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프랑스 국기를 든 시위대 [EPA=연합뉴스]
프랑스 전역에서 교육 여건 개선과 생계비 부담 완화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약탈과 violent 충돌을 동반한 사회적 소요로 번지며 반년 남짓 남은 차기 대통령 선거판을 크게 흔든다.
교육 여건 개선을 요구하던 현지 학생들의 움직임이 가파른 물가 상승과 에너지 비용 부담에 반발하는 노동계의 투쟁과 맞물리며 전국적인 대중 운동으로 급격히 세를 키웠다. 이달 17일 펼쳐진 대규모 집회에는 과거 유류세 인상 논란 당시 민심의 분노를 끌어모았던 '노란 조끼' 세력까지 대거 결집했다. 노동총연맹(CGT) 측은 전국 1,750여 개 거점에서 펼쳐진 이날 시위에 약 50만 명에 달하는 인파가 거리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행진이 이어지는 동안 일부 과격화된 무리가 상업 시설과 공공 기물을 타깃으로 삼으면서 사태는 극심한 혼란으로 치달았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진입하려는 시위대 수백 명과 경찰이 대치했으며, 마르세유에서는 에르메스 등 주요 명품 매장과 대형 슈퍼마켓이 강도 높은 약탈 피해를 보았다. 과격 시위대가 경찰관과 치안 차량을 공격하는 상황까지 발생하자 주요 외신들은 이번 사태를 수년 만에 발생한 가장 치명적인 폭동으로 규정하며 통제 불능 상태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사회적 불안감이 고조되자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출마하는 핵심 정치인들은 치열한 여론전과 상호 비난전에 돌입했다.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극우 성향 국민연합의 마린 르펜 의원은 "정당성을 지닌 사회적 목소리가 또다시 극좌 세력의 정치적 모략에 이용당했다"며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가 소요 사태를 적극적으로 부추기고 있다고 공격했다.
반면 극좌 진영의 대표 주자인 멜랑숑 대표는 언론이 극단적인 충돌 장면만 자극적으로 부각하고 있다며 소셜미디어를 통해 "수만 명의 시민은 극히 차분하고 평화로운 방식으로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동시에 경찰 당국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가스와 후추 스프레이를 난사하는 등 과잉 진압을 일삼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맞섰다. 차기 대선 결선 진출이 유력시되는 두 인물이 시위 책임론을 두고 첨예하게 맞서는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공화국 내에서 폭력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하며 평화적 의사 표현을 방해하는 혼란 세력에 엄정히 대응할 것을 강조했다.
이번 시위 파동은 프랑스 국경을 넘어 주변 유럽 국가로도 신속히 퍼져나가는 양상이다. 이탈리아의 로마, 밀라노, 토리노 등 거점 도시와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물가 폭등에 항의하는 대중 집회가 잇따라 개최됐다. 벨기에 동부 리에주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도 열악한 교육 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고등학생들의 동조 시위가 며칠째 이어지며 유로존 전반의 사회적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