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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러시아 은밀 지원 들통난 중국 - 중국, 러시아 도와 우크라이나 해킹, 영국 정부당국에 들통 - 중국-EU간 외교적 디커플링 피할 수 없을 듯 - 우크라이나와 중국간 관계도 파괴 불가피
  • 기사등록 2022-04-03 15:39:01
  • 수정 2022-04-04 06: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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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러시아 도와 우크라이나 해킹 들통]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대외적으로 엄격한 중립을 표방하고 있는 중국이 사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직전에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군에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다는 사실이 들통나 중국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 영국의 더타임스(The Times)는 1일(현지시간), “중국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 우크라이나 주요 정부 부처의 웹사이트 수백 곳을 해킹하려 했다는 정황을 영국 국가사이버보안센터가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더타임스(The Times)는 1일(현지시간), “중국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 우크라이나 주요 정부 부처의 웹사이트 수백 곳을 해킹하려 했다는 정황을 영국 국가사이버보안센터가 포착했다”면서 “우크라이나 국방부를 비롯해 600곳 이상의 웹사이트가 중국 정부와 연계된 수천건의 해킹 시도가 있었는데 이를 영국 국가사이버보안센터가 인지하고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중국의 해킹 시도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이 끝나기 전에 시작됐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하루 전인 2월 23일 정점에 달했다”면서 “공격의 대상이 된 곳으로는 우크라이나 국경 수비대와 국립 은행, 철도 당국 등이 포함됐으며, 이러한 시도가 국가 기밀 자료를 훔치고 국방 및 민간기반시설을 방해하거나 차단하기 위함이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영국 정부 대변인은 “국가사이버보안센터가 국제 파트너들과 함께 (중국의) 이러한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전쟁'에 지원한 듯]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한마디로 ‘하이브리드 전쟁’이라고 부르는 현대전의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다. 그만큼 군사적인 충돌만큼 사이버 공격이나 가짜 뉴스 등을 활용한 심리전 등 여러 형태의 공세가 중요하게 작용하면서 전쟁의 판세를 가름하는 전쟁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로부터 올 1~2월, 4차례에 걸쳐 정부 전산망에 악성코드가 심어져 있거나, 금융기관에 대규모 디도스 공격이 벌어지는 등의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


그런데 그러한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전쟁에 중국 당국이 직접적 지원을 했다면 이는 사실상 우크라이나 전쟁에 중국이 총이 아닌 사이버로 참전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의 무고한 인명 살상에 중국도 개입했다는 비판을 피할 길 없게 됐다.


이는 그동안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면서 중립을 지킨다는 중국의 주장도 무너지는 것이어서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 중국 압박이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중국은 러시아의 군사적·경제적 지원 요청에 대해 일단 직접적 지원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의 압박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중국에 대한 가장 위협적인 발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주요20개국(G20)에서 퇴출해야 한다”면서 “러시아가 화학무기를 사용한다면 대응할 것이며, 중국도 러시아에 군사 지원을 할 경우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강조한 내용이다.


[중국, 서방진영의 제재 받게될까?]


만약 영국 정보당국이 파악한 것처럼 중국이 러시아를 도와 사이버전에 나선 것이 공식적으로 확인된다면 중국도 러시아와 같이 제재를 받게 될까? 현재로서는 중국의 지원 규모가 얼마나 큰지, 또 구체적으로 우크라이나에 어떠한 피해를 입혔는지 확인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타부타 거론하기는 힘들지만 이로인해 중국이 직접적인 경제 제재를 받기보다는 이미 진행되는 서방세계와의 디커플링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중국의 사이버 지원을 이유로 서방세계가 중국에 대해 세컨더리보이콧을 감행한다면 중국의 반발도 물론이거니와 중국이 아예 군사적 또는 경제적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그래서 현재 상황으로서는 서방진영이 중국의 본심을 파악했고, 더불어 러시아에 대한 지원에 실질적으로 나섰다는 것만 확인하고 별다른 제재 조치 이행으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EU간 외교적 디커플링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중국이 서방으로부터 경제적 제재는 받지 않는다 하더라도 외교적 제재는 상당히 강하게 가해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이러한 현상이 가장 두드리지게 나타나게 될 국가가 바로 유럽연합(EU)와 우크라이나일 것이다.


중국은 사실 미국과 유럽을 갈라치기할 목적으로 부단하게 대 EU 관계를 강화해 왔다. 그러면서 양국간 투자협정 체결 직전까지 갔지만 신장 위구르 지역의 인권 문제가 터지면서 물건너 갔다.


그럼에도 중국은 EU와의 관계회복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지난 1일 영상으로 진행된 중국-유럽연합(EU) 정상회의도 원래는 유럽연합과의 관계를 다시 회복해 보려는 의도에서 중국이 줄기차게 요구해 성사된 것이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면서 중국은 표면상으로는 중립을 표방했지만 러시아를 비판하지도 않고 대러 제재에 반대 의사를 표시하면서 이러한 중국의 행보가 사실상 러시아를 지원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다보니 미국과 EU는 대 러시아 제재에 중국이 우회로를 제공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경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오히려 적반하장 격으로 유럽의 자주성을 강조하면서 “유럽 측이 자주적인 대 중국 인식으로 자주적인 대 중국 정책을 펴서 중국과 함께 공동으로 중국-유럽 관계의 장기적 안정화를 추진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미국과 유럽이 갈라서고 중국과 유럽연합이 협력을 해 나가자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유럽을 중립국가 영역으로 묶어 두려는 시진핑 주석의 주장이 너무나도 현실과 동떨어지다보니 EU 지도부의 공감을 전혀 얻지 못했고, 역시 중국은 러시아 편이라는 인식을 더욱 강하게 심어주면서 이젠 유럽연합으로부터 중국이 완전히 소외당하는 처지로 전락하게 되었다.


실제로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중국이 우리의 (대 러시아) 제재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했다”면서 “중국 측에 러시아의 전쟁 수행이나 서방 제재 회피를 지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결국 중국과 EU 지도부와의 화상 회담은 중국이 원했던 관계 정상화는 물건너 갔고, 오히려 우크라이나 침공이 유럽 전반에 대한 안보 위협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유럽의 시선은 중국과의 '협력'보다 중러 협력에 대한 '견제' 쪽을 향하고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의 정보당국이 이미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사이버전으로 협력을 했다는 것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중국은 사실상 러시아와 같은 처지로 놓이게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다시말해 중국과 EU간의 관계회복은 이미 불가능해졌고, 오히려 미국과 중국이 디커플링을 하는 것처럼 EU도 이러한 디커플링에 적극 동참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우크라이나와 중국간 관계도 파괴 불가피]


또 하나의 중요한 포인트는 중국과 우크라이나와의 관계다. 사실 우크라이나는 지난 10여년 동안 중국이 공들여 확보한 유럽의 우방국으로 유럽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교두보에 해당하는 나라이다. 그래서 중국은 우크라이나로부터 전투기 엔진 등 옛소련의 군사 기술을 이전받기 위해서도 적잖은 노력을 해 왔었다.


지난 3월 26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과 우크라이나간에는 강력한 경제 및 국방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는 동유럽 국가중에 가장 큰 무역 파트너이며 우크라이나는 중국의 군사력을 현대화할 수 있도록 도운 나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SCMP는 “중국은 구 소련으로부터 최초의 항공모함 기술을 포함하여 미사일 시스템과 전투기 프로토타입 등 군사력 증강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면서 “구 소련에서 독립한 우크라이나는 재정 적자에 허덕이고 있었는데 항공모함을 카지노로 개조해 사용하겠다는 중국의 요청에 1500만 달러를 받고 중국에 넘겨 주었다”고 했다. 그것이 지금의 중국 최초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이 되었다.


또한 “중국은 우크라이나로부터 전투기의 엔진이나 해군의 가스터빈 엔진 기술들을 도입해 왔으며 얼마 전까지도 이러한 군사적 지원이 계속되어 왔다”면서 “물론 최근 들어 미국의 개입으로 중국이 우크라이나의 항공기엔진 제조업체인 모터시크(Motor Sich)를 인수하려던 계획은 좌절되었지만 중국은 이외에도 농업부문이나 문화 및 과학 부문에서 우크라이나의 도움을 상당히 많아 받아 왔다”고 SCMP는 지적했다.


그러다보니 “우크라이나는 중국과 러시아간의 교역규모보다 더 컸다”면서 “2020년의 경우 양국간 교역액은 154억 달러나 됐다”고 SCMP는 전했다.


그런데 “이렇게 엄청난 규모의 무역을 하면서 우크라이나로부터 곡물을 비롯해 첨단 기술의 도입이 이제는 막힐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결국 전쟁이 끝나고 나면 중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관계를 정상화하자는 말을 꺼내지도 못할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 SCMP의 분석이다. 그것도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구태여 중국에 수출하지 않아도 대체할 수 있는 판로가 많지만 중국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에서 앞으로 중국에게는 상당한 시련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중국과 우크라이나간 디커플링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 3월 18일, ‘늑대전사(戰狼) 외교’의 선봉장인 자오리졘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가뜩이나 불만이 큰 우크라이나 정부의 속을 다시 한번 긁었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원조하지만 우리는 분유와 담요, 침낭, 방수 매트 등 인도주의적 물자 지원을 한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무기 지원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 이리나 베레시추크 우크라이나 부총리가 3월1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그는 이 글에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미국 무기 지원 반대 입장에 대해 대국답게 행동하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사진=페이스북]


이 발언에 대해 이리나 베레시추크 우크라이나 부총리가 발끈했다. 그는 “매우 경박하고 존경받는 대국의 위상에도 맞지 않는 발언”이라면서““러시아가 민간인 거주지를 폭격하는 상황에서 우리에겐 방공시스템이 절실한데, 무슨 방수 매트 얘기를 하고 있느냐”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은 민간인 거주지역을 폭격하는 사람들(러시아)에 대한 지원을 당장 중단하라”고도 했다. 벌써 양국간 관계가 어떻게 펼쳐질지 쉬이 내다보인다.


[중국 실크로드 철도도 빨간 불]


중국의 러시아 지원에 대한 여파는 러시아를 통해 중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실크로드 철도에도 급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시한 '일대일로'에도 불똥을 튀게 했다”고 보도했다. 일대일로의 중추인 실크로드 철도는 중국에서 출발해 러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물류를 운송하는 데 사용된다.


그런데 문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서방세계의 제재가 강화되자 일부 국제 물류 회사들은 러시아를 거치는 노선 이용을 꺼리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철도 대신 해상 운송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WSJ은 “독일에서 실크로드 철도의 허브로 불리는 뒤스부르크 항은 최근 러시아의 협력국인 벨라루스와 관련된 사업을 모두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한 “뒤스부르크는 벨라루스 민스크 외곽의 대형 물류단지에 컨테이너 터미널을 건설하는 사업의 지분도 모두 매각하겠다”고 했는데 민스크의 물류단지는 중국이 20억 달러(약 2조4천억 원)를 투자한 대형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중국에게도 큰 충격이 될 것이다.


결국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중국의 일대일로 완성에도 큰 타격을 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중국은 엎친데 덮친 격으로 또 하나의 좌절을 맛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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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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