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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미국의 ‘대토벌’ 수준 포위에 화들짝 놀란 중국 -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 중국에 집중하는 미국 -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중국 역할 폐기에 중국투자 중단도 - ‘도광양회’로 되돌아가는 길만이 유일한 해법
  • 기사등록 2022-06-15 14:00:06
  • 수정 2022-06-16 06:5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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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와중, 중국에 집중하는 미국]


중국이 당황하고 있다. 사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중국이 속으로 환호를 했던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서방세계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러시아와의 대결에 집중할 것이고, 당연히 중국에 대한 관심은 뒷전이 될 것으로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드디어 중국이 ‘전략적 기회’를 맞았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미국이 러시아와의 대결에 힘을 쓸수록 중국에 대한 지향 강도와 대 중국 압박은 당연히 낮아질 것으로 보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이 4개월째 이어지는 지금, 그러한 중국의 예측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는 모습에 중국이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오히려 러시아 문제는 EU(유럽연합)쪽에 전권을 맡기다시피 하고 있고, 오히려 중국 쪽으로 발걸음을 성큼 옮기면서 포위전략을 강화하고 있어서다.


▲ 지난 5월말 중국인민대학중양(重陽)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봄철 ‘중·미 포럼’에서 “미국의 대중 압박이 줄어들기는커녕 마치 ‘대토벌(大圍剿)’에 나선 듯 ‘종합 위협’이 가해지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오죽했으면 지난 5월말 중국인민대학중양(重陽)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봄철 ‘중·미 포럼’에서 “미국의 대중 압박이 줄어들기는커녕 마치 ‘대토벌(大圍剿)’에 나선 듯 ‘종합 위협’이 가해지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겠는가?


이 보고서의 제목부터가 “대토벌: 러시아-우크라이나 충돌 이래 미국의 대중 정책 진전 평가와 중국의 대응”이다. 그만큼 지금 중국은 미국의 압박정책에 당황스러워 하면서 대책 마련에 부산하다는 것을 뜻한다.


이 보고서는 미국이 중국을 향해 5가지 분야에서 포위전략을 통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①무역 압박;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과 함께 아시아지역내의 미국 동맹국들과 함께 경제적 디커플링을 시도하고 있다.


②금융 압박: 미국에 상장된 중국개념주 250여 개 가운데 절반이 넘는 128개를 상장폐지임시명단에 올렸다. 이는 자본시장을 통한 중국기업 압박을 본격화했다는 의미다.


③이데올로기 압박: 중국 압박을 위한 미국의 외교전략의 기본은 한마디로 ‘가치관 외교’다. 다시말해 자유와 인권, 민주 등의 가치관으로 동맹국을 결집하고, 이를 통해 대 중국 이미지 추락을 시도하며 동시에 중국과의 외교적 디커플링을 하려 한다.


④대만문제 압박: 미국은 최근들어 대만문제를 미국외교의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도 대폭 강화되었고 심지어 합동군사훈련까지 계획하고 있다. 이렇게 대만문제를 통해 중국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


⑤군사과학기술 압박: 대 중국 디커플링의 핵심은 바로 군사과학기술 분야이다. 중국의 군사과학기술을 서방세계로부터 완전 분리시키는 디커플링을 통해 중국을 후진국으로 밀어내겠다는 것이다.


사실 ‘중·미 포럼’의 보고서는 현실을 상당히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해법 측면에서는 역시 중국의 진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다시말해 미중충돌의 원인을 중국내부가 아닌 외부에서만 찾으려 한다는 점이다.


이 보고서는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는 이유로 미국내 불안정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에 화살을 돌리고 또 중국을 악마화하고 있다고 봤다. 동시에 미국의 패권장악을 지속하기 위해 중국의 도전을 막으려 하며 이를 위해 중국에 무분별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분석은 논점을 완전히 벗어난 왜곡이다. 물론 중국 공산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러하겠지만 미국만이 아닌 서방세계 모두가 중국과의 디커플링에 찬동하면서 적극 나서는 것은 결국 시진핑 정권의 외교적 지향성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WTO체제가 있었기 때문에 ‘세계의 공장’으로서 지금의 중국이 존재함에도 오히려 이러한 기회를 무기 삼아 세계 패권 장악에 나서려는 헛된 욕망이 제일가는 원인이고, 더불어 시진핑 주석이 예측가능한 중국 정치 관행을 깨고 사회주의 독재체제를 추구하면서 세계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을 불러왔다.


이러한 기본적인 문제 진단을 하지 못하면 중국내부에서의 어떠한 대책도 효용성이 없을 것이라는 점은 명약관화하고 중국과의 디커플링은 더욱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의회가 자국 기업이 중국 등 적대적 국가의 첨단기술 분야에 투자하려 할 때 연방정부의 허가를 받게 하는 제도를 마련 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투자 아예 차단하려는 미국]


중국과의 강력한 디커플링은 경제 분야에서 노골화되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의회가 자국 기업이 중국 등 적대적 국가의 첨단기술 분야에 투자하려 할 때 연방정부의 허가를 받게 하는 제도를 마련 중”이라고 보도했다.


WSJ은 그러면서 “이는 중국을 견제하고 자국의 핵심 공급망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인데, 미국 기업의 해외투자에 관한 새로운 규칙을 만드는 것”라고 전했다. WSJ은 이어 “해당 기술은 미국 국가과학기술위원회와 국가정보국이 지정할 예정인데, 반도체와 대용량 배터리, 제약, 희토류, 바이오공학, 인공지능, 양자컴퓨터, 초음속, 로봇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은 첨단 기술의 수출에 대해 규제를 해 왔지만, 이번에 제정될 법안은 아예 연방정부가 미국 기업의 외국 투자에 대해 심사를 하게 한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다. 그만큼 대 중국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중국 역할 폐기]


이와 함께 미국은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을 통해 아세안(ASEAN)과 인도 등 인태 지역의 시장 가치를 대폭 높임으로써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 왔던 중국의 기능을 대폭 축소시킬 예정이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4.8%, 글로벌 상품무역의 35.3%를 차지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대(對) 중국 견제를 위한 공급망 협력 강화 포인트로 삼아 ‘세계의 공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인도태평양의 글로벌 생산기지로서의 가치는 이미 상승하고 있다. 아세안, 인도를 대상으로 한 전 세계 해외직접투자 비중은 2015년 7.5%에서 2020년 19.3%로 크게 늘었다. 여기에 그동안 중국의 최강점이었던 낮은 인건비도 이미 인도태평양이 가져갔다. 이렇게 중국을 대체할 주요 생산기지로서 '아세안 시프트'를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 무역진흥기구가 집계한 2020년 아시아 국가별 제조업 노동자 인건비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월 484달러인 반면 태국과 말레이시아는 각각 359달러, 인도네시아는 340달러, 인도는 255달러, 필리핀은 246달러, 베트남은 237달러로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바로 이러한 경제상황을 IPEF가 블록화하면서 공급망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대 중국 압박 위한 군사력 강화도 본격화]


이러한 경제적 디커플링과 동시에 군사적 압박 또한 진행되고 있다. 군사적 압박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진행된다. 하나는 대만을 통한 압박이고 다른 하나는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등의 외연을 통한 압박이다.


우선 대만을 통한 압박은 이미 구체화되고 있다. 대만에 중국으로부터의 공격이 있을 경우를 가정하여 고슴도치 방어전략 및 중국군 격퇴를 위한 맞춤형 무기를 대만에 제공하는 것이 첫 번째고 추가로 미군과 대만군이 지상과 공중, 그리고 해상에서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는 중국에게는 엄청난 부담과 함께 위협이 될 것이다.


또한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해상에 대한 압박은 항행의 자유작전 외에 아예 동맹국들과 함께 공동의 작전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틀을 잡았다. 일본 해상자위대가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규모 부대를 파견하는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다.


해상자위대 관계자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정례 훈련인 '인도·태평양 방면 파견(IDP)'을 13일 개시했다. 이번 훈련은 해상자위대가 2017년부터 실시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비슷한 형식의 부대 장기 파견 가운데 최대 규모이며 기간도 가장 길다.


이를 위해 일본은 항공모함으로의 개조가 단계적으로 추진 중인 이즈모 외에 다카나미, 기리사메 등 호위함과 함재기, 잠수함, P-1 초계기, US-2 구난기, 다용도 항공기 UP-3D 등이 투입하고, 파견 인원도 1천여명으로 대규모이다.


오는 10월 28일까지 138일간이나 지속되는 이번 훈련은 인도태평양지역을 순회하는데 특히 중국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남태평양지역의 7개 도서국가들도 기항지에 포함되어 눈길을 끈다. 당연히 중국을 의식한 조치다. 이를 통해 남태평양 섬들이 중국으로 기울지 못하도록 막겠다는 뜻이 강하게 담겨 있다.


[‘도광양회’로 되돌아가는 길만이 유일한 해법]


15일, 중국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원 원장이며 한국에도 잘 알려진 외교전문가인 주펑 교수가 동아일보에 “중국, ‘도광양회’ 자세로 돌아가야”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현직 교수이고 또 중국 외교가에서도 상당히 이름이 알려졌기 때문에 중국의 현실을 진단하는데 있어서 아주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으며 숨겨진 속마음을 절제하려고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


그런데 이 글에서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지금 중국은 ‘대국 굴기’의 결정적인 순간을 맞고 있다”면서 “실력 향상도 중요하지만 국가 통치 능력과 전략적 유연성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한 대목이다.


주펑 교수는 “지금 중국은 덩샤오핑(鄧小平)의 ‘도광양회(韜光養晦·실력을 기르며 때를 기다린다)’를 전략적으로 재선택해 돌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과 전면적으로 대립하는 신냉전은 중국의 이익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주펑 교수는 이어 “중국이 안정적으로 착실하게 자신의 발전 노선을 걸으며,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의 중국에 대한 우려와 불만을 직시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어떤 국가도 중국을 쉽게 적대시하거나 중국을 상대로 대립정책을 펴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도 경쟁 전략으로 중국을 억제할 수 없게 된다”고 결론지었다.


사실 주펑 교수의 이 말에 그의 모든 진심, 특히 중국의 미래를 향한 고언이 담겨 있다고 본다. 물론 그렇게 되려면 시진핑 주석이 물러나는 길 말고는 없기 때문에 답답하기는 할 것이다.


그럼에도 주펑 교수의 제언에 중국 공산당이 주목하지 않는다면 중국은 그야말로 험한 꼴을 당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지금 세계가 그렇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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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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