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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호주 선거 개입하다 딱 걸린 중국 - 호주에 좌파 노동당 정권 승리 위해 중국 적극 지원 - 중국언론까지 나서 노동당 후보 띄위기 나서 - 호주의 중국인들에게도 영향력 끼치려 다양한 시도한 듯
  • 기사등록 2022-02-16 22:11:05
  • 수정 2022-02-17 08: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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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중후보에 정치자금 지원한 중국]


호주가 시끄럽다. 중국이 다가오는 호주 총선에 친(親) 중국 후보들을 당선시키기 위해 공작을 하다가 딱 걸렸기 때문이다. 호주의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언’은 16일, “집권 연립여당의 스콧 모리슨 총리가 야당인 노동당과 중국공산당을 겨냥해 대단한 싸움을 시작했다”면서 “야당인 노동당은 중국 친화적 정당으로 강력한 중국과 맞서 싸우기는 역부족이라고 혹평하면서 전면전을 선포했다”고 보도했다.


▲ 호주의 일간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언’은 16일, “집권 연립여당의 스콧 모리슨 총리가 야당인 노동당과 중국공산당을 겨냥해 대단한 싸움을 시작했다”


모리슨 총리가 이렇게 격하게 반응을 한 것은 오는 5월의 총선을 앞두고 그동안 중국이 다양한 수단으로 호주 총선에 개입하면서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자세를 펼쳐왔던 집권연립여당 후보 대신 중국 친화적인 노동당 후보들을 당선시키기 위한 공작들을 펼쳐왔다는 것이 연이어 드러나고 있어서다.


지난 11일에는 중국이 스파이를 붙여 야당인 노동당 후보에게 자금을 지원하려 했으나 호주 안보당국에 발각돼 무산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 호주 ABC방송과 ‘디오스트레일리언’ 등의 호주 언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과 강한 커넥션이 있는 한 익명의 사업가가 뉴사우스웨일스주 주지사로 나선 후보들에게 당선 시 영향력 행사를 대가로 이 같은 시도를 했고, 호주안보정보원(ASIO)이 이를 탐지해 저지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호주안보정보원(ASIO)은 “최근 호주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외세 개입과 스파이 활동을 테러리즘보다 더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시드니모닝헤럴드와 더에이지는 익명의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사건의 배후에 중국 정보기관이 있다”고 보도해 파문은 증폭됐다. 그러면서 “호주 주재 중국 대사관은 이번 보도 관련 논평 요청 이메일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14일에는 리스 커쇼 경찰청장이 호주 연방 상원에 출석해“ 외세의 선거 개입과 스파이 활동 등이 선거 신뢰성을 저해할 수 있는 위협”이라면서 사실상 중국의 선거개입에 대해 경고하고 나서 주목을 끌었다.


15일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 등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커쇼 경찰청장은 “호주 총선에 영향을 주려는 외세 개입과 스파이 활동이 급증 추세에 있다”면서 “중국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권위주의 국가'에 반대하는 호주인들을 감시, 공격하려는 시도가 외세 개입의 주요 유형으로 제시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커쇼 경찰청장은 “대다수 호주인들은 외세 개입과 관련해 실감이 나지 않겠지만, 민주주의 과정에 개입해 영향을 미칠 잠재력이 있다”면서 “이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스파이 활동과 온라인 가짜 정보도 선거의 신뢰성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커쇼 경찰청장의 발언이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실제로 야당인 노동당의 킴벌리 키칭 의원이 14일 의회 발언을 통해 중국계 호주인 억만장자가 외국 정부의 앞잡이 역할을 하며 호주 선거 입후보자들에게 막대한 정치 자금을 기부했다고 폭로하면서 실명까지 공개해 파문을 던졌기 때문이다.


[중국 관영매체도 호주 선거에 적극 개입]


이러한 중국 공산당의 호주선거 개입은 관영매체들의 기사로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14일, 전직 호주 외교관 브루스 헤이그의 기고문을 통해 반중 성향의 호주 정부 여당을 깎아내리고 야당을 적극 지지하는 외부 기고문을 실어 호주 총선에 개입하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당연히 ‘디오스트레일리언’을 비롯한 호주 언론들은 “이러한 중국 관영언론의 글이 코로나19 기원설 등 쟁점을 둘러싸고 호주와 줄곧 대립해온 모리슨 총리에 불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의 기고문은 모리슨 총리를 겨냥해 “부패·코로나19 방역 실패·반사회적 운동과 편견 등으로 무너지는 정부를 이끄는 ‘광대’”라고 했다. 반면 야당 총수인 앤서니 알바니즈 노동당 대표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비쳐지는 안전한 지도자’라고 했다.


글로벌타임스의 이 기고문에 대해 ‘디오스트레일리언’은 15일 “중국 정부의 선전매체인 글로벌타임스가 노동당 지도자인 앤서니 알바니즈를 스콧 모리슨 현 총리보다 더 나은 총리 후보로 지지하는 기사를 게재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글로벌타임스의 글은 호주내 중국인들을 자극해 호주의 총선에 개입하려는 의지로 호주 정계는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제임스 페터슨 호주 의회 정보·안보위원장은 중국 공산당의 선전도구인 환구시보를 두고 “자신들이 반대하는 의견을 게재하지는 않는다”면서 “호주를 강압적으로 제어하려는 세력이 이번 총선에서 모리슨 정부의 재선을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고 ‘디오스트레일리언’은 전했다.


여당 내 대표적인 반중 인사로 알려진 피터 더튼 국방장관도 “중국이 이번 총선에서 정권교체를 통해 노동당 정부가 출범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에 노동당은 “더튼 장관이 아무런 근거 없이 국가안보를 정쟁의 무기로 쓰려 한다”고 반박했다.


[중국이 호주 선거에 깊숙이 개입하는 이유?]


지금 호주를 시끄럽게 만들고 있는 중국의 호주 총선 개입 사건은 한마디로 중국을 배척하는 정권이 아닌 친 중국적 정권을 수립하려는 중국의 강력한 의지가 표출된 것이라 봐야 옳을 것이다.


이미 알려진 대로 스콧 모리슨 총리의 집권연립여당이 집권한 이래 호주와 중국간 관계는 대립 일변도로 변해 왔다. 특히 스콧 모리슨 정부의 반(反) 중국 정책은 중국을 코너로 몰기에 충분했으며 더더욱 미국과 강력한 동맹관계를 구축하면서 중국은 사실상 호주로 인해 심각한 어려움까지 겪게 되었다. 더더욱 호주가 미국, 영국과 함께 오커스동맹을 출범시키고 호주를 중국 압박의 전초기지로 만들면서 중국은 그야말로 곤혹스러운 처지가 되었다.


그래서 중국은 다가오는 5월의 호주 총선에서 반드시 친 중국적인 노동당이 집권하도록 만들어야 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면서 호주의 야당 정치인들에게 물량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지금 호주의 선거 판세는 집권 여당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호주 민영방송 채널7이 지난 1월 1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모리슨 총리가 이끄는 연립여당은 방역 실패 논란 등으로 오는 5월 총선에서 야당인 노동당에 패배할 위기에 몰려 있다. 코로나19 발발 이래 강력한 봉쇄 정책을 펼쳐온 호주가 지난해 10월부터 방역을 완화하며 ‘위드 코로나’를 시도했지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최근들어 확산되면서 호주사회를 곤경으로 빠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스콧 모리슨이 이끄는 집권 연립여당의 열세를 보면서 중국이 적극적으로 호주 총선에 개입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야당인 노동당 정권이 들어설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려 했다는 것이다.


[중국이 노동당 지원, 부메랑될까?]


이제부터 관건은 과연 중국의 호주 총선 개입 사건이 패배 조짐이 보이던 집권연립여당을 살리는 호재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이런 관점에서 스콧 모리슨 총리가 안보 이슈를 정면으로 내세우면서 노동당을 친 중국적 정당이라고 몰아붙이는 데는 이번 총선의 핵심 이슈로 안보 문제를 내세워 승부하려는 의도가 읽혀진다.


그래서 스콧 모리슨 총리는 14일 밤, 국가안전보장위원회(NSC)를 소집하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잠재적으로 임박했다”면서 “중국이 러시아에 대해 오히려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을 강력히 비판한다”고 한 것이다.


그러면서 모리슨 총리는 “노동당은 호주인들의 안전을 지키려는 의지가 없다”면서 “호주를 위협하고 강압하려는 사람들(중국)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총선을 친 중국 대 반 중국 구도로 끌고 가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내비친 것이다.


결국 이번 중국의 호주 총선 개입 사건은 집권 연립여당에게는 호재요, 반대로 노동당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의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지난해 2월부터 5월까지 북미, 유럽, 아시아의 성인 약 1만9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전 세계의 17개국을 대상으로 중국에 대한 이미지를 조사한 결과, 호주인들의 경우 중국에 대해 호감을 갖는 이들은 21%에 불과한 반면 비호감을 갖는 이들은 무려 78%나 되었다.


이런 측면에서 스콧 모리슨 총리가 중국의 호주 선거개입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는 것이고, 이를 이번 선거의 메인 이슈로 등장시켜 선거를 끌고 가겠다고 한 것이다.


그동안 노동당은 스콧 모리슨 현 총리의 보수당 정부가 호주를 부쩍 미국쪽으로 바짝 다가서며 중국과 거리를 벌인 것이 "초강대국과의 전쟁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이를 비판해왔다.


그러면서도 이번 중국의 호주 선거개입과 관련해서는 “노동당과 연관성이 없다”며 선을 긋고, “보수당의 친중 프레임을 비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앤서니 알바니스 노동당 대표는 "정보당국(ASIO)과 소통했는데, 노동당 후보 중엔 아무도 연루되지 않은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호주내 여론은 잠잠해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디오스트레일리언’은 16일 “중국의 호주 총선 개입 문제는 모든 정당의 관심사가 되었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호주 선거에 개입하려는 외국세력의 시도가 확인되면서 호주 정치계에 경종을 울렸다”면서 “모리슨 정부는 이번 폭로를 야당인 노동당에 대한 전면 공격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 신문은 “중국이 정치인들과 언론인들에게 수십만 달러를 제공한 것으로 확인된 선거개입 사건은 호주의 주권을 훼손하려는 행위”라면서 “노동당과 중국 공산당의 연계에 대해 많은 호주인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문제가 이번 선거에서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이미 노동당과 중국 공산당 사이의 유착관계가 드러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노동당 상원의원이었던 샘 다스티리는 중국 공산당과 유착 의혹이 불거지면서 전격적으로 사임한 바도 있다.


이와 관련해 로스 배비지 전 국가평가국 전략분석실장은 호주 재무평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전 세계적으로 자국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현지의 중요한 자원을 확보하려는 천인계획의 일환으로 호주에서도 중요 포스트의 정치인들을 포섭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ASIO의 최근 발표는 중국의 이러한 노력이 지금도 지속되고 있으며 오히려 더욱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디오스트레일리언’은 “모든 정당과 정치 지도자들은 외국 세력의 유혹에 휩쓸리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지금 호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사건은 중국의 호주 사회 침투 실태를 분석한 ‘중국의 조용한 침공’과 ‘보이지 않는 붉은 손’ 등의 저자인 클라이브 해밀턴(Hamilton) 호주 찰스스터트대학 교수의 경고를 다시한번 새삼스럽게 일깨워준다.


그는 지난해 9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호주 정부가 중국에 굴복하지 않을 수 있었던 데는 호주 언론과 정보기관의 역할이 컸다”며 “언론사들이 중국의 호주내 개입과 침투, 영향력 행사 실태를 활발하게 추적 보도했고, 정보기관들도 경고성 분석 보고서들을 내 호주를 속국(屬國)으로 만드려는 중국의 야망을 폭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했다. “중국공산당은 상대방 국가의 정계와 재계, 학계, 언론계, 문화계 엘리트들을 표적으로 정해놓고 구스르고(groom), 포섭하고(co-opt), 압박하는(coerce) 전술을 구사해 친중(親中)파로 만든다. 그런 다음 이들을 모욕할 수단을 확보해 꼼짝 못하게 한다. 한국 국민이 주권 국가로서 독립과 민주적 권리를 지키고자 한다면, 중국이 부과할 경제적 보복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어느 정도 경제적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이겨내겠다는 결연한 의지(意志)가 가장 중요하다.”


이 경고를 우리 대한민국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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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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