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예멘 반군 후티의 공습으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최첨단 방공 시스템의 작전 실패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정식 조사에 들어갔다.
사우디군 당국은 수도 리야드에 위치한 킹칼리드 국제공항이 후티 반군의 기습을 받아 13명이 목숨을 잃고 300여 명이 상해를 입자 방공망 운영 실태를 전면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사우디 측은 후티 반군의 무인기와 미사일 공격을 대부분 사전에 차단했다고 밝혀왔으나, 이번 참사를 계기로 방경 태세의 허점을 공식 인정하고 대응 실패 원인을 정밀 추적 중이다.
예멘 내 발사 지점부터 목표물인 리야드까지의 거리는 약 1,000㎞에 달해 초음속 탄도미사일이 수분 내로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이다. 주력 방어 체계인 패트리엇 기지는 고속으로 접근하는 탄도미사일을 수십 초 안에 포착해 요격해야 하며, 순항미사일 역시 탐지 후 대응까지 주어진 시간이 1분 30초 안팎에 불과하다.
초기 조사 결과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여러 대의 드론을 선봉에 내세워 레이더 망을 혼란에 빠뜨린 뒤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동시 다발적으로 투입하는 교란 작전을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비행 도중 궤적을 수정할 수 있는 변형 탄두 등 한층 고도화된 무기가 동원되면서 기존 방공망의 방어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방공망의 미흡한 조기 경보 체계 역시 핵심 점검 대상에 올랐다. 일주일 사이 수도 일대가 네 차례나 타격을 받았음에도 주민과 방문객을 향한 공습경보가 단 한 차례도 울리지 않았다는 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안보 전문가들은 사우디 당국이 국가적 불안감을 잠재우고 정세가 안정되어 있다는 인상을 내외신에 주려고 경보 발령을 의도적으로 주저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사명감보다 안전 확보가 시급해진 사우디 민간항공청은 피격된 킹칼리드 국제공항의 운영을 18일 0시까지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사우디 영공을 통과하던 민간 항공기들은 우회 항로를 이용 중이며, 수도로 향하던 운항편은 서부 제다 공항으로 비상 회항하여 착륙하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