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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푸틴과 시진핑의 숨길 수 없는 최대 약점 - "러 무역흑자 급증, 서방의 대러 제재로 인한 결과" - “제재 실패 푸틴의 주장과는 달리 경고 신호가 여기저기서 들려와" - 독재자들의 무역흑자, 진실을 숨기고 있는 것
  • 기사등록 2022-08-28 06: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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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향한 서방의 제재 실패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진영은 즉각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단행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가격이 치솟은 원유 수출을 바탕으로 엄청난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자 많은 언론들이 과연 서방진영의 제재가 효과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제재는 실패했다”고 주장한다.


▲ 뉴욕타임스(NYT)의 컬럼니스트인 폴 크루그먼(Paul Krugmann)은 22일자(현지시간) “독재자와 무역흑자”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중국은 미국의 경제력을 추월할 수 있는 나라이고 러시아는 경제는 3류인데 군사력 측면에서 그동안 과대평가되어 왔음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흐름에 대해 미국의 뉴욕타임스(NYT)의 컬럼니스트인 폴 크루그먼(Paul Krugmann)은 22일자(현지시간) “독재자와 무역흑자”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중국은 미국의 경제력을 추월할 수 있는 나라이고, 러시아는 경제는 3류인데 군사력 측면에서 그동안 과대평가되어 왔음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러났다”면서 “중요한 것은 이 두 나라가 하나의 공통점이 있는데 매우 큰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폴 그루그먼은 그러면서 “그렇다면 러시아가 내세운 거시적 데이터에서 나온 것 같이 푸틴의 독재가 효력을 발휘했다고 볼 수 있는가?”라고 반문한 다음 “그러한 수치는 오히려 독재정권이 갖는 약점의 징후”라고 장담했다.


폴 그루그먼은 “러시아와 함께 '독재' 국가인 강대국 중국 역시 무역흑자 행진을 벌이고 있다”면서 “이는 오랫동안 비정상적으로 작동한 중국 경제의 허약한 체질이 드러난 결과”라고 주장했다.


폴 그루그먼이 이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는 “예상을 빗나가긴 했지만, 러시아의 무역흑자가 급증한 것이야말로 서방의 대러 제재로 인한 결과”라면서 그 이유를 설명했다.


즉,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후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천연가스에 대해 금수 조치를 했지만, 그럼에도 러시아의 수출실적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 또 수출처가 줄어들면서 가격을 다소 할인해 팔기는 했지만, 대신 공급 부족으로 인한 유가가 급등하면서 전체 수출액은 오히려 급증했다.


중요한 것은 이 측면만 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러시아의 수입 부문을 구체적으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크루그먼은 지적한다. 러시아의 경우, 주요 산업에 투입되는 부품·원재료 수급 능력은 크게 악화했다.


예를 들면, 러시아에서는 지금 항공기의 부품이 부족해 멀쩡한 항공기를 뜯어 부품을 수급하고 있을 정도다. 러시아 국영 항공사인 아에로플로트의 경우 전체 여객기 부품의 80%를 외국산에 의존하고 있으며, 서방진영의 수출 규제로 정비 문제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 지금 러시아가 보이는 무역흑자는 사실 푸틴 대통령에게는 결코 좋은 소식이 아니라는 것이 크루그먼의 주장이다. 그도 그럴 것이 러시아가 원유를 팔아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는 있지만 그동안 수입품에 의존해 왔던 러시아 경제는 물건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상황이라 당연히 흑자를 낼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이다.


▲ 지난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서방세계가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가한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이러한 조치로 인해 러시아 경제가 뒤틀리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면서 “러시아가 표면적으로는 아직 붕괴의 단계로 흘러가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산업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 보도했다.


[러시아 경제의 실상은 이렇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서방세계가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가한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이러한 조치로 인해 러시아 경제가 뒤틀리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면서 “러시아가 표면적으로는 아직 붕괴의 단계로 흘러가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산업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 보도했다.


WP는 이어 “제재가 실패했다는 푸틴 대통령의 주장과는 달리 러시아 경제에 대한 경고 신호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면서 “회사가 해외에서 부품을 수입할 수 없어서 자동차를 비롯한 핵심 상품의 공장이 가동을 멈춤으로 인해 수많은 노동자들이 어쩔 수 없이 해고를 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러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서방의 제재로 인해 부품 수입에 차질이 생기면서 모든 종류의 제조업이 엄청난 타격을 입었는데, 특히 상반기 자동차 생산은 지난해보다 62% 급감했다.


또한 항공사들은 국제선 노선을 거의 ‘0’에 가깝게 축소함으로써 조종사들이 해고되고 있으며, 수많은 고급 인력이 러시아를 떠나고 있다. 또한 이케아와 맥도날드를 비롯한 수백개의 해외기업들도 문을 닫았으며 러시아 연방은 7월 당장 예산 지출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가 되었다고 WP는 전했다.


실제로 러시아 연방 당국의 세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9000억 루블(약 20조원)의 연방 예산이 적자가 났는데 이는 국내 총생산의 8%에 해당할 정도로 엄청난 적자라고 WP는 밝혔다.


실제로 러시아의 대량 실업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5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쟁 후 생산 라인이 멈춘 러시아 최대 완성차업체 아브토바즈 이제프스크공장 근로자 3200명 중 대다수는 지난 3월 이후 '일시 해고' 상태였으며, 일부는 임시직으로 일자리를 유지했다. 그러나 사측은 최근 모든 직원에게 퇴사를 제안했다. 대량실업이 이렇게 눈 앞에 다가온 것이다.


WP는 그러면서 “러시아와 서방진영간의 비즈니스 관계를 구축하는데 30년이 걸렸지만 그 엄청난 관계를 깨는데는 불과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다”면서 “러시아는 지금 엄청난 경기침체에 직면해 있고 내년에도 더 심각한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일자리 문제는 앞으로 정말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 당장은 러시아 당국이 일자리 문제가 대외적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갖은 수단을 다 쓰고 있다. 예를 들면, 자동차 회사들의 경우 노동자들을 공식 해고하지는 않고, 무기한 휴직으로 처리해 일단 실업을 숨기고 있지만 그러한 휴직은 결국 들통나면서 러시아 사회 전체를 어렵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실업의 영향은 당장 소매판매의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분기의 소매판매는 1년전과 비교하여 10%이상 감소했다고 WP는 전했다.


이에 대해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마리아 샤기나(Maria Shagina)는 “소비자 신뢰는 2015년 이후 최저 수준이며 러시아인의 78%는 대규모 구매를 계획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WP는 그러면서 “러시아의 푸틴은 고유가 덕분에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는 있지만 제재가 이제부터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하면서 러시아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다 줄 것”이라 주장했다.


이에 대해서는 예일대학교 경제학자들도 같은 의견을 피력한다. 그들은 최근 논문에서 “러시아 경제가 반등했다고 주장하는 패배주의적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지금 러시아 경제는 흔들리고 있다”고 판단했다.


WP는 이어 “물론 제재에 많은 구멍들이 있어서 러시아에게 가혹하다 평가할 정도는 아직 아니다”면서 “유럽사회의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제재가 시기도 놓쳤고 아직도 견고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정치학자인 일리아 메드베에프(Ilya Matveev)는 최근 논문에서 “러시아와 선진국 사이의 기술 격차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커질 것”이라면서 “글로벌 협력이 없고 수십만 명의 숙련된 전문가들이 러시아를 떠난 상황에서 러시아의 혁신적이고 기술적인 발전은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어떠한가?]


그렇다면 중국은 어떠할까? NYT의 크루그먼은 “중국의 문제는 러시아와 다르기는 하지만 중국의 무역흑자도 사실은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내부의 문제로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크루그먼은 이어 “중국 경제에서 국민소득은 꾸준히 증가했지만, 문제는 그러한 부의 증가가 일부 특정계층에만 치중됐고, 국민들에게는 너무나도 작게 흘러갔다”고 지적하면서 “그러한 결과로 급속한 경제성장을 했음에도 소비자 지출은 약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경제정책 또한 문제로 지적된다. 중국 정부는 비생산적인 투자 지출을 늘려 완전 고용을 유지하려 한 것이다. 특히 민간 부채로 뒷받침된 부풀려진 주택 시장에 과도하게 돈이 지출됐다.


이러한 비정상적 지출의 지속은 결국 사단이 났다. 지금 중국의 주택 시장은 폭락하고 소비자 수요는 더 감소 중이다. 이러한 경제동향은 무역흑자가 증가한 것으로 수치상으로 나타나지만 그 실상은 중국경제가 그만큼 허약해졌다는 징조라고 크루그먼은 지적한 것이다.


크루그먼은 특히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의 무역흑자는 공급망 차질을 겪고 있는 나머지 경제권에 이득이 됐다”면서 “중국의 수요 감소는 석유 등 주요 상품의 가격을 억제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덜어내고 있어서 결국 중국의 약점은 우리 모두에게 좋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수요 감소가 유가 및 기타 원자재 가격을 억제하고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압력도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는 것이다.


[독재자들의 무역 흑자가 보여주는 것은?]


크루그먼은 결론적으로 “러시아·중국의 무역흑자, 즉 수입보다 수출이 많다고 해서 그것이 꼭 독재 국가의 경제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하지 않는다”면서 “아무도 독재정권 지도자에게 그가 틀렸다고 말할 수 없을 때 문제는 더 커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크루그먼은 “러시아 군사력의 한계에 대해 푸틴 대통령에게 누구도 경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났으며, 시진핑 주석에게 그의 '제로 코로나'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아무도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의 대응은 실패한 모델이 됐다”고 정리했다.


그래서 “지금은 독재가 행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민주주의보다 더 작동하기 때문만은 아니다”고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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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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