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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러시아 ‘운명의 날’이 다가온다! - 러시아의 국가부도 위기, 16일 분수령 - 루블화 폭락에 러시아 경제는 파국 직전 상황 - 러시아, 중국 지원없이는 버틸 수 없는 상황
  • 기사등록 2022-03-15 14:02:04
  • 수정 2022-03-15 14:5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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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국가부도 위기, 16일 분수령]


러시아에게는 ‘운명의 날’이 될 16일이 다가오고 있다. 이날 미국 중앙은행(Fed) 회의 결과도 나오고, 러시아의 모라토리엄(채무상환유예) 선언도 동시에 결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 중앙은행(Fed)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정되어 있어서 실질적으로 가장 큰 관심사는 러시아 정부가 16일에 달러화 표시 국채에 대해 1억1천700만달러(약 1천445억원) 규모의 이자를 지급할 것인가의 여부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정부가 달러화 표시 국채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이미 시사한 바 있고, 설령 지급하더라도 달러화가 아닌 루블화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면서 “루블화로 지급은 사실상 채무불이행(디폴트)과 다를 바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최근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러시아가 영국, 미국, 일본, EU 등 비우호적인 국가들에 대해 루블화로 국채를 상환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물론 “30일간 유예기간이 있기 때문에 러시아가 16일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해서 바로 디폴트에 빠지는 것은 아니기는 하지만 중요한 것은 러시아 측이 지급 의사가 없기 때문에 이는 사소한 문제이고 결국 러시아는 디폴트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로이터는 이어 “만약 실제 디폴트가 되면 이는 1917년 볼셰비키 혁명 이후 첫 러시아의 국제 디폴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언론인 텔레그래프도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수일 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할 것이라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은행도 “오는 16일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약 400억 달러(약 49조) 규모의 국채를 상환해야 한다며 이를 못할 경우, 디폴트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의 로베르토 시폰 애널리스트도 "(러시아의) 디폴트가 꽤 임박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 국가부도, 그 이유는?]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것은 그동안 러시아가 보유한 외환보유고가 6430억 달러(NYT: 6310억 달러; 2021년말 기준)나 되는데 왜 겨우 1억1천700만 달러 밖에 안되는 채권 이자를 갚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결정적인 것은 러시아 중앙은행의 대외 자산을 동결한 제재 조치 때문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은 당초 “러시아가 6310억달러(약 779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외화 자산을 확보하고 경제의 대외 취약성을 줄이는 이른바 ‘경제 요새화’를 추구해 서방의 경제 제재가 이어지더라도 큰 문제를 겪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러시아가 보유한 막대한 외화 자산 대부분이 전혀 쓸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 이유는 러시아의 달러자산들이 대부분 미국과 영국, 유럽 등 해외 선진국의 금융기관에 예치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확인된 바로는 러시아 중앙은행이 실제로 갖고 있는 외화 현금은 전체 외화 자산(외환 보유고)의 1.2%인 120억달러(약 14조8000억원)에 불과하다.


이렇게 대 러시아 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설사 러시아가 16일 부도 위기를 넘긴다 해도 앞으로 닥쳐올 달러채권들을 러시아가 갚아나갈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가오는 4월 4일까지 약 2주간에 걸쳐 만기 도래액은 약 34억 달러 정도 된다. 그래서 서방의 초강력 제재에 맞서기 위해 일부러 부채를 상환하지 않고 고의 부도를 낼 것이란 전망까지 등장한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러시아가 백방으로 손을 쓴다해도 지금의 서방세계의 경제제재에서 벗어날 길이 막막하다. 지금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그야말로 주도면밀하고 또 치밀하다. 이는 러시아가 상상도 못했던 제재이기도 하다.


미국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서방의 외화축적(stock)에 대한 제재는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을 비롯해 모든 자산의 사용을 동결한다. 여기에 러시아를 달러결제망에서 퇴출시켰을 뿐만 아니라 모든 투자를 원천적으로 못하도록 국가신용등급과 글로벌 벤치마크 지수에서 배제하는 외화거래(flow) 제재까지 이루어지고 있다.


그래서 러시아는 이러한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우회통로를 찾으려 했다. 그 중 하나가 암호화폐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를 눈치채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긴급 행정명령으로 이또한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막아 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실물 제재는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 최혜국 대우 박탈과 고관세 부과에 이어 첨단기술 통제 등으로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니 러시아는 숨쉴 틈도 없다. 러시아는 서방진영의 경제제재가 이렇게 강력할지 전혀 예상을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외환을 해외은행에 보관해 두었을 것이다.


[루블화 폭락에 러시아 경제는 파국 직전 상황]


지금 러시아 경제는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다. 루블화의 가치는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고 더불어 주요 물자의 수출입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러시아 내 물가는 연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쇼핑몰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영상에서 한 남성이 지폐를 공중에 뿌리고 있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현재 러시아의 루블화 가치가 대폭락을 했다는 것을 한눈에 보여주는 장면이 있었다. 11일 한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쇼핑몰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게재됐는데 이 영상에는 한 남성이 쇼핑몰 위층 난간에서 공중에 지폐를 흩날리는 모습이 담겼다. 이 남성이 뿌린 지폐는 공중에서 휘날리다 아래층 유니클로 매장 앞에 뿌려졌다. 그러나 정작 아래층에 있던 시민들은 어느 누구도 돈을 주우려고 하지 않았다. 그저 이 모습을 바라만 볼 뿐이었다.


그리고 이 영상 게시자는 “루블은 이제 쓸모가 없다”며 “푸틴이 (돈) 비를 내리게 했다”고 적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돈을 던지고 있는데 아무도 주우려고 하지 않는다” “(루블은) 현재 휴지조각이나 마찬가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딱 2주만에 루블화 가치는 절반 가까이 폭락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전에 환율이 1달러당 70~80루블 사이였는데 2주만에 거의 배가 오른 1달러당 약 135루블 수준에서 거래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연히 물가는 하늘 모르고 치솟고 있다. 러시아의 한 유명 수퍼마켓 체인에서 지난 2월만 해도 500g에 300루블(약 2800원)이던 소시지는 400루블(약 3350원)로 33%가량 올랐고, 50루블(약 470원)이던 식사용 빵은 60루블(약 560원)로 20%가량 올랐다.


이와 함께 의류와 가전제품 등 공산품 가격 역시 최소 15% 이상 치솟았거나 아예 살수 없는 상황으로 번져가고 있다. 또 이케아와 자라, 유니클로, 맥도날드, 스타벅스, 펩시·코카콜라 등의 글로벌 브랜드들이 러시아에서 철수하면서 러시아 국민들은 심리적 타격을 받기도 했다.


러시아 경제가 이러한 흐름을 보이면서 경제성장률도 엄청난 역성장을 할 것이라 내다보기도 한다. 10일(현지시간) BBC방송, 로이터 통신 등은 “국제금융협회(IIF)가 2022년 러시아의 작년 대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기존 예측치 3%에서 18% 포인트 낮은 –15%의 역주행을 할 것으로 예측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IIF는 "전쟁이 심화하면 러시아 에너지 불매운동이 추가로 일어나 러시아의 상품, 서비스 수입 능력을 급격히 떨어뜨려 경기침체 심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탈출구 찾는 러시아]


러시아의 경제엔진이 이렇게 차디차게 식어가고 더불어 미래전망 또한 불투명해지자 러시아는 대안을 모색하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우선적으로 러시아내 금융기관의 해외 자금 거래는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만든 ‘중국판 SWIFT’인 CIPS를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또 비자와 마스터카드 대신 중국 유니온 페이의 결제망을 활용하는 방법도 언급된다.


그러나 이러한 방안은 모두 중국이 미국과 서방세계로부터의 제2차 제재(세컨더리보이콧)을 감수해야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쉽게 러시아의 뜻대로 흘러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8일 러시아산 원유의 금수 조치를 발표하면서 러시아의 마지막 현금원이던 에너지 수출마저 상당 부분이 막힐 것으로 보이며, 이 제재가 EU로까지 확대된다면 러시아는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위기로 몰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푸틴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이렇게 우크라이나 전쟁 개시로 인해 경제가 대추락을 거듭하고 있는데 이를 타개할 방법은 뭐가 있을까? 우선 가장 쉬운 방법은 푸틴이 조건없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중단하면서 철군하는 길이다. 그래야 현재 수준에서라도 경제 제재를 최소화시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엄청난 전쟁을 벌여놓은 푸틴이 특별한 성과도 없이 우크라이나에서 철군하게 된다면 당장 군부의 거센 반발과 함께 푸틴 축출 가능성까지 거론될 수도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국가부도라는 모라토리움 선언을 하면서 끝까지 전쟁을 이어가는 방법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지금까지의 상황으로도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이 별로 남아 있지 않다. 그렇게 되면 날아 갈수록 전쟁에서의 승리 확률도 낮아질 것이고, 러시아가 전 세계로부터 완전히 소외되는 결과도 당연히 가져오게 될 것이다. 당연히 푸틴은 러시아 국민들에게 ‘용서받지 못할 자’로 낙인찍히게 될 것이다.


마지막 남은 최후의 카드는 핵무기를 쓰는 방안일 것이다. 이는 한마디로 다같이 죽자는 것인데 이를 과연 러시아의 군부들이 받아들일 것인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푸틴이 핵무기를 꺼내든 순간 제3차 세계대전으로 확대되면서 러시아는 지도에서 사라질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푸틴에 의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미 퇴로가 없는 전쟁, 푸틴은 결코 이길 수 없는 사상 최악의 전쟁이라고 말들 하는 것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어떤 방식으로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중단되고 다시 평화를 찾는다 해도 이미 러시아에 가해진 경제제재나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러시아가 어떻게 만회해 갈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다.


몇몇 언론들은 조세피난지역 등에 숨겨놓은 푸틴의 개인 자산은 약 240조원으로 세계 1위 부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보다 많다고들 전한다. 그렇다고 푸틴이 개인재산을 처분하면서까지 러시아 경제를 살리려 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결론은 이미 나 있다. 푸틴의 과도한 욕심으로 러시아라는 한 국가가 북한과 같이 추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최선의 방안은 지금이라도 푸틴이 종전을 선언하면서 후퇴하면 될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푸틴을 축출해서 강제적으로라도 전쟁을 멈추게 하고 사후 수습방안을 논의하는 길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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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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