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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北미사일 발사에 당황한 중국 - 베이징 동계올림픽 시작 한달 앞두고 北도발, 中당황 - 북중간 관계, 순망치한 아닌 거래외교 관계 - 중국의 권고 듣지 않는 북한에 중국 분노
  • 기사등록 2022-01-07 15:37:16
  • 수정 2022-01-07 20: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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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5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


북한이 지난 5일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해 700㎞ 표적에 명중했다고 확인했다.


6일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국방과학원은 1월5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며 "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와 국방과학 부문의 해당 지도 간부들이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 북한 미사일발사 소식을 전한 6일자 북한 노동신문


또 "극초음속미사일 부문에서 연이은 시험 성공은 당 8차 대회가 제시한 국가전략무력 현대화 과업을 다그치고 5개년 계획 전략무기 부문 최우선 5대 과업 중 가장 중요한 핵심 과업을 완수한다는 전략적 의의를 가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중앙은 시험발사결과에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며 해당 국방과학연구부문에 열렬한 축하를 보내였다”고 전했다. 여기서 당중앙이란 김정은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이어 “미사일은 발사 후 분리되어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의 비행구간에서 초기발사방위각으로부터 목표방위각에로 120㎞를 측면기동하여 700㎞에 설정된 표적을 오차 없이 명중하였다”고 전했다.


이날 시험발사에는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와 국방과학 부문의 지도 간부들이 참관했으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불참했다.


북한은 지난해 9월28일에도 신형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 시험 발사를 진행한 바 있다. 극초음속미사일은 기존 요격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로 평가되기도 하는 무기이기도 하다.


김정은은 지난해 12월 27일부터 31일까지 열린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날로 불안정해지고 있는 조선반도의 군사적 환경과 국제정세의 흐름은 국가방위력 강화를 잠시도 늦춤없이 더욱 힘있게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마디로 대외협상력 고도화를 위한 첨단전략무기 개발 과업 지속을 제시한 것이다. 그간 북한은 전략무기 개발 등에 대해 국방 계획을 위한 정상 행보이자 자위권 행사라는 취지 입장을 보여 왔다. 이번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과업' 부각도 이와 궤를 같이 하는 언급으로 해석된다.


[북한 미사일 발사의 의미]


이번 북한 미사일의 발사는 여러 가지 의미를 던져준다. 일단 미사일 발사의 성공 여부를 차치하고서라도 북한의 이번 무력시위는 한마디로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 임할 뜻이 전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AP통신도 5일(현지시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하면서 "두 달여만의 무기 발사이자 조만간 비핵화 협상에 다시 합류하는 데 관심이 없고 오히려 무기증강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AP통신은 이어 “김정은 위원장 치하 10년간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이 62차례 이뤄졌다”면서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 치하 46년 동안엔 9차례,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통치한 17년간은 22차례였다”고 전했다.


AFP통신도 “북한이 대북적대시 정책을 문제 삼아 미국의 협상 제의를 거부해왔고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노동당 전원회의 때 미국을 전혀 언급하지 않은 와중에 탄도미사일 발사가 이뤄진 점”에 주목했다.


AFP통신은 이어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의 견해를 인용하여 "북한은 미국에 '우리는 바뀌지 않을 것이고 미국이 항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당혹감에 빠진 중국]


그런데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제일 당혹감에 빠진 나라는 중국일 것이다. 사실상 북한의 도발이라 할 수 있는 미사일 발사가 가져올 후폭풍 때문이다.


중국이 제일 민감하게 보는 대목은 이번 미사일 발사가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을 불과 한달 앞두고 벌어졌다는 점이다. 그래서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하자마자 중국 외교부는 곧바로 “한반도 문제는 정치적 해결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나선 것이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의 형세 아래에서 유관 각국은 큰 국면을 보며 언행을 신중히 하고 대화와 협상의 바른 방향을 견지해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은 쉽게 오지 않으며, 한층 더 귀하게 여길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의 이러한 발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중국이 얼마나 곤혹스러운 입장인지 금방 드러나 보인다. 한마디로 북한이 그렇게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주변국들이 강경 대응하지 말고 말로 해결해 가자라고 설득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국 외교부의 대응은 우선적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원만한 진행에 부담을 줘서는 안된다는 것이고 둘째는 북한 미사일 발사가 가져올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주변국들이 민감하게 대응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로 인해 또다시 북한이 세계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 입장에서는 아주 심기가 불편한 사항이다.


2022년은 특히 2월의 동계올림픽에 이어 가을의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있어서 결코 북한에서 중국을 성가시게 할 일들을 벌여서는 안된다는 것이 중국의 판단이다. 중국은 이와 관련해 북한에게 협조를 분명히 구했지만 북한은 이를 무시하고 이번에 전격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게 된 것이다.


[중국과 북한 관계, 냉랭하다]


사실 북한의 김정은은 중국도 통제하지 못한다는 것쯤은 이미 다 알려져 있다. 대외적으로는 북중간에 상당히 밀착된 것 같이 보이지만 속내는 상당히 불편하다는 것은 지금 펼쳐지는 북중간 외교상황을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북한주재 중국대사와 관련된 사항이다. 중국 외교부의 자오리젠 대변인은 지난 12월 23일, “그동안 북한 주재 대사로 근무했던 리진쥔이 6년 9개월간의 근무를 마치고 중국으로 귀임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오리젠 대변인은 "이는 정상적인 인사 교체"라면서 "후임인사와 관련해 현재 제공할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원래 리진쥔 대사의 임기는 지난해 3월까지였지만 그동안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북중간 국경이 봉쇄되면서 발이 묶여 있었다. 그 후임으로 알려진 왕야쥔 전 대외연락부 부부장은 지난해 1월 대외연락부 부부장에서 물러났지만 북한의 코로나19 봉쇄로 아직 부임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임하는 리진쥔 대사 후임으로 왕야쥔 전 대외연락부 부부장을 사실상 내정해 두었음에도 자오리젠 대변인이 "후임인사와 관련해 현재 제공할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리진쥔이 중국으로 돌아온다 하더라도 당분간 북한 주재 대사를 보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한다. 혈맹이라 말하는 북중간에 이러한 일이 벌어진다는 것 자체가 아주 이례적이다.


이는 한마디로 중국이 북한에 대해 대단히 불쾌한 일이 발생했다는 것이고, 중국 지도부가 북한에 대해 냉랭하게 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의 비핵화를 지지하지만 그렇다고 북한이 붕괴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그저 안정적으로 북한이라는 체제가 잘 유지되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데 북한이 미사일 등으로 도발을 한다든지 또는 남한에 대해 국지전적인 분쟁을 유발한다면 이는 곧바로 중국의 안정에도 심각한 위해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


그래서 중국은 북한에게 절대 중국의 이익을 해칠 수 있는 도발을 하지 말아 줄 것을 요청한다. 특히 올해 같은 경우는 2월의 베이징 동계 올림픽과 가을의 시진핑 3연임을 앞둔 당대회가 있기 때문에 북한은 절대 도발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강조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김정은은 이를 무시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5일의 미사일 도발만 해도 중국에 전혀 언질도 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중국이 화들짝 놀라 그러한 성명을 발표한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지금 북중간에 미묘한 불협화음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 해 8월 워싱턴의 싱크탱크 윌슨센터 내 의회관계실은 ‘북-중 독특한 관계’라는 제목의 메모에서 “북한은 대외무역의 80%를 차지하는 중국에 비교적 의존하고 있지만 중국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의심스러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전 평양주재 영국대사를 지냈던 존 에버라드는 “중국은 북한이 중국에 합당한 태도를 취할 때만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북한에 고지했다”고 단언했다. “더 이상 순망치한(脣亡齒寒)이 아닌 거래 외교(transactional diplomacy) 관계”라는 것이다.


북중간 관계가 이렇게 흘러가는 데는 류샤오밍(劉曉明)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그 중심에 있다. 류샤오밍은 특히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며 “중국이 북한의 핵개발이나 미사일 발사를 통제할 수 없다”면서 중국 책임론을 부인하기까지 했다. 류샤오밍은 또한 북한의 외교스타일에 대해서도 상당히 비판적이다.


이렇게 지금 북한은 류샤오밍의 덫에 걸려 있고, 그래서 북한에 대한 지원도 화끈하게 해 주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북중간의 현실이 이번 미사일 도발 사태로도 나타났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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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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