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가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종전 제안서를 직접 전달하고 양국 경제 관계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스티브 윗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는 21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푸틴 대통령과 대면 회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윗코프 특사는 우크라이나 사태 종식을 위한 공식 제안서를 넘기며 "우크라이나와의 휴전을 위한 기본 토대가 마련돼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중재자로 나서는 3자 협상 구도를 수용해줄 것을 촉구했다. 반면 러시아는 단순한 교전 중단이 아닌 영구적 안정을 원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회담에서는 교전 종식 문제뿐 아니라 에너지 및 자원 분야의 교류 방안도 심도 있게 다뤄졌다. 윗코프 특사는 러시아산 석유를 국제시장과 미국에 조달하기로 합의한 이른바 '경유딜'에 대해 사의를 표하며 "우크라이나 분쟁이 끝난 뒤 양국의 경제 관계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22일 4만 톤 규모의 러시아산 경유를 실은 유조선이 미국으로 첫 항해를 시작한다. 푸틴 대통령 역시 "미국에 더 많은 비료를 공급할 수 있다"며 경제 관계 회복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양측은 외교적 접촉을 이어가기 위해 다음 달 중국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미·러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도 협의했다. 회담 직전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에서 용병으로 참전한 혐의로 붙잡아 수감 중이던 미국 국적자 스티븐 허버드를 전격적으로 풀어줬다. 미국 미시간주 출신인 허버드는 2022년 전쟁 발발 직후 우크라이나군과 계약을 맺고 전투에 참여했다는 혐의로 억류 생활을 해왔다.
미·러 간 해빙 기류가 나타나는 사이 전장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현지 당국은 미국의 방공망 및 정보 지원이 지연되는 틈을 타 감행된 야간 공습으로 민간인 4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변전소 등 기간 인프라와 오데사항 정박 선박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미국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승인 보류와 미사일 첩보 제공 차질로 방공체계와 공습경보가 마비되고 있다며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을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