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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전 후 첫 총선 돌입… 사흘간 국가두마 450석 선출 - 전쟁 속 치러지는 5년 만의 대형 정치 이벤트 - 차분한 현장 분위기와 대비되는 전자투표 활성화 - 세대 간 투표 방식 차이 및 대북·대외 기류 속 유권자 표심 주목
  • 기사등록 2026-09-20 0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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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한 표(모스크바=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18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한 투표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국가두마 의원을 선출하는 총선 투표에 들어갔다.  


러시아 전역에서 18일부터 사흘간 일정으로 하원 의원 450명을 선출하는 전국 단위 총선 투표가 시작됐다. 이번 선거는 지난 2022년 2월 이른바 특별군사작전이 개시되어 포화 속으로 빠져든 이래 처음으로 치르는 대형 정치 행사다. 5년 만에 돌아온 연방의의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수도 모스크바 도심을 비롯한 주요 거리의 분위기는 대체로 차분했다. 트베르스코이, 다닐로프스키, 로모노소프스키 등 도심 주요 지역의 대로변 광고판이나 버스정류장 등지에는 선거 공보물보다 일반 상업 광고가 더 많이 배치되어 유세차와 확성기로 시끌벅적한 선거운동을 벌이는 여타 국가들의 풍경과 대비를 이뤘다.   


모스크바 도심 하모브니키 주택가의 한 학교 건물에 마련된 투표 현장에서는 비로소 선거 절차가 차분하게 진행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투표소에는 종이 기표소와 기표함이 각각 2개씩 설치됐고 전자투표기 3대가 함께 배치됐다. 현장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전자투표가 활성화되면서 종이 기표소의 가림막 커튼이 없어지는 등 형태가 간소화됐다고 설명했다. 투표소 사무원 안나는 투명한 재질의 각종 투표함과 정당명부 투표용지, 온라인투표 정보가 집계되는 전자기기를 소개하며 부정선거 발생 가능성이 없음을 수차례 강조했다.


투표소에 설치된 전자투표기는 신분증을 스캔하면 화면에 정보가 즉시 조회되고 손가락 터치로 후보자와 정당을 선택할 수 있어 완료까지 3분이 채 걸리지 않는 신속함을 보였다. 투표 방식에서는 연령대에 따른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나이가 많은 고령 유권자들은 주로 종이 투표용지를 선호한 반면 젊은층일수록 전자투표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했다. 모스크바 주택가 투표소에서 만난 70대 여성 나탈리는 "빵이 풍족하고, 푸른 하늘을 계속 볼 수 있고, 그저 평화롭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투표했다"며 "미래에는 전쟁이 없길 바라는 마음이지, 전쟁이 없는 게 평화의 상징 아니겠어?"라고 답했다.


유권자마다 선거를 바라보는 시각과 기대감에는 상이한 온도 차가 존재했다. 투표를 마친 아흔살의 니콜라이는 "내가 이제 아흔살이다, 선거에 거는 거창한 희망이 뭐가 있겠나"라며 "지금도 괜찮은 삶이지만 내 자식들이, 내 손주들이 더 좋은 인생을 살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반면 거리에서 만난 일부 청년층은 선거에 대해 무심하거나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플류시하 거리를 걷던 의대생 다니엘은 투표 참여 여부를 묻는 질문에 "나는 투표하지 않겠다"라며 "그냥 그러고 싶지가 않다"라고 답했다.


생애 첫 투표를 앞둔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제도에 대한 아쉬움과 참여의 필요성이 동시에 교차했다. 붉은광장에서 만난 대학생 에리카는 모바일 원격투표로 첫 표를 행사할 계획이라면서도 이번 선거 환경이 편향적이라고 느껴 "변화를 원하지만, 선택의 폭이 좁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함께 있던 친구 나스티야는 "그래도 많은 사람의 생각이 모이는 것이 미래를 위해 중요할 것 같다"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집계에 따르면 총선 첫날 전국 투표율은 29.75%를 기록했으며, 수도 모스크바의 투표율은 24.37%로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선관위 측은 주말에 접어들면서 투표소를 찾는 주민들의 발길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최고 지도부 역시 투표에 동참했다. 크렘린궁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온라인 원격투표에 참여하는 모습을 공개했으며, 푸틴 대통령은 클릭을 마친 뒤 "이 선택이 틀림없다"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군사산업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자국의 정상적인 선거 실시를 강조하며 상대를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도부는 선거를 서두르지 않으면서, 우리를 방해하려고 한다"며 전시 상황에서도 정해진 임기에 맞춰 대선과 총선을 치르는 자국과 계엄령을 이유로 선거를 미루며 집권을 이어가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상황을 대조시켰다. 


한편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현장 투표소를 직접 찾아 표를 행사했다. 집권 통합러시아당은 참관인단의 참관 결과 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칠 만한 부정행위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우크라이나 접경지역 주민들도 투표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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