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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 놓고 갈라진 유럽 - 전쟁 종결이나, 지속이냐? 비둘기파와 매파로 분열 - 미국의 딜레마, 돈바스 러 영토 인정? 중국이 보고있다! - 푸틴의 딜레마, 승리자로서의 휴전은 또다른 고통의 시작
  • 기사등록 2022-06-16 22:25:08
  • 수정 2022-06-17 06:5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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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전 접어든 우크라 전쟁, 고개드는 휴전론]


러시아에 의한 우크라이나 침공이 3개월 반을 넘어선 가운데, 양측이 동부 돈바스 전선 요충지에서 치열한 교전을 벌이면서 전쟁이 소모전으로 치닫고 있다. 러시아는 러시아대로 군 내부에서 사기 저하와 불만이 고조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측 역시 무기 부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길고 긴 소모전 끝에 누가 승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마디로 러시아의 푸틴 입장에서는 최소한 돈바스(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주를 아우르는 지역) 지역이라도 확실하게 장악을 해야 그 다음 단계의 진로, 곧 확전 또는 휴전을 놓고 검토를 할 수 있는 상황이고, 반면 우크라이나측은 결코 돈바스를 내줄 수 없으며 이미 러시아군이 장악한 지역도 반격을 계속하겠다고 버티고 있다.


문제는 우크라이나가 손실을 얼마나 더 감당할 수 있느냐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군사 분석가 겸 대통령 보좌관은 “매일 최대 150명이 전사하고 있으며, 800명이 부상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도 침공 장기화와 소모전으로 대대적인 손실을 입고 있다. 러시아군의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는 사기 저하다. 일부 군인들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장 여건과 최전선 배치가 합법한 지 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또한 친러 분리주의 세력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소속 한 연대는 소셜미디어(SNS)에 “식량, 식수, 의료 지원 없이 방치됐다”며, “부대 내 신체적·정신적 문제를 가진 이들도 많다”고 폭로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군사 전문가 마이클 코프만과 국방 전문가 롭 리는 최근 러시아군 분석 보고서에서 “러시아군은 대량 포격으로 정의되는 단기 고강도 전투에 적합하다”며 “지속적인 점령이나 소모전엔 제대로 설계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또한 올가 올리커 국제위기감시기구 이사는 “양측 모두 마지막까지 살아남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전쟁 이후 군대 규모를 두 배로 늘리면서 여전히 상당 규모의 병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동안은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이렇게 끊임없이 지속되는 전투를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지에 대해 유럽사회가 의견이 분분해지면서 분열되고 있다는 점이다.


▲ 영국의 더타임스(The Times)는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른 시일내에 전쟁 종결을 주장하는 ‘비둘기파’와 푸틴의 패배선언 때까지 전쟁을 지속해야 한다는 ‘매파’가 유럽연합을 분열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전쟁 종결이나, 지속이냐? 비둘기파와 매파로 분열]


영국의 더타임스(The Times)는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른 시일내에 전쟁 종결을 주장하는 ‘비둘기파’와 푸틴의 패배선언 때까지 전쟁을 지속해야 한다는 ‘매파’가 유럽연합을 분열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비둘기파들은 모스크바에 굴욕을 주지 않으면서 전쟁을 끝내는 방안을 외교적인 방법으로 찾아야 한다는 것으로 여기에는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루마니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관리들은 전쟁 종식을 위해 어느 시점이 되면 러시아와 협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전에도 러시아에 굴욕감을 줘서는 안 된다는 등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일방적으로 편드는 다른 서방국 지도자들과는 온도 차가 느껴지는 발언을 해왔다.


그러나 매파의 대표적 인물인 폴란드의 두다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이 말한 푸틴의 체면론에 대해 “아돌프 히틀러에게도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면서 강력하게 반발했다. 또한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에스토니아는 “프랑스와 독일 정상이 생각 없이 러시아가 또 다른 폭력을 저지를 길을 터주는 것이 놀랍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 [그래픽: 더타임스]


그런데 유럽사회의 분열은 여론조사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베를린에 본부를 둔 유럽외교협의회(ECFR)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양보하더라도 빨리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평화파(비둘기파)는 35%였고, “러시아의 침략을 처벌하고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정의파(매파)는 22%였다.


▲ [그래픽: 더타임스]


이를 국가별로 보면 평화파의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이탈리아(52%)였고, 그 다음이 독일(49%), 루마니아(42%), 프랑스(41%) 등으로 이들 국가들은 ‘정의파’ 비율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반면 정의파가 가장 높은 나라는 폴란드로 무려 41%나 되었고 영국, 핀란드 등은 양측 찬성자가 거의 비슷하게 나왔다.


이번 조사에 의하면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사람들은 전쟁이 생활비와 에너지 가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가장 우려하고 있는 반면 스웨덴, 영국, 폴란드, 루마니아는 핵전쟁의 위협에 대해 더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생각은 어떠할까?]


우크라이나 전쟁을 어떻게 이끌고 갈 지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권을 가진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이 전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일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00일째를 맞았던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영토 방위를 위해 싸우는 우크라이나 국민과 함께 할 것을 약속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쟁을 끝낼 것을 촉구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침공을 명령한 이후 100일 동안 전 세계는 조국을 위해 싸우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용기와 결의를 보고 있다”며 “미국은 개전 이래 63억 달러(약 7조8천500억 원) 이상의 안보·경제·인도적 지원을 해왔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이 말했듯이 우리 목표는 간단하다. 침략을 억제하고 방어할 수단을 가진, 민주적이고 독립적이며 자주적이고 번영하는 우크라이나를 보길 원한다”면서 “푸틴 대통령에게 요구한다. 그가 선택한 전쟁이 초래한 이 싸움과 모든 고통, 그리고 글로벌 격변을 즉각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이러한 미국의 태도에 약간의 변화가 감지된다. 블링컨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미 PBS 방송과 인터뷰에서 “아무리 부당하더라도 현재 전세를 볼 때 우크라이나가 동부 영토 일부를 러시아에 내주는 게 불가피해 보인다”는 진행자의 말에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우크라이나 국민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궁극적으로 그런 결정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포함해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가 할 것”이라며 “그는 자신의 나라에 가장 이익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블링컨 장관은 그러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내리는 결정을 미국은 지지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블링컨 장관의 이러한 발언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서방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 후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미 CNN방송은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에서 우세를 보이면서 서방의 경제와 무기 비축량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이에 서방도 지금이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분기점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딜레마]


물론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포기한 것은 결코 아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은 계속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결국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미국의 고민은 있다. 과연 이 소모적인 전쟁을 언제까지 이끌고 갈 것인가의 문제다. 중요한 것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도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중무장은 공급하지 않고 있다. 방어용 중심으로만 보내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확전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크라이나를 포기할 수도 없다. 중국이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 안해도 우크라이나에 미군을 직접 파견하지 않은 것을 두고 말들이 많았는데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의 일부지역이기는 하지만 러시아가 점령한 돈바스 지역을 크름반도에 이어 또다시 내주는 것으로 마무리한다면 아주 좋지 않은 선례를 또 남기는 셈이 된다. 중국 역시 대만을 공격했을 때 지금과 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것이 미국의 딜레마다.


[러시아의 딜레마]


미국만 딜레마에 빠진 것이 아니다. 러시아의 푸틴 역시 깊은 수렁에 빠져 있다. 사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미 실패했다. 그런데 만약 유럽사회가 돈바스 점령지역에 대해 러시아 귀속권을 인정하고 전쟁을 끝낸다 할지라도 그렇다고 러시아의 승리가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


우선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의 초기 목표는 이미 실패했다는 점, 또한 최소 3만명 이상의 러시아군 전사자가 나왔고, 동시에 러시아가 보유한 핵심 무기들을 이미 고갈시켰다는 점들이 푸틴을 짓누를 것이다.


여기에 가장 큰 문제는 이미 러시아에 가해진 제재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가 남는다. 제제 효과는 이제부터 본격화되기 때문에 푸틴이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전쟁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푸틴이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그래서 쉽게 휴전을 하지도 못한다. 승리자로서 휴전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에 푸틴의 딜레마가 있다.


과연 이러한 딜레마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어떻게 종결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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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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