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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궁지에 몰린 러시아 푸틴 - 전 세계 언론의 1면을 장식한 러시아 만행,상상 초월 - 러시아군의 대량학살은 계획된 행동인 듯 - 집단학살 부인하는 러시아, “우크라 자작극”
  • 기사등록 2022-04-05 23:44:00
  • 수정 2022-04-06 07:2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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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언론의 1면을 장식한 러시아 만행]


러시아군이 퇴각한 우크라이나 소도시 부차(Bucha)와 호스토멜, 이르핀 등 키이우 주변 30여 소도시와 마을을 수복하는 과정에서 민간인이 집단 학살된 정황이 속속 드러나자 서방 언론은 일제히 사진 기사로 1면을 도배하고 참혹한 현장을 고발하자 온 세계가 분노를 표시하고 있다.


▲ 영국의 일간 더타임스(The Times)는 4일자(현지시간) 1면 머리기사로 `거리에서 사살된 민간인`이라는 제목 아래 주택가 길거리 곳곳에 시신이 흩어져있고, 주민들이 그사이를 지나다니는 참상의 사진을 올렸다.


영국의 일간 더타임스(The Times)는 4일자(현지시간) 1면 머리기사로 '거리에서 사살된 민간인'이라는 제목 아래 주택가 길거리 곳곳에 시신이 흩어져 있고, 주민들이 그사이를 지나다니는 참상의 사진을 올렸다.


▲ 더타임스는 내지에서도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경악할만한 사진들, 심지어 두 손이 묶인채 사망한 사진을 양면으로 실으면서 러시아군에 의해 자행된 만행을 고발했다.


더타임스는 내지에서도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경악할만한 사진들, 심지어 두 손이 묶인채 사망한 사진을 양면으로 실으면서 러시아군에 의해 자행된 만행을 고발했다. 데일리미러(Daily Mirror)지도 더타임스와 같은 사진을 1면 머리기사로 올렸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도 4일자(현지시간) 1면 머리기사로 '부차의 공포:러시아 민간인 학살·고문 의혹'이라는 제목 아래 잿더미가 된 거리에서 부서진 탱크 잔해 사이로 한 주민이 걸어가는 사진을 실었다.


경제전문지인 파이낸셜타임스(FT)와 데일리 텔레그래프도 1면에 주택가 거리에 시신들이 방치된 사진과 함께 '전쟁 범죄 증거가 확보되면서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계획 중'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도 4일자 1면 사진으로 흙구덩이 속에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포대 몇 개가 내던져진 장면을 보도하고 그 아래 제목으로 '이것이 잔혹 행위의 실체'라고 고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NYT와 같은 사진을 1면으로 게재하면서 '잔혹 행위에 분노 확산'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세계의 유력 신문들이 러시아의 집단학살 만행을 1면에 사진으로 대대적인 보도를 하면서 국제사회가 경악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특히 키이우 북서쪽 37km 지점에 있는 소도시 ‘부차(Bucha)’의 비극은 러시아군이 자행한 만행의 상징적 지역으로 부각됐다. 이곳에서는 두 손이 뒤로 결박된 채 후두부에 총을 맞은 민간인들의 시신, 눈이 가려진 채 손이 뒤로 묶인 시신 18구가 있었고, 성당 근처에 시신 280여 구를 검은 봉투에 담아 아무렇게나 파묻은 집단 매장지 등이 확인됐다. 러시아군이 지휘부로 쓰던 건물에서도 시신 10여 구가 나왔다.


이렇게 부차 지역을 찾은 외신들이 직접 촬영한 사진과 영상들을 각각 매체에 올리면서 참상이 드러나자 국제사회도 큰 충격을 받았다.


[상상을 초월하는 러시아군의 만행]


서방세계의 언론들에 의해 사진과 영상으로 공개된 만행들 말고도 우크라이나 주민들에 의해 밝혀지는 전쟁범죄들 역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극적이다.


우선 러시아군 전쟁범죄에 대한 부차 주민의 증언은 정말 참혹하다. 부차 주민 타라스 셰브첸코(43)은 영국 일간 가디언에 “러시아 병사들이 인도주의 통로로 도시를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에게 총을 쐈다”고 말했다. 또한 주민 스비틀라나 무니크는 NYT에 “러시아군은 보이는 사람을 모조리 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또한 러시아군이 탱크와 군용차 등을 겨냥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막기 위해 어린이들을 차량 앞에 태워 '인간 방패'로 썼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최근까지 러시아군 공격으로 숨지거나 부상한 어린이는 최소 412명, 이 가운데 158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현지 여성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영국 가디언은 3일 "집단 성폭행을 포함해 러시아군이 총으로 위협하거나,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성폭행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이러한 러시아군의 만행이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군이 되찾은 지역들에서 러시아군에 의한 전쟁범죄들이 확인되고 있지만 아직도 사실상 러시아군이 점령하고 있는 마리우폴 등의 남부 도시들에서는 어떠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인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또 동남부 흑해 연안의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한 달 이상 포위 공격하면서 시 당국 추산 최소 5000명 이상의 민간인 사망자를 내고 있다. 러시아군은 이곳에서 산부인과 병원을 폭격했고 ‘어린이’라고 쓰인 극장 대피소까지 포격해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300명 이상이 떼죽음을 당했다.


[러시아군의 대량학살은 계획된 행동]


그런데 러시아군에 의해 지질러진 전쟁범죄 중에서 대량학살은 이미 러시아군의 명령에 의한 계획된 조치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 독일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언론인 세르게이 숨렌니(Sergej Sumlenny)는 지난 2일(현지시간) 정부 명령이라며 지난 2월 1일 발효된 러시아 국가 집단매장 기술 표준에 관한 내용을 트위터에 올렸다.


독일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언론인 세르게이 숨렌니(Sergej Sumlenny)는 지난 2일(현지시간) 정부 명령이라며 지난 2월 1일 발효된 러시아 국가 집단매장 기술 표준에 관한 내용을 트위터에 올렸다. 숨렌니는 이 트윗에서 기술표준의 구체적인 내용이라며 시신을 화학물질로 처리하는 방법, 무덤 전체를 불도저로 덮는 방법 등을 설명하는 그림도 함께 게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빠른 승리, 우크라이나 완전 점령, 우크라이나 시민사회 지도자·정치인·문화 지도자·성직자 등에 대한 대량 처형을 포함한 제노사이드(대량학살)를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 숨렌니는 4일(현지시간)에도 러시아 국영매체인 RIA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해야할 일”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시했는데 이 기사에서 “우크라이나를 완전히 제거하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으며 이를 위해 인종학살 차원의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폭로했다.


숨렌니는 4일(현지시간)에도 러시아 국영매체인 RIA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해야할 일”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시했는데 이 기사에서 “우크라이나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으며 이를 위해 인종학살 차원의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대통령을 연구한 영국 태생의 외교 전문가 피오나 힐(Fiona Hill)도 “러시아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완전하게 제거하기를 원한다”면서 “푸틴의 계획은 기본적으로 대학살을 통한 우크라이나 멸절”이라 주장했다고 영국의 더타임스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큰 충격과 함께 분노 가득한 국제사회]


이렇게 러시아군에 의한 만행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국제사회는 분노하고 있으며 서방 지도자들은 일제히 러시아를 강력히 비난하며,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의한 범죄 혐의 조사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예고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4일(현지시간) “부차에서 나온 희생자 사진들은 수십 년간 유럽에서 보지 못했던 민간인에 대한 잔혹성을 보여준다”면서 “실질적 책임 추궁으로 이어질 독립적 수사가 필수”라고 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도 CNN방송에서 “(부차의 모습에) 명치를 얻어맞은 것 같다”고 말하며 강력한 분노를 표출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러시아군에 의해 저질러진 일들에 대해 분노를 표시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인도적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비겁하게 살해한 민간인 수백 명에 대해 러시아는 해명해야 한다”고 했다.


[가장 크게 충격을 받은 이들은 우크라이나 사람들]


러시아군에 의한 만행에 대해 국제사회가 엄청난 분노의 마음을 표출하지만 사실 이러한 일들에 대해 가장 충격을 받은 이들은 아무래도 우크라이나 사람들일 것이다. 바로 자신의 국민들이 러시아군에 의해 엄청난 비극을 당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우크라이나군이 되찾은 지역들은 러시아군이 지난 2월 24일 침공하면서 제일 먼저 점령했던 지역들이다. 이들 키이우 인근의 주요 도시들을 장악한 다음 키이우를 공략하려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5주 넘게 격전을 치르면서 이 지역들에 접근하지 못했다가 지난 1일 러시아군이 퇴각을 하면서 다시 회복한 후 이곳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부차 지역 등에 다시 진입을 할 때는 AFP와 BBC 등의 보도진도 함께 들어갔다. 그런데 이들 지역에 처음 들어가면서 이들은 경악을 했다. 수백m 거리에 최소 20구의 민간인 시신이 흩어져 있는 충격적 모습들이 널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 언론들은 바로 그 참상을 즉각 전 세계에 타전했다.


가장 참혹한 현장인 부차의 경우 외곽에서부터 러시아군이 파놓은 참호에서 수많은 시신이 발견됐다. 이에 대해 현장의 CNN 보도진은 “대부분 시신은 검은 봉투에 담겨 있지만 일부는 팔다리가 튀어나와 있는 등 일부만 매장돼 있었다”며 “최소 10여 구의 시신을 볼 수 있었고, 더 많은 시신이 아래에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집단학살 부인하는 러시아, “우크라 자작극”]


이렇게 전 세계가 분노할 정도로 극악무도한 러시아 만행이 드러나자 러시아는 당황해 하면서 그러한 범죄행위에 대해 발뺌하고 있다. 러시아는 오히려 해외 언론과 SNS 등을 통해 속속 공개되는 민간인 학살 증거 사진과 영상이 모두 러시아를 전쟁 범죄자로 몰아가려는 우크라이나의 ‘자작극’이라고 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부차 등에서 나온 사진과 영상은 모두 우크라이나 정부가 서방 언론을 위해 연출한 것”이라며 “우리 군 주둔 당시 폭력적 행위로 피해를 본 주민은 단 한 명도 없다”고 밝혔다.


또한 적반하장격으로 집단 학살에 대한 책임을 전면 부인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소집을 요구했다. 드미트리 폴리얀스키 주(駐)유엔 러시아 부대사는 지난 3일(현지 시각) “부차에서 벌어진 우크라이나 급진 민족주의자들의 극악무도한 도발에 대처하기 위해 4일 안보리 회의를 긴급 소집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날 러시아의 안보리 소집 요구는 4월 순회 의장국인 영국에 의해 즉각 거부됐다. 이는 러시아가 자국 입장을 강변하기 위해 안보리를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측은 그러나 “국제적 수준의 논의가 필요하다”며 “소집을 재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측도 5일 안보리 회의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안보리 소집을 요구하는 것은 집단학살에 대한 자국의 혐의를 공개적으로 부인하며 “진짜 집단 학살 자행자는 우크라이나”라는 식의 이른바 ‘물타기’ 작전을 펼치려 하기 위함인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때의 명분이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계 주민을 상대로 집단 학살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었는데 오히려 자신이 그러한 집단학살의 주인공으로 떠오르는 것에 대해 엄청난 부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안보리가 열린다 하더라도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혐의를 부인하며 거부권을 행사하게 되면 아무런 결론도 얻어내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러시아가 안보리를 열어야 한다는 것은 단순하게 선전전의 목적 외에는 의미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러시아가 아무리 전쟁범죄를 인정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대부분의 세계인들은 진실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참혹한 전쟁범죄에 대해 푸틴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용서받을 수 없는 만행이다.


어쩌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밀려 허겁지겁 후퇴하지 않았더라면 전쟁범죄의 증거조차 다 없앨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군은 추악한 범죄의 증거를 고스란히 남겼다. 심지어 시신에 부비트랩까지 설치해 추가 범죄까지 노렸다.


또한 러시아군의 참혹한 범죄는 이미 위성사진으로 다 확인되고 있다. 숨길래야 숨길 수도 없고 발뺌해 봤자 아무 소용 없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러시아는 집단학살에 대한 소식이 러시아내에 전파되는 것을 철저하게 막을 것이다. 이 소식이 러시아내에서 확산되면 당장 푸틴의 지위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러시아는 이미 러시아군에 의한 대량학살 정보가 확산되는 것을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 소식을 퍼뜨린 자는 최대 15년형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만큼 무섭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악행의 대가는 반드시 치르게 해야 한다. 비록 푸틴을 전쟁범죄자로 단죄할 수 없다 할지라도 ‘학살자 푸틴’이라는 오명은 두고두고 역사에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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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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