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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내부의 강력 경고, “美와 맞서지 말라!” - 중화사상 기초한 ‘중국우선주의’, 중국을 어렵게 만들어 - "중국, 이미 정점(頂點)’을 찍고 곧 쇠퇴기 접어든다" - "미국, 쇠퇴하는 중국이 더욱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
  • 기사등록 2021-12-23 21:17:52
  • 수정 2021-12-24 10: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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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사 전문가의 경고, “美와 맞서지 말라!”]


중국 내부에서 “미국과 맞서지 말라”는 경고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2일, 장바이자(章百家) 전 중앙당사(史) 부원장이 전날 중국 산야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중국이 미국과 패권전쟁을 치르면서 미국과 맞서려는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면서 “중국은 안보와 개방의 목표를 신중하게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 ˝미국과 맞서지 말라˝는 장바이자의 주장을 보도한 SCMP의 22일자 기사


SCMP는 특히 “장바이자의 이날 발언이 미중간 충돌 상황이 격화되고 있는 와중에 나왔으며 중국의 관영언론들이 중국의 우월성을 크게 강조하는 시점에서 나왔다”는 점을 주목했다.


장바이자는 이날 “세계 지도자로서의 미국의 역할은 쇠퇴하고 있지만 역사적 경험으로 볼 때 미국은 강력한 자율 통제 능력을 갖춘 나라”라면서 “미국의 역할을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장바이자는 또한 “미국이 스스로 실패하게 될 것이라 믿으면 안된다”면서 “동승서강(東昇西降; 동양은 흥하고 서양은 쇠한다)론은 과장된 것”이라 주장했다.


특히 이 동승서강론은 시진핑 주석이 그동안 공공연하게 주장해 왔으며 이를 중국의 관영언론들이 대대적으로 확산시키고 있는 논리인데 장바이자가 이를 정면으로 비판한 점은 눈여겨 볼만 하다.


21일 공개된 행사 동영상을 보면 “미국의 약점에 중국의 희망을 건다는 것은 아주 위험한 생각”이라면서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으로서 중국의 정책은 글로벌 공급망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정책 목표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중국 경제가 ‘세계속의 중국’이라는 개념을 무시하고 중국의 이익만 취하려 한다면 중국이 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경고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진핑 주석을 포함한 중국 지도자들이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위해 외국인 투자 활성화 등 중국을 더 개방하겠다고 약속해 놓고서 현실은 이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행하는 것에 대해 장바이자는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바로 이러한 역주행 정책 때문에 해외에서 중국에 대한 적대감이 고조되고 또한 중국과의 디커플링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장바이자는 진단한 것이다.


장바이자는 그러면서 “중국은 개방과 국익 사이에서의 미묘한 균형을 잘 찾아야 한다”면서 “국가 안보를 너무 확대하면 대외 개방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 안보를 지나치게 강조하다보면 첨단기술과 디지털 세계 속에서 소외당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장바이자는 1971년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중국 총리가 미국의 키신저장관과의 비밀회동을 할 때 수행했던 장원진 전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아들이기도 하고 중국당사연구원의 부원장인 전문학자라는 점에서 그의 발언이 가볍게만 들리지 않는다. 그는 베이징대 역사학과 교수, 인민대학교 당사학과 교수 등을 지냈다.


장바이자는 지난 2020년 10월 칭화대에서 열린 "중국의 국경 및 아시아 연구" 학술 워크숍에서 “중국은 지금 어려운 국제적 환경에 맞닥뜨려 있는데 주변국 문제를 너무나 경홀히 여기는 바람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면서 “지나치게 중국 중심적인 가치관이 중국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한 바도 있었다. 지나친 중국 중심의 중화사상이 외교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한 것이다.


[중국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시진핑 정책 비판]


장바이자의 발언이 주목을 받는 것은 장바이자가 한때 중국 공산당의 핵심이기도 했고, 중국 역사를 꿰뚫어 보고 있는 전문가인데 많은 중국내 학자들이 모인 포럼에서 공공연하게 사실상 시진핑의 핵심 정책에 비해 비판을 했다는 점이다.


물론 장바이자가 시진핑의 정책에 대해 애둘러 표현하기도 하고 아주 조심스럽게 비판을 하기는 했지만 핵심은 시진핑의 세계패권론에 대해 정면 도전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과의 패권 전쟁을 통해 미국을 무너뜨리려는 그러한 생각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러면서 장바이자는 미국과 맞선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를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중국이 그렇게 쉽게 볼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장바이자는 지난해 포럼에서도 “중국이 너무 우물안 개구리 식으로 과거의 청나라 시대의 생각으로 지금도 주변국을 바라보고 있으며 미국 등의 세계도 그러한 중화사상 관점에서 외교를 하려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래서 주변국들이나 다른 강대국들을 우습게 본다는 것이다.


장바이자가 지금 지적하는 것은 그렇게 현실을 잘못 판단하는 대표적인 이가 바로 시진핑이라는 뜻이다. 노골적으로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내심 지금 시진핑 주석의 외교정책이나 중화사상에 기초한 ‘중국우선주의’가 중국을 아주 어려운 지경으로 빠지게 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이러한 장바이자의 지적은 지난 9일 중국 공산당의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报)가 당의 나아갈 바를 제시하는 ‘이론’ 기고글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취칭산(曲靑山) ‘중앙당사(史) 및 문헌연구원’ 원장이 기고한 ‘개혁개방은 당의 위대한 각성(改革开放是党的一次伟大觉醒)’이란 4000자에 달하는 논평은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체제 구축은 현대 중국의 모든 발전과 발전을 위한 근본적인 정치적 전제와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면서 “덩샤오핑이 문화대혁명이 끝난 뒤 ‘역사의 중요한 시기’에 잘못을 바로잡고 덩샤오핑 이론을 세워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개척했으며, 장쩌민의 ‘3개 대표론’은 개혁 목표와 기본 틀을 확립했고, 후진타오는 실천, 이론, 제도 혁신을 추진해 ‘과학발전관’을 형성했다”고 썼다.


장바이자와 같은 중국 공산당 역사학자인 취칭산(曲靑山)의 결론은 덩사오핑-장쩌민-후진타오로 이어지는 사상과 중국의 발전 흐름을 단호하게 밀고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취칭산의 논평에 덩샤오핑(鄧小平)이 9차례 등장하고, 그의 후임인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도 언급되지만 시 주석은 한 번도 거론되지 않았던 것이다.


*관련기사: [정세분석] 중국 인민일보의 반란(12월 18일)

*관련영상: [Why Times 정세분석 1194] 중국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의 배신


중요한 것은 중국내의 최고 권위를 가진 이들로부터 시진핑 노선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나 반발들이 공공연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내에서 지금의 시진핑 노선에 대해 위기감을 가진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고 그 위기감의 강도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이제 더 이상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는 절박감까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정책의 위험성]


중국은 냉온탕을 오고가는 역사를 반복하고 있다.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은 폭력적 혁명이라는 비극을 낳았다. 그러나 덩샤오핑은 시장경제 도입이라는 극단적 처방으로 중국의 부흥기를 이끌었다. 사실 중국이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이 된 것은 ‘자본의 본원적 축적’을 추구한다는 명목으로 인민에게 “먼저 부자가 되라”고 부추겼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국가가 전 인민의 부자화를 추구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덩샤오핑이 권위주의 정치를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보면 정치는 가두는 대신 돈을 풀었다. 그러면서 정치가 경제에 개입하는 것을 최소화했다.


물론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은 도시 중심으로, 그것도 사회적 지배자 중심으로 혜택을 받으면서 빈부의 격차는 더욱 극심해졌다. 모두가 가난했던 중국에서 이젠 돈 있는 이들은 풍족한 반면 가난한 이들은 여전히 극빈층에 몰려 있는 양극화가 심화된 것이다.


이러한 부의 편중을 타파하겠다고 나선 이가 바로 태자당 출신의 시진핑이다. 이러한 시진핑의 뜻이 극적으로 나타난 것이 빈부격차 해소를 명분으로 한 공동부유(共同富裕)다.


이러한 시대착오적인 경제개념을 현실화하기 위해 권력을 동원한다, 정치가 경제에 깊숙하게 들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쉽게 표현하자면 부자들의 지갑을 협박해 풀게 만들어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자는 그런 정책을 펼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공동부유가 쉽게 이루어질 리가 없다. 그래서 꺼내든 것이 철저한 국가통제다. 그러기 위해 권력의 힘을 과시해야 한다. 그래서 나온 것이 시진핑 사상이고 공산당 중심주의이며 장기독재이다.


덩샤오핑은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으로 인한 극심한 트라우마와 이에 대한 비극의 보상책으로 이데올로기를 사실상 포기했다. 그렇다고 공산당 권위주의를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천안문사태때 권위주의 사수를 위해 무자비한 진압을 강행했던 것이다.


그런데 빈부격차를 전면에 내 세은 시진핑 시기는 덩샤오핑이 포기했던 이데올로기도 다시 전면으로 내세우고 그러면서도 권위주의를 극단으로 끌어 올리고 있다. 그러다보니 중국의 체제는 중국의 역대 어느 황제보다 더 막강해졌다. 여기에 덩샤오핑이 이룩했던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라는 밑자락까지 깔고나니 이젠 세계 패권 장악이라는 중화사상이 중국몽으로 변신하면서 지금 시진핑의 중국을 휘감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시진핑의 중국이 지금 미국뿐 아니라 미국의 동맹국들과 대충돌을 경험하면서 급기야 디커플링, 곧 탈중국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과의 디커플링은 경제 뿐만 아니라 정치 및 외교에서의 소외로 이어진다. 이러한 디커플링이 중국의 위기를 불러오자 시진핑 주석은 그러한 디커플링을 힘으로 막아 보려고 애를 쓰지만 그럴수록 더욱 더 질곡으로 빠지는 중국을 목도하면서 발버둥을 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중국의 역사전문가들이 주장하는 것은 중국이 살 수 있는 길은 ‘세계 속의 중국’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라 말한다. 세계 경제속에 중국이 할 일을 찾고 공생하는 것이 중국이 나아가야 할 유일한 길이라 역설하는 것이다. 그것이 중국몽이 되어야 하고 그래야 중국의 미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중국이라는 경제대국이 쉽사리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동안 쌓아 놓은 기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진핑 주석이 2035년까지 장기집권을 한들 그 시기는 그럭저럭 견딜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다음 중국이 어떻게 될 것인지, 지금 중국의 젊은 세대들이 역사의 주인공이 될 그 시점의 중국은 어떤 모습일지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 지난 12월 5일자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이미 쇠퇴기에 접어든 중국]


지난 12월 5일자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존스홉킨스대의 국제정치학자인 할 브랜즈 석좌교수와 마이클 베클리 터프츠대 정치학 교수의 기고문을 통해 “시진핑 중국 주석이 시간은 우리 편이라고 주장했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이미 중국은 몰락의 길로 걸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이 수퍼 파워의 야망을 품게 했던 동력(動力)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면서 “급속한 인구 고령화, 기후변화에의 취약성, 과도한 부채부담, 점점 더 퇴행적인 정치 시스템이 중국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국제사회는 ‘떠오르는’ 중국이 아니라, 현재 ‘정점(頂點)’을 찍고 있는 중국이 곧 쇠퇴기를 맞으면서 미국과 더 큰 갈등을 벌일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현재 미국이 우려해야 하는 것은 수퍼 파워를 꿈꿨지만 정점을 찍어 국가적 야망과 국민적 기대를 더 이상 맞추지 못하면서도, 쇠퇴의 고통스러운 결과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중국”이라고 했다.


포린어페어스는 결론적으로 “중국은 ‘기회의 창’이 곧 닫힐 운명을 맞고 있는 수세에 몰린 강대국”이라면서 “정점을 찍는 중국은 앞으로 10년 동안 자신의 운(運)이 사라지기 전에 전략적 성취물을 얻기 위해 더 대담하고 변덕스럽게 행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그동안 떠오르는 중국과 맞서야 했지만, 이제는 쇠퇴하는 중국이 더욱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포린어페어스의 이러한 지적은 중국내 학자들의 반시진핑 노선 주장과 일치한다. 중국의 시진핑은 이러한 거대한 흐름은 보지 못하고 중화사상의 틀에 갇혀 오직 자신의 권력만 들여다보고 있으니 지금 중국이 갈 길을 잃어 버리게 된 것이다.


두고 보라! 역사가 시진핑을 어떻게 평가하는 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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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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