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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진핑의 위험한 도박 - 제로 코로나에 목숨 건 시진핑, 경제충격 안고 갈 듯 - 중국 경제, "코로나 확산 꺾여도 충격 반년 이상", 어두운 전망 - 시진핑 정치 판도에 부정적 영향 미칠 수도
  • 기사등록 2022-04-08 17:12:00
  • 수정 2022-04-10 07:5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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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상하이 전면 봉쇄, "언제까지 가둬놓을 셈이냐?"]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방역시스템이라고 자랑해 왔던 중국식 ‘제로코로나 정책’이 팬데믹 초기 '우한 사태' 때보다 더 큰 규모의 코로나19 감염 파도에 직면하면서 좌초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중국 경제가 기존 전망보다 더욱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인구 2500만 명인 중국 제1의 경제 도시 상하이가 7일에만 2만 1222명의 감염자가 나오면서 4일 해제예정이었던 전면 봉쇄를 무기한 연장하기로 했다. 당초 상하이시는 지난 3월 28일 새벽부터 도시를 두 구역으로 나눠 순차적으로 봉쇄하고, 전(全)주민을 대상으로 핵산 검사를 실시한 뒤 4일 새벽 3시를 기해 봉쇄를 해제할 계획이었다.


문제는 중국 제1의 경제도시인 상하이를 전면 봉쇄했음에도 코로나 감염자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로써 상하이는 2019년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가장 먼저 보고된 후베이성 우한 이후 하루 감염자 수가 가장 많은 도시란 오명을 얻었다.


매일 수만 명의 감염자와 밀접 접촉자가 나오면서 상하이 의료 시스템과 격리 관리 시스템은 이미 한계치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상하이시가 서둘러 만든 병상 3만8000개의 임시 병동 4곳도 이미 포화 상태가 되었고, 상하이 최대 컨벤션센터인 국가회전중심(NECC)에 병상 5만 개를 갖춘 5번째 임시 병동을 만들어 9일 오픈할 에정이지만 이마저도 앞으로 나올 감염자를 모두 수용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린성의 중심 도시인 창춘도 도시 기능이 마비된 지 오래다. 지난 3월 11일 도시 봉쇄령이 내려진 후 문밖 출입이 전면 통제됐지만, 4월 들어서도 매일 2천여명의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한 달 가까이 모든 활동이 중단됐다. 심지어 생필품을 판매하는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을 제외한 모든 영업 시설도 문을 닫았다. 경제활동 중단 장기화에 따른 후유증이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여론의 관심과 지원도 최근 감염자가 급증한 '경제 수도' 상하이에 집중돼 지린성은 주목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사실상 구금 상태인 주민들의 불만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일주일이면 통제할 수 있다더니 한 달이 되도록 변한 게 없다"며 "이 지경이 되도록 사과조차 안 하는 관료들은 도대체 뭘 하는 거냐"는 성토도 이어진다.


그럼에도 국가 위건위는 지난 6일 브리핑에서 "창춘의 코로나19 상황은 여전히 발전단계"라는 우울한 진단을 내놨다. 이는 앞으로도 언제 봉쇄가 풀릴 수 있을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는 의미다.


▲ [베이징=AP/뉴시스] 지난 3월 21일 중국 베이징의 한 코로나19 검사소에서 주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시진핑 주석 위상도 흔들]


중국 제2의 도시요, 제1의 경제도시인 상하이까지 전면 봉쇄되고 그 기간도 언제 풀릴지 모르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중국인들에게서 자국만 고집스럽게 유지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에 근본적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물론 중국 당국이 철저하게 여론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여론이 중국 전역에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견고했던 시진핑의 ‘제로 코로나’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서 올 가을의 시진핑 3연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관심거리다.


중국공산당은 그동안 시진핑 주석의 강력한 지도력 아래 중국이 코로나 확산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영웅적 업적을 쌓았다고 강조했고 또 그러한 시 주석의 리더십으로 중국 인민이 고난의 시기를 극복했기 때문에 이것이 최대 치적이라고 자랑해 왔다.


그러나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중국 각지에서 감염자가 속출하고 상하이 같은 초 대도시까지 장기간 봉쇄되면서 시 주석 영웅화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 등 세계 많은 나라가 코로나19를 겪고 정상적 생활로 돌아가고 있는데 중국만 계속 벽을 치고 고립되고 있는 것에 대해 중국인들이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중국식 제로 코로나 정책에 강력한 불만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이 문제다.


그럼에도 중국 당국은 제로 코로나 원칙을 확고부동하게 유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른 이유는 없다. 바로 시진핑 주석이 지난 2020년 우한 사태를 극복하고 제로 코로나 원칙을 바탕으로 '안전한 중국'을 만들겠다면서 내놓은 정책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여 이미 시진핑 주석의 최대 치적으로 선전해 왔는데 이를 중도에 포기하게 되면 시진핑 주석의 위상은 물론이고 사회주의 정책의 실패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전면봉쇄’를 끝까지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하이의 경우에도 4일 전면 봉쇄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는 이유로 부분 봉쇄로 전환하려 했으나 중앙정부가 이를 뒤집고 전면 봉쇄 지속으로 결정을 내렸다.


중국 중앙정부와 공산당은 지난 5∼6일 방역 담당 부총리이자 당 정치국원인 쑨춘란을 상하이에 내려보내 '주저하지 않고, 확고하게 제로 코로나를 유지한다', '전국 통일 방역 원칙으로 코로나에 대처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쑨 부총리의 상하이 순시를 계기로 중국에서는 관영 매체들과 전문가들이 총동원돼 제로 코로나의 당위성을 선전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제로코로나 정책에 대해 다른 의견을 낼 수도 없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에서는 임시 병원에서 헌신적으로 일하는 의료진의 모습, 아파트 베란다에 나와 함께 국가를 부르는 주민들의 모습 등 '긍정적'이고 '애국적'인 내용이 넘쳐난다.


또한 더우인 같은 인터넷 사업자들은 '긍정적 에너지'를 전파하기 위한 콘텐츠가 많이 노출되고 '사회에 해가 되는 내용'들은 걸러내는 방향으로 알고리즘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중국내 인터넷에서 제로코로나에 대한 반대 의견은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런데 이렇게 중국 당국이 강력한 제로코로나 정책에도 불구하고 반대 의견들이 솟아오르지 못하도록 강압책을 편다는 것은 그만큼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기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경제, "확산 꺾여도 충격 반년 이상"]


진짜 문제는 경제다. 진이 궈하이증권 이코노미스트는 6일 보고서에서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발병·봉쇄 기간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어서 봉쇄가 끝난 후에도 수요 충격은 계속될 것”이라며 “소비 충격은 4∼5개월, (당국의) 인프라 투자 제약은 2개 분기에 걸쳐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콩 중문대학교(CUHK)의 이코노미스트인 정 마이클 송(Zheng Michael Song) 교수도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인해 경제 생산 손실로 인해 한 달에 최소 463억 달러(GDP의 3.1%)가 손실될 가능성이 있으며 더 많은 도시에서 규제를 강화하면 그 영향은 두 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송교수와 그의 공동 저자들은 중국 상하이의 엄격한 봉쇄만으로도 중국의 실질 GDP가 4% 감소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한 달 동안 모든 도시가 폐쇄되어 그 기간 동안 국가 GDP가 53% 감소하는 것이다.


노무라 홀딩스(Nomura Holdings Inc.)의 경제학자들도 지난 2일, “중국 경제가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분기 이후 최악의 전망에 직면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다 중국내 코로나 확산이 상하이 봉쇄로 끝날 것 같지 않다는 것이 진짜 문제다. 중국내 코로나 상황이 계속 악화된다면 전면 봉쇄는 어쩔 수 없이 시행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이에 따른 경제적 대가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중국 최대 경제도시인 상하이가 무려 2주간이나 전면 봉쇄되고 있는데다가 왕타오 UBS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밝힌 바로는 코로나로 전면 또는 부분 통제 중인 중국 지역의 국내총생산과 인구 비중이 각각 34%, 26%로 추산하고 있다. 중국 전체 인구의 4분의 1이 통제 상황하에 있고 이로 인한 경제적 부담은 무려 3분의 1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중국 경제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이런 측면에서 시진핑 주석은 지금 엄청난 도박을 하고 있다. 장기 집권을 노리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최대 업적으로 포장된 제로 코로나의 신화를 유지해 갈 것인지, 아니면 이를 포기하고서라도 경제적 안정을 이뤄나갈 것인지의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시진핑 주석은 경제적 대가를 치르는 한이 있더라도 제로 코로나라는 방역 목표를 밀어붙이면서 최대 치적으로 내세우는 방향으로 길을 잡은 듯 보인다.


그렇다면 중국이 연초 내건 올해 5.5%의 경제성장률 목표는 이미 달성이 어려워졌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상하이가 중국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 상하이의 국내총생산(GDP)은 4조3200억 위안(약 734조 원)으로 중국 전체 GDP의 4%를 차지한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세수(稅收)는 1조 8700억 위안(약 318조 원)으로 전체 중국의 약 10%에 이른다는 점이다.


여기에 상하이 인근의 쑤저우(蘇州) 등 이른바 ‘장강 삼각주’ 경제 벨트는 중국 산업의 엔진이자 원동력에 해당하는 곳이라 상하이에서 번진 오미크론이 다시 이곳에 확산된다면 이는 중국 경제의 허리를 부러뜨릴 수도 있을 만큼의 충격파를 던져줄 수 있다.


[시진핑 정치 판도에 부정적 영향 미칠 수도]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주목할 것은 과연 상하이 전면 봉쇄 조치로 인한 경제적 타격과 민심 악화가 시진핑의 정치 판도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시진핑 주석은 이미 경제는 포기하더라도 제로 코로나라는 방역정책을 치적으로 삼기로 했다. 그렇다고 상하이 전면 봉쇄 등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그저 넘길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 파급효과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치적 희생양을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 현재 상하이 권력 서열 1위인 리창(李强) 당서기가 바로 그 대상인물로 부각된다. 시진핑의 최측근이기도 한 그가 코로나 발생 이후 거듭 이어진 실기(失機)와 실책(失策)으로 시진핑의 3선 연임 가도에 재를 뿌렸다.


리창(李强) 당서기는 당초 올해 말 20차 당 대회를 통해 권력 핵심인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었었다. 그런데 리창은 상하이에 코로나 팬데믹이 확산되는데도 시진핑의 최고 치적인 ‘제로코로나를 위한 전면봉쇄’ 대신 부분 봉쇄를 하면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 했다.


그러나 그러한 리창 당서기의 방침은 중앙정부에 의해 여지없이 박살났다. 그렇기 때문에 읍참마속(泣斬馬謖) 차원에서 문책 대상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하나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코로나 팬데믹이 상하이에 그치지 않고 주변 도시로 계속 확산했을 경우에 시진핑의 장기집권 가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시진핑의 3연임이 결정될 올 10월까지 코로나 팬데믹이 종식되지 읺는다든지 이로 인해 중국 경제가 파국을 면치 못한다면 시진핑의 권좌 역시 시빗거리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휘청거릴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상하이에 불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 바람이 시진핑의 앞길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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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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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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