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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4-13 15:24:44
  • 수정 2018-04-13 15:2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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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문제는 20년 이상 끌어온 주제이기 때문에 협상상대방들이 서로 놓여있는 상황과 처지, 사용할 수 있는 외교카드가 모두 알려져 있다는 것도 협상의 전망을 어둡게만 볼 수 없는 요소다. 
-외교협상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관전 포인트는 증권회사의 주식거래에서처럼 북한이 비상장주(非上場株)로 가지고 있던 핵무기를 상장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에 핵무기비확산 정책추진에서 가장 큰 손인 미국이 이 제안을 어떻게 받느냐는 것이다
-정부는 당사자로서 비핵화협상의 운전석에 앉아 협상을 주도하겠다는 당초의 대국민 약속과는 달리 협상의 브로커나 메신저를 자임(自任)하고 있다. 어느 경우에나 브로커나 메신저는 진지한 협상의 파트너가 될 수 없다. 협상주체 아닌 브로커일 뿐이다. 협상타결 시에 받을 이익도 분명치 않다.
-미국의 북한문제전문가나 오래 동안 대북협상에 종사해온 사람들의 70%는 협상이 실패할 것으로 전망한다

1. 들어가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외교협상이 동북아시아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정상회담이 외교의 주요수단으로 등장함으로 해서 실무차원의 대화보다는 정상들 수준의 통 큰 결단들이 어려운 난제를 해결국면으로 몰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상외교는 실무 차원의 협상과는 달리 위에서 아래로 (Up down)협상의 결론적 지침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는 실무수준의 정밀한 작업을 통해 합의의 내역과 이행절차가 구체화되겠지만 문제해결을 향한 협상과정이 비교적 단순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비핵화문제는 20년 이상 끌어온 지구상의 난제중의 난제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협상 주체들이 서로 간에 상대방을 기만하거나 일시적 위기모면수단으로 상황을 미봉하려는 협상이 아니고 자국의 이익을 상대방 이익과의 관계에서 실용적으로 재구성 할 의지를 갖고 협상에 임한다면 의외로 해결의 길이 쉽게 열릴 수도 있다.


더욱이 북핵문제는 20년 이상 끌어온 주제이기 때문에 협상상대방들이 서로 놓여있는 상황과 처지, 사용할 수 있는 외교카드가 모두 알려져 있다는 것도 협상의 전망을 어둡게만 볼 수 없는 요소다.


▲ 미사일 발사를 바라보는 김정은. 김정은이 미국의 트럼프대통령을 만나는 속셈은 무엇일까/ [KCNA]


●김정은의 의도는 무엇인가


현재 국내에는 비핵화협상을 선택한 김정은의 의도를 놓고 두 가지의 상이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좌파논객들은 ‘한반도의 아침’ 칼럼난을 통해 김정은은 이미 핵무기를 완성했기 때문에 더 이상 핵실험을 할 필요가 없고 대륙간탄도미사일도 사실상의 완성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실험과 개발을 향한 노력보다는 협상을 통해 자국의 체제안전을 보장받고 경제발전에 필요한 지원을 얻는 수단으로 비핵화카드를 내놓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이나 김용현 교수 등이 지적하는 분석이다.


특히 이종석에 의하면 북한의 김정은은 연평균 성장 12~13%를 과시하던 중국보다도 더 빠른 연평균 15% 성장률로 북한경제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작년에 소위 강남개발구를 설치했다면서 지금 시장화개혁과 더불어 식량난도 많이 해소된 상태이기 때문에 여유 있게 협상에 나서고 있다고 ‘오 마이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주장한다.


이 반면 우파진영의 학자들, 특히 미국과 서방측 전문가들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일관성 있게 가해온 유엔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제재(制裁)와 미국과 일본, 유럽각국들이 가하는 독자제재, 여기에 6.25참전국가 외무국방상들이 캐나다의 벤쿠버에 모여 북한제재를 위한 역할분담에 합의하는 등 최대의 압력(Maximum Pressure)이 김정은으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비핵화협상에 나오게 했다고 설명한다.


미국의 유엔대사 헤일리(Haily)도 미국이 가한 제재압력으로 북한은 지금 질식 상태에 빠졌으며 이것이 대화를 선택한 배경이라고 기자회견에서 밝히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정의용 특사도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북방문결과와 김정은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각하의 최대압력이 협상국면을 열게 하였다“고 발언한 것도 압력설의 효용을 말한 것이다.


앞으로 전개될 협상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간에 오는 4월 27일로 예정되었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간에도 5월말이나 6월초에 열린다고 발표되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3월 27~28일 정상대화를 끝냈다.

그러면 전 세계의 관심을 모으는 한반도 비핵화협상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2. 협상의 진행과 한국의 위상


평창 동계올림픽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협상을 유도하는 중요한 무대가 되었다.


국제적으로 고립무원의 상태에 있던 북한의 김정은은 평창올림픽참가의사를 표명하면서 비핵화협상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요청에 편승할 기회를 포착했다.


김정은은 2018신년사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의사를 밝히면서 참가를 위한 남북대화를 요구했고 한국이 이에 호응함으로써 대결구조는 대화구조로 변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대북특사파견, 특사를 통한 남북정상회담제안과 미국과 북한 간의 정상 회담을 바라는 김정은의 메시지가 나왔음은 다 아는 사실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한 한국의 협상유인외교는 대체로 성공적이었다.


●미국이 가장 큰 손이다


그러나 외교협상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관전 포인트는 증권회사의 주식거래에서처럼 북한이 비상장주(非上場株)로 가지고 있던 핵무기를 상장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에 핵무기비확산 정책추진에서 가장 큰 손인 미국이 이 제안을 어떻게 받느냐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의 제안을 즉각 수락했다. 물론 이에 앞서 북한과 중국 간에 정상회담도 열렸고 앞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사이에도 회담이 열리겠지만 이 두 회담은 대세에 영향을 미칠 만큼 주요한 관심사는 못된다.


미국만큼 채찍과 당근을 가지고 주식매입에 나설 큰 손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은이 중국의 시진핑과 회담을 가진 것은 중국이 큰 손이어서가 아니라 김정은이 상장시키려는 주식 값을 상종가로 만들도록 옆에서 도와주기를 바라서였다.

북한외상 이용호의 러시아방문도 목표는 마찬가지다.


그러면 오는 4월 27일에 열릴 남북정상회담의 기능은 무엇인가. 상식적으로 말하면 한국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비핵화이며 한국은 또한 실질 당사자이기 때문에 가장 큰 손인 미국에 편승(Band-wagoning)하여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협상이 원만히 타결되도록 필요한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한국태도는 애매하다.


정부는 당사자로서 비핵화협상의 운전석에 앉아 협상을 주도하겠다는 당초의 대국민 약속과는 달리 협상의 브로커나 메신저를 자임(自任)하고 있다.


어느 경우에나 브로커나 메신저는 진지한 협상의 파트너가 될 수 없다.

협상주체 아닌 브로커일 뿐이다.

협상타결시에 받을 이익도 분명치 않다.


●김정은의 외교돌파력


김정은은 자기가 상장할 주를 상종가로 올리기 위해 유엔안보리에서 대북제재결의에 동참한 옛 우방들을 만나면서 미국과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 외교에 힘을 쏟고 있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까지를 대비해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전선을 균열시킬 방도까지를 내다보면서 포석하는 것 같다.

돌파력이 대단하다.


그러나 한국은 북한의 비위를 맞추는 조치를 취할 뿐 눈에 띄는 다른 조치가 없다.

몇 가지 예시해보자.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의 동의 없이 비핵화를 위해 한반도에서 어떠한 군사적 조치도 취해서는 안 된다는 대미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4월부터 실시되는 한미합동군사훈련에서 는 미국의 전략자산의 대대적 전개에 반대하고 훈련규모도 당초 계획보다 줄였다.


또 존스 홉킨스 대학과 제휴한 한미연구소(USKI)에 대한 예산지원을 6월부터 중단키로 했다.

북한상공에서 촬영한 사진을 판독하는 38North의 활동을 북한이 싫어하기 때문인 것 같다.


또 비핵화를 위해 다른 우방들과 적극 협의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미국은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무장관과 안보보좌관을 바꾸는 대담한 조치를 취했다.


비핵화를 위한 일본의 역할에 대해서도 한국은 손을 놓고 있는 반면 일본은 미국과 정상차원의 대화를 통해 자기의 활동영역을 설정해나가고 있다.


안보올림픽이라고 불리는 뮌헨 안보포럼에 한국외교장관은 참석조차 안했다.


그렇다면 미국정부의 눈에 한국은 어떤 모습으로 비칠까.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우방으로 보일까 아니면 겉으로는 친미적이라지만 속으로는 “우리민족끼리”라는 허망한 구호에 사로잡혀 협상이 북한에 유리하게 타결되기를 은근히 바라는 사이비 우방으로 보일까.


뭐라고 아직 속단할 수는 없지만 현 정권의 정체성을 파고드는 미국 정보기관들의 날카롭고 분석이 두렵다.

▲ 시진핑 1인체제에 들러선 중국 [The Washington Free Beacon]


3. 중국의 태도 전망


중국은 비핵화를 처리할 큰 손은 아니다. 그

러나 비핵화를 몰아가는 대북제재의 중요한 축의 하나다.


그간 시진핑 주석은 북한의 김정은을 냉대했다.

국가주석에 오른 후 지난 6년 동안 한 번도 북한을 방문하지도 않았고 김정은을 초청하지도 않았다.


북한이 중국과 사전 협의 없이 핵 파동을 일으킴으로써 중국의 안보외교에 큰 부담이 되었기 때문이다.


우방이었던 중국의 이런 냉대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은 평창 동계올림픽참가를 계기로 한국과 대화를 열었고 한국을 통해 미국 트럼프와의 대화기회를 만들어 냄으로써 시진핑이 자기의 면담요구를 거부할 수 없도록 여건을 조성했다.


시진핑은 김정은을 극상(極上)으로 환대했다.

중국의 고위 영도들과 최고전략가들까지 나와서 김정은을 영접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상회담차 방문했을 당시에 중국에서 받은 대접과는 천양지차다.

김정은은 비핵화를 향한 동북아시아 국제정치의 중요 행위자(Player)인데 비해 문재인은 브로커나 메신저로 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방중기간동안에 문재인 대통령처럼 중국을 대국으로 치켜세우고 자국을 소국으로 낮추는 외교수사도 사용하지 않았다.


비핵화의 협상이 북한에 유리하게 풀리도록 응원해 달라는 부탁과 상황조성에만 힘을 쏟았다.


요미우리 신문은 김정은이 시진핑에게 “우리 체제를 확실히 보장해주고 핵 포기에 따른 전면적인 보상을 받는 것이 가능하다면 핵을 완전히 포기할 수 있다.”고 말하고 “필요하다면 비핵화의 시기도 단축시킬 수도 있고 시찰의 수준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북한을 전통적 우방으로 복원


시진핑은 현재 동북아시아질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켜 이 지역에서 중국이 패자(Hegemon)가 되는 것을 중국의 꿈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북한의 비핵화가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이 동북아 대륙에서 핵 독점국가로서의 중국의 지위를 지키는 길이고 나아가 미국이 군사적으로 이 지역에 개입할 명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전 세계 비확산체제를 지키기 위해 북한의 핵 포기를 요구한다.


현시점에서 미국과 중국은 북한비핵화를 추구하는 내면적 동기는 이처럼 다르지만 비핵화의 필요성에는 완전 공감한다.


중국은 앞으로 미국과 북한 간에 정상급 대화의 진행을 지켜보면서 추후 필요한 행동을 취할 것이다.


시진핑은 중요한 시기에 김정은이 외교무대에 나오는 첫걸음으로 중국을 찾은 것을 평가, 냉대를 환대로 바꾸고 양자관계를 전통적인 우호관계로 복원시켰다.


그러나 한국의 대외관계는 겉으로는 좋아 보이지만 문재인 정부를 향한 트럼프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것 같다.


트럼프는 왜 한미 FTA협상을 타결해 놓고도 이를 확정할 대통령서명을 미•북 정상회담 이후로 미루었을까.


4. 앞으로의 전망


현재 미•북 정상대화에 대해 두 가지의 엇갈리는 전망이 나온다.


하나는 김정은이 그의 조부 김일성과 친부 김정일이 오래 동안 추구해온 미국 정상과의 만남을 아무 소득 없이 끝낼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제재재가 가중되는 속에서 더 이상 핵과 미사일 개발을 추진할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어렵사리 맞게 된 협상의 기회를 김정은이 그냥 놓칠 리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북한문제전문가나 오래 동안 대북협상에 종사해온 사람들의 70%는 협상이 실패할 것으로 전망한다.


공산주의자들이 시간을 끌어가면서 상대방이 동의할 수 없는 강탈적 요구(Extortive demand)를 제기하는 등 협상기술상의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비핵화의 집행방법으로서의 사찰문제, 핵과 미사일 처리방식, 보상의 규모, 절차와 시기, 체제보장을 위한 평화체제 등 산적한 과제를 한 차례의 정상회담에서 일거에 처리할 수 없을 것이고 북한의 요구수준과 미국의 대응수준이 일치할 가능성도 적기 때문에 10 중 8, 9는 실패할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러나 트럼프는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고 강조하면서 이 협상에 임하고 있다.


미국은 채찍과 당근을 모두 지닌 협상의 주체이기 때문에 정상수준에서 통 큰 원칙합의(Agreement in Principle)를 이룸과 동시에 핵 폐기의 구체적 조치와 집행을 우선적으로 실시키로 김정은의 동의를 얻어낸다면 성공한 협상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협상의 다른 과제는 실무협상에 맡기더라도 비핵화협상은 실패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 원하는 “완전하고 확실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가 결코 불가능한 목표는 아닐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도 이번 미•북 협상이 “아니면 말고” 식으로 끝내서는 안 될 기회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대미공조에 더 큰 비중을 두어야


문재인 정부는 4.27 북한 김정은과의 담판에서 이러한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적절한 유인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한국이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용미(用美)정책을 제대로 구사할 능력만 가졌다면 미국이 가진 카드가 미국만의 카드 아닌 한국의 카드로도 활용될 수 있을 터인데 그렇지 못한 것이다.


한국외교에 이러한 능력이 포함된다면 국제외교에서 구차하게 브로커나 메신저를 자임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 문재인 정부는 비상식적 공상에 매이지 말고 한미공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아야 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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