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평시 군사작전명령’, 시진핑이 서명한 이유? - 시진핑, 대만에 대한 군사 활동 명분 쌓기 위한 조치 - RFA, "특수군사작전 빙자해 대만 무력 침공 시도 가능성" - 미-일, 대만을 상륙전 심포지엄에 초청, 中 강력 반발
  • 기사등록 2022-06-17 13:45:18
  • 수정 2022-06-17 14:55:26
기사수정



[시진핑, ‘평시 군사작전 명령’ 서명]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전쟁 상황이 아닌데도 인민해방군이 군사작전을 펼 수 있는 근거를 담은 명령에 서명해 그 배경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사통신은 14일, 시 주석이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군대의 비(非)전쟁 군사행동 요강' 명령서에 서명했다”면서 “15일부터 곧바로 시행되는 요강에는 비전쟁 군사행동의 기본 원칙, 조직 지휘, 행동 유형, 정치 업무 등을 규범화해 평소에도 군대를 동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 국 관영 신화사통신은 14일, 시 주석이 “`군대의 비(非)전쟁 군사행동 요강` 명령서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이 서명은 중국인민해방군이 평화 유지, 재난 구호, 인도적 지원, 호위 등의 임무를 평상시에 수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홍콩의 명보는 “'비전쟁 군사행동'은 군사적 위협, 국제평화 유지, 대테러, 마약범 수배, 폭동 방지, 재해 구조 활동 등을 포함한다”면서 “1990년대 미국의 군사 문서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현재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러시아·일본 등도 이 용어를 채택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동안 중국군 기관지인 해방군보는 “군의 해외파견 증가에도 관련 규정이 미비하다”며 “비전쟁 군사행동의 입법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도 “이번 조치로 재난 구호와 인도적 지원 등의 법적 기반을 표준화하고 국가 주권과 개발이익을 보호할 수 있게 됐다”고 기대했다.


글로벌타임스의 주장대로 중국은 그동안 화산 폭발이나 쓰나미 피해를 본 국가를 지원하는 데 군대를 투입했으며, 아덴만과 소말리아 해역에서 자국 선박 호위 임무와 함께 대테러, 해적 퇴치 활동도 하고 있기는 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글로벌타임스에 “중국군의 해외 작전은 해당 지역의 불안이 중국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고 석유와 같은 전략 물자의 수송로를 확보하며 중국의 해외투자와 프로젝트를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진핑의 진짜 의도는?]


그렇다면 시진핑 주석이 서명한 '비전쟁 군사행동‘ 명령서가 과연 재난 구호나 인도적 지원 등의 목적만을 위한 것일까? 중요한 것은 시진핑 주석의 이번 명령서가 대만에 대한 강제점령 등의 발언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지난 10일, 중국 지도부 서열 4위인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주석이 대만 평화통일에 대한 자신감과 무력 통일 불사 기조를 동시에 밝혀 주목을 끌었다.


왕양 주석은 베이징에서 열린 양안(중국 본토와 대만) 동포 교류 행사 연설에서 “조국 통일은 역사의 대세이자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데 필연적인 요구”라면서 “우리에겐 평화통일의 전략적 자신감이 있으며, 또한 국가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수호할 견고한 의지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총경제사)인 천원링은 최근 인민대학교 산하 총양 금융연구소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미국이 중국을 제재하면 중국이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를 점령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천원링은 특히 “TSMC가 미국에 공장 6개를 건설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런 목표가 달성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런데 천원링이 그저 관변학자가 아니라 중국 경제발전 계획 총괄 기관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산하에 있는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의 수석연구원이라는 점에서 중국 정부의 의중이 담겨 있지 않는가 하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지난 7일(현지시간) “미중의 경쟁과 대립이 심각해지는 가운데 중국이 전략 자산으로서 대만 반도체 산업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가 잘 드러난 발언”이라고 짚었다. TSMC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고객사에 미국의 애플도 포함된다.


이런 상황에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은 10일 미국 국방장관 면전에서 대만 독립 시도에 대한 '일전불사'를 선언했고, 이와 관련해 글로벌타임스가 11일자 사설에서 “특히 강조할 것은 웨이 부장이 대만 문제에서 레드라인을 그었고, 다시 한번 중국의 태도와 의지를 피력한 점”이라고 보도해 최근들어 대만에 대한 중국 당국의 의도가 어떠한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렇게 유독 대만 문제가 중국 권부의 집중 관심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는 때에 시진핑 주석이 '비전쟁 군사행동‘ 명령서에 서명했다는 것은 다양한 해석을 낳기에 충분하다.


그리 안해도 중국이 최근 거듭 대만해협을 국제수역인 ‘공해(公海)’가 아닌 ‘내해(內海)’라고 주장하면서 “대만해협이 국제수역이 아니기 때문에 외국 군함이 이곳을 지나려면 중국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어서 시 주석의 이번 명령서에 담긴 숨은 뜻이 무엇인지 더 관심을 끈다.


이러한 중국당국의 주장과 맞물려 대만에 대한 군사 활동의 명분을 쌓기 위해 시진핑 주석이 그러한 명령서에 서명한 것이 아닌가 해석하는 것이다. 다시말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전쟁’이 아닌 ‘특별 군사작전’을 주장했듯 중국 역시 대만 관련 사안을 내정이라고 주장하며 침공을 정당화하려 한다는 의미다. 특히 ‘평화 유지’라는 상황 자체를 중국 당국이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중국이 주권과 국익을 내세우며 언제든 대만을 침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대만의 쯔유(自由)시보는 15일, “시 주석이 해당 명령서에 서명한 것, 중국이 대만해협은 배타적경제수역(EEZ)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얼핏 보면 완전히 별개인 듯 보이나 사실은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면서 “국제법·국내법상 대만해협에서 인민해방군의 군사 활동이 문제가 없도록 사전 정지작업을 벌인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이 명령에 서명한 진짜 의도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다시말해 “인민해방군이 대만해협에서 대테러 작전 및 범죄 소탕 등의 명목으로 언제든 군사 행동을 감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자유아시아방송(RFA)도 이날 “중국이 이번 시행령을 근거로 언제라도 ‘비군사화를 위한 특수군사작전을 빙자해 사실상의 전쟁인 대만 무력 침공을 시도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더욱 밀착하는 대만]


시진핑 주석의 '비전쟁 군사행동‘ 명령서가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고 있는 대만은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더욱 높이고 있다.


쯔유(自由)시보는 정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미국과 대만 간 비공개 군사 채널인 전략안보대화(몬터레이 회담)에서 무기 판매 외에 양국의 실전군사 훈련과 관련한 논의도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침공 가능성에 대해 대비를 분명히 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이다.


쯔유(自由)시보는 이어 “최근 미 해병대가 전략전술 조정을 통해 제1도련선(일본∼대만∼필리핀을 잇는 가상의 중국 견제선)에 신속히 진출할 수 있도록 했다”며 “미국과의 협력 범위가 좀더 명확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중국인민해방군의 대만 침공에 대비한 대만과 미국의 대응에 대해서는 우리 Why Times가 15일, “중국이 경악할만한 일이 대만에서 벌어진다!”는 제목의 정세분석(유튜브 1494회)을 통해 자세히 설명한 바 있다.


여기서 우리 신문은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해 대만이 어떻게 준비하고 있으며 미군과 대만군의 합동군사훈련 및 대만에의 미군 주둔 가능성까지 설명한 바 있다.


미국은 또한 대만 수호 의지를 미국-대만간의 문제가 아닌 미국의 동맹국들이 공동으로 취해야 할 군사영역으로 진전시키고 있어 이 역시 귀추가 주목된다.


글로벌타임스는 15일, “아시아·태평양 지역 상륙군 지휘관과 참모 등이 참여하는 행사에 미국과 일본이 대만을 초청했다”며 “대만 국방부 관계자 4명이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상륙전 심포지엄(PALS)에 참석했는데, 이는 대만 독립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은 이와 관련해 “대만을 정식 국방 교류에 초청한 것은 매우 도발적인 것”이라며 “군사 교류를 통해 대만의 군사력을 향상하려는 계획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미국이 상륙전 심포지엄에 대만을 초청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일본은 이미 대만이 중국으로부터 침공을 당하면 참전할 수 있다는 견해를 이미 밝힌 바 있기 때문에 미국-일본-대만군간에 전투 프로토콜을 공유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대만군이 이미 내부 군사훈련에서 공용어로 영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점과도 직결된다.


일본은 또한 대만에 방위성 공무원을 파견하기로 했는데 이 역시 대만군과의 조율작업을 할 것이며 대만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참전 가능성을 더욱 높여준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중국이 만약 대만을 침공한다면 즉각적으로 주일미군은 물론이고 일본 자위대와도 일전을 불사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릴 수도 있을 것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1927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