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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정보전쟁에서 완벽하게 패배한 푸틴 - "러, 군사력과 사이버 역량 연계 전쟁. 우크라 강력 방어" - 우크라 침공 직전까지 헛다리 짚은 러시아 정보기관 - 우크라는 러 전쟁방식, 美는 우크라 저항능력 예측못해
  • 기사등록 2022-08-22 06: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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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전쟁에서 완전히 패배한 푸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와 서방에서의 정보 전쟁에서 완전히 패배했다.”


▲ 영국 도·감청 전문 정보기관인 정부통신본부(GCHQ)의 제레미 플레밍 국장이 18일(현지 시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러시아는 정보전쟁에서 완전히 패배했다˝고 주장했다.


영국 도·감청 전문 정보기관인 정부통신본부(GCHQ)의 제레미 플레밍 국장이 18일(현지 시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한 말이다.


플레밍 국장은 이어 “이번 전쟁은 잔혹한 물리적 성격을 띠고 있을 뿐 아니라 매우 현대적인 디지털·사이버 전쟁이기도 하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 군대를 동원한 전장에서의 물리적 대결을 넘어 여론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 모두 자신들의 사이버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거의 6개월이 지났지만 사이버 공간에서도 진전을 보이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 플레밍 국장의 진단이다.


플레밍 국장은 그러면서 “현시점에서 영토 침공도 그러했듯이 러시아의 초반 온라인 계획 역시 미흡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이버 역량을 이용해 우크라이나의 디지털 기반시설을 파괴하고, (사회) 갈등을 촉발하려는 러시아군의 시도는 완강하고, 전문적이며 효과적인 우크라이나 사이버 저항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플레밍 국장은 또한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실제 총탄이 발사된 2월 24일 이전에 사이버공간에서 이미 시작됐다”면서 “러시아군 정보당국은 전쟁 수개월 전에 우크라이나 정부 시스템을 파괴하고, 훼손하기 위해 '위스퍼게이트'라는 악성소프트웨어를 사용했다”고 소개했다.


또 “우크라를 침공하기 불과 1시간가량 전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과 정부, 민간이 사용하는 위성망인 비아셋(ViaSat)을 공격했고, 이 여파는 우크라이나 인접국까지 영향을 미쳐 풍력발전부터 인터넷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서비스 차질로 이어졌다”면서 “러시아는 과거 시리아와 발칸반도에서 사용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온라인에 허위정보를 퍼뜨려 우크라이나 내부의 불신과 혼돈을 야기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러시아는 전통적인 군사력과 사이버 역량을 연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나섰지만 러시아의 이 같은 전략이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사이버 방위망’에 가로막혀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이 플레밍 국장의 지적이다.


우크라이나가 그렇게 러시아의 온라인 공격을 거의 완벽하게 막아낼 수 있었던 것은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름반도 병합 이후 디지털 방어막 강화에 공을 들였고, 이번 전쟁에서 효과를 톡톡히 발휘했다는 것이다.


플레밍 국장은 “영국 정부통신본부(GCHQ) 산하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를 필두로 한 서방 정보기관과 민간 기업 역시 러시아의 전략에 맞서 재빠른 협력 대응에 나서서 적시에 이를 저지할 수 있었다”면서 “이런 대응에는 이번 전쟁의 시작에 대한 경고를 제시하고, 서방 정보기술(IT) 기업과 협력해 러시아 측이 주장하는 거짓 정보를 제거하는 등의 노력이 망라돼 있다”고 설명했다.


플레밍 국장은 “결론적으로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와 서방에서의 정보 전쟁에서 푸틴 대통령은 철저히 패배했다는 것은 기뻐할만한 일이지만 러시아의 허위정보가 세계 다른 지역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될 것”이라 경고했다.


다시말해 중국, 인도를 비롯해 지구촌 상당수 대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책임을 물어 러시아를 제재하려는 유엔의 결의에 동의하지 않고 있는데, 이들 지역의 여론에 러시아에서 나오는 정보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플레밍 국장은 “이(허위정보 선전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새로운 전선이며, 그 효과는 전쟁이 지속되는 한 계속될 것”이라며 “우리는 국가 차원의 조직적 허위정보 선전전에 맞서고, 이런 선전전으로 러시아의 행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분노가 무뎌지지 않도록 나서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현지시간) “러시아 정보기관은 수십년 간 우크라이나 첩보 활동에도 침공 직전까지 속전속결 승리를 자신하는 오판을 저질렀다”고 보도했다.


[우크라 침공 직전까지 헛다리 짚은 러시아 정보기관]


이코노미스트가 제레미 플레밍 국장의 기고문을 통해 러시아 정보전의 대실패를 지적한 데 이어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현지시간) “러시아 정보기관은 수십년 간 우크라이나 첩보 활동에도 침공 직전까지 속전속결 승리를 자신하는 오판을 저질렀다”고 보도했다.


WP는 “우크라이나 등 정보기관 자료를 입수했다”면서 “러시아 정보기관 연방보안국(FSB)에서 우크라이나 정부를 제거 후 친러시아 괴뢰정권 수립을 맡았던 부서에서 이런 오판을 되풀이했다”고 진단했다.


WP는 이어 “FSB는 침공 전부터 수도 키이우를 곧 장악할 것이라고 확신했다”면서 “실제로 FSB는 침공을 며칠 앞두고 우크라이나에 있는 정보원에게 미리 대피하라는 언질을 줬으며,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로 들어갈 추가 인력에 대비해 여분의 거처를 마련하는 등 사전 준비를 했던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그만큼 완전히 헛다리를 짚었다는 의미다.


WP는 특히 통신감청자료를 공개하면서 “한 FSB 요원은 러시아의 점령을 지켜보고자 우크라이나로 떠나는 동료에게 ‘성공적인 출장이 되라’고 미리 자축하듯 말하기도 했다”면서 “FSB 요원은 결국 수도로 진입하지 못했는데, 이는 개전 초기 예상보다 거센 우크라이나군의 항전에 러시아군이 후퇴하면서 FSB 계획도 같이 틀어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WP는 그러면서 “FSB가 우크라이나 정부를 무력화하지 못한 것은 우크라이나의 강경 대응을 예측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예상했더라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이런 냉정한 판단을 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스러운 점은 FSB가 해외 첩보 활동 중에서도 우크라이나에 가장 중점을 두며 수십년간 지속해왔고, 우크라이나의 저항 의지를 충분히 판단할 수 있는 여러 근거가 있었음에도 왜 오판을 저질렀는가 하는 점이다.


실제로 작년 4월, 우크라이나의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추가 영토 침범에 대해 우크라이나 국민 84%가 '침공'이라고 간주했고, 2%만이 '해방'으로 여겼다. 또한 전쟁 직전 올 1월에 실시된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필요시 우크라이나를 방어할 준비가 됐냐'는 질문에 48%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는 러시아가 공격을 해 온다면 우크라이나인 상당수가 무기를 들고 강력하게 저항할 것임을 보여준다. 그런데도 푸틴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게 되면 우크라이나인 상당수가 두 손 들고 해방군으로서 환영하게 될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러시아가 전면 침공을 하면 며칠 지나지 않아 수도인 키이우를 함락시키고 손쉽게 친러 괴뢰정권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주우크라이나 미국 대사를 두 차례 역임한 윌리엄 테일러는 “(러시아) 정보기관이 우크라이나를 이해하는 데 그렇게 높은 우선순위를 뒀고, 군사계획이 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면 어떻게 이렇게 틀릴 수가 있느냐”며 “FSB와 (러시아 정부) 고위층 사이 어딘가에 단절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니까 FSB가 제대로 보고를 해도 중간단계에서 그 결과를 왜곡해 푸틴이 듣기 좋은 내용만 보고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도, 미국도 정확히 예측 못해]


그런데 러시아가 정보전에서 철저하게 실패했다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전법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우선 러시아 침공을 경계하기는 했어도 전면전으로 치달을 정도로 전선이 확대될 지는 예상하지는 못했다.


특히 러시아가 완전히 제2차 세계대전 스타일처럼 전차와 포병, 보병을 동원한 고전적인 침공을 할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한다. 미국에 이어 막강한 국방력을 가졌다고 평가받았던 러시아이기에 그에 걸맞는 전쟁을 할 줄 알았는데 완전히 구식으로 돌아간 전쟁을 펼쳤다는 의미다.


그런데 러시아가 그렇게 고전적인 전법을 사용한 것은 아마도 탱크를 앞세워 우크라이나로 쳐들어가면 국민들이 환호하면서 문을 열어줄 것으로 착각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저항은 상상도 못했다는 것이다.


미국도 우크라이나에 대해 제대로 꿰뚫지 못하고 있었다. 미국은 러시아의 전쟁 의도나 방법, 공격 경로 등을 완벽하게 예측하고 있었지만 정작 우크라이나가 과연 얼마나 저항할 수 있을지 그 능력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우크라이나를 과소평가한 것이다. 이 오판 때문에 미국이 일찌감치 중화기 등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길 망설여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정보전에서 패배한 러시아, 전쟁에서도 졌다]


거함 러시아가 전력상으로는 비교도 안되는 우크라이나에 완전히 물렸다. 이러한 전쟁 상황이 장기화되면 될수록 러시아의 국력까지도 피폐해질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 국방안보 분야 싱크탱크인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에드 아널드 연구원은 20일, 우크라이나 전쟁 6개월을 맞은 시점에서 향후 상황에 관해 “휴전은 우크라이나로선 용납할 수 없는 길이며, 러시아 경제는 제재 완화나 외부 도움 없이는 1년 내 붕괴할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 판단에 근거하여 미국은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8억달러(약 1조609억원)를 추가로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미군을 한 명도 투입하지 않고 거함 러시아를 우크라이나가 무너뜨리고 있는 것에 대해 무기지원으로 적극 응원하며 화답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우크라이나 전쟁은 갈수록 푸틴의 구상과는 완전히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푸틴은 어떻게 극복하려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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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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