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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北 극초음속 미사일 도발, 美 강력대응 예고 - 김정은 참석, 미국에 北주장대로 先 제재해제 하라는 의미 - 美, 北도발에 '책임 묻겠다'면서 강력 대응 시사 - 한국대응 방안, 이미 국방백서에 내용 나와 있어
  • 기사등록 2022-01-13 16:21:46
  • 수정 2022-01-13 18: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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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11일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北 극초음속 미사일 또 도발, 김정은도 참관]


북한이 지난 5일에 이어 11일 또다시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이번 미사일 도발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참관한 것으로 보인다.


12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은 “김정은 동지께서 1월 11일 국방과학원에서 진행한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했다”며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에서 연속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들은 이어 “발사된 미사일에서 분리된 극초음속 활공 비행전투부는 거리 600㎞ 계선에서부터 활공 재도약하며 초기발사 방위각으로부터 목표 정방위각에로 240㎞ 강한 선회기동을 수행해 1000㎞ 수역의 설정표적을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매체들은 이번 시험발사를 ‘최종 시험발사’라고 표현했는데, “시험발사는 개발된 극초음속 무기체계의 전반적인 기술적 특성들을 최종 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면서 “극초음속활공비행 전투부의 뛰어난 기동능력이 더욱 뚜렷이 확증됐다”고 주장했다.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은 이날 시험발사에 앞서 국방과학원 원장으로부터 극초음속 미사일 무기체계에 대한 종합적인 해설을 듣고 “나라의 전략적인 군사력을 질량적으로,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우리 군대의 현대성을 제고하기 위한 투쟁에 더욱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또한 김정은은 “국방력발전 5개년계획의 핵심 5대 과업중 가장 중요한 전략적 의의를 가지는 극초음속 무기개발부문에서 대성공을 이룩한 미사일연구부문 과학자, 기술자, 일군들과 해당 당조직들의 실천적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면서 “당중앙위원회의 이름으로 특별감사를 주셨다”고 이 매체들은 전했다.


미사일 시험발사 후 김정은은 미사일 개발에 기여한 핵심 관계자들을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로 초청해 축하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한편 이번 미사일 발사 현장에는 김 위원장 외 조용원 당 조직비서, 당 중앙위 해당 부서 부부장들, 국방과학부문 지도간부들이 참관했다.


[북한이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은?]


북한이 11일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은 우선 속도면에서 주목할만 하다. 지난 5일 발사한 미사일은 마하 6으로 추정되었는데 이번에 발사한 것은 마하 10으로 올라갔다.


통상 속도가 마하 5 이상이면 극초음속으로 분류하지만 우리 국방부는 지난 5일 발사한 북한의 미사일에 대해 7일 브리핑에서 “상당 구간을 마하 5 이상으로 활공하지 못해 극초음속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이 11일 발사한 미사일을 보면 우리 국방부 주장이 잘못되었음을 알 수 있다.


마하 10(초속 3.4㎞) 속도라면 평양에서 서울까지 1분, 미군기지가 있는 평택까지 길어야 2분, 한반도 전역에 3분이면 날아올 수 있어서 우리 측에서는 마땅히 대응할 시간도 없이 그대로 당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특히 11일 발사한 미사일은 지난해 9월 발사한 화성-8형 미사일에 비해 속도도 3배이상 빨라졌고 비행거리도 700km이상으로 대폭 늘어났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만약 11일 발사한 미사일이 북한 주장대로 성공한 것이라면 그 성능이 중국의 둥펑(DF)-17 극초음속 미사일과 같은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극초음속미사일이 실전 배치된다면 기존 한·미·일 미사일 방어망은 탐지도 어렵고 요격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는 점이다. 더불어 상당수 주일 미군 기지도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어서 이에 대한 대응이 주목된다.


▲ 11일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한 현장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함께 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미사일 발사 현장에 김정은이 참석한 이유]


11일의 미사일 발사현장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함께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발사 장면을 참관하는 사진 6장과 발사 이후 평양으로 이동해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관계자들이 찍은 기념사진 1장을 공개했다. 지난 5일의 발사 때는 김정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었다. 그런데 세 번째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인 11일에는 모습을 드러내면서 사실상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이 종료되었음을 암시했다.


발사 현장을 찾은 김 위원장은 검은색 가죽코트를 입고 있었고, 벽면에 4대의 모니터를 설치한 개조 차량의 실내에서 쌍안경으로 미사일 발사 장면을 지켜본 것으로 추정된다. 노동신문은 이름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그의 여동생 김여정도 사진에 모습을 보였다.


이번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현장에 김정은이 직접 나타났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던져준다. 그동안 미사일 발사 현장에 김정은이 나타나지 않았던 것에 대해 군사전문가들은 미국과의 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행동이라고 관측해 왔었다.


그런데 이번 극초음속 개발 최종 발사현장에 김정은이 나타났다는 것은 미국은 물론이고 한국과 일본에 상당한 위협을 끼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의 개발이 종료되었음을 확인하면서 미국에 북한이 요구하는 협상안에 합의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판단된다. 다시말해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지 아니하면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위협한 셈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주장하는 ‘대북적대시 정책’이란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제재 해제를 포함해 한미군사훈련 취소 등을 의미한다. 북한은 미국이 비핵화 협상을 요구해 왔지만 지속적으로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을 취소하지 아니하면 협상에 응할 수 없다면서 선 제재 해제를 강력하게 요구해 왔다.


이와 관련해 데이비드 맥스웰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통해 한미 등 국제사회에 압박을 가하고 정치·경제적인 양보를 얻어내려는 의도를 가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 이번 극초음속미사일 발사현장에 김정은이 등장한 이유는 북한이 비핵화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더불어 북한의 5대 핵심전략무기의 개발도 지속할 것임을 분명히 말해 준다.


이번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후 북한 매체들은 ‘최종 시험 발사’라고 분명히 밝혔다. 이는 곧바로 극초음속 무기들의 실전배치에 들어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강력 대응 시사]


일단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미국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자마자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자국 서부 공항에서 긴급 ‘이륙 금지 조치’를 취했다고 미 NBC 방송 등이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FAA는 이후 11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예방적 조치 차원에서 10일 밤 서부 해안 일부 공항에서의 이륙을 일시 정지시켰다”라고 밝혔다. 조치는 15분 이하로 유지됐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미국은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에 대해 강력 대응을 시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북한의 연이은 탄도 미사일 발사 시험에 대해 "이번 일이 미국 국민이나 영토, 동맹에 대한 즉각적인 위협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면서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여러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이며 이웃 나라와 국제 사회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미 국무부도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를 표하면서 “필요한 경우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등 안보 위협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다”면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여러 도구를 가지고 있으며, 도구 중 하나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통해 국제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면서 “우리는 계속해서 이런 도구들을 활용해 북한의 광범위한 위반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정무담당 차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발사는 “우리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이미 외교적 해결방법을 논의하고 있지만 북한이 도발을 함으로써 미국의 대화 전략에 수정을 가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미국, 어떻게 대응할까?]


사실 김정은이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현장에 직접 나타났다는 것은 대북제재를 주도하는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고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앞으로 미국이 어떻게 대응해 갈지가 주목된다.


일단 미국은 유엔과 함께 대북제재 강화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나 유럽연합(EU)는 이미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따를 때까지 대북 제재를 엄격히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어서 유엔 차원에서 1차적 대응을 하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대응은 군사적 압박이다. 북한이 계속해서 외교적 차원에서의 대화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도발을 지속한다면 이에 대한 대응차원에서 한반도 인근에 항공모함이나 전략폭격기 등을 통한 무력시위를 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물론 현재 상황에서 미국이 무대응으로 나갈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김정은이 극초음속미사일 발사현장에 나타난 것 자체가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서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아예 김정은의 존재감에 타격을 주려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북한의 경제 상황이 최악이라는 점에서 시간이 가면 갈수록 북한에게는 불리해지기 때문에 더욱 더 전략적 인내를 해 가면서 북한을 압박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이 경우 북한에 대한 군사적 경계나 압박은 당연히 병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우리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5천만 국민의 생명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실 북한이 극초음속미사일을 실전배치하게 된다면 이는 게임체인저나 다름없다. 우리가 마땅히 방어할 수단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선택은 딱 두 가지밖에 없다. 하나는 북한이 요구하는 대로 다 들어주면서 달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오히려 우리가 더욱 강경하게 북한에 맞서는 방법이다.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그렇다면 전쟁이라도 하자는 얘기냐?”라는 주장과 “전쟁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전쟁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붙게 된다.


그런데 여기에 대한 해답은 대한민국 국방백서에 이미 답이 나와 있다. 그 말은 논쟁할 거리가 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우리 국방백서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방안의 핵심으로 3축 체계’를 명시하고 있다.


여기서 ‘3축체계’란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징후를 탐지해 선제타격하는 1축 ‘킬체인(전략적 타격체계)’과 2축인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3축인 ‘대량응징보복’을 의미한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때 사용했던 ‘3축체계’ 용어가 문재인 정부 들어 북한을 자극한다는 지적이 있어 ‘핵·대량살상무기 대응체계’란 용어로 바뀌었다. 한마디로 제목만 바뀌었을 뿐 작전개념은 지금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다.


문재인 정부가 미국과 협상해 얻어낸 ‘한미 미사일 지침 폐기’도 사실상 선제타격을 위한 사거리 제한 및 중량해제가 핵심이었다. 이것이 바로 선제타격을 위한 킬체인 능력 고도화의 주축이다.


그렇다면 북한의 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대한 대응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더 이상 할 필요가 없다. 지금 우리 국방백서에 나온대로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국방백서에 나온대로 철저하게 대비하고 또 그대로 시행하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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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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