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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 참상이 조작? 위성이 지켜보고 있었다! - 위성사진, 민간인 학살 조작 주장 정면으로 반박 - 수많은 전쟁범죄 증거들, 결코 덮을 수 없다 - “러시아에 의한 학살 증거들, 이번 전쟁의 터닝 포인트 될 것”
  • 기사등록 2022-04-06 23:37:55
  • 수정 2022-04-07 08: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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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학살 부인하는 러시아, ‘조작극’]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서쪽 부차와 이르핀 등에서 벌어진 민간인 집단 학살이 사진과 영상 등을 통해 전 세계에 퍼지면서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책임론이 확산되자 당황한 러시아가 이 모든 것들이 조작이라면서 가짜뉴스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러시아는 해외 언론과 SNS 등을 통해 속속 공개되는 민간인 학살 증거 사진과 영상이 모두 러시아를 전쟁 범죄자로 몰아가려는 우크라이나의 ‘자작극’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지난 3일(현지 시각)에는 드미트리 폴리얀스키 주(駐)유엔 러시아 부대사가 “부차에서 벌어진 우크라이나 급진 민족주의자들의 극악무도한 도발에 대처하기 위해 4일 안보리 회의를 긴급 소집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고, 이어 러시아 국방부도 “부차 등에서 나온 사진과 영상은 모두 우크라이나 정부가 서방 언론을 위해 연출한 것”이라며 “우리 군 주둔 당시 폭력적 행위로 피해를 본 주민은 단 한 명도 없다”고 주장했다.


캐나다 주재 러시아 대사관도 같은 날,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은 부차 거리 곳곳에 민간인 시신이 있다고 주장하는 영상은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캐나다 주재 러시아 대사관이 올린 영상을 보면, 도로 양쪽에 민간인으로 추정되는 시신들이 놓여있었는데, 러시아 대사관은 이 영상을 가리켜 “키이우 인근 부차의 가짜 시신을 보여주는 영상”이라고 주장했다. 대사관은 해당 영상을 재생 속도를 늦춘 영상을 공유하며 “느린 속도로 재생한 영상을 보면 시신이 손을 움직이고, 차량이 지나가면 일어나 앉는 모습이 보인다”고 했다.


친러시아 계정들도 “차량에서 촬영한 다른 영상을 보면 시신이 일어나 앉는 장면이 사이드미러에 찍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대해 BBC는 “시신이 손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차량 앞 유리의 빗방울 또는 먼지 등으로 추정되는 얼룩이 해당 시신과 절묘하게 겹쳐져 그렇게 보이는 것”이라면서 “시신이 일어나 앉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백미러의 왜곡에 의한 착시”라고 분석했다. BBC는 이어 “시신뿐만 아니라 가옥 등 주변의 다른 장면들도 비슷한 형태로 보인다”면서 “2일 이들 영상이 온라인에 올라온 다음 날 게티이미지와 AFP 통신 등이 촬영한 고화질 사진에도 해당 시신이 그대로 나온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은 자국군 철수 며칠 후 촬영된 영상에서 시신의 사후경직 현상이 목격되지 않는 점도 조작 근거로 들고 있다. 러시아 외교부는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공개하는 시신의 사진을 보면 최소 4일이 지났음에도 경직되지 않고 시신에서 나타나는 얼룩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BBC는 한 법의학자의 견해를 인용해 “(4일이 지나면) 보통 사후경직이 진정된다”며 “총기 종류나 거리 등에 따라 시신의 상태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혈액이 옷에 흡수됐거나, 시신의 자세가 영향을 끼쳤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러시아 국방부는 3일(현지시간) 텔레그램 포스팅을 통해 “3월 30일경 모든 러시아 부대가 부차에서 완전히 철수한 후 시신들이 거리에 배치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BBC는 “우크라이나군 진입 전 AFP 등이 촬영한 영상에도 시신이 보인다”면서 러시아 국방부의 주장을 반박했다.


▲ 4일(현지 시각)에는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대사가 미국 뉴욕 유엔본부 브리핑룸에서 간급 기자회견을 통해 “부차 지역의 민간인 학살 관련 영상은 조작(fake)”이라며 “러시아군이 학살을 저지르지 않았음을 입증할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러시아 외교부]


그리고 4일(현지 시각)에는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대사가 미국 뉴욕 유엔본부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부차 지역의 민간인 학살 관련 영상은 조작(fake)”이라며 “러시아군이 학살을 저지르지 않았음을 입증할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네반쟈 대사는 그러면서 “전쟁 외에 선전전도 극심하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이것이 우크라이나의 선전전 기구가 사전에 계획한 것이라는 증거를 갖고 있다”고 했지만, 회견에선 그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네반쟈 대사가 이렇게 긴급 기자회견을 한 것은 민간인 학살 의혹에 반박하겠다며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를 별도 소집할 것을 요구했지만, 4월 안보리 의장국인 영국이 반대해 무산되자 긴급하게 러시아의 주장을 알리기 위함이었다.


네반쟈 대사는 이 자리에서 “러시아가 인권 문제로 공격받는 것은 미국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의 날조와 선전전에 농락당했기 때문”이라며 “러시아는 안보리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고, 진실을 밝힐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기자들이 “부차 민간인 학살 영상과 사진이 조작이라는 구체적 증거를 대라”고 요구하자 네반쟈 대사는 “다 정치적 동기로 날조된 상황들이다”, “우크라이나는 거대한 연극 무대”라는 발언만 되풀이했고, 또 구체적 증거에 대해서는 “여기선 밝힐 수 없다”고 했다.


네반쟈 대사는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에 일어났던 피로 범벅이 된 여성 사진을 다시 거론하면서 “폭격으로 피를 흘렸다는 우크라이나 여성이 (피가 아니라 포도 주스였다며) ‘가짜’라고 증언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 ‘포도 주스 피’는 러시아 관영 언론이 생산한 가짜 뉴스로 이미 확인된 것이었다.


그러자 기자들이 네반쟈 대사에게 거세게 항의하면서 “도대체 당신은 어떤 정보를 어디에서 얻는가”, “이 모든 게 가짜라는 증거를 대지 못하면 책임질 것이냐” 등 공격적인 질문이 이어지자, 네벤쟈 대사는 갑자기 마이크를 끊고 퇴장했다.


[위성에 포착된 민간인 학살 '빼박 증거'들]


그렇다면 러시아가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민간인 대학살의 증거들에 대한 조작 주장이 얼마나 근거가 있는 것일까?


그러나 러시아의 조작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는 것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연하게 입증된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NYT 조사팀의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우크라이나 수도 인근 부차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이 조작이라는 러시아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3일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인근의 부차(Bucha)에서 손이 묶이고 머리에 총상을 입은 시신들의 사진이 공개되자 “러시아 부대 전원이 부차에서 완전히 철수한 지난달 30일 이후에 시신들을 거리에 가져다 놓았다”고 주장했다.


▲ NYT 분석팀이 맥사 테크놀로지(Maxar Technologies)가 공개한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부차 시내의 야블론스카 거리(Yablonska Street)에 버려진 시신 중 다수가 러시아군이 마을을 점령하고 있던 3주 전, 곧 3월 9∼11일 사이에 이미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NYT 분석팀이 맥사 테크놀로지(Maxar Technologies)가 공개한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부차 시내의 야블론스카 거리(Yablonska Street)에 버려진 시신 중 다수가 러시아군이 마을을 점령하고 있던 3주 전, 곧 3월 9∼11일 사이에 이미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때 맥사 테크놀로지스가 촬영한 위성 사진에 사람의 몸과 비슷한 크기의 검은 물체가 등장한다. 당시는 러시아군이 부차를 점령한 때였다.


그런데 지난 2일 우크라이나군이 부차를 탈환한 후 촬영한 사진과 대조를 해 보면 이 물체들의 위치가 민간인 복장의 시신을 발견한 곳과 정확히 같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 시신들은 지난 3월 11일부터 길거리에 방치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NYT는 이 도로에 방치된 시신이 언제 살해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전후의 위성영상을 분석했는데, 지난 3월 9일부터 11일 사이 시신으로 추정되는 검은 물체들이 야블론스카 거리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NYT는 “추가 분석 결과, 검은 물체들은 3주 이상 그 위치에 그대로 방치됐다”고 했다.


이에 대해 스티븐 우드 맥사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부차에서 수집된 맥사의 고해상도 위성사진은 거리에 누워 있는 시신들이 수 주 동안 방치돼 있던 것을 입증한다”고 밝혔다.


시신들은 야블론스카 거리를 따라 800m 내외에 흩어져 있었는데, 일부 시신은 포탄이 만든 분화구 옆에 있었고, 또 다른 일부는 버려진 자동차 근처에 있었다. 또한 어떤 시신들은 흰색 천으로 손이 등 뒤로 묶인 채 발견되기도 했다. 위성사진에 따르면 이들 시신은 지난달 20일에서 21일 사이에 처음 나타났다.


NYT는 이어 “이들은 2일 이후 발견된 민간인 시신 중 일부에 불과하다”면서 “AP통신은 사무실 건물 뒤편에서 최소 6구의 시신을 발견해 보도했고, NYT 사진기자 역시 1마일 정도 떨어진 근처에서 자전거 옆에 누워 있는 머리에 총상을 입은 한 남성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 NYT는 부차 시내의 길거리에 버려진 두 대의 차 앞에서 발견된 시신 역시 3월 21일에 촬영된 위성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부차 시내의 길거리에 버려진 두 대의 차 앞에서 발견된 시신 역시 3월 21일에 촬영된 위성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NYT는 “이 시신들이 3월 20일부터 21일 사이에 버려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AFP통신도 맥사 테크놀로지스의 위성 사진을 근거로 “부차에서 발견된 민간인 시신들이 러시아의 부차 점령 기간에 생긴 것임을 증명한다”고 전했다.


[수많은 전쟁범죄 증거들, 결코 덮을 수 없다]


러시아는 지금 자신들이 행한 잔악한 전쟁범죄 증거들이 쏟아져 나오자 그야말로 발악을 하고 있다. 더불어 이러한 흔적들이 러시아 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봉쇄를 하고 있다.


심지어 러시아인들도 자주 보는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를 향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된 '허위 정보'를 삭제하라고 요구하면서 이같은 지시를 이행하지 않으면 5천여만원 상당의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5일(현지시간) 경고했다.


러시아 통신·정보기술·미디어 감독청인 '로스콤나드조르' 공보실은 이날 텔레그램 계정에 올린 공지문을 통해 “최근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내 특별군사작전과 러시아군 활동에 관한 잘못된 정보들을 유포하는 콘텐츠들이 위키피디아에 대규모로 실리고 있다”면서 “위키피디아가 러시아인에 대한 지속적인 정보전의 새로운 채널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러시아의 수사당국은 부차에서의 집단학살 관련 주장을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형사처벌 방침을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중대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알렉산드르 바스트리킨 위원장은 4일(현지시간) “부차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대량학살했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정보”라면서 “러시아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가 공개한 해당 지역에서의 러시아군 범죄에 대한 자료는 사실과 다르며 도발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움직임은 한마디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처사라 아니할 수 없다. 아무리 그렇게 덮으려 한다고 해서 덮어질 일도 아니고, 또 그렇게 러시아 국민들을 압박한다고 해서 그 소문들이 잠재워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러시아 당국이 우크라이나에서의 집단학살에 대해 되지도 않은 변명을 하고 오히려 적반하장 격으로 우크라이나에 의한 조작이라고 강변하는 것을 보면 이번 일에 대해 러시아가 얼마나 두려워하는 것인지를 역으로 짐작할 수가 있다.


러시아의 전쟁범죄 행위는 앞으로도 계속 드러날 것이고, 지금보다 더 심각한 일들도 밝혀지게 될 것이다. 그럴수록 푸틴의 운명 또한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래서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5일자 사설에서 “러시아에 의한 학살의 증거들은 이번 전쟁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면서 “푸틴에게 이같은 야만적인 행위는 용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WSJ도 “부차에서 발견된 민간인 시신의 모습은 학살이 단순한 일부 러시아군 병사의 개별행동 이상의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철저한 조사를 통해 책임자를 단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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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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