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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오합지졸 러시아군, “이건 군대도 아니다!” - 러시아군, 아군에게 폭격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발생 - 정밀유도미사일 실패율이 60%를 넘기도 - 결국 우크라군에게 패퇴, 도망치는 러시아군
  • 기사등록 2022-03-25 17:06:18
  • 수정 2022-03-27 13: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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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군 오폭까지, 이건 군대도 아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The Times)가 러시아군의 현재를 말해주는 아주 흥미로운 보도를 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이 남부 해안 도시 미콜라이우 인근에 있는 러시아군 통신을 감청한 대화를 통해 파악한 러시아군의 실태는 가히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였다. 세계 제2위의 군사대국이라 하는 러시아군이 한마디로 군대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운 일들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어서다.


▲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The Times)가 러시아군의 현재를 말해주는 아주 흥미로운 보도를 했다.


더타임스는 2분20초 분량의 도청 파일에서 본국에 전황을 전한 러시아군 장교가 보고한 내용을 그대로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상관이 ‘남자답게 행동하라(Man Up)’고 지시하자 장교는 자신의 부대에 투하된 러시아 미사일에 대한 항의를 쏟아냈다”. 이어 보고자는 “우리 중대는 괜찮지만, 다른 중대가 그래드(GRAD) 다연장포 폭격에 맞아 파괴됐다”고 말했다.


러시아군 장교는 이어 모스크바에 미콜라이우의 비참한 상황을 낱낱이 보고했다. “우리 부대는 지난 5일간 죽은 병사의 시신을 송환할 수 없어 이를 들고 이동해야 했다. 또 전투원의 절반 이상이 동상에 걸렸지만 남은 의약품이라곤 붕대뿐이라 치료를 할 수 없는 상태다. 병사들이 머물 천막도 하나뿐이어서, 이곳에 들어갈 수 없는 병사들은 참호를 파고 그 안에서 잠을 잔다.”


이 장교는 이어 “이곳(우크라이나) 상황은 정말 잔인하고 무지막지했던 1990년대 체첸에서의 군사작전보다 훨씬 나쁘다. 이 추위에 천막·스토브도 없고, 사방에서 총알이 날아오는데 방탄복조차 없다”고 한탄했다.


이에 대해 더타임스는 “전쟁 발발 초기 이른 시일 내 승리 쟁취를 장담하며 추운 날씨에 제대로 대비하지 않은 까닭에 부대 병력 절반이 발에 동상이 걸렸다”면서 “이 부대는 사방에서 공격을 받고 있어 방탄복이 절실하며 사망자를 본국에 송환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확인했다. “실제로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러시아 군인들이 우크라이나인들에게서 훔친 부츠를 신고 있는 사진이 퍼지기도 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이에 대해 텔레그래프는 “전쟁 4주차에 접어들면서 러시아군이 직면한 가혹한 상황을 확인시켜주는 내용”이라면서 “제대로 된 방한 장비조차 없는 러시아군의 모습을 통해 이번 전쟁이 전혀 준비없이 시작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더타임스는 그러면서 “전쟁에 참여한 러시아군 일부가 휴대전화와 아날로그 워키토키로 교신을 주고받고 있어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에 의한 감청에 취약하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현재 러시아군의 통신은 정보기관은 물론이고 라디오 관련 동호회 회원같은 아마추어들도 손쉽게 도청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밀유도미사일 실패율이 60%를 넘기도]


러시아군의 적나라한 현실은 육군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가 평소에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랑했던 정밀유도미사일에서도 엄청난 부실이 드러나면서 러시아군의 실체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24일(현지시간) 정보에 밝은 익명의 미 당국자 3명을 인용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곳곳의 군사시설 등을 겨냥해 발사한 정밀유도 미사일의 실패율이 최고 60%에 이른 것으로 분석됐다”고 보도했다.


이들 당국자들은 그러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한 미사일의 실패율이 날마다 달라지고 기종에 따라서도 다른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때때로 50%를 넘어 60% 이상까지 올라간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현재 우크라이나전투에 투입된 미사일은 Kh-555와 Kh-101 등 두 종의 순항미사일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공중 발사 순항미사일의 일반적 실패율이 20%가 넘을 경우 아주 문제가 많은 미사일로 간주된다”면서 "이렇게 높은 실패율에는 발사 자체가 실패한 경우부터 목표를 맞추고도 폭발하지 않는 등의 사례가 모두 포함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높은 실패율을 보이는 미사일의 실력만 보더라도 압도적인 군사력을 지닌 러시아군이 왜 우크라이나군에 예상외로 고전하며 초기 목표 달성에 실패했는지를 단적으로 말해 준다”고 로이터통신은 해석했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가 최근 언론 브리핑에서 공개한 수치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현재까지 1천100기가 넘는 미사일을 사용했다.


[늘어나는 전사자, 그대로 방치]


사실 우크라이나에게 있어 가장 곤혹스러운 것 중의 하나가 러시아군의 사망자 처리 문제다. 특히 그동안 눈이 덮혀 있어서 잘 몰랐으나 눈이 녹기 시작하면서 러시아군의 시신도 드러나자 이의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안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23일(현지시각) “크렘린궁이 이 전쟁의 대가를 숨기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 군인들의 시신은 우크라이나에 쌓여만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어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우 지역의 따뜻하고 화창한 봄의 첫 날들이 암울한 새로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면서 “바로 죽음의 냄새인데, 서리가 녹고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곳곳에 흩어진 러시아 군인들의 시신이 발견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자 이 지역의 비탈리 킴 주지사는 지난 19일 연설에서 러시아군을 ‘오크’(소설가 J.R.R. 톨킨의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괴물 군대)라고 칭하면서 “러시아군은 후퇴했고, 동료들의 검게 그을린 시체는 전장에 남겨뒀다. 이 지역에만 수 백 구의 시신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군의 시신을 수거해 달라. 우리는 짐승이 아니지 않나”라고 주민들에게 요청했고, 더불어 “시신을 찍은 사진을 러시아로 보내기도 했다”고 CNN은 전했다.


문제는 전쟁이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에도 러시아는 사망자 수를 감추고 있고, 병사들의 유해를 송환하는 방법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사망한 자국 군인들의 수를 제대로 발표하지 않고 군사기밀로 취급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사망군인들의 시신 수거도 비밀리에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러시아의 인접국이자 동맹국인 벨라루스에는 늦은 밤만 되면 V자 표시를 한 버스들이 포착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이들 차량이 향하는 곳은 영안실이나 병원으로 목격자들은 그래서 이들 버스들을 '유령 버스(ghost bus)'라고 부르고 있다.


그런데 러시아군이 사망했거나 부상당한 군인들을 러시아로 데려가지 않고 벨라루스로 옮기는 이유는 사망자나 부상자의 실체가 러시아 내부로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간) 벨라루스 현지 매체인 미러지는 한 목격자를 인용해 “부상자 대다수가 10대 후반의 앳된 얼굴이었다”며 “이들은 끔찍한 부상을 입고 있었다”고 했다. 러시아에선 18~27세 모든 남성이 1년간 의무 복무해야 하며 이번 우크라이나전에 투입된 러시아 병력의 4분의 1이 징집병이다.


앞서 텔레그래프는 지난 19일 자유유럽방송 등의 보도를 인용해 “러시아군 전사자 시신이 벨라루스를 거쳐 본국으로 이송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사망한 군인의 수를 감추기 위해 이런 이송은 야간을 틈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러시아는 감추고 있지만, NATO의 고위 관리는 23일 "(개전 이후 한 달간) 우크라이나에서 7000~1만5000명의 러시아 군인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치거나 포로로 붙잡혔거나 실종된 군인들까지 합하면 총 사상자는 3만~4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에 투입된 러시아 군인의 20%가 숨지거나 다치고, 붙잡혔다는 게 나토의 판단이다.


[결국 우크라군에게 패퇴, 도망치는 러시아군]


이런 가운데 더욱 기이한 일은 전력으로 보면 비교도 안되는 우크라이나군에게 러시아군이 일부 패퇴하고 있으며 심지어 포위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NYT는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역공하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각 교전지에서 러시아군의 진군 지체가 아닌 패퇴 여부에도 주목할 시점이 왔다”고 보도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 중의 하나는 22일 우크라이나군이 아조우(아조프)해 베르단스크항에 정박 중인 러시아 군함인 '오르스크'를 침몰시켰다는 사실이다. 장갑차 등 군용 장비를 실어나르는 오르스크는 베르단스크항에 입항한 첫 러시아 군함이었다고 앞서 러시아 언론이 보도했다. 오르스크가 바다에 가라앉으면서 선박 2척과 3천t급 연료탱크도 함께 파괴됐다고 우크라이나 해군이 전했다. 막강한 러시아 해군에게 우크라이나가 치욕을 안긴 셈이다.


가장 중요한 전장인 수도 키이우(키예프) 인근 전선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의 선전이 돋보인다. 더타임스는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수도 키이우를 둘러싸고 있던 러시아군 상당수를 패퇴시켰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이 키이우 북동쪽에 주둔중인 러시아군을 압박하고 있으며 물자공급이 막힌 러시아군이 포위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23일 “우리 군이 오늘 키이우 인근 이르핀의 거의 모든 마을을 탈환했다”고 말했다. 키이우에서 북서쪽으로 20㎞ 떨어진 도시 이르핀은 키이우를 노린 러시아 주력 병력이 빠르게 진격했던 지역이다.


분명한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한달을 넘어선 지금 러시아군의 진격은 이제 거의 올스톱했고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해 NYT는 “전황이 이 같이 불투명하다는 사실 자체가 병력 열세 탓에 초기 패배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우크라이나군이 선전 중이라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NYT는 “이런 우크라이나의 선전이 곧 전략의 성공”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전쟁으로 사망한 군 장성 등 러시아의 지휘관급 인사가 최소 15명으로 늘었다는 사실은 러시아군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러한 전황과 관련해 구소련군 출신의 아제르바이잔 군사평론가인 ‘아길리루스탐자데’는 23일 일본 아사히TV에 ‘러시아에 남은 시간은 2주. 무기 보충은 불가능. 러시아 패배 확실. 핵 사용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군은 최근 20~30년간 시리아 이외에서는 정밀 무기를 사용한 적이 없다”면서 “세계 두 번째 군사 대국이지만 전술은 보병과 전차대 중심의 2차대전과 같은 전술”이라고 평했다. 또 “전쟁 계획을 세울 때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계산하지 않은 것을 ‘용서할 수 없는 실수’”라고 단정했다.


그는 이어 “경제 제재로 러시아 경제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어 한 달 후를 기약할 수 없고, 탄약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그건 침공 전에 했어야 할 일이다. 이미 때는 늦었다. 3교대로 공장을 돌려도 1, 2주는 걸리고, 그 사이에 우크라이나에서 병력이 사라질 것”이라며 단기간에 무기 보충도 여의치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대만제 GPS를 사용하는 미사일 시스템도 2주 후면 바닥나고 경제 제재 등으로 수급이 어려워 미사일 발사에 지장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서방세계는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완전히 고립시켜 고사시킬 것”이라며 “러시아가 북한과 같은 처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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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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