 발표했다.


▲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이날 러시아의 주요 군사거점인 이지움(Izium)에 진입했고 계속 북동부 방향으로 진격하면서 6개월 이상 지속된 전쟁에서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이날 러시아의 주요 군사거점인 이지움(Izium)에 진입했고 계속 북동부 방향으로 진격하면서 6개월 이상 지속된 전쟁에서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이 지역 방어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지만 10일들어 “이자움에서 군대를 결국 철수시켰다”고 시인했다.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동북부 바라클리아와 이지움에 배치된 부대를 동부 도네츠크 지역으로 옮겨 병력을 재편성할 것”이라면서 “러시아군은 돈바스 해방이라는 특별 군사 작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NYT는 “이번에 우크라이나군이 점령한 이지움 지역은 도네츠크주 슬라뱐스크로 향하는 길목 도시로 하르키우 지역에 배치된 러시아군의 주요 근거지이자 전략적으로 아주 중요한 철도 요충지”라면서 “러시아가 지난 4월 점령한 뒤 돈바스 공세를 위한 보급 기지로 활용해왔다”고 전했다.


NYT는 이어 “수천 명의 러시아 군인이 탄약과 장비를 버리고 달아났으며 러시아인들은 기차역 부근에 백기를 걸었다”고 전한 뒤 “러시아군에 이지움 함락은 지난 3월 수도 키이우에서 철수한 이후 최악의 패배이며, 6개월에 걸친 전쟁에서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는 전날 바라클리아를 점령한 데 이어 이번 러시아의 발표 수 시간 전에는 쿠피안스크까지 점령했다. 우크라이나는 동북부 철도 교통의 허브인 쿠피안스크를 장악하면서 이지움에 주둔한 최대 1만 명에 달하는 러시아군의 보급로를 차단하게 됐다. 아울러 북서쪽의 바라클리아와 북동쪽의 쿠피안스크에서 이지움을 포위 공격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장악했다.


영국 국방부는 “쿠피안스크의 탈환은 러시아군 보급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이지움 주변의 러시아군은 점점 고립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렉세이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가 보급선을 차단했기 때문에 러시아군은 식량이나 연료가 바닥날 것이고, 눈사태처럼 러시아군의 철수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 타스 통신은 “러시아가 임명한 하르키우주 행정부가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목숨을 구하기 위해 러시아로 대피하라’고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이지움 행정부 관계자도 “상황이 심각하다. 현지 주민들이 러시아 영토로 대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철수 발표는 사실상 러시아가 하르키우주를 포기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내친김에 도네츠크까지 공략하려는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는 이지움 점령을 넘어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독립을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까지도 진격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DPR의 수반 데니스 푸실린은 “북쪽 라이만의 상황이 매우 어렵다”며 “도네츠크주 북쪽 여러 지역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라이만은 우크라이나가 지키고 있는 도네츠크주 북쪽 슬라뱐스크의 인접 지역이자 이지움의 배후에 있는 곳이다.


이렇게 도네츠크에서도 우크라이나의 거센 반격에 고전하자 결국 러시아는 이미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긴 하르키우주를 포기하는 대신 위기에 처한 도네츠크주 점령지를 지키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전황에 대해 마크 허틀링 전 미군 유럽 사령관은 트위터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 포위를 위해 훌륭한 기동 작전을 펼치고 있는 반면 러시아군은 거의 대응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우크라이나를 돕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달 들어 우크라이나가 수복한 영토가 2500㎢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서울의 4배가 넘는 면적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8일 “이달 들어 되찾은 영토가 1000㎢ 상당”이라고 밝혔는데, ISW의 분석대로라면 이틀 만에 두배 이상의 면적을 탈환한 셈이 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0일에도 “우크라이나군이 30여개 이상의 정착촌을 탈환했다”면서 “요즘 러시아군은 최고의 도주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데, 물론 그들이 철수하는 것은 옳은 결정”이라고 했다.


전쟁연구소(ISW)도 “우크라이나군의 빠른 진격에 무질서한 러시아 군인들이 붙잡힌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지움과 인근 마을에서 붙잡힌 러시아 포로들의 사진을 공유했다.


[러시아에서 터져 나오는 불만들]


그런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밀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그간 전쟁의 최대 지지층이던 러시아 내 매파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NY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공세에 밀려 하르키우주에서 철수를 결단한 이날 강경파 블로거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고 전했다.


물론 러시아 국방부는 요충지 바라클리아, 이지움을 비우면서 '철수'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배치된 자국군 부대에 '재편성'을 결정했다고 표현하는 등 상황이 불리하다는 점을 숨기고 있지만 온라인에서는 이미 러시아 군사 블로거를 중심으로 실패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다는 것이다.


크렘린 궁은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철수나 패배 소식이 전달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언론을 통제하고 또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서방 소셜미디어 접근을 차단했지만 텔레그램은 아직 사용이 가능해 전쟁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공론의 장'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러시아 블로거는 텔레그램에서 현재 상황에 우려를 드러내며 “수십억 루블짜리 파티를 하다니. 어디 잘못 된 게 아니냐? 참담한 실패 앞에 그럴 때가 아니다”면서 러시아가 지금 축하연을 즐길 때가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스크바가 도시 건립 875주년을 맞으면서 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주도해 축하 분위기를 띄운 날이라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이 블로거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충분한 야간투시경이나 드론, 응급키트 없이 싸우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군이 이지움을 되찾고 동북부 지역에서 빠르게 진격해 전쟁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전황분석은 더 나아가 러시아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텔레그램에서 230만 팔로워를 가진 블로거 유리 포도랴카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저지른 실패를 계속 축소하면 러시아인은 자국 국방부와 정부 전체를 신뢰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출신 친러시아 블로거인 막심 포민도 “이번 주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 공세에 저항할 시도조차 안 했다”며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한 지휘부를 징벌할 때”라고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러시아 군사블러거들의 경고나 예고들이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불과 며칠전에 우크라이나 동북부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가능성을 처음 공개적으로 경고하기도 했는데 크렘린궁의 장담과는 달리 이들 경고대로 실현되자 더욱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8월 30일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은 계획대로 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같은 날 일부 러시아 블로거는 “우크라이나군이 바라클리아 인근에서 반격을 준비 중이지만 러시아군은 방어할 준비가 안 돼 있는 것 같다”며 당국의 주장을 반박했었다.


러시아 독립 인터넷매체인 메두자에서 전쟁을 해설하는 드미트리 쿠즈네츠는 “매파 대다수가 충격받은 상태로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 생각지도 못했다”며 “그들 대부분이 진심으로 화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전쟁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


이번 우크라이나군의 이지움 등 지역의 점령에 대해 서방 언론들은 “러시아가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영토 5분의 1을 점령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군의 최근 반격으로 전쟁이 새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최근 진격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점령지를 탈환할 능력이 있다는 신호로 간주될 것”이며 “서방 동맹국에 군사 지원을 요청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대학의 전략학 교수인 필립스 오브라이언도 월스트리트지널(WSJ)에 “러시아군의 이지움 철수는 사실상 러시아군의 붕괴를 말해주는 것”이라면서 “돈바스 지역에서 가장 많은 군사력을 배치했는데 그곳이 함락되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WSJ은 이어 “우크라이나군이 이 지역의 장악을 유지한다면 돈바스 지역을 점령하려던 러시아의 계획에는 큰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 강조했다.


또한 외교정책연구소의 군사분석가인 롭리(Rob Lee)는 “러시아의 경우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면서 “러시아군의 사기에 엄청난 파급효과가 닥치게 될 것”이라 내다봤다.


한편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도 이날 “우리는 지금 헤르손과 하르키우에서 일부 성과를 보고 있다”면서 “이는 매우, 매우 고무적이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또 한번의 결정적 순간을 맞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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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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