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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세계최대 해군훈련 ‘림팩’에 대만초청, 뒤집어진 中 - 미 국방수권법, 대만 군사적 지원과 림팩훈련 참여 명시 - "대만의 림팩참여는 중요한 정치적 메시지" - 중국 강력 반발, 대만상륙훈련 실시로 맞대응 가능성
  • 기사등록 2021-12-30 21:34:54
  • 수정 2021-12-31 08:3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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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방수권법, 림팩에 '대만초청' 명시]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최대 다국적 해상 합동훈련인 환태평양연합군사훈련(RIMPAC·림팩)에 대만을 초청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중국의 격렬한 반발이 예상된다.


▲ 세계최대 해군훈련인 림팩에 대만을 초청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한 미국의 CNN


29일(현지시간) CNN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2022 국방수권법(NDAA)에 대만 관계법을 거론하며 적절한 경우 대만을 림팩에 초청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면서 “국방수권법에는 대만을 림팩에 초대하는 것과 관련 중국의 증가하는 강압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에 직면한 자치 대만을 지원하려는 미국의 노력을 보완할 것이라고 돼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또한 “국방수권법에 미국은 대만이 충분한 자위력을 유지하는 데 필요 능력과 현대적 국방력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고 전했다.


여기서 국방수권법에서 언급한 대만관계법이란 지난 1979년 제정된 법으로 대만에서 무력 분쟁이 발생하면 이를 방어할 수 있도록 했으며, 대만에 대한 미국의 방어적 성격의 무기 제공, 대만 고위 인사 방미 허용 등이 규정돼 있다.


[‘림팩’이란?]


림팩은 태평양 연안국 해군 간 연합작전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세계 최대의 국제 해군 연합훈련으로 정식 명칭은 ‘환태평양군사훈련(Rim of the Pacific Exercise)’이다.


유사시 태평양 중요 해상로를 확보하고, 태평양 연안국 해군들 간의 연합작전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2년마다 열리는 국제 해군 연합기동훈련인 림팩은 지난 1971년 미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의 연례 훈련으로 시작됐다가 1974년부터 더 많은 국가가 초청되면서 격년제로 실시되고 있다. 2018년엔 25개국, 2020년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0개국이 참여했다.


한국은 1988년 옵서버 자격으로 훈련을 참관했고, 1990년 첫 훈련 참가 이후 2020년까지 16번 참가했다. 일본 자위대의 경우 1980년부터 참여하고 있다.


1990년 훈련 당시까지는 주로 소련의 위협에 대비한 태평양 수송로 보호가 주된 훈련 목적이었으나 21세기로 접어들면서 중국에 대한 견제의 의미를 가진 군사훈련의 성격을 가지게 되었다.


림팩은 미국 서해안에서 하와이에 이르는 해역에서 실시되며, 미국의 군사전략에서 아시아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훈련 규모도 커지고 있는 추세다.


[‘림팩’에 과연 대만 초청할까?]


그렇다면 세계 최대 해군훈련인 림팩에 미국은 과연 대만을 초청할까? 현재까지 이에 대해 미국이 공식적으로 밝힌 바는 없지만 만약 대만이 초청받게 된다면 이는 최초가 된다.


일단 미 해군 3함대는 “림팩 2022는 2022년 여름에 개최되며, 현재로서는 20개국에서 48개 부대, 2만5천여 명의 병력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해 CNN은 “대만이 내년 림팩에 초청된다면 함정이나 항공기 참가에서부터 소수의 참관단까지 그 형식은 다양하게 열려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칼 슈스터 전 미군 태평양사령부 합동정보센터 운영국장은 "림팩 참여는 전문적인 기회 못지않게 정치적 선언이기도 하다"며 "초청이 이뤄지면 대만을 미국의 친구이자 파트너로 특징짓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슈스터 전 국장은 이어 “대만이 참여하게 되면 중국의 행위가 이런 상황을 초래했고 중국이 군사적 침략을 선택할 경우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강력한 정치적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결국 국방수권법에 림팩에의 대만 초청을 명기했다는 것은 그만큼 정치적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대만 초청을 통해 중국에 대한 견제를 분명히 하겠다는 의지를 미국이 드러낸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만은 지난 2020년 8월 17일부터 2주간 하와이 인근에서 실시되는 림팩 훈련에 옵서버로 참가하기를 강력 희망했지만 중국이 레드라인을 넘은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자 미국은 결국 대만 초청을 포기했다. 당시 미국은 '2021 국방수권법'에 "중국이 대만 점유를 기정사실화하지 못하도록 군사연습에 대만을 적극 초청해야 한다"고 규정해 힘을 실어주기는 했지만 이번같이 림팩훈련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었다.


또한 미국은 중국과의 긴장 완화 시도의 일환으로 2014년과 2016년에 중국을 옵서버로 초대한 바 있지만, 이후 미중 간 긴장 고조로 초청을 중단했다.


분명한 것은 이번 국방수권법에 구체적으로 림팩을 거론하여 대만의 초청을 명시했다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대만해군을 림팩에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일단 중국의 반발에도 과거 중국에게 그러했던 것처럼 옵서버 자격으로 초청할 가능성이 높다.


[환영하는 대만]


미 국방수권법의 1246섹션에 대만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내용이 담긴 사실이 알려지자 대만은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다. 주미 대만대표부는 바이든 행정부 및 의회를 향해 “대만 해협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 데 감사하다”고 밝혔다.


대만 외교부도 29일 오후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만의 자위권을 지지하기 위해 국방수권법에 서명했다”며 "대만은 미국과 안보 협력 관계를 계속 심화시켜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벌써부터 반발하는 중국]


미국의 2022년 국방수권법에 국방예산이 5% 증액되는 것에 대해 우선 중국은 ‘우리를 겨냥한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각) 내년 미 국방예산으로 전년보다 5% 늘어난 7680억달러(약 911조6천억원)를 책정한 국방수권법에 서명했는데, 이로써 미 국방예산은 6년 연속 인상됐다. 이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71억달러가 배정된 ‘태평양억지구상’(PDI)과 대만 방어 지원 관련 항목이다.


여기서 ‘태평양억지구상’(PDI)이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러시아 견제를 목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20년 22억달러를 배정하면서 신설한 항목이다. 그런데 바이든 행정부 들어 ‘대중국 견제용’ 예산이 세배 넘게 대폭 증액된 것이다.


특히 총 2165쪽 분량에 6610개 조항으로 작성된 국방수권법은 대만 방어 지원과 관련한 미 의회의 정책 고려사항도 4개 조항에 걸쳐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중국이 강력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여기에 대만의 림팩 초청과 대만에 대한 군사력 지원(1246조 5-C항) 내용이 담겨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국방수권법의 중국 관련 내용에 대해 "미국이 구시대적 냉전 제로섬 사고방식과 이데올로기적 편견을 버릴 것을 촉구한다"며 중국과 관련한 정치적 조작을 시도하려는 미국 국내 입법 활용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 미 국방수권법에 대해 강력 비난한 중국 환구시보의 12월 29일자 사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도 12월 29일자 사설에서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음에도 미국이 6년 연속 국방예산을 증액한 것은 뒤틀리고 왜곡된 안보관을 단적으로 보여줄 뿐 아니라, 미국 일부 정치인이 이른바 ‘절대안보’란 냉전식 강박에 사로잡혀 있음을 새삼 확인시켰다”면서 “국방수권법은 늘어난 예산의 상당 부분이 중국과 러시아, 특히 중국을 겨냥해 사용될 것임을 명확하게 밝혔다”고 지적했었다.


환구시보는 특히 태평양억지구상과 대만 방어지원 문제와 관련해 “미 의회는 태평양억지구상을 통해 대결과 분열을 조장해 중국 주변환경을 악화시키는 한편 대통령에게 중국 관련 ‘대전략’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며 “대만에 대해선 이른바 `비대칭적 방어 능력‘ 향상을 지원하고, 2022년 림팩(환태평양군사훈련)에 대만을 참여시키라고 촉구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환구시보의 사설은 “중국은 미국과 군비경쟁에 빠져들지 않을 것이며 세계 어디서든 미국에 맞서 전쟁을 할 뜻이 없지만, 중국의 핵심이익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미국이 무모하게 행동하는 것은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봉쇄를 위해 대만을 이용하는 것은 불장난일 뿐이며, 불장난을 하게 되면 화상을 입게 마련이란 점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분명한 것은 대만의 림팩 참여에 대해 중국이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2020년 훈련때도 대만의 옵서버 초청 여부가 논란이 되자 중국은 "동맹국들에게 충성도 테스트를 강요하지 말라"고 반발하며 남중국해의 '핵심이익'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맞섰다.


그 당시 미국의 제임스 매컨빌 육군참모총장은 림팩훈련 직전 대담에서 "인도ㆍ태평양지역에서 중국을 제압하기 위해 장거리 정밀타격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중국이 제1열도선을 돌파하지 못하도록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동맹국과 협력해 인민해방군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여기에 림팩훈련의 분명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러한 림팩 훈련에 대만이 어떤 형식으로든 참여하게 된다는 것을 중국이 절대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지난 2020년 당시에도 중국은 "코로나19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미국이 오로지 중국을 괴롭히기 위해 동맹국을 동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대만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하이난섬 인근 둥사(東沙)군도를 상정한 대규모 상륙훈련을 실시하면서 맞대응했다.


[림팩에의 대만 참여, 한국 등 주변국 반응이 변수]


림팩에 대만이 어떤 방식으로든 참여하게 된다면 이는 “한국 등 여타 참여국들을 곤혹스럽게 만들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CNN은 슈스터 전 국장의 견해를 인용해 “대만의 림팩 참여로 미 해군이 대만 주변의 우발상황에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다른 참가국 간 분열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슈스터 전 국장은 "중국은 대만의 훈련 참여를 거부하도록 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같은 전통적인 아시아 참가국을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대만의 림팩훈련 참여는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에 의해 결론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0년 훈련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굳은 의지에도 불구하고 대만의 림팩 참여를 보류시켰지만 이번 바이든 대통령은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지 주목된다.


일단 미 의회는 림팩에 대만을 반드시 참여시키라고 했지만 미국과 중국의 충돌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가에 따라 대만의 림팩 참여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예상으로는 바이든 대통령이 림팩훈련에 대만을 옵서버 수준에서 참여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중국은 이에 대응해 또다시 대만 상륙작전을 가정한 대규모군사훈련을 하면서 강력 반발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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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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