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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간선거 앞두고 비축 난방유 전격 방출…에너지 대란 차단 총력 - 비축량 30% 넘는 31만여 배럴 대여 - 동북부 한파 및 표심 달래기 행보 - 시장 반응 미온적…실효성 논란 잔존
  • 기사등록 2026-10-22 12: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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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 [AP=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다가오는 겨울철 난방비 폭등에 대응하고 중간선거 표심을 잡기 위해 동북부 비상 난방유 비축분의 3분의 1에 달하는 대규모 물량을 시장에 긴급 대여하기로 결정했다.


에너지부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 보관 중이던 100만 배럴의 난방유 가운데 약 31.5%에 해당하는 31만 5천 배럴을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유통망에 투입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난방용 유류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 소매업체를 거쳐 실수요자들에게 돌아가도록 설계됐다. 공급 대상 물량은 뉴저지주를 포함해 메인, 코네티컷, 매사추세츠 등 북동부 뉴잉글랜드 일대 저장 기지에 분산 보관된 기름이다. 이들 북동부 지역은 전체 가구의 약 30%가 기름보일러에 의존하고 있어 유가 등락에 매우 취약하다.


이번 결정은 11월 3일 치러지는 중간선거를 목전에 두고 상원의원들이 초당적으로 비축유 방출을 요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뤄졌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은 "정부는 에너지 가격을 낮추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행정부는 입찰과 운송을 포함한 대여 절차를 11월 13일까지 매듭지을 방침이다. 에너지부 관계자는 시장 수급 흐름을 정밀 분석해 추가적인 비축분 대여 여부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혀 후속 조치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치권에서는 지역구 사정에 맞춘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거주민 절반이 등유 등 난방유를 사용하는 메인주에서 6선에 도전하는 수전 콜린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번 조치는 뉴잉글랜드 지역에 난방유 공급을 13% 정도 늘리는 것과 같다"며 "이번 겨울철 난방 비용을 줄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거 격전지를 중심으로 유권자들의 에너지 비용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정치적 계산이 깔린 대목이다.


그러나 정유 업계와 금융시장의 시선은 싸늘하다. 방출 물량이 일일 소비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실질적인 유가 안정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에너지 시장 전문가인 톰 클로자는 "이번 조치는 이해하기 어렵고 아마도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연료 가격에 미치는 영향도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질적인 수급 불균형 해소보다는 유권자들을 의식한 단기적 전시 행정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백악관의 유가 안정 수단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앞서 발생한 이란 전쟁 여파로 유가가 요동치자 이를 억누르기 위해 전략비축유(SPR)에서 무려 1억 7천200만 배럴을 시장에 쏟아부었다. 이로 인해 현재 미 전략비축유 잔고는 1982년 이후 44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한 상태다. 비상 자원이 고갈된 상황에서 난방유 비축분까지 손을 대면서 향후 돌발적인 공급 충격이 발생할 경우 방어벽이 취약해질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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