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또 반기든 리커창, 시진핑 이례적 비판 - 시진핑 보란 듯… 제로코로나 비판한 리커창 - WSJ, “중국 수뇌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두고 분열하고 있다” - 암울한 中경제, 시진핑은 실패했다!
  • 기사등록 2022-05-27 21:40:42
  • 수정 2022-05-28 07:55:31
기사수정



[시진핑 보란 듯… 제로코로나 비판한 리커창]


중국의 권력구도에 진짜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중국의 2인자인 리커창 총리가 이번에는 시진핑 주석의 핵심 정책인 ‘제로 코로나’에 대해 직접 비판을 가하면서 위기에 빠진 자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밝혀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리커창 총리의 이번 발언은 지난 3월 17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제로 코로나' 원칙을 견지하라고 지시한 것에 대한 반발이기도 하고, 그러한 시진핑의 노선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비판한 것이기도 해서 이러한 리커창의 발언이 올 가을 개최되는 제20차 당 대회에서 결정되는 차기 권력구도 개편에도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리커창 총리가 이렇게 제로 코로나에 대해 강력한 비판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은 공산당 고위층 내부에서도 제로 코로나에 대한 반대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는 반증이어서 이러한 리커창의 발언이 중국의 권력구도 재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특히 주목된다.


리커창 총리는 25일 경제안정을 위한 전국화상회의를 소집했다. 회의에는 코로나19 방역 총사령탑으로 불리는 쑨춘란 부총리, 인민해방군 총수이자 국방부장인 웨이펑허, 공안부장 자오커즈 등 국무위원들을 포함해 중국의 각 성, 시, 현 지도자들까지 전국적으로 10만명의 간부들이 참석했다.


리커창 총리는 이 자리에서 “3, 4월 이후 고용 산업생산 전력공급 화물운송 등의 지표가 눈에 띄게 낮아지고 2020년의 코로나19 충격보다 어려움이 더 크다”면서 “코로나19가 강타한 2020년보다 중국 경제의 일부 부문에서 더 큰 문제가 감지된다”고 밝혔다.


리커창 총리는 이어 “경제 발전은 나라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기초이자 관건”이라면서 “전염병 방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재력과 물력이 보장되어야 하고 고용안정과 민생보장 역시 발전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돈이 있어야 전염병 예방도 할 수 있다고 한 것으로, 직접적으로 제로 코로나를 비판하지는 않았지만 제로 코로나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를 충분히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리커창 총리의 이 발언은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지난 5일 “방역 정책을 왜곡, 의심, 부정하는 모든 언행과 결연히 투쟁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낸 것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리커창 총리는 그러면서 “지금 1년 경제동향을 결정짓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며 “경제를 정상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중국 수뇌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두고 분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커창의 제로코로나 비판이 주는 의미]


사실 리커창 총리의 25일 발언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중국의 경제위기 문제보다 제로 코로나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그래서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중국 수뇌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두고 분열하고 있다”면서 “리커창 총리가 공개적으로 시진핑 주석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비판하지는 않았지만 중국공산당 고위관료들의 강력한 반발을 그대로 대변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것이다.


WSJ은 이어 “시진핑 주석은 자신의 3연임을 위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최대 치적으로 내세우며 추진해 왔기 때문에 이를 지금 바꾸기는 곤란한데, 이 문제가 역설적으로 올 가을의 당대회를 앞두고 시진핑의 위상을 흔들 수 있는 이슈로 부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시진핑 주석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은 인민의 생명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으며, 세계 경제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WSJ은 “시진핑의 그러한 주장은 서방진영에서의 코로나 팬데믹은 비교적 잘 회복되고 있으며, 제로 코로나를 고수하는 중국 경제만 유독 큰 압박에 처해 있다는 사실과는 동떨어진 것”이라 했다.


WSJ은 이어 “상하이와 중국의 다른 지역에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중국 경제는 급격하게 둔화되고 있으며 이로인해 중국인들의 불만도 확산되었고 더불어 외국기업들마저 중국에 대한 투자를 재고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WSJ은 그러면서 “리커창 총리가 제로코로나 정책을 비판하고 중국 경제의 회복 분위기를 다잡는 것은 중국을 서구의 자본주의에서 멀어지게 하고 경기침체를 불러온 시진핑의 정책을 실제적으로 철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줌으로써 중국의 차기 실권자가 누구인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WSJ은 또한 “리커창 총리가 의도적으로 중국의 엄격한 방역정책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면서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 창립 70주년 행사에서 리커창 총리는 1시간 30분 동안 제로 코로나 정책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고, 또한 베이징의 엄격한 마스크 착용 규칙을 무시하듯 직원들의 마스크 착용 권고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벗어버렸다”고 전했다.


“리커창 총리는 또한 외국 기업 대표들이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중국을 어떻게 더욱 더 고립시키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자 이를 경청하기도 했다”고 WSJ은 밝혔다.


WSJ의 분석대로 지금 중국에서 시진핑 주석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비판하거나 이러한 정책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사실 거의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리커창 총리가 거침없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 태클을 걸면서 “방역도 돈이 있어야 가능하니 돈 버는 일에 소홀해서는 안된다”고 한 것은 사실상의 위드코로나(with CORONA) 정책으로의 전환을 요구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할 수 있다.


리커창 총리의 이날 발언도 “많은 중소기업이 최악의 나날을 보내고 있음을 토로했다”면서 “2분기 경제의 플러스(+) 성장이 가능하도록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업률을 낮추고 기업의 생산 활동을 독려하라는 것이고, 이를 방역정책이 방해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그런 의미에서 리커창 총리는 “중국 경제가 2분기에 합리적인 성장을 달성하고 가능한 빨리 실업률을 낮추는 등 합리적 구간에서 운행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방역과 경제사회 발전을 동시에 완성하기 위해서는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획일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밝힌 것이다. 그것도 2분기라는 시점을 말했다는 것은 그러한 조치를 지금 당장 시행해야 한다고 채근한 셈이다.


결국 리커창 총리의 방역보다 경제를 더 우선해야 한다는 것을 사실상 중국의 고위 관리들 10만명 앞에서 설파했다는 것은 ‘경제폭망’이라는 대위기 앞에 시진핑 주석의 지시도 무시하고 일단 경제부터 살리고 보자는 정책의 대변환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중국의 권력투쟁에 있어 획기적 사건이라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리커창 총리의 지시대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상당부분 완화하면서 경제를 우선하는 정책으로 중국이 변화된다면 이는 리커창 총리가 중국의 미래를 뒤흔들 수 있는 실권자로 등극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고, 반대로 근일 중에 시진핑 주석이 다시 제로 코로나 정책 고수라는 칼을 휘두른다면 리커창의 이날 지시는 용두사미로 마무리되면서 찻잔속의 태풍으로 그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우리 Why Times는 지난 19일 “급부상한 '리커창 대망론', 중국에 무슨 일이?”라는 제목의 정세분석(유튜브 1451회), 25일의 “사라지는 시진핑 측근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는 제목의 정세분석(유튜브 1460회)을 통해 중국 최고 권부의 막전막후를 자세히 분석 보도한 바 있다.


[암울한 中경제, 시진핑은 실패했다!]


나라의 근본은 결국 경제로 귀결된다.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아니하면 아무리 철권통치를 한다 할지라도 오래 버티기는 힘들다. 특히 중국같이 14억이라는 엄청난 인구 대국일수록 더욱 더 그러하다.


지금 중국의 경우 시진핑의 3연임은 이미 확정된 기정사실로 여겨졌고,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최근 10년간 지방 시찰 행적을 소개하는 ‘총서기의 족적(足迹)을 따라서’라는 연재물을 24일부터 시작했다. 또한 관영 신화통신은 23일부터 50부작 선전 영상을 방영하기 시작했다. 올가을 20차 당 대회에서 3연임 결정을 앞둔 시 주석의 업적 띄우기에 나선 것이다.


인민일보는 24일자 1면에서 연재를 소개하며 “시진핑 총서기는 18차 당 대회 이후 31개 지방을 돌아봤다. ‘나를 제쳐 놓고 오직 인민만 책임진다’는 믿음이자 행동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인민에서 나와, 인민에 뿌리내린 영수(領袖), 멀리 내다보는 용감한 영수의 풍모를 보여줄 예정”이라고 했다. ‘영수’는 마오쩌둥 시기에 지도자를 부를 때 쓰던 표현이다.


이렇게 시진핑의 3연임은 이미 굳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대변되는 시진핑의 업적에 대해서 공산당 지도부는 물론이고 인민들 사이에서도 ‘경제 폭망’에 대한 불만은 폭발 일보 직전이었다.


그러한 엄청난 불만과 분노를 리커창 총리가 일거에 휘잡으면서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으로 등장했다. 시진핑은 경제를 어렵게 만들었지만 리커창은 중국 경제를 다시 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파랑새’를 중국 인민들에게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리커창이 이렇게 시진핑 노선에 반대하는 깃발을 들 수밖에 없는 것은 중국이 진짜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진핑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중국 경제의 심장이나 다름없는 상하이가 무려 두 달간이나 전면 봉쇄되었고, 중국의 또다른 주요 도시들마저 부분과 전면 봉쇄를 이어가자 중국 경제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연초에 제시했던 5.5% 목표치 달성은 이미 물건너 갔고 3%만 지켜도 대성공일 수 있다는 전망까지 흘러 나온다.


이에 따라 외국기업들은 중국에서의 철수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중국 주재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가 이달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유럽 기업 중 23%가 중국 사업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 최근 10년동안 가장 높은 비율이다.


또한 중국 주재 미국상공회의소가 이달 발간한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 기업의 절반 이상이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중국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거나, 지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시진핑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실패했다. 세계는 대부분 엔데믹 국면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유독 중국만은 역주행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시진핑의 방역 정책 실패를 인증해 준다. 뿐만 아니다. 그로인한 경제 추락에 무리한 사회주의 정책 강요는 불난 데 기름을 끼얹었다. 이러한 정책의 연이은 실패가 중국 인민들의 마음을 싸늘하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대세가 바뀔 수 있을까?]


물론 이러한 흐름이 시진핑의 낙마로 이어질 것이라 보지는 않는다. 원래 중국같은 체제는 인민의 먹고사는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이 최고 권력자의 안위이기 때문이다.


WSJ도 이날 기사에서 ”올해 은퇴를 시사한 리 총리가 중국의 ‘제로 코로나’에 있어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역풍은 언제든지 불 수 있고, 바람의 방향이나 세기 역시 수시로 변화될 수 있다. 아무리 시진핑의 권력이 막강하다 할지라도 대세는 언제든지 흔들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찌되었건 내년 퇴임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던 리커창의 이름이 다시 중국내에서 강하게 부상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그러한 리커창의 부상이 오는 10월의 중국 당대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 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1717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